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경제 민주화 어의(語義) 분석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경제 민주화 어의(語義) 분석"

Copied!
3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모호한 의미를 지닌 용어를 만들어 우리의 사고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는 흔하 지만, ‘경제 민주화’라는 말은 모호한 정도를 넘어서 어의와 반대의 내용을 가리키 는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작금 경제 민주화를 옹호하는 정치인이 나 정당의 주장을 들어 보면, 요컨대 정부의 공권력을 이용하여 대기업의 영업 활 동을 규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들은 헌법 제119조 2항을 근거로 삼고 있는 데, 심지어 인위적인 재벌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규제의 폐해는 학 문적으로 귀가 닳도록 언급되었고 자유 시장 경제 체제가 기본임은 헌법 제119조 1항에 명실공히 천명되어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반복해서 다루 는 대신 기본으로 돌아가 경제 민주화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그 뜻을 분석 해 보고자 한다.

경제민주화는 소비자 주권을 의미, 경제문제를 정치적 민주주의로 처리하자는 것이 아님

경제를 민주화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상이 니 경제 민주화는 경제 문제가 국민의 뜻에 따라서 결정되게 하자는 의미일 것이 다.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은 소비자의 뜻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고, 이 것은 소위 소비자 주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기업가는 무엇을 얼마만큼 생산할지 제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한다. 무엇을 얼마 만큼 생산할지는 소비자가 결정한다. 물론 기업가가 배의 키를 잡고 있고 배를 조 종한다. 그러나 그는 배의 항로를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 선장은 소비자다. 기업 가는 조타수일 뿐이다. 만약 기업가가 복종하지 않는다면, 즉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 을 가능한 한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지 못한다면, 그는 기업가의 직위를 잃는 다. 이것이 경제적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이러한 경제적 민주주의에서는 소비자의 선호의 강도도 반영된다. 소비자가 얼마나 원하는가는 그의 지불 의사로 표현된다.

재화를 더 강렬하게 원하는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 이러한 지불 의사를 통 해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지 뿐만 아니라 얼마나 강렬하게 원하는지도 나타낼 수

경제 민주화 어의(語義) 분석

황수연 경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2012-09-21

(2)

있다. 1원1표주의를 통해 선호의 강도도 반영되는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경제 민주 화가 이와 같이 소비자 선택권, 소비자 주권으로 해석되는 한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경제 민주화는 이와 달리 경제 문제의 처리에서 정 부가 정치적 민주주의 방식, 곧 과반수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정부가 입법으로 대기업 출자 총액을 제한하고, 순환 출자를 금지하고, 금산 분리하 고, 중기 적합 업종을 정하고, 일감 몰아주기를 금하고, 재벌 내부 거래를 막는 등 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문제에 이렇게 정치적 민주주의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정부를 운영할 대표자를 뽑는 데 과반수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것처럼, 꼭 필요한 데 정치적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민주주의가 불가피하게 적용되 어야 하고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는 국민들의 선호가 동질적인 문제를 다룰 때이다. 반면 국민들의 선호가 다양하고 이질적이면 민주주의를 적용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런 문제에 정치적 민주주의의 방식을 사용 하면 다양한 대안들 중에서 어느 하나의 대안만이 결정되어,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결정 결과에 불만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들이 합의를 볼 수 있는 문제들에 적용되어야 하고, 특히 그런 문제들에 국한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재산권을 보장하는 문제는 모든 사람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문제다.

잠재적 도둑도 재산권을 보장하자는 데 동의한다. 이런 문제들은 민주주의를 통해 결정되었을 때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고 사회의 구성원들은 결과에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경제문제는 민주주의 처리방식이 아닌 시장에 의해 처리되어야

반면 정부가 경제 문제의 처리에 정치적 민주주의 방식을 사용하면, 극히 비민주 적인 결과가 나온다. 소비자들과 기업가들은 경제 문제에 다양한 선호들을 가지고 있다. 선호가 다양한 경제 문제에 과반수 민주주의를 적용하면, 어떤 대안으로 결정 되든 하나의 대안으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그 대안을 선호했던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불만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의 뜻이 배반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선호가 다양한 경우는, 즉 국민들의 뜻이 다른 경우는, 과반수 민주주의 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 의해 처리되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국민의 뜻에 따 르는 것이라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을 좌절시키는 정치적 민주주의 사용 결과를 두 고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발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상이한 선호들에 맞춰 재화들이 제공되는데, 모든 소비자 들의 선호가 충족된다는 의미에서 진정한 경제적 민주주의가 달성된다. 경제 민주

(3)

화는 이와 같이 소비자 주권에 따를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민주 화를 옹호하는 정치인들과 정당들은 소비자 주권을 염두에 두고 경제 민주화를 주 장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경제 문제에 극히 반민주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경 제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경제 민주화가 아닌 것을 경제 민주화라고 우기 고 있는 것이다. 만약 경제 민주화가 소비자 주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 개념은 어의에 맞다. 그러나 그것이 경제 문제에 대해서 정치적 민주주의를 사용하여 다수 결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면, 적용이 적합하지 않은 문제나 선호가 다양한 경제 문제에 정치적 민주주의를 잘못 적용한 것이다.

참조

관련 문서

 경제 내에 존재하는 모든 시장의 균형을 동시에 분석... 일반균형에서는 전체 경제에 주어진

 이 책에서 자본은 어떤 시장에서 소유되고 교환될 수 있는

 <자본론> 제3권에서 TRPF의 상쇄요인들로 착취의 증대, 노동력 가치 이하로의 임금지불, 불변자본 요소들의 저렴화 , 외국무역, 주식자본 증가 등을 열거하고 있음..

- 민주화로의 이행은

이것이

이것이

전체 국민을 위하여 일해야지 특정한 이익이나 정파 또는 집단을 위하여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