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개발목표 변화
: 사회개발에서 경제개발을 포괄하는 문제 해결 중심으로
도시는 인간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어낸 인공 환경(Built Environment)이며, 인간의 삶 을 담는 그릇이자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터전이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2006). 도시의 정의는 여러 관점에서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인구수, 면적과 같은 정량적인 관점에서는 다수의 적정 인구가 비교적 좁은 장소에 밀집 해 거주하며, 인구밀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으로 정의된다. 사회 · 경제 · 문화와 같은 정 성적인 관점에서는 1차 산업 비율이 낮고 2, 3차 산업 비율이 높은 비농업적 활동이 주로 일어나며, 다양한 서비스와 재화의 집중이 일어나는 곳이다. 기능적 관점에서 도시는 행 정 · 경제 · 문화의 중심지 기능을 담당하며 독특한 문화와 새로운 문화가 성숙되는 공간으 로 정의될 수 있다(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2002).
2000년 이후 국제사회 개발 협력의 지향점이었던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DGs)는 15년간의 역할을 다하고, 2016년 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로 대체되었다. 동일한 시기에 유엔해비타트는 제3차 총회를 열고, 1995년 이후 주거권으로 대표되었던 국토 · 도시 분야 의제를 도시권 으로 대체하며, 향후 20년간 국제사회가 지향해야 할 신도시 의제(New Urban Agenda) 를 발표했다. 그리고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하게 되는 도시화의 시 대가 왔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도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활동 간의 영향 관계도 복잡 해지기 때문에 도시민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고도화된 협력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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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 한국국제협력단 과장(urbane@koica.go.kr)
분야 공적개발원조 추진동향
특집 국제사회의 국토·도시정책 패러다임 변화와 개발협력 과제
원이 필요하다. 단일 분야에 대한 지원보다는 도시에 내재된 역동성을 파악하여 종합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새천년개발목표는 절대빈곤 및 기아 퇴치, 보편적 초등교육 달성, 양성평등 및 여성지 위 향상 등 8대 목표로 구성되었다. 새천년개발목표가 개발 협력 분야에서 갖는 큰 의미 는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 기간, 대상, 목표치, 측정 수단을 합의하고 상호 독려를 위한 기 반을 갖추었다는 데 있다. 새천년개발목표를 통해 극심한 빈곤 지역의 개선과 보편적 사 회개발의 기초 역량은 많은 개선을 이루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최빈국의 단계를 벗어 나, 중저소득국, 고중소득국으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경제 인프라 구축에 대 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빈곤을 비롯한 인간 삶의 보편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사회발전, 경제 성장, 환경 보존의 중요성 및 목표 간 상호 연관성에 주목하는 동시에 일자리, 인프 라, 도시, 물, 에너지, 기후변화 등이 강조된 17개 목표를 제시하였다. 또한 개발목표 이 행 주체가 개발도상국 및 선진국으로 확대되어 지구촌을 이루는 모든 주체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로 설정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사회의 개발 목표가 교육, 보건, 공공행정, 농촌 등 사회문제 해결 중심에서 일자리, 인프라, 도시 등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으 로 확대된다는 것과 이를 위한 다양한 개발 재원의 확보가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해비타트가 준비하고, 해비타트 3차 총회에서 결의된 신도시 의제는 지속가능발전 목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제시되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의 핵심 주제인 ‘Leave no one behind(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세상)’는 신도시 의제의 핵심 주제인 ‘Right to the City and Cities for all(도시에 대한 권리와 모두를 위한 도시)’와 일맥상통한다. 도시가 제공 하는 다양한 기회와 서비스를 도시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 공통된 목표이다.
국토 · 도시 분야 공적개발원조의 중요성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도시화 시대와 개발 목표의 전환은 궤 를 같이한다. 새천년개발목표 체제에서는 8대 목표 중 ‘지속가능한 환경 확보’, 21개 세부 목표 중 ‘2020년까지 슬럼에 거주하는 1억 명 이상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가 국토 · 도시 분야의 목표로 제시되었다. 새천년개발목표에서는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슬럼의 개선이라 는 키워드로 국토 · 도시 분야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복합체, 유기체로서의 도시의 특성까지는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발전목표 체제에서는 17개 목표 중 11번째 목표로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
고려하면, 국토 · 도시 분야에 해당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는 11번 목표와 6번 목표 ‘모두를 위한 식수와 위생시설 접 근성 및 지속가능한 관리 확립’, 7번 목 표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에너지 보장’, 9번 목표 ‘건실한 인프라 구축, 포용적 이고 지속가능한 산업화 진흥 및 혁신’, 13번 목표 ‘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대처 하는 긴급 조치 시행’을 포괄하는 것으 로 해석 가능하다. 이처럼 국토 · 도시 분야와 관련된 목표가 새천년개발목표 에 비해 확대되었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빈곤 퇴치 의 문제에서 국토 · 도시 인프라의 중요
성과 공간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관계를 고려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시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말이 있다. 도시의 생산성을 평가하 기 위한 말이다. 도시가 차지하는 면적은 전 세계 육지의 3%에 불과하지만, 세계 인구의 54%가 거주하고 있으며, 전 세계 GDP의 80%를 생산하고, 온실가스의 70%를 배출하고 있다. 선진국만이 아니라 소득이 낮은 국가에서도 인구의 10~20%가 GDP의 55~60% 이 상을 창출하고 있다. 도시화는 생산요소의 집적화, 규모의 경제, 거래비용 및 생산비용 절 감, 기술 및 아이디어 혁신, 생산성 향상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 우 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계획과 함께 국토종합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다른 개발도상국의 모범사례가 되었고, 중국은 2012년 이후 1선 도시의 집중을 완화하고, 2~3 선 도시의 성장을 통해 중산층 확대, 균형발전을 유도하는 신(新)도시화 정책을 추진하여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가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건전한 정책결정 체계 와 제도, 도시의 현재 여건과 미래상을 고려한 계획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재정과 인적 역 량이 요구된다. 개발도상국가의 현황을 살펴보면, 국토·도시 분야 개발을 위한 정책과 계 획은 존재하지만 계획이 수립된 지 오래되었거나, 여러 원조기관으로부터 계획을 수집했
기아종식과 지속가능 농업
절대빈곤 및 기아퇴치
보편적 초등교육
양성평등 및 여성권익신장
유아 사망률 감소
모성 보건 질병 퇴치 지속가능한
환경 글로별 파트너십
보건과 복지
양질의 교육
양성평등
물과 위생
에너지
일자리와 경제성장 혁신과 불평등완화 인프라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한 소비· 생산 해양생태계
육상생태계 평화와 정의· 제도
파트너십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개발목표 (SDGs)
새천년개발목표 (MDGs)
자료: 지속가능발전포털 http://ncsd.go.kr/app/sub02/20_tab3.do (2019년 7월 19일 검색).
특집 국제사회의 국토·도시정책 패러다임 변화와 개발협력 과제
거나, 계획 실행을 위한 법적 수단이 미약하거나, 정책과 계획을 실행할 재정과 전문가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는 국토 · 도시 분야 공적개발원조가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획되고 실행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는 국토 · 도시 분야 공적개발원조에 대해 지방분권과 시민 참여, 상향식의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 도출에 치중한다면 현대 화된 도시 모습, 개발이 완료된 결과물에만 주목하여 도시를 만들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교훈은 간과되기 쉽다. 우리나라의 도시개발 과정에서도 주민 퇴거와 관련된 비민주적인 사례가 있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단기간 성과 창출을 위해 과(過)를 숨기고 공 (功)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국제협력 관점에서 시간을 들여 개발도상국의 자립적인 역량 을 기르고 법제도를 갖추며, 자신들의 우선순위에 따라 도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 서 협력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단일 분야 사업에서 융합연계 사업으로, 프로그램형 사업 추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 사업은 전통적으로 주류를 형성했던 교육, 농촌
<그림 2> SDGs 도시 목표와 다른 목표의 관계
자료: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sdgs (2019년 7월 19일 검색), 저자 재구성.
1
빈곤종식혁신과 인프라
9
지속가능한 도시
11
7
에너지 물과 위생6
17파트너십
평화와 정의·제도
16
불평등완화
10
일자리와 경제성장
8 5양성평등
양질의 교육
4
보건과 복지 기후변화 대응 3
13
기아종식과 지속가능 농업
2
1차적 관련 목표 2차적 관련 목표
였고, 국내 유관부처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국제개발협력 사업 협의회(국사협)’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베트남을 대상으로 다수의 사업을 통합 · 연계하는 ‘베 트남 중부지역 스마트시티밸리 프로그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ODA 전략 이행계획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ODA 전략 이행계획은 정부 주요 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ODA를 추진하고, 아세안 차원에서 양자사업 보완을 위한 지역적 지원 전략이 필요해짐 에 따라 수립되었다. 5대 분야(정보화, 고등교육, 농촌개발, 도시개발, 교통)에 ‘포용적 개 발을 위한 디지털 파트너십’,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고등교육’,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농 촌개발’,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스마트 도시개발’, ‘균형 성장을 견인하는 포용적 교통’
을 주제로 하는 세부 이행계획으로 구성되었다.
<그림 3> KOICA 베트남 중부지역 스마트시티밸리 프로그램 구상
특집 국제사회의 국토·도시정책 패러다임 변화와 개발협력 과제
2. 국제개발협력 사업 협의회(국사협)
국사협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의 참여하에 우리나라 ODA 대표기관인 KOICA, 수출입은행에서 각각 회장, 부회장을 맡아 인프라(도시, 교통, 에너지, ICT) 분야에 대한 융합 ODA 사업 발굴을 위해 2018년 10월에 조직됐다. 현재 한국해외인프 라도시개발지원공사, 해외건설협회,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교통 연구원, 산업기술진흥원, 정보화진흥원 등 20여 개 기관과 공동사업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3. 베트남 중부지역 스마트시티밸리 프로그램
스마트시티밸리 프로그램(Smart City Valley Program)이란 KOICA가 새롭게 시도하는 형태의 사업으로, 베트남 중부지역 주요 도시인 후에시, 다낭시, 땀끼시를 대상으로 연속 성 있는 스마트시티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개발과 종합적 발전을 지원하는 프로그 램이다. 베트남 중부지역 3개 도시를 대상으로 추진되는 도시 분야 사업이라는 틀 안에서 문화, 관광, 재난관리, 안전, 보건의료, 환경이라는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또한 지역 간 연결성 강화를 위한 교통 분야 사업과 지역 간 협력이 필요한 기후변화 공동 대응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참고문헌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2006. 도시개발론. 서울: 보성각.
_____. 2002. 도시계획론. 서울: 보성각.
지속가능발전포털. http://ncsd.go.kr/app/sub02/20_tab3.do (2019년 7월 19일 검색).
KOICA. 2019. 코이카, 베트남에 스마트시티밸리 조성 사업 펼쳐. 5월 16일, 보도자료.
UN SDGs. https://sustainabledevelopment.un.org/sdgs (2019년 7월 19일 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