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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해석의 범주

문서에서 현대소설 해석교육 연구 - S-Space (페이지 36-39)

의미를 온전히 구성해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독자들은 자신의 기 존 가치체계에 따라 쉽게 스토리 세계 속 인물들의 행위에 대한 호오(好 惡)를 표시하고 사건들에 기반하여 작품의 화제를 구축하는 데서 해석을 멈추기 쉽다. 그러나 그러한 스토리를 전달하는 서술자의 태도를 살피고, 그러한 서술자의 목소리가 확대되거나 침묵되는 지점은 어디인지 탐구하 며, 그러한 서술자를 설정하여 작품 전체가 일정한 의미를 가진 세계를 지시하도록 조직하였을 내포작가의 존재까지 고려한다면 해석 작업은 훨 씬 풍요로워진다. 이처럼 현대소설 해석에서는 스토리와 담론의 관계를 고루 살피는 한편 그러한 스토리와 담론의 구조가 지시하는 외부 세계의 맥락 역시 검토되어야 한다.

한편의 소설텍스트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 제출된 문학적 방식의 질문 이라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질문의 언어적 구조를 면밀하게 분 석하고, 질문을 던진 주체를 상상적으로 복원하며, 해석이 수행되는 현재 의 맥락에서는 이 질문이 어떤 식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따짐으로써 해 석자는 해석의 타당성에 점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소설의 장르적 특성은 독자로 하여금 단선적 해석을 제출 하는 것을 유예시키고 보다 풍부한 사유실험의 장을 열어준다. 따라서 소설 해석의 방법론은 일반적인 텍스트 해석의 방법론을 참조하되 별도 의 탐구를 통해 정교화되어야 한다.

해석의 범주는 현대소설에 대한 의미론적 해석, 현대소설에 대한 수사학 적 해석, 현대소설에 대한 맥락적 해석으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현대소설의 의미론적 해석이란 소설텍스트의 메시지(message)에 대한 독자의 이해 활동을 의미한다. 이는 소설의 주제적 의미에 대한 가설을 설정하고 그것을 입증, 반증, 검증하는 과정에서 구현된다. 특히 에코는 소설에 대한 의미론적 해석에서는 소설의 메시지가 갖는 특유의 의미론 적 모호성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의미론적 해석은 소설텍스트를 구성하는 언어에 대한 일반적 해독능력과 함께 의미 구성 과정을 지탱하는 ‘애매모호함에 대한 견딤’을 요구한다. 이는 현대소설 해석이라는 일종의 게임에 대한 과제집착력이 라 할 수 있다. 또한 컬러(Culler)가 간파하였듯이 문학의 의미론적 해석 은 그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유적 응집성의 관습, 주제적 단일성의 관습 등을 지향한다.

현대소설의 수사학적 해석이란 소설텍스트를 구성하는 기표의 미학적 기능과 관련된 형식적 특징을 분석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는 현대소설 이라는 미적 특수어의 전략과 효과에 대한 탐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구 현된다. 해석자로 하여금 집중과 해석의 노력을 유발시키는 소설의 미적 기능은 일반적인 언어 규범을 변용하거나 위반하면서 실현된다. 에코는 이 미적 특수어 개념을 ‘단 한 명의 화자가 보유하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코드’32)의 의미로 사용하였으나 이러한 특수어를 규명하는 일은 종국에 는 그것을 매개로 하는 장르의 수사학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현대소설의 수사학적 해석능력은 서술자나 내포작가가 구사하 는 구조, 문체, 서술 상의 전략과 그 효과를 수사학적으로 읽어내는 능력 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텍스트 해독과 달리 소설텍스트는 일차적이고 소 비적인 읽기가 아니라 반복적이고 소급적인 읽기를 요구한다. 리파테르 (Riffaterre) 역시 문학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통상적인 언어 자질이 요구되지만 문학의 표현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독자의 문학적 자질과 소

31) U. Eco, 『일반 기호학 이론』, 김운찬 역, 열린책들, 2009, U. Eco, 『해석의 한계』, 김광 현 역, 열린책들, 1995, U. Eco, 『작가와 독자 사이』, 손유택 역, 2009.

32) U. Eco, 『구조의 부재』, 김광현 역, 열린책들, 2009, p.181.

급적 읽기가 요구된다고 보았다.33) 또한 문학독서는 특수어로서 텍스트 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해석자의 태도를 요구한다고 주장하였다.

현대소설의 맥락적 해석이란 소설텍스트의 해석을 발산시키거나 제한 시키는 다층적 맥락들을 상호작용시켜 타당한 의미를 잠정적으로 확정짓 는 활동이다. 즉 텍스트에 대한 해석적 내기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텍스트의 생산 맥락이나 문학사적 맥락, 상호텍스트적 맥락, 혹은 해석자의 수용 맥락이나 소통 맥락 등을 적용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적 해석은 맥락들을 생산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해석자의 태도를 요구한다.

위와 같은 문학 해석 모델의 타당성은 프레더킹(Frederking) 외(2012) 에 의해 실증적으로 입증되었다. 프레더킹 외(2012)는 52개의 독일 학교 학급으로부터 추출된 1300명의 9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문학 해석능력에 대한 테스트를 구안, 수행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학습자의 문학 해석능 력이 의미론적 문학 해석능력과 수사학적 문학 해석능력으로 구성되는, 최소 두 범주 이상의 구성물임이 통계적으로 검증되었다.34)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학 해석의 세 범주를 독자군별 소설 해석의 양상을 분석하는 이론적 범주로 활용하는 한편, 해석교육의 목표와 방법, 평가 준거를 설계하기 위한 단위로 삼았다.

33) R. Selden, 『현대문학이론』, 현대문학이론연구회 역, 문학과지성사, 1987, p.180.

34) V. Frederking, 앞의글, pp. 1-24. 위 연구는 German Research Foundation(DFG)의

“Models of Competencies for Assessment of Individual Learning Outcomes and the Evaluation of Educational Processe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행된 것이다. 위 연구에서는 맥락적 해석이 의미론적 해석과 수사학적 해석과 항상 부분적으로 연합된다는 이유를 들어 별 도의 범주로 구분하지 않았다. 다만 또다른 범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입장을 보인 다. 연구자는 각 범주들이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으며 각 범주들이 혼합되어 작용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각 범주별로 해석자가 구현하는 해석 활동의 양상을 분석하고 교육적으로 그 결과를 의미화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분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맥락은 해석자의 해석 수행 과정을 결정적으로 방향짓는 별도의 범주임이 실제 자료의 분석을 통해 충분히 드러났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현대소설 해석의 범주를 세 범주로 나누어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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