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의 포스트모더니즘적 특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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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 <완령옥>의 포스트모더니즘적 특성 분석 An Analysis of Postmodern Characteristic in <Actress> 장민용,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Jang, Min Yong_Seokyeong University, Dept. of Film and Digital Media. 요약. 이 글은 홍콩의 중국반환이라는 시대의 전환기를 이해하기 위한 영화적 실천으로 홍콩의 영화감독 관금붕이 <완 령옥>에서 시도한 영화형식의 실험을 분석했다. 이 글은 <완령옥>을 포스트모더니즘 영화 텍스트로 간주했다. 영. 중심어. 화에는 ‘상호텍스트성’을 드러내는 메타 내러티브 영화 구조가 사용되었다. 1990년대 홍콩영화의 스타인 장만옥. 포스트모더니즘. 은 1930년대 중국의 무성영화 스타인 완령옥을 연기하고, 홍콩의 영화 스텝은 과거의 무성영화를 리메이크한다.. 상호텍스트성. 원로 배우들의 인터뷰 비디오 화면과 거기에 대한 배우들의 반응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킨다. 또한 관금붕은 영. 자기반영성. 화 매체의 고유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자기반영성’을 이용한다. 영화에서 자기반영성은 카메라, 영사기, 조명 등. 홍콩. 영화장치를 화면에 등장시키고, 자연스러운 내러티브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질적인 담론을 병치시키며, 다큐멘 터리와 허구를 혼용하는 일련의 방식들이 포함된다. 영화제작의 과정을 드러내는 것은 내러티브의 흐름을 방해하 고 의미 또는 행위의 근원으로서 일관성 있고 자기충족적인 영화 개념의 토대를 손상시킨다. 이와 같이 <완령옥> 은 매체 자체의 표현 수단을 전경화시켜 관객들에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역사와 재현, 창작과 비평사이의 관계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완령옥>은 관객들에게 지나간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 는 우리는 어떻게 역사에 대해 알게 되는가에 대한 논의에 관객을 참여시킨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d the cinematic experiment in Stanley Kwan's Actress to understand the context of Hong Kong' return to China. This essay regards Actress as a postmodern text. Actress. keyword. employs an intertextual form that involves the film's meta-narrative-cinematic structure. Maggie. postmodernism. Cheung, a film star of the 1990s, impersonates Ruan Lingyu, a silent-screen star of the 1993s;. Intertextuality. Hong Kong film crew reconstructs the classic film’s footage; and documentary-like interviews. self-reflexivity. with the veteran actors and commentaries link past and present. The concept of self-reflexivity. Hong Kong. refers to the process by which texts foreground their own production, their authorship, their intertextual influences, their intertexual process, or their reception. Moreover, self-reflexivity in cinema might well include the designation of the apparatus (camera, monitors, switches) ; the disruption of the narrative flow; the juxtaposing of heterogeneous slices of discourses ; and the mixing of documentary and fictive modes. Exposure of the filmmaking process disrupts the narrative flow and undermines the notion of a coherent and self-sufficient subject as the source of meaning or action. The presence of cameras, monitors, and technicians erases the usual concealment of the mechanism, dissolving the line between cinematic representation and the articulation of representation. In thus revealing its own means of expression, the process enables viewers to examine the relation between past and present, between history and representation, between creation and criticism. Actress makes viewers participate in discussions about how to realize the history rather than the history as past .. 본 연구는 2013년도 서경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졌음. 566.
(3) 1. 서론 1.1. 문제 제기 및 연구 목적 1997년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새로운 중국식 정치체계를 가지고 나와서 홍콩의 반환에 큰 문제없다며 환영식을 거행하였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중국에게 홍콩은 좀처럼 보기 힘든 큰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홍콩. 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도심을 점거한 ‘우산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전 세계가 홍콩의 미래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다시금 홍콩의 역사적 지형적 특수성에 주목하게 한다. 1991년 홍콩의 영화 감독인 관금붕(關錦鵬)은 다가오는 홍콩의 중국 반환이라는 홍콩이 당면한 사회문화적인 전환을 과거에 대한 향수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주제를 통해 <완령옥阮玲玉 >에서 보여주려고 했으며, 이러한 영화적 접근이 현재 이 영화를 다시금 주목하게 만든다. 집중된 정치권력과 자본주의 경제가 공존하는 두 얼굴의 중국은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 상업화의 확산, 그리고 영화를 포함한 예술 분야의 다양한 실험 등 포스트모던 파편화의 징후를 보인다. 홍콩 의 중국반환은 과거 영국의 식민지에서 중국 공산주의로의 편입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로의 전 환이다.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에 대한 인식은 사회정치적인 변화에 직면해서 고정된 중 심 세계가 없고, 불안정한 권력관계를 발견하는 순간에 발생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재현(representation)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역사와 철학 등 거대 서사(master narrative)에 대해 다시 문제를 제기한다.영화 <완령옥>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중국과 홍콩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포스트모더니즘 적인 의식을 촉진시키며, 영화의 스타일과 구조는 홍콩의 중국반환이라는 역사의 순간을 반영한다.. <완령옥>에 대한 기존의 연구로는 ‘<완령옥>와 ‘롼링위’ 기호의 정치성‘과‘올드 상하이 노스텔지어 롼링위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이 연구들은 주로 완령옥의 개인적인 삶을 중심으로 문화적 기호로. 서의 성격과 여성의 주체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영화 매체 고유의 특성, 특히 관금붕이 완령옥 이라는 1930년대 중국 무성영화 시대의 여배우의 삶과 역사를 재구성하는데 사용한 포스트모더니 즘적인 영화제작방식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완령옥>은 명확한 내러티브 공간과 시간을 유 지하기 위한 분명하고 연대기적인 구조와 이야기를 가진 고전적인 할리우드 영화(Classical Hollywood Cinema)의 형식을 가진 전기(傳記) 영화들과 비교할 때, 독특한 내러티브 구성과 예외적인 영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습적인 고전적인 할리우드 영화의 형식은 관객이 매우 편안 한 위치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파편화된 내러티브 구조와 메타-영화적 인 시스템을 통해 영화에서 특권화된 위치를 점하는 독자적으로 ‘말하는 화자’를 구성하지 않는다. 이러한 영화적 시도는 관객에서 능동적인 영화보기를 요구하며, 대안적인 영화 형식을 필요로 한다. 이 글의 목적은 당면한 시대의 전환기를 이해하기 위한 영화적 실천으로 관금붕이 <완령옥>에서 시 도한 영화적 형식의 실험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화 <완령옥>이 포스 트모더니즘 텍스트로서 영화의 재현과 역사를 어떻게 매개하는 지를 살펴본다. 1.2. 연구대상 및 방법 연구의 대상인 <완령옥>은 1992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시카 고 국제영화제, 홍콩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많은 평론가들에 의해 예술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낯선 형식과 전개방식으로 인해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중의 하나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는 영화 <완령옥>의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영화 형식과 구성방식, 그리고 영화적 장치들이 일반적인 관객들에 게 익숙한 주류 할리우드 영화의 관습적인 형식과 스타일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완령옥>의 포스트모더니즘적인 미학은 객관적 진리와 진보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영화의 상호텍스 트성과 자기반영성을 영화의 주요한 구성방식으로 가져와 일관성 있고 자기충족적인 영화의 개념 을 손상시킨다. 이를 통해서 관객이 영화에 참여하고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이러한 영화의 특성을 분석하는데 있어 먼저 영화장치로서 ‘보이스 오버’에 대해 살펴본다. <완령옥 >에서 보이스 오버는 영화의 시작을 알리고 연출하고 동시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능을 통해 특권화 된 주체의 시점을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영화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넣는다. 다 음으로는 영화 구성방식으로 사용된 리메이크의 사용에 대해 분석한다. 리메이크를 통한 패러디의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567.
(4) 기능과 함께 파편화된 내러티브 전개방식과 여성의 주체성의 관계를 점검한다. 세 번째는 자기반영 적인 영화장치에 대한 분석과 기능에 대해 살펴본다. 이러한 방식은 영화제작의 과정에서 재현의 문제가 가장 근본적인 양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네 번째는 영화에 사용된 역사자료와 다큐멘터리의 사용을 분석한다. <완령옥>은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역사를 증명하기 보다는 우리가 역사를 인식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완령옥>의 예외적인 종결방식에 대 해 논의한다. 완령옥의 장례식의 미장센을 중심으로 한 영화의 상호텍스트적이고 자기반영적인 종 결방식은 역사적 사실을 관객들이 판단하는데 비판적인 거리를 제공한다.. 2. 본론 2.1. 홍콩 뉴 웨이브와 영화 <완령옥> 일반인들이 홍콩의 중국반환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해야 할지 당혹 해하는 가운데 이전부터 홍콩에서 진지한 영화를 만들던 영화인들은 홍콩영화에서 오랫동안 간과 되고 무시되었던 홍콩의 역사와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과거로 관심을 돌렸다. 1970년대 말에 등장한 허안화(許鞍華), 엄호(嚴浩),방육평(方育平) 등을 포함하는 작가 감독들은 홍콩 뉴 웨이브 영화를 주도했다. 대중적인 규범과 관심사를 초월한 그들의 영화는 사회정치적인 전이, 문화적 정체 성, 그리고 개인적인 스타일을 탐구했다. 이러한 선구적인 영화작가들에 이어 1990년대에 영화를 만 들기 시작한 관금붕, 왕가위(王家卫) 등과 같은 젊은 감독들은 보다 다양하고 포괄적인 심리상태를. 자신들의 영화 속에 담아냈다. 형식과 주제에서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한 이 감독들은 하나의 주제의 식을 공유했다. 홍콩 자체가 영화제작의 주제로 자리 잡은 것이다. 홍콩영화에서 처음으로 홍콩이라 는 주제를 통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 등 복합적인 감정이 표현되었다.. 관금붕은 주로 여성이 중심이 되는 영화들을 만들면서 ‘여성영화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여성 성과 역사적 전환기에 여성의 지위가 중심이 되는 관금붕 영화들은 홍콩, 젠더, 그리고 영화와의 관 계가 주된 영화 세계를 이룬다. 관금붕은 장편영화와 다큐멘터리에서 여성 이미지의 표현 방식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다루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형성했다. <연지구胭脂扣>(1987)에서는 1930년대의 창녀가 현대의 홍콩에 유령으로 돌아와 사랑을 찾는 과정을, <완령옥>(1991)에서는 영 화적인 리메이크를 통해 역사에서 사라진 스타 여배우와 1930년대의 영화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다큐멘터리 <음양, 중국영화 속의성Yang & Ying : Gender in Chinese Cinema>(1996)에서 관금 붕은 자신의 개인적 삶과 중국영화에서 사라진 아버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그의 동성애 정체성을 드러낸다. 여성을 담론 안에 위치시켜 역사를 다시 점검하는 관금붕의 영화들은 “말하기와 글쓰기. 의 새로운 포스트모던한 양식의 발전에서 여성을 본질적인 것으로 위치시킨다.”1) 2.2. 이미지와 사운드/과거와 현재. <그림 1> 영화 <완령옥>(1991). 영화의 타이틀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영화 <완령옥>은 사라진 역사와 그 역사를 재구성하는데 특별 한 관심을 보인다. 과거 무성영화의 스타인 완령옥과 현재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장만옥, 상호 반영적인 두 배우의 이미지는 역사를 재구성하는데 핵심적인 시각 아이콘으로 자리한다. 완령옥과 장만옥은 각각 1930년대 중국과 1990년대 홍콩을 대표하는 여배우로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상호텍스트성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보이스 오버(voice-over) 해설의 삽입을 통해 이미지와 사운 1) Babara Creed, "From Here to Modernity : Feminism and Postmodernism," Screen 28, no. 2 (Spring 1987), p.49 568.
(5) 드, 역사와 설명을 연결한다. 영화장치로서 보이스 오버는 영화화면 외부의 해설자와 근원을 알 수 없는 사운드를 통해 진술과 주석의 힘을 수반한다. 특정한 공간과 시간에서 분리된 보이스 오버는 영화의 내러티브를 추동하고 화면의 외부에서 설명을 가능하게 하며 관객들에게 직접 전달된다. 오래된 과거에 대한 감각은 화면에 등장하는 여러 장의 사진과 영화 스틸을 통해 전달된다. 관객은 즉각적으로 이 사진이 누구의 과거인지 또는 스틸 사진이 어떤 사회문화적인 콘텍스트에 위치하는 지 확인할 수 없다. 과거는 콘텍스트가 없는 텍스트이다. 분절된 이미지들은 그것이 생산된 문화적 영화적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고립된 채 우리에게 다가온다. 역사속의 여성의 이미지를 플래시백을 통해 재배치하는 대신에, 영화는 보이스 오버를 통해 설명을 시작한다. “이것들은 그녀가 16살 때. 촬영을 시작했을 당시 찍은 영화 사진들입니다. 어떤 영화들의 프린트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대부분 민간 설화와 연애물이었는데 공포물과 무협물도 있었습니다. 그녀가 연기한 것들은 대부분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는 역할, 즉 오늘날엔 소위 ‘꽃병’으로 불리는 역할이었습니 다. 1929년 ‘연화’에 들어간 후에야 비로소 엄숙하고 진지한 영화를 찍을 수 있었죠.”. 보이스 오버 해설은 완령옥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완령옥의 역할을 맡은 홍콩의 배우 장만 옥도 소개한다. 1930년대 중국의 사진 이미지에서 현대 홍콩의 여배우의 화면으로 바로 연결될 때 관객은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간적, 공간적 전이를 경험하게 된다. 보이스 오버의 주인공인 영화의 감 독 관금붕은 화면의 여배우에게 그녀가 연기할 사진 속의 인물에 대해 질문하면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관객을 참여시킨다. 스크린상의 재현과 화면 밖의 설명간의 이중화된 코드는 앞으로 전개 될 영화의 특성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먼저 장만옥은 과거의 이미지를 자신과 관련시킨다. “저 랑 많이 비슷하지 않나요?” 완령옥에서 장만옥으로 이동, 이전의 역사적인 인물과 현재의 여배우. 사이의 상호텍스트적인 암시는 과거의 여성 이미지를 기억에서 이야기로 변모시킨다. 과거의 ‘그녀’. 를 현재의 ‘나’와 동일시하는 것은 과거의 이미지로서의 여성과 그 역할을 하는 배우 사이의 역사적. 인 상호관계에 대한 자의식을 보여준다. 여배우에 주어진 질문은 “과거의 여배우와 관련해서 내 자. 신을 어디에 위치시켜야 되는가”라는 일 것이다. 좀 더 나아가면 “홍콩은 사회역사적인 전환의 순간. 에 어디에 위치해야하는가”에 까지 추론할 수 있다.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보이스 오버 해설자는 기. 억과 역사에 대한 질문에 한발 더 나아간다. “ 반세기가 지난 후에도 당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 기를 바라나요?” 장만옥은 “… 누군가 날 기억한다면 완령옥과는 다르겠죠. 왜냐하면 그녀는 제일 찬란하게 빛나는 25살에 자살했으니까요. 그녀는 이미 전설이 됐어요.” 화면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 공과 스크린 외부의 해설자와의 대화는 전설로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재현으로서의 역사가 형태를 갖게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감독의 질문에 대한 장만옥의 대답은 명확하게 영화 <완령옥>이 단지 기억을 신화화한 전기 영화가 아니라여전히 이러한 기억과 연결되어 있지만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텍스트로 기능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와 같이 보이스 오버는 영화를 시작하고, 감독하고, 동시에 영화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능을 하면 서 특정한 시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영화의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전략은 중심을 해체하고 거대 서사에 거부한다. 앞으로 전개될 영화의 전개방식을 명백하게 표명한 후에 영화의 타이틀인 ‘완령옥’이 그녀의 오래된 사진 위에 등장한다. 2.3. 리메이크와 파편화 <완령옥>에서는 완령옥이 출연한 무성영화의 일부가 리메이크(remake)를 통해 재현된다. 리메이크. 는 특수한 영화형식으로서 ‘원본’과 그 자체 사이의 ‘지시성’을 구축한다. 리메이크는 인용하고 반복 하고 변형하는 원본, 즉 이전 텍스트의 관점에서 이해된다. 무성영화의 부분과 이에 상응하는 리메 이크는 <완령옥>의 독특한 영화 구조로 기능하며 내러티브의 일부를 이룬다. 리메이크의 첫 번째 예는 1934년 상하이에서 만들어진 무성영화의 고전인 <신녀神女>의 일부이다. 화면에 위치한 창녀는 잠재 고객을 향한다. 그러나 경찰이 개입하고 창녀는 도망을 가려고 한다. 이 후에 영화는 현재 리메이크가 진행되는 영화촬영장으로 전환된다. 오리지널 영화의 화면과 현재의 자기반영적인 재생산인 리메이크 사이의 상호텍스트적인 전환은 시공간적으로는 1930년대의 상하 이에서 1990년대의 홍콩으로, 배우는 완령옥에서 장만옥으로,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에서 현재의 재구성으로 전환된다.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569.
(6) <그림 2> 영화 <완령옥>(1991). 원본과 리메이크간의 직접적인 연결은 잠재적으로 ‘패러디(parody)’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관점에서 패러디는 복합적인 지시성의 보고이다. 린다 허천(Lynda Hutchen)에 의하면. 패러디는 “텍스트화된 과거를 현재의 텍스트에 포함하는 과정”으로 텍스트화 또는 표현방식을 강 조한다. <신녀>의 영화 화면은 영화가 제작되고 수용된 역사적이고 담론적인 콘텍스트로부터 분리 된 재현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신녀>의 리메이크는 이전에 존재했던 텍스트의 영화제작 과정을 시각적으로 세세하게 보여준다. <신녀>의 리메이크는 재생산을 통해서 원본을 대체한다. 그 것이 대체하는 고전영화의 일부로서 리메이크는 그 자체가 이차적인 것임을 밝힌다. 하지만 동시에 리메이크는 원본이상의 것으로 원본을 제시하고 설명한다는 면에서 어떤 면에서는 원본에 앞선다 고 할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리메이크는 과거 문화의 재현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중으로 기호화 함으로써 재기입하고 변화시킨다. 오용강(吳永剛) 감독이 1934년에 만든 <신녀>는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창녀로 전락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제목인 ‘신녀’는 전통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이중적인 정체성을 암시한. 다. 주인공 여성은 아들의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팔며 희생하는 고결한 어머니이면 서 동시에 거리의 여자이다. 동양적인 전통에서의 좋은 어머니와 성적 대상으로서의 창녀의 지위는 사적이고 공적인 공간에서 여성 주인공의 이중적인 위치를 보여준다. 메트로폴리스 상해의 밤거리 에 가로등이 켜지면, 거리의 여인들은 고객을 유혹하기 위해 밤거리를 거닌다. 얼굴, 발, 다리 등 여 성의 신체를 강조하는 화면은 여성을 성의 대상으로 변모시킨다. 날이 밝아오고 가로등이 꺼지면 여성은 서둘러 집으로 향하고 다시금 아이를 돌보는 충실한 어머니가 된다. 카메라가 집안을 패닝 하면, 그녀의 치파오와화장한 얼굴과 어머니의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관객들은 그녀의 이중적인 정 체성을 떠올린다. 거리와 가정의 영화적인 묘사, 그리고 어머니와 창녀라는 이질적인 속성의 결합은 영화 <신녀>를 중국영화의 클래식의 지위에, 완령옥에게는 중국영화의 여왕이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반면 상호텍스트적인 개입으로서의 리메이크는 여성의 주체성을 표현하는데는 별다른 기능을 하 지 못한다는 문제를 노출하기도 한다. 리메이크 화면에서 등장인물들은 오리지널 무성영화와는 달 리 말을 하고 완령옥을 연기하는 장만옥과 함께 감독이 한 화면 안에 등장한다. 화면 안의 감독은 영화에 대해 설명하며 영화 속의 영화를 리메이크하지만 감독의 목소리는 담론의 힘을 갖고서 리메 이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역사에 주석을 단다. 그러나 장만옥은 완령옥의 모든 제스처를 흉내 내 며 연기하지만 그녀는 단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뀐 화면에서 이미지를 복사할 뿐이다. 다시 말해서, 원본의 화면이든 연기된 리메이크의 화면이던 모두 감독의 목소리에 종속된다. 이 목소리는 영화의 담론을 조정하는 힘을 갖고 있는 반면, 여성의 이미지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침묵과 복제로 남아있 을 뿐이다.사실 <완령옥>은 여성의 주체성의 표현보다는 텍스트의 재구성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리메이크는 여성의 목소리나 여성의 정체성을 드러내진 않는다. 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영화제작이 여성의 목소리를 침묵하게 하고 여성의 주체성이나 정체성에 주목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위해서는 ‘파편화(fragmentation)’의 개념이 필요하다. 리메이크는 오 리지널 무성영화에 당시의 제작과정과 정황을 첨가해서 영화의 내러티브를 전개시키지만, 이 씬 은 그저 단순한 영화의 장면들, 즉 파편들을 보여줄 뿐이다. 파편화는 사랑스러운 어머니와 창녀라 는 이중적인 여성의 정체성을 영화 전체와 사회문화적인 맥락으로부터 분리시킨다. 주인공은 역사 와 성 정체성의 언어와는 연관이 없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여성의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특수성은 사라진다. 파편적인 화면을 혼성모방(pastiche)한 것 같은 리메이크는 영화에 숨어있는의미를 드러 570.
(7) 내진 못하지만, 영화의 구조로서 영화를 진행시킨다. 연관성이 없는 분절들은 영화의 중심성과 독 창성에 혼란을 초래하고 파괴하기 때문에 파편화된 내러티브, 캐릭터, 그리고 이미지들은 재구성을 위해서는 유용한 요소들이다. 이러한 성격은 <완령옥>을 여성의 주체성을 드러내는 여성 영화보다 는 역사에 다원적인 관점을 부여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화로 기능하게 만든다. 2.4. 자기반영성과 영화장치. <완령옥>에서는 역사를 재구성하기위한 영화 형식으로 영화 매체의 고유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자. 기반영성’을 이용한다. “예술적 자기반영성은 텍스트가 자신의 생산과 작가성, 상호텍스트적인 영향. 력, 텍스트 과정과 수용을 전경화시키는 과정을 지칭한다.”2) 나아가 영화에서 자기반영성은 카메라, 영사기, 조명 등 영화장치를 화면에 등장시키고, 자연스러운 내러티브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질적인 담론을 병치시키며, 다큐멘터리와 허구를 혼용하는 일련의 방식들이 포함된다.3) 관금붕은 표현 매 체 자체 내부로 관심을 돌림으로써 영화형식이 가진 잠재성과 한계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 적 맥락을 연구한다. <신녀>의 마지막 이미지가 점차 어두워지고 영화는 새로운 내부 세팅으로 전환된다. 여기에는 병원. 의 침상에 누워있는 장만옥이 영화의 한 장면을 리허설하고 있다. 스크린 외부에서 “컷”이라는 소리 가 들리자, 관객은 1930년대의 영화감독이던 채초생(蔡楚生)을 연기하는 양가휘(梁家輝)가 장만 옥에게 이 시퀀스에서 어떻게 완령옥을 연기해야 하는지를 지도하고 있는 것을 본다. 장만옥은 반. 복해서 대사를 연습하고 이어서 감독은 “레디, 카메라, 액션” 이라는 소리와 함께 촬영을 시작한다. 이 촬영분이 마음에 들지 않은 리메이크 속의 감독은 재촬영을 요구한다. 장만옥과 양가휘가 교대 로 여러 번 보인 후 영화는 갑작스럽게 스크린에 카메라와 촬영감독을 소개한다. 자기 반영적으로 관객에서 영화장치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어지는 부감의 마스터 숏에서는 영화의 전체 스탭, 배우, 감독, 그리고 카메라를 하나의 미장센 안에서 보여준다. 이 화면 위로 “<신여성>(1935), 연출 채초생”. 이라는 자막이 보이면 관객은 이 화면이 채초생이 연출한 무성영화 <신여성>의 시퀀스를 리메이킹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림 3> 영화 <완령옥>(1991). 자신의 배역에 몰입한 장만옥은 흰색 담요 아래에서 흐느껴 운다. 감독을 연기하는 양가휘는 그녀 의 침대 옆에 앉아있다. 부감의 롱 숏에서 화면은 두 인물을 잡을 뿐만 아니라 카메라, 조명 등의 장 비와 기술 스탭들도 보여준다. 이때 <완령옥>의 감독 관금붕이 다른 카메라와 함께 화면으로 들어 와 양가휘에게 연기를 지도한다. “당신은 장만옥을 보기 위해서 담요를 들어 올리는 것을 잊었어.”. 자기반영적인 영화장치는 ‘영화 안의 영화’, ‘감독을 연출하는 감독’, ‘카메라를 촬영하는 카메라’라. 는 메타 영화적인 구조를 구성한다. 한 화면에 이와 같은 메타-영화장치가 등장하는 순간에, 아마 도 주의 깊은 관객은 이러한 전체 촬영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화면 밖에 또 다른 카메라가 필요 하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다. 이와 같이 자기반영적으로 영화장치를 보여주는 방식은영화제작의 과정에서 재현의 문제가 가장 근본적인 양상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재현과 재현의 표현 방식이 동시에 관객에게 보여 질 때, 기존 의 관습적인 영화제작과 수용, 즉 영화장치에 대한 문제는 심각한 도전을 받고, 이를 위한 새로운 설 명을 필요로 한다. 현대 영화이론에서 영화장치의 개념은 테크놀로지와 이데올로기 사이의 상호관 계를 강조한다. “가장 단순한 차원에서 영화적 장치는 관객의 눈과 귀 앞에 실제적인 사운드와 이미 2) Robert Stam (이영기 옮김), 『어휘로 풀어읽는 영상기호학』, 시각과 언어, 2003, p.376 3) Robert Stam, ibid, p.378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571.
(8) 지를 제공하려 한다. 그러나 이 테크놀로지는 어떻게 현실이 프레임의 이어 붙임을 통해 구성되었는 가를 은폐한다. 또한 원근법적 공간의 환영을 제공한다. … 보드리는 이런 점에서 관객은 전지적 주. 체로서 위치화된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그러한 것으로 고착되는 과정은 모르지만 관객은 모든 것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능한 관객-주체는 생산된 것이며, 영화 텍스트의 효과인 것이다. ”4). 관습적인 영화에서 영화장치가 영화의 리얼리티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숨긴다면, <완령옥>의 자기반영성은 “지배적인 관습을 각인하고 전복하는 지속적인 이중의 약호화를 낳는다.”5) 영화제작. 의 과정을 드러내는 것은 내러티브의 흐름을 방해하고 의미 또는 행위의 근원으로서 일관성 있고 자기충족적인 영화 개념의 토대를 손상시킨다. 영화의 내러티브와 영화제작의 과정이 한 화면에서 공존한다. “허구를 창작하고 그 허구를 창작하는 과정에 대해 진술하는 두 개의 과정은 창작과 비 평 사이의 구분을 없애는 형식의 긴장을 통해 결합되고 설명과 해체의 개념으로 통합된다.”6) 2.5. 역사 자료와 다큐멘터리 <완령옥>의 재구성 전략에는 영화 장치를 자기 반영적으로 드러내는 것 외에 역사의 자료로서 사진 과 다큐멘터리 화면을 허구의 내러티브와 병치시키는 것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들은 일반 적으로 수용되는 진실성을 보증하는 자료로서의 ‘다큐멘트(document)', '다큐멘터리(documen-. tary)'의 기능과는 차이가 있다. 허천은 “다큐먼트는 과거의 사건에 대한 투명한 수단이라기보다는. 과거를 텍스트적으로 변형시킨 흔적이다 7)”라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관객은 ’텍스트로 변형된 과 거‘인 사진과 비디오 화면을 통해 과거를 어떻게 인식해야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림 4> 영화 <완령옥>(1991). 다음의 분석을 통해 살펴보겠지만, 관금붕은 관객에게자료 사진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역사자료로 서 사진의 성격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빠른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두 장의 사진이 화면에 등장한 다. 관객은 보이스 오버 해설을 통해 이 사진들이 1930년대 완령옥이 동거했던 장다민(張達民)과 탕지산(唐季珊)의 사진이라는 정보를 얻는다. 이 사진들은 오랫동안 묻혀있던 과거를 드러내는 표 상이다. 관금붕은 오랫동안 이 사진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역사를 고증하기 위해서라기보 다는 영화 <완령옥>의 재구성을 위한 참고자료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사진 속의 인물들을 영화 속의 캐릭터로 변형시키는 과정에서 관금붕은 사진을 역사의 자료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사진과 영화, 두 시각 형식이 기계적인 재생산의 산물로서 임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는 역사에 대한 인식은 재현을 통해 점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영화는 사진 속의 인물에서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들로 바로 연결된다. 이 지점에서 관객은 역사 자 료로서의 사진과 이들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재현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과 임의성에 대해 생각하 게 된다. 영화는 과거의 자료에서 픽션의 내러티브로 이행하는 대신, 사진 속의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자신들이 연기하는 인물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궁금해 하고, 관금붕은 보이스 오버 를 통해 대답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은 배우와 배역 사이의 거리로 인해 자료가 역사에 대 한 투명한 창이라는 생각은 의문시된다. 사실 배우들과 감독 사이의 대화는 역사자료의 진실성보다 는 그것에 대한 현대의 해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배우들이 자신들이 연기하고 있는 과거의 인물들 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은 자기반영적인 방식으로 관객에게 사진이든 영화든 다층적으로 구 4) Susan Hayward(이영기 옮김), 『영화사전-이론과 비평』, 한나래, 2009. p.293 5) Lynda Hucheon (장성희 옮김),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과 전략』, 현대미학사, 1998, p.117 6) Patricia Waugh, Metafiction : The Theory and Practice of Self-Conscious Fiction, London: Methuen, 1984, p.6 7) Lynda Hucheon , ibid., p.87 572.
(9) 성된 재현물이기 때문에,매체로 재현된 역사와 과거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완령옥>에는 비디오로 촬영된 인터뷰 화면이 삽입된다. 이 비디오 화면은 기본적으로는 영화 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실을 정당화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영화에 인터뷰 비디오 화면이 등장 하고 그 인터뷰에 대한 배우들의 논의가 이어지면서 이 다큐멘터리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첫 번째. 비디오 인터뷰의 등장인물은 완령옥이 자살한 순간에 대해 설명한다. 화면에는 “1990, 여리리(黎莉 莉), 1930년대 여배우”라는 자막이 덧붙여진다.. <그림 6> 영화 <완령옥>(1991). 비디오 인터뷰 화면은 일차적으로 다큐멘터리의 진실성을 보여준다. 특히 비디오 인터뷰를 보고 있. 는 ‘영화 내의 관객들’인 영화배우들이 서로의 의견을 나눌 때 이러한 감정은 증폭된다. 관객은 우리. 가 ‘역사’라고 부르는 기록된 재현물인 인터뷰 화면을 함께 보고 경험하면서 ‘영화 내의 관객들’과 동 일시하도록 유도된다. 다음에 등장하는 비디오 화면은 기록된 이미지가 다큐멘터리의 진실성을 보증하는지 아니면 다큐 멘터리 효과를 전달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화면에는 1930년대의 원로 감독인 손유(孫揄) 가 보인다. 손유는 고령의 나이와 지병으로 인해 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 는다. 감독은 보이스 오버를 통해 손유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오래된 사진 앨범을 제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혀 효과가 없었고 그는 한 달 뒤에 세상을 떠났다는 정보도 제공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손유의 비디오 화면은 역사와 기억이 퇴색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이 비디오 화면은 다큐 멘터리의 진실성보다는 다큐멘터리 효과를 발휘한다. 역사 속의 인물의 이미지는 보이스 오버의 해 설을 통해서만 설명이 가능하다. 역사의 인물과 그가 잃어버린 기억을 추적하는데 현재의 영화감독 은 영화제작과정에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전략을 시도한다. 이 지점에서 역사는 이야기의 문제라기보 다는 이미지로서 나타난다. 보이스 오버 해설은 역사성에 대해 설명하기 보다는 의식적으로 “우리 는 어떻게 과거를 알게 되는가”라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그림 7> 영화 <완령옥>(1991). 영화의 마지막 비디오 인터뷰는 비디오의 내용과 거기에 대한 배우들의 논의 사이의 상호작용에 집. 중한다. 비디오 화면에는 장만옥과 진연연이 함께 등장하고 “1991 진연연(陳燕燕), 1930년대의 여 배우”라는 자막이 뒤따른다. 진연연이 오래전 완령옥과의 인연에 대해 회상하는 동안, 카메라는 진. 연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관객의 역할을 하는 배우들’을 보여준다. 이들의 대화는 부재하는 역사인. 완령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증인인 진연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혼란스러운 순간이 계속된 다. 누가 이야기를 하는가, 누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역사에 대한 설명에서 참여자들 자신들의 이야기로 소재가 옮겨가면서, 영화는 다중적인 설명들을 위해서 통합적인 역사의 진술을 포기한다. 다시 말해서, <완령옥>은 배우들의 논의를 영화와 포함시킴으로써 연속적이고 응집력있는 내러티브 를 포기하고 보이스 오버와 배우들의 대화를 통해 과거에 대한 현재의 시각을 제공한다.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573.
(10) <완령옥>의 주된 관심은 다큐멘터리 텍스트의 의미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비디오의 삽입은 궁극 적으로 완령옥과 그녀의 초기 영화들, 즉 부재한 역사를 기입하는 동시에 전복시킨다. 역사는 시공 간적인 전환을 통해 생산된 비디오 화면을 통해 지속적으로 다른 형식으로 생산되고, 또 재생산되 는 유동적인 텍스트들이 된다. 2.6. <완령옥>의 종결 방식 완령옥은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그녀에 대한 영화의 내러티브도 끝났지만, 완령옥의 죽음은 다양 한 해석을 낳는다. 영화 내러티브의 종결과 그러한 종결을 자기 반영적인 영화 제작 과정으로 보여 주는 화면 사이의 교차는 영화 <완령옥>이 역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며, 역사는 어떻게 종결을 이 끄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연화 스튜디오에 녹음장비를 소개한 미국인 스키너의 환송파티에서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유성영 화의 가능성에 대해 흥분하고, 완령옥은 자신이 여학교에서 북경어로 여성을 주제로 연설할 거라고 발표한다. 여기서 명백한 메시지는 중국영화에 곧 사운드가 도입된다는 것이지만 내포된 메시지는 젠더에 대한 자의식의 결과로 여성의 목소리가 등장할거라는 암시이다. 영화의 사운드와 여성의 목 소리사이의 모순적인 상호반영성은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의 불가능한 관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림 8> 영화 <완령옥>(1991).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관객은 완령옥이 영화에 사운드가 도입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 리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것을 예상한다. 완령옥은 북경어로 몇 마디를 말하려고 하지만, 곧 자신의 북경어는 서툴고 상해 방언이나 관둥어를 고쳐야 한다고 고백한다. 동시에 관객은 완령 옥의 친구가 완령옥의 말을 스키너에게 영어로 통역하는 것을 본다. 여러 언어가 공존하는 순간에, 북경어나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완령옥의 무능력은 자신의 내면의 감정 또한 표 현하지 못할 거라는 것을 암시한다. 완령옥은 마음속의 자살 계획을 표현하는 대신 자신의 경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여러 감독들에게 키스와 함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 장면들은 교차편집을 통 해 바로 완령옥의 장례식장으로 전환된다. 앞의 화면에서 이야기된 것이 다음 화면에서 시각적으로 설명되는 방식이 사용된다. 한 화면에서 완령옥은 감독들을 소개하고, 다른 화면에서는 각각의 감 독들이 완령옥의 주검 옆에 앉아 그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하는 주체로서의 여성에서 그녀 의 멘토를 통해 이야기되는 객체로서의 여성으로의 미묘한 전환은 또한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 즘과 관련해서 보다 많은 문제를 드러낸다. 관객은 영화의 내러티브가 한편으로는 역사에 대해 진 술하는 여성의 자전적인 내용을 구성하려고 시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가능성을 영화 내러 티브에서 영화제작 과정으로 전환되는 교차편집을 통해 불가능하게 만드는 모순을 발견한다. 완령옥은 죽음은 잠재적인 영화의 종결을 시사한다. 그러나 완령옥의 장례식을 보여주는 방식은 영 화에 새로운 감각을 부여한다. 영화의 엔딩에서 영화 내러티브 속의 장례식과 그 장면을 촬영하는 제작 과정을 자기반영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사이의 상호텍스트적인 교차는 내러티브의 구성과 영 화적인 해체 사이를 넘나든다. 이러한 교차는 부조리해서 관객들은 완령옥의 죽음을 비극으로 경 험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영화제작 과정을 보는데서 경험에 즐거워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 에 놓인다. 완령옥의 장례식은 화면을 가득 채운 클로즈업과 애절한 멜로디의 배경 음악으로 애도 의 분위기를 강화한다. 관객들이 한참 비탄의 감정에 빠져들었을 때, 감독이 ‘컷’이라고 외치는 소리. 가 들리고, 장만옥은 숨을 쉬기 시작한다. 카메라와 배우, 감독이 영화의 화면 안으로 들어오면서 관습적인 영화제작의 규범을 깨뜨리고, 관습적인 영화 관람의 동일시를 비웃는다. 화면 내에 위치 574.
(11) 한 감독은 자신은 가지고 있는 것은 완령옥의 마지막 순간의 사진 뿐 이어서 완령옥의 마지막 순간 을 상상으로 창조하고 임의적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림 9> 영화 <완령옥>(1991). <완령옥>의 마지막 씬에서는 영화의 내러티브와 영화제작의 과정을 한 프레임 안에 집어넣는다. 관 객은 영화 속의 감독이 완령옥의 죽음에 대해 마지막으로 언급하는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서 의상 을 고치고 있는 장만옥을 본다. 명백하게 영화는 완령옥의 죽음보다는 죽음을 영화적으로 표현 하 는 방식을 전경화한다. 수많은 역사의 단편들을 리메이크하고 그렇게 하는 과정을 드러낸 후에, <완 령옥>은 영화가 시작된 곳인 이미지와 텍스트로서의 역사인 완령옥의 자료 사진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그 과거를 재구성하는 과정은 영화의 제작자와 관객들을 참여시킨다. 3. 결론 영화 <완령옥>의 미학적인 실험은 중국과 홍콩 사이에 부상하는 사회문화적이고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우리가 역사의 사건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순간에,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영 화의 성격은 역사의 영화적 재현과 관련해서 사회와 역사에 대한 대안적인 시각들을 제공한다. <완 령옥>의 자기반영적이고, 메타 영화적인 형식은 영화의 표현방식을 강조함으로써 영화가 가진 언술 의 힘을 강화한다. 영화가 더 이상 영화적 동일시를 제공하지 못하고 세계의 창으로서의 기능을 하 지 못할 때 포스트모더니즘의 관객성이 형성된다. 위기와 변화의 순간에 관객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자기반영적인 영화 양식은 투명한 환영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려는 관객의 욕망을 차단한다. 메타영화 구조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서 전지적인 주체의 위치를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관 객은 현실의 창으로서의 세계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미지 자체로 변형된 세계에서 길을 잃는다. 게 다가 응집력과 연속성을 상실한 내러티브는 관객들이 더욱 영화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며, 화면 외부로부터의 개입으로 픽션 내러티브는 붕괴된다. 영화장치가 영화의 미장센에 포함되고,영화의 스 텝들이 영화 속의 캐릭터로 등장할 때 관객들은 캐릭터, 픽션, 또는 카메라에 전적으로 몰입하지 못 한다. 따라서 이러한 자기반영성은 단일한 정체성이나 주체성이 아니라 주체성의 파편화를 강조하 게 된다. 이와 같이 영화 <완령옥>은 매체 자체의 표현 수단을 전경화시켜 관객들에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역 사와 재현, 창작과 비평사이의 관계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관금붕은 관객들에게 지나 간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우리는 어떻게 역사에 대해 알게 되는가에 대한 논의에 관객을 참여시킨다. 참고문헌 Babara Creed, "From Here to Modernity : Feminism and Postmodernism," Screen 28, no. 2 (Spring 1987), pp.49 Lynda Hucheon (장성희 옮김),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과 전략』, 현대미학사, 1998 Patricia Waugh, Metafiction : The Theory and Practice of Self-Conscious Fiction, London: Methuen, 1984, Robert Stam (이영기 옮김), 『어휘로 풀어읽는 영상기호학』, 시각과 언어, 2003 Susan Hayward(이영기 옮김), 『영화사전-이론과 비평』, 한나래, 2009.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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