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 슈 · 와 · 사 · 람 · 105
박기풍 국토교통부 제1차관
“생활인프라를 적극 공급하여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좋은 도시는 무엇일까? 이미 우리나라 인구의 80% 이상이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다.
저마다 개성을 앞세워 좋은 도시임을 강조하지만, 삶의 질 향상을 공통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좋은 도시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을까? 좋은 도시는 좋은 일자리와 좋은 공동체, 적절한 인프라가 필수조건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프라는 생산기반 인프라와 생활기반 인프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생활기반 인프라의 확충이 중요하다.
이번 호 ‘이슈와 사람’에서는 박기풍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만나 국민의 행복과 생활인프라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조판기 |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인터뷰)
박기풍
중시하고 있는데, 국민의 행복과 생활밀착형 정책이 중 요시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 박기풍(이하 ‘박’): 지난 정부에서 국토발전을 위한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었으나, 지역특성을 반 영하지 않은 중앙주도 정책으로 정작 정책의 수혜 자인 지역과 주민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는 다가 서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하였습니다.
이제는 도로, 철도 등 대규모 개발에 대한 수요 도 많이 줄었고, 국민의 의식도 외형적인 성장이나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삶의 질과 행복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1997년 지역발 전위원회 보고서에서 발표한 국가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국민의식을 살펴보면 경제성장(46%), 민주화 성숙(25%), 삶의 질 개선(18%) 등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이에 맞춰 생활밀착형 정책 을 적극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 도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좋은 도시(good city)’의 요건으로 생활인프라가 핵심요소로 부상 하고 있는데, 생활인프라 공급과 관련한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 ▶ 박: 최근까지 ‘인프라’라고 하면 흔히 도로, 철도, 공항, 항만, 산업단지 등 대규모 ‘생산지원 인프라’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이제는 공원, 녹지, 주차장 등 생활에 밀착된 ‘생활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생활인프라를 적극 공급함으로써 쾌적하고 살기 좋은 생활환경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과거의 간선망·산업 인프라 위주에서 벗어나 도심혼잡도로, 도심철도 등의 도시 내부지원 을 강화하고, 도시 공원, 주차장 등의 확충을 위해서도 노력하고자 합니다.
▶조: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우리 도시의 생활인프라 보급과 관련한 문제점 및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판기
▶ ▶ 박: 먼저 생활인프라 부족 문제를 들 수 있겠습 니다. 그동안 고도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생산지원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 우리나라 의 생활인프라는 전반적으로 취약한 상태입니다.
다른 나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우 나, 생활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삶의 질 순위 가 낮다는 지적입니다. Mercer Human Resource Consulting 조사(2011) 결과 서울의 삶의 질은 221개 도시 중 80위 수준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싱 가포르는 25위이고 도쿄가 46위인데 비하면 생활 인프라 확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가 도시 간 생활인프라의 격
차가 크다는 점입니다. 지역인구 등을 감안하더라도 시·군 간 생활서비스 격차가 크게 나타나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도시공원은 1km2당 서울시 강남구가 4.5개소인데 비해 광진구는 3.4개소, 태백시는 2.5개소 이며, 병원은 1km2당 강남구는 87.2개소, 서울시 광진구는 41.9개소, 태백시는 3.3개소에 불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71개 어린이 도서관의 64.8%(46개소)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모든 국민이 어디서든 기본적인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적정한 생활인프라를 공급 해 나갈 계획입니다.
▶조: 농촌지역은 농림어업인의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 지역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생 활인프라의 지역 간 격차해소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도시지역 내 생활인프라 격차 해소 등을 위한 방 안은 무엇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 박: 지난 6월 4일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쇠퇴도시 지역의 경제·사회·문화 등 종합적 재생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리고 올 연말 법 시행 직후, ‘국가도시재생기본방침’을 수립하여, 국민들이 도시지역 어디 서나 누릴 수 있는 기초생활 인프라의 범위와 최저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생활인프라 확 충을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 · 슈 · 와 · 사 · 람
부족하고, 컨트롤 타워가 없어 국민체감도가 저하되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에 도시재생특별법 제정을 통해 수요자인 지자체가 각종 H/W 및 S/W 사업을 종합한 재 생계획을 수립하고, 정부는 범부처적 패키지 지원을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조: 생활인프라 중에서도 생활공원은 시민의 정서함양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데, 지방 도시들은 많은 면적을 공원으로 지정하였으나, 예산부족으로 집행이 저조한 실적입니다. 이를 해소할 방안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 박: 도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공원을 2017년까지 체계적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생 활공원 정비 5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생활공원 정비는 공원취약지역을 정비대상으로 하고 있어 도시민을 위한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고지원을 통해 지자체의 공원정비를 유도함으로써 공원부지로 결정만 되고 방치되었던 부지들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가 재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자본을 활용한 도시공원 확대방안도 검토할 것입니다.
▶조: 지난 30년 이상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정책파트너로서 협력해오고 있는데, 이를 발전·심 화시킬 수 있는 방안과 국토연구원의 발전에 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 박: 두 기관 간의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 기적인 소통을 통해 새로운 정책어젠다를 발굴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양 기관의 정책담당자와 연구진 간의 교류를 좀 더 활성화하는 등의 노력 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국토연구원의 발전과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정책환경이 계속 변화하고 있고, 정책 간 상호 연관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내부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외부 연구기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연구품질을 제고하면서 선도적 정책어젠다 발굴 등을 위해 노력해줬으면 합니다.
그간에도 많은 기여를 해주셨지만, 앞으로도 좋은 연구를 많이 해주셔서 국토교통 분야의 현 안 대응 및 중장기 정책개발에 많은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 슈 · 와 · 사 · 람
박기풍 국토교통부 제1차관 약력
●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 박사
● 제27회 행정고시 합격(1983) / 건설교통부 토지이용계획과장(1998) / 건설교통부 지역계획과장(1999) / 건설교통부 토지정책과장(2003) / 건설교통부 총무과장(2004) / 건설교통부 규제개혁기획단장(2005) / 건설교통인재개발원장(20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