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을 이용한 3차원적 선형미술의 조형원리와 특성
전체 글
(2) 실을 이용한 3차원적 선형미술의 조형원리와 특성 Principles and Characteristics of 3D Linear Constructions with Threads 윤순란, 성균관대학교 디자인학부 Youn, Soon Ran_Sungkyunkwan University. 요약. 수학적, 기하학적 추상에서 시원하여 구상까지 표현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는 21세기 선형미술에서 ‘실’이라는 특정재료에 집중하여 수집한 사례들을 분류하고 비교분석한다. 연구의 목적은 선형미술의 동시대적 이해를 심화. 중심어. 하고 단순한 재료의 변용 양태를 폭넓게 조망함으로써, 조형예술분야의 구분을 초월하는 하나의 지표(선의 등가. 실과 못. 물인 실)뿐 아니라 새로운 융합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형미술의 개념과 조형원리, 초기의 전. 3D 선 드로잉. 개양상, 실의 특성을 파악한 후, 실을 이용한 당대의 선형미술에서 차원에 따라 평면, 입체, 설치미술 형식으로 구. 선형미술. 분하여 선별한 15점의 사례를 다시 세분화하고 각각의 조형방식과 특성을 고찰한다. 시모그래피의 변주인 평면. 시모그래피. 과 1차원에서 3차원으로 도약하는 입체는 형식적 변주가 분화되어 선이 표상하는 대상 역시 제각각이지만, 설치. 스트링 아트. 미술의 경우 공간 속에 길을 내는 선이 빛을 표상하는 대리 실재로 변형된다. 3차원 이내에서는 적용 가능한 범 주의 제한이 거의 없으므로 어떻게 매개 변수가 조합되느냐에 따라 표현 가능한 경우의 수가 무수하다고 하겠다. 흐름, 힘, 운동을 내포하는 ‘선’의 질서는 선형미술 공통의 미학적 좌표이며, 그 실체를 이루는 것이 실이라는 단순 한 재료이다. 재료는 표현적 서술의 가시적 양태를 실현시키는 매개이므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테 크놀로지가 창출한 현대적 재료의 도입만큼 기존의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시도 역시 중요성을 갖는다. 그와 같은 시도의 일환으로,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설계의 산물인 선이 창출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관념적인 아름다움과 연속적인 선의 흐름이 뻗어나가고 교차하며 조성하는 유기적인 아름다움을 구현시키는 실의 풍부한 특성을 부각시키는 것에 연구의 의의를 둔다.. ABSTRACT. In 21C linear construction originated from mathematical and geometric abstract, and now expanding its boundaries to realistic expressions, the paper systemizes and comparatively. keyword. analyzes collected data focusing on 'thread'. Objectives are of deepening comprehensions on. Thread and Nail Art. the genre at the present time, widely prospecting a versatile aspect of the simplest material,. 3D Line Drawing. thread as an equivalent of line and an indicator of transcending classifications in visual art, and. Linear Constructions. inquiring a new possibility of such alliance. After examining the meaning and principles of the. Symmography. genre followed by early progress in art history and the nature of thread, the paper interprets. String Art. the constructing aspects and natures of 15 selected and categorized artworks under 2-D, 3-D and installation art. In 2-D as a variation of symmography and in 3-D leaped from 1-D, what line presents varies because of their methodical diversities, but in installation version, lines transform into passageways as a substitute of the light. The number of cases in expressive ways is countless as a result of how parameters are combined without dimensional limitation. The linear alignment involving flow, power and movement is the aesthetic guideline in all types of linear construction, which is provided by thread, the simplest substantial. Since material is a medium carrying out a visual configuration from the unseen content, discovering new aspects on old materials is important as employing new substances introduced by the advanced technology when attaining diversity in art materials. As such an attempt, the paper finds its value in projecting the rich nature of thread bringing out beauty ranging from the geometric kinds in the abstract world to the organic inhabiting at the flow of continuous lines spreading and crossing one upon another.. 384.
(3) 1. 서론 1.1. 연구의 목적과 범위 실은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변용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다목적적인 미술재료이다. 실이라는 재 료에 특정 형식을 부여하여 형태화된 실체로 변형하는 것은 섬유예술의 다양한 표현양식을 광범위 하게 아우르며, 섬유질이나 천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유형과 나란히 이 분야에서 세 개의 주축을 형 성1)하고 각각 하위 항목을 파생한다. 선적인 재료로 2차원이나 3차원 구조를 조형하는 여러 표현 형식 중에서 가장 간결한 방식을 따르는 선형미술은 특정 형상으로 변형이 완료된 최종단계에서도, 질료 자체의 선적 속성이 있는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여타의 섬유 기법과 확연하게 구별된다. 이러한 선형미술은 20세기 중반부터 질량감을 중시하는 기존의 조형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 다임을 실험하는 다양한 시도의 일환으로 탐구되면서 그 영역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이다. 본 연구의 대상은 상기한 표현양식에 준거하는 21세기 조형예술 중에서 재봉사와 같은 가느다란. ‘실’을 이용한 3차원적 선형미술에 한정된다. 실은 석기 시대 이래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생활필수품 과 장식품 생산의 주재료로 폭넓게 활용되어 온 친숙한 재료이다. 그러한 연유로 인해 실에 대한 우 리 감각 인식의 누적이 오히려 경직된 장르의 구분이나 위계적 차이를 와해시키고 분절된 장르들 사이의 경계를 서로 파고들게 함으로써, 단절 없이 조형예술 분야를 융합시키는 하나의 매개이자 기 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실’을 집중적으로 고찰하려는 의도의 발화점이다. 실의 특성은 간결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형식적 변수가 많고 어떤 변수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표현 가능성이 무수해진다. 선의 흐름을 가시화하는 최소한의 질료인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은 색을 제외한 어떠한 부차적인 시 각요소의 개입이 없으므로, 선의 속성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기하학적 사유와 상상을 통해 우리 의 감각 인식에 떠오른 이미지를 다양하게 묘사할 수 있게 한다. 연구의 핵심은 선이라는 추상적 기 호의 구조적 집합을 그 차원에 따라 시모그래피(Symmography)2)의 변주인 평면 전개, 1차원에서 3차원으로 도약하는 입체 전개, 공간 속에 길을 내는 설치미술로 형식을 분류하여 각각의 조형 방 법과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선형미술의 개념 정의와 조형원리, 실을 이용 한 선형미술의 출현을 초래한 미술사적 배경을 본문 전반부에서 먼저 다루고자 한다. 유사한 주제와 관련된 선행 연구는 이 표현양식이 어떻게 유의미한가에 대한 해석이거나 선적 속성 이 시각요소의 중심이 되는 20세기 조형예술의 분석 위주이고, 실이라는 특정 재료에 초점을 맞춘 심층적인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실이라는 재료의 대체 불가능한 특성과 더불 어서 동시대의 예술에 대한 이해를 덧붙여 선행 연구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힌다는 의미에서, 재봉사 처럼 굵기가 가는 실을 이용한 21세기 선형미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마련하는 것 에 연구의 목적을 둔다. 1.2. 연구방법 연구의 방법은 문헌조사와 인터넷 자료 검색이다. 문헌조사는 선적 속성이 핵심인 조형예술의 개념, 원리 및 특성, 미술사적 전개에 관한 이론적 고찰의 수단으로, 해당 주제와 관련된 국내외 도서와 논 문을 분석 자료로 활용한다. 인터넷 자료 검색은 21세기 조형예술의 적용 사례 선정을 위한 도구이 며, 국제 전시를 비롯해서 해당 유형으로 알려진 작가의 홈 페이지나 관련 사이트를 대상으로 하여, 실을 이용한 삼차원적 선형미술의 특수성과 개별성을 다층적으로 섭렵할 수 있게 작품을 선별하여 수록한다. 표본수집 결과, 서로 유사한 형식을 도입한 설치미술과 달리 평면과 입체는 형식적인 변주 가 세분화됨에 따른 표현내용의 확장으로 인해 선이 표상하는 대상 역시 제각각이어서 연구 범위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평면과 입체는 표현형식을, 설치미술은 표현내용을 분류의 기준으 로 삼아 하나의 체계를 구축하고, 각 항목의 사례로 제시될 수 있는 작품을 선별하여 수록하였다.3) 1) 이는 주재료의 차원성에 근거한 분류이다. 섬유질은 종이나 울 펠트처럼 가느다란 섬유가 서로 엉키는 부직포 형식에 쓰이고, 천은 염색, 프린팅, 서피스 디자인, 직물조합 등과 같이 염착이나 면 분할에 의해 이미지를 구현하는 형식에 사용된다. 부직포의 섬유질 도 선적인 재료이지만, 서로 복잡하게 뒤엉키므로 선 자체의 특성을 표상하지 못한다. 2) 2장 1절 참조 3) 분류 방식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3장 2절 참조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385.
(4) 본 논문에 포함된 15점의 작품은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 사례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선의 흐름을 가시화하는 최적의 질료를 이용하는 이 표현양식의 간결하면서도 역동적인 힘을 엿볼 수 있는 통로 가 될 것이다. 칸딘스키의 정의처럼 ‘모든 선의 원천은 동일한 것, 즉 힘’4)이기 때문이다.. 2. 선의 속성이 핵심 요소인 조형예술 2.1. 개념과 조형원리 추상의 세계는 현상계를 구성하는 대상보다 선행하는, 하나의 체계를 가정한다. 그러한 가상적 체계 에서 선은 정태적인 점이나 면과 다르게 흐름과 운동을 담당하는 역동적인 기호이자 상징이다. 예를 들어 수평선은 접근 금지를 나타내는 기호가 되기도 하고 드넓은 평원의 지평선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호나 상징으로 이루어진 비가시적 체계의 심미적인 대응물이 바로 ‘선형(線形)미술’이다.. 들뢰즈와 가타리(Deleuze & Guattari, 1980)에 의하면, 선은 시간의 진행을 은유하는 수평적인 선 (운동학적인 선), 시간의 순서에 따른 수직적인 선(지층학적인 선), 시간의 진행과 순서가 겹쳐지는. 경사진 선(횡단선)으로 구분5)된다. ‘선의 속성이 핵심인 조형예술’은 이 세 가지 양태를 절단이나 각 (角)에 의한 방향 전환을 통해 분할(선분화)하여 활용함으로써 2차원이나 3차원 공간에서 영역을 구획하는 미술양식을 지칭한다. 하나의 지점에서 다른 하나의 지점을 향해 흐르는 선은 공간적, 시 간적 이동을 동시에 상정하며, 전환점에서 과거의 공간으로 회귀하거나, 방향을 틀어 미지의 영역 을 지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선의 흐름과 분할가능성은 이미지의 개별성과 다양성이 발생하는 토양이 된다. 선이 단순하게 형상의 윤곽을 그리거나 조직적 체계에 흡수되어 평면으로 변이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의 속성을 그대로 보존한 채 하나의 전체로서 반복되거나 또는 변주 속에 서 분포되도록 개체화하는 것이 3차원적 선형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조형원리이다.. 선의 흐름은 행동의 흔적으로 나타난다. 메를로-퐁티(Merleau-Ponty, 1964)의 정의와 같이 “선을 긋는 순간, 선의 수준 내지 선의 양태가 정립되거나 정착된다. 다시 말해, 선을 긋는 순간, 선이 존재. 하는 방식, 선이 선이 되는 방식, ‘선이 그어지는’ 방식이 정립되거나 정착된다.”6) 실을 활용하는 3차 원적 선형미술에서 선이 존재하는 방식은 실의 흐름이 고정하는 축(軸)을 좌표로 해서 방향을 전환 하여 공간에서 이동하며 진행되는 행동의 집적에 의거하므로 상기한 정의에 가장 직접적으로 부합 된다고 하겠다. <표 1> 실을 지탱하는 고정 축의 종류 못, 시침핀 류. 훅, 고리 류. 구멍. 선의 흐름을 보존하는 고정축의 도구는 표1과 같이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뉜다. 이 세 가지 유형 외에 도, 틀(Frame) 안쪽 방향으로 선이 전개될 경우에는 틀 자체가 방향전환의 축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때 실의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 톱니처럼 음각의 골을 틀에 내야 한다. 못은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 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고정 축이다. 못과 직각을 이루며 실의 방향을 전환하는 평면 전개에 적합하며, 직각이 아닌 둔각으로 전개되어 못과 실의 분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거나 못과 동일한 방 향으로 실이 전개되어야 하는 경우는 못 대신에 C자형이나 O자형 고리가 활용된다. 구멍은 못이나 C자형 고리에 비해 작업의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실의 흐름이 다각적으로 전진해야 하는 복잡한 패 턴의 선형 구조물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4) W. 칸딘스키, 차봉희 역(2008), 『점, 선, 면: 회화적인 요소의 분석을 위하여』, 열화당, p.79 5) 이는 음악에서의 선형 구조를 설명하는 구분이지만, 사실적 형상의 재현이 아닌 추상적 개념으로서의 선형이므로 시각 예술에도 적 용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들뢰즈/가타리, 김재인 역(2003), 『천 개의 고원』, 새물결, p.554-565 참조 6) 모리스 메를로-퐁티, 김정아 역(2008), 『눈과 마음: 메를로 퐁티의 회화론』, 마음산책, pp.122-123 386.
(5) 실을 이용한 3차원적 선형미술의 조형방식은 시모그래피(Symmography)7)에서 연원했다. 시모그 래피는 일련의 수학적 체계에 의해 선이 대칭적, 순차적으로 회전하며 구성된 기하학적 패턴을 가 리키는 용어이며, 흔히 못과 실을 활용한 스트링 아트(String Art)를 일컫는다. 종이에 구멍을 내거 나 가장자리를 톱니처럼 다듬거나 나무판에 못 등속을 박고서 일정한 수열에 따라 실을 걸어 정교 한 무늬를 완성하는 공예 양식으로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삼각형, 사각형, 원과 같이 단순한 기 학학적 형을 테두리 삼아 일정한 간격으로 다수의 고정 축을 배열하고 선을 전개하는 시모그래피 는 그 원리가 매우 간결하지만, 어떤 수열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생성되는 기하학적 패턴의 가능 수 는 무수하다고 하겠다. 그러한 기하학적 세계에 최소한의 질료를 더한 것이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의 모태이다. 현대 선형미술에서 이 기법은 조형원리의 핵심만 차용되고, 대칭을 포함한 기하학적 질서 가 항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단계로 진화한다. 현상계와 추상 세계 사이, 현실태와 가능태 사이의 어느 지점에 표현내용이 위치하느냐에 따라, 요컨대 구상적 재현성이 어느 정도 개입되느냐에 따라 시모그래피의 형식에서 변주의 정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림 1> 전형적인 시모그래피의 예시8). 2.2. 미술사적 고찰: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의 출현 배경 예술은 예외적인 작품들이 창조됨으로써 변화하고 발전한다. 한 시대를 지배할 작용 원리이자 개념 적 틀의 역할을 담당할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의 발견은 그러한 혁신에 의해 촉발되고, 상호 교류에 의한 점진적인 동화와 조절을 통해 확산되어 발전해나가게 된다. 선의 속성이 조형작품 구성 요소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선적인 재료(Linear Material)가 미술재료로서 활용 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은 1930년대 후반이다. 피카소, 칼더, 가보와 같은 예술가들이 전통적인 조각의 관습에 서 이탈하여 새로운 양식의 조형예술작품을 발표하면서 실험적인 토대가 무르익어 점차 그 영역이 확대되었다. 이 절에서는 선적 속성이 핵심 요소로 등장한 초기 선형미술의 형성 과정에 시도되었 던 혁신적인 작품들을 개괄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실을 이용한 21세기 선형미술의 미술사적 근간을 확인하도록 한다.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는 일상적인 재료에 지나지 않았던 철사를 사용하 여 1927년부터 공간에 그리는 드로잉을 실험하여, 조각이란 질량감의 구성체라는 보편적 사고에 도 전함으로써 ‘3차원적 선 드로잉(3-D Line Drawing)'의 창시자가 되었다. 최소한의 질량감으로 조. 각이라는 개념의 핵심을 부정하며 패러다임의 이동을 초래한 칼더의 실험은, 가보를 위시한 동시 대 예술가들에게 혁신적인 전환점을 제공하여 저마다의 좌표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선형미술의 토 대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나움 가보(Naum Gabo, 1890-1977)는 수학적 체계에 의한 공간 과 리듬의 구현을 중시한 구축주의(Constructivism)9)의 핵심 인물로, 1937년부터 투명 플라스틱, 나일론 줄, 알루미늄 와이어 등을 사용하여 새로운 형식의 선 구조물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던 가보는 ‘크리스털’이라는 일련의 작품에서 제목이 지시하듯이 결정학(Crystallography)의 영향 아래, 기하학적 규칙성을 지닌 분자의 내부구조를 투명한 외피와 선으로 재현'10) 7)‘Symmography’ 는 Symmetry와 Graphy의 합성어이다. 8) http://www.math.ist.utl.pt/~jnatar/GLAL-12/index.phtml 9) 외부세계의 재현을 거부하고 순수한 기하학적 요소들의 조합으로 환원된 구축 방식을 기본 조형 원리로 채택한 미술 사조. 10) Jacky Klein(2003), 'Naum Gabo: Construction in Space (Crystal)', http://www.tate.org.uk/art/artworks/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387.
(6) 하였다. 이 연작은 ‘가벼움, 평형, 균형’을 핵심 개념으로 하는 최적의 구조를 실험한 것'11)이며, 가보 의 인생 전반에 걸쳐 여섯 가지 유형으로 연작이 전개되었다. 수학적 체계에 의한 선의 리듬을 구현 하는 실험에 주력한 가보와 다른 방향으로, 바바라 햅워스(Barbara Hepworth, 1903-1975)12)는 1930년대 후반부터 선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선과 덩어리의 극적인 대비가 중심이 되는 추상조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는 조각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추동한 선을 양감의 일부로 흡수함으로 써 전통과 혁신의 경계를 포착한 이정표로 해석된다. 1차원적 요소를 3차원에서 전개하면 선적 속 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발현되는 특성으로 인해 평면보다 입체조형에서 활발하게 적용된 이 무렵의 선형미술은 공간으로의 확장 시도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표 2> 초기 선형미술의 특성 공간을 가로지르는 선 드로잉. 수학적 체계에 의한 리듬. 칼더, ‘Varese’ , 193013). 가보, ‘Linear Constructions in Space Crystal No.1’ , 1942-4314). 선과 덩어리의 대비. 탈 맥락화의 불안정성. 햅워스, 193915). 뒤샹, ‘His Twine’ , 194216). 규칙성과 불규칙성의 대비. 건축적 규모로의 확장. 헤세, ‘Metronomic Irregularity II’ , 196617) 타우니, ‘Cloud Labyrinth’ , 198318). 11) Theresa Neurohr & Damiano Pasini(2009), 'Principles of Lightweight Structures in the Sculptural Conceptions of Naum Gabo', 「Interdisciplinary Science Reviews」, Vol. 34 No. 4, p.371 12) 햅워스와 헨리 무어(Henry Moore, 1898-1986)는 런던 소재 로얄 미술대학교(Royal College of Art)의 동기이며, 유사한 작 품 유형으로 인해 종종 비교의 대상이 된다. 조각 작품에 음성적인 공간(Negative Space)을 포함시키는 획기적인 시도를 통해 전 환점을 처음으로 마련한 이는 무어보다 1년 앞선(1931년) 햅워스이지만(Jeanette Winterson(2003), 'The Hole of Life', Tate Megazine, Issue 5) 애석하게도 명성의 수혜는 무어에게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1930년대 후반)에 줄 (String)을 결합한 추상 조각을 실험하기 시작했지만, 남성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던 보수적인 조각 분야와 평단의 시선은 무어에 게 우호적이어서 햅워스가 무어를 추종했다는 편파적인 평가를 견지했다. 13) http://whitney.org/Collection/AlexanderCalder/8025 14) http://global.britannica.com/EBchecked/topic/223137/Naum-Gabo 15) http://www.christies.com/lotfinder/sculptures-statues-figures/barbara-hepworth-sculpture-with-colour-andstrings-5432910-details.aspx 16) http://www.toutfait.com/online_journal_details.php?postid=47245 17) http://www.wikiart.org/en/eva-hesse/metronomic-irregularity-ii-1966 18) http://www.uarts.edu/events/alumni/2013/01/mfa-book-arts-and-craftsfibers-exhibition 388.
(7) 앙드레 브르통이 기획한 ‘First Papers of Surrealism'19) 展은 초현실주의 최초의 공식적인 국제 전 시이자, 초현실주의가 처음으로 설치미술을 시도한 전시로서 1942년 뉴욕에서 개최되었다. 이 전. 시를 위해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은 일종의 ‘혼란을 야기하는 틀’로서, 대략 1,600미 터의 줄을 사용하여 전시장 내부공간을 구획했다. 이는 전시 공간과 미술작품의 관습화된 정체성. 을 해체함으로써 ‘제 자리를 벗어남(Displacement)’을 은유한 시도였으며, 관람자의 동선을 물리적 으로 지연시킬 뿐 아니라 작품의 감상을 시각적으로나 개념적으로 방해하는 일종의 장애물 역할. 을 했다. 이 설치작품을 통해 뒤샹은 “틀이나 경계에 대한 사고와 더불어 제약을 수반하는 공간이 나 통제된 움직임에 대한 감수성을 표명하고, 탈 맥락화의 불안정성을 강조”20)하였다. 포스트모더. 니즘의 특성인 불안정성은 헤세의 부조작품에서도 발현되었다. 안과 밖, 혼란과 질서와 같은 상반 된 개념의 경계를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미술 전반에 걸친 다양한 시각언어를 통해 치열하게 성찰. 했던 에바 헤세(Eva Hesse, 1936-1970)는 ‘Metronymic Irregularity’ 연작에서 규칙성(나무 패널 과 간격을 동일한 너비로 배열)과 불규칙성(패널을 연결한 선의 복잡한 흐름)을 혼합한 불협화음을 제시했다. 이는 당대를 풍미했던 ‘혼란스러운 흐름을 체계화하는 원리가 감추어진 혼돈 이론(Chaos. Theory)’과 상당히 밀접한 유사성21)을 보여준다. 절망과 같은 내적 불안을 연상케 하는 그러한 불. 규칙성을 통해 선의 흐름을 파악하기 곤란한 ‘엉켜진 배열 상태(Entangled Configuration)’ 자체에 주목하게 했다. 이후, 선적 속성이 중심이 되는 조형예술의 확산은 7,80년대에 부흥기를 맞이한 섬 유예술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르노어 타우니(Lenore Tawney, 1907-2007)는 그 선봉에 선 예 술가 중 한명이었다. 타우니는 1970년대부터 수천 가닥의 마사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건축적. 규모의 ‘구름’ 연작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상과 같은 여러 혁신적인 시도를 필두로 섬유예술의 부 흥을 거쳐 재료의 물성에 주목하는 포스트모던 조형예술의 확산에 이르러 실이 미술재료로서 널리 활용되는 시점에 이르게 된다.. 3. 실을 이용한 삼차원적 선형미술 3.1. 선형미술에 적용된 실이라는 질료의 특성 실은 꾸준한 활용 빈도와 범위의 점진적인 확장에 의해 친밀도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축적되어온 재료이다. 비교적 최근에 이르기까지 재봉사처럼 굵기가 가는 실은 직조에서 경위사로 쓰여 조직 속에 흡수되거나, 자수에서 선을 그리는 매개이거나, 봉제와 같은 기능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이차 적인 도구였다. 하지만 앞장에서 고찰한 초기 선형미술이 등장하고 재료의 물성에 주목하는 포스 트모더니즘의 부흥과 쇠퇴를 거치면서, 실 단독으로 조형예술의 재료로 활용되는 시점에 이르게 된 것이다. 재료는 표현적 서술의 가시적 양태를 실현시키는 매개이다. 재료를 가공해서 표현된 내용이 구상이 든 추상이든 재현적 속성을 지닌다는 의미이다. 구상은 세계를 보는 방식을 드러내고, 추상은 개념 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사유의 일면을 드러낸다. 실은 구상과 추상 전반에 걸쳐 활용 가능한 재료이 지만, 실 단독으로 1차원적 특성을 강조하는 기하학적 추상에서 직선이나 곡선을 재현하는 매체가 됨으로써, 표현된 이미지에서 선이 차지하는 시각적 비중이 최대치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선형미 술은 선적인 재료 자체에서 내용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표현내용이 ‘내용을 형성하는 형식’에. 달려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섬유질로 만들어진 굵기가 가는 실은 여타의 선적인 재료에 비해 유연 성이 탁월하여 곡선의 재현에 적합하다고 하겠으나, 바닥 면과 맞닿아 있거나 부수적인 장치에 의 존하지 않는 이상 고정된 양 끝점 사이에 호(弧)를 그리는 궁형(弓形) 곡선에 한정된다. 양 끝점의 높이 차이, 혹은 양 끝점의 거리를 실이 얼마나 초과하느냐에 따라 생성되는 곡선의 형이 달라질 뿐 이다. 따라서 실을 활용한 선형미술은 고정축의 거리와 일치하는 직선의 활용이 상대적으로 더 높 19) 제 2차 세계대전의 혼란과 나치즘(Nazism)으로부터 탈출하여 미국으로 망명한 일군의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을 위한‘시민권 취득 서류’ 임을 암시한다. (T. J. Demos(2001), 'Duchamp's Labyrinth: "First papers of Surrealism", 1942', JSTOR Vol. 97, The MIT Press, p.91)‘근원을 부정(Homelessness)’ 하는 예술운동으로서의 초현실주의는 이 역사적인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 신화 의 준거가 되는 토양을 잃고 새로운 거점을 실질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아이러니에 대면할 수밖에 없었다. 20) T.J. Demos(2001), 같은 책, p.118 21) Jeanne Wolff-Bernstein(2005), 'In Search of Her Own Language', 「Studies in Gender and Society」, The Analytic Press, p.362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389.
(8) 은 가능성을 제공한다. 기하학적 엄밀성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고정축의 위치와 거리를 조정하여 선을 잘게 분절하면 파상곡선(波狀曲線)의 전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의 유연성과 탄 성, 비교적 높은 인장 강도는 고정 축 사이에 팽팽한 직선을 긋는 것을 수월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은 질료적 특성을 중요한 심미적 수단으로 활용하므로 평면, 부조, 입체, 설치 미술과 같은 여러 형식들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공통된 질서를 창출한다. 이 표현양식으로 구현되 는 질서의 핵심은 두 점을 잇는 거리인 ‘선’이라는 추상적인 기호에 기반을 둔 흐름에서 발화한다. 1. 차원적 선의 특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상하는 ‘실’은 악기의 현 하나가 진동하며 방출하는 소리의 파장(波長)이나 빛의 방사(放射)와 같은 공간 속 이동이나 확산뿐 아니라, 영속성을 상징하는 시간 의 흐름을 가시화할 수 있는 최적의 매개이다. 실의 굵기가 가늘어질수록 색채를 제외한 나머지 시 각요소의 개입이 현저하게 낮아지므로 1차원적 선의 특성이 더욱 명료하게 발현되기 때문이다. 3.2.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의 분류 실을 이용한 3차원적 선형미술을 먼저 선의 흐름이 구현된 차원에 따라 평면 전개, 입체 전개, 설치 미술로 범주를 구분한다. 다양한 형식의 변주로 인해 표현내용이 분화된 평면과 입체 전개는 표현형 식이, 공간 속의 두 점을 잇는 기본원리를 따르는 설치미술은 표현내용이, 각각 분류의 기준이 된다. 작품 분류의 과정과 단계별 적용기준은 다음과 같다. 평면전개의 경우 먼저 추상과 구상으로 양분 하고, 추상은 선이 생성되는 두 가지 상이한 원리에 따라 2차원과 1차원 사이를 왕복하는 해체와 재구축, 1차원에서 2차원으로 확장되는 시모그래피의 변형으로 나누어 선의 순환방식을 비교할 수 있는 사례 4점을 선별한다. 구상은 분산된 고정 축과 선의 밀도 조율에 의해 구현된 사례이다. 입체전개의 경우, 선이 배열되는 방향의 차이와 선이 축적되는 방향의 차이로 먼저 이분한다. 선이 배열되는 방향은 수직선의 수평배열과 수평선의 수직배열로 나누고, 선이 축적되는 방향은 안에서 밖을 향하거나 밖에서 안을 향하는 두 가지 상반된 기본형식으로 나눈다. 표현내용이 분류의 기준 이 되는 설치미술의 경우는 빛의 궤적을 표상하는 선이 공간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점유하는 규모의 차이로 이분한다.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는 유형은 다시 수직 방향으로 상승/하강하는 빛, 수평 방 향으로 확장하는 빛, 각을 통해 사선으로 굴절하는 빛, 여러 방향으로 확장하는 편광으로 구분한 다. 공간 전체를 점유하는 선은 낮과 밤을 표상하는 빛과 어둠으로 나눈다. 상기한 분류 방식을 표 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표 3〉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의 분류 직선의 수직/수평/사선 전개와 배열 곡선의 수평 전개와 수직 배열 규칙적 선의 순환 불규칙적 선의 순환. 2차원과 1차원을 왕복하는 전이 평면. 추상 1차원에서 2차원으로의 전이. 전개 구상. 입체 전개. 분산된 고정 축과 선의 밀도 조율에 의한 사실적 이미지의 구현. 배열 방향. 축적 방향. 수직선의 수평 배열 수평/경사진 선의 수직 배열 안에서 밖으로 선이 집적되는 형식 밖에서 안으로 선이 집적되는 형식 수직으로 상승/하강하는 빛의 궤적. 설치. 공간의.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빛의 궤적. 일부. 사선으로 굴절하는 빛의 궤적. 미술. 공간으로 확산하는 편광의 궤적 전체 공간. 빛의 미로 어둠의 미로. 3.3. 평면 전개 형식: 시모그래피의 변주 평면 전개는 간결한 이미지에서부터 복잡한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표현의 폭이 매우 넓다. 보편적 매 개 변수는 바탕 면이나 틀의 활용 여부, 고정 축을 외곽에만 또는 내부까지 분포되게 하느냐의 여 부, 고정 축의 개수와 위치, 어느 고정 축 사이를 어떤 수열에 따라 이동하느냐 하는 수학적 체계 등 속이다. 색과 같은 여타의 시각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이와 같은 변수가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390.
(9) 산출 가능한 경우의 수는 무수하다. 구상을 포함한 복잡한 이미지는 바탕 면을 사용하고, 내부까 지 분포된 다수의 고정 축을 활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평면에서 전개하여 완성된 이미 지는 그 형식이 어떠한지를 막론하여 2차원보다는 크지만 3차원보다는 작은 소수 차원을 점하게 된다. 평면 전개의 사례로 해체와 재건의 매개로 활용된 두 가지 예시, 테두리를 가로지르는 선의 순환 방법을 따르면서 변형요소가 서로 다른 두 가지 예시, 분산된 고정 축(못)과 밀도조정에 의한 사실적 이미지의 구현 예시로 총 5점을 선정하여 각각의 조형방식과 특성을 비교 분석하겠다.. Adrian Esparza, ‘Wake and Wonder', 201322) <그림 2> 해체(2차원 직물을 1차원으로)와 재구축 : 직선 전개. Gabriel Pionkowski, ‘무제’, 201123) <그림 3> 해체(2차원 직물을 1차원으로)와 재구축 : 곡선 전개. <그림 2>와 <그림 3>은 직물을 해체하여 얻은 결과물인 실을 활용하여 추상 이미지로 재구축한다 는 형식상의 공통점이 있지만, 해체 대상에서 <그림 2>는 멕시코의 전통 직물인 세라페(Serape)24) 의 올을 풀어 기하학적인 틀에 재배열하고, <그림 3>은 직물의 위사를 일부 풀어서 제거하고 남은 경사만으로 전통적인 회화의 채색된 캔버스를 대신하게 함으로써 서로 다른 신화를 해체하는 내 용상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는 민속이나 정통 회화의 상징을 해체함으로써 ‘관습’이라는 보이지 않. 는 원칙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시도이다. 또한 무엇이 해체되었는가에 주목하도록 해서 사유의 대상 에서 이미 물러나버린 익숙한 대상을 전면으로 소환하기 위한 각색이 된다. 상투성을 해체하는 이 러한 시도들은 전통 철학의 독단을 극복하고자 했던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의 해 체론25)과 연계되며, 포스트모더니즘의 고유성과 다원성-보편적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드러내는 여러 예술적 실천 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시모그래피의 원리를 최소한으로 차용하며, 다수의 선분에 의한 기하학적 패턴의 구성이 아닌, 간결한 병렬 방식 과 동일요소의 반복을 통한 리듬감과 함께 엄격한 규칙성에서 생성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유 도한다. 22) http://www.mymodernmet.com/profiles/blogs/adrian-esparza-wake-and-wonder 23) http://collectiftextile.com/gabriel-pionkowski/ 24) 멕시코의 남성용 전통의상에서 한쪽 어깨에 걸치는 직사각형의 숄(shawl)을 일컬으며, 강렬한 색채대비를 이루는 기하학적 패턴 으로 제직된다. 25) 해체론의 중심 개념은‘차연(Differance)'이다. '차이나다 ‘와 ’ 지연시키다 ‘의 합성어인 이 용어는, 기표와 기의 사이가 어긋나고 최 종적 기의가 영원히 미루어진 자리에 해석의 무한한 지평이 열린다는 의미이다. (전예완(2007), '데리다: 형이상학의 해체 ‘, 『미학의 문제와 방법』, 미학대계 제 2권, 서울대학교출판부, pp.595-603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391.
(10) <그림 4>과 <그림 5>는 테두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내거나 못을 박고, 고정 축을 따라 내부에 서 선이 순차적으로 배열되거나 교차되면서 순환하는 시모그래피의 전형적인 형식을 활용한다. 하 지만 두 작품 모두 각각 상이한 매개변수를 추가하여 시모그래피의 정형성에서 이탈한다. <그림 4> 의 경우, 기하학적으로 정형화된 테두리의 모양과 내부에서 형성되는 패턴의 대칭성이라는 기본 원 리에서 벗어나, 바탕면의 얼굴구조를 따라 포물선을 그리는 일련의 구멍을 순차적으로 회전하여 선 이 중첩된다. 인물 사진의 일부로서 선형 구조가 흡수되어 사실적인 배경과 추상적인 패턴의 대비 에 의한 이미지의 충돌이 시각효과의 중심을 이룬다. <그림 5>의 경우는 사각 캔버스 측면에 나열 한 못에 수학적인 일련의 체계 없이 무작위로 색실을 걸어 혼색효과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시모그 래피의 정형성에서 이탈한다. 이 두 작품은 선의 순환방식에서 차이를 보일 뿐 아니라, 시선의 응축 과 팽창에서 서로 상이한 시각효과를 창출한다. 그림4는 시간의 경과를 암시하는 색 바랜 사진 위 에 명시성이 높은 색실을 나열하여 과거와 현재, 구상과 추상, 면과 선, 무채색과 유채색이라는 상 이한 요소의 극적인 대비를 조장한다. 이와 같은 명시성의 차이가 추동하는 시선의 응축과 반대로, 화면의 중심부를 향할수록 선의 밀도가 점차 낮아져 명도가 상승하는 <그림 5>에서는 시선이 화면 바깥을 향해 팽창된다.. Maurizio Anzeri, ‘Penny', 200926) <그림 4> 테두리를 따라 내부를 가로지르는 선의 순환, 규칙적 선의 순환. Emil Lukas, ‘Center Hum West', 201127) <그림 5> 테두리를 따라 내부를 가로지르는 선의 순환, 불규칙적 선의 순환. <그림 6>은 화면 전체에 분산 배치한 못에 선의 밀도를 조정하면서 실을 걸어 사실적인 인물상을 표현한 것이다. 선의 흐름이 수학적 질서를 드러내는 전형적인 시모그래피와 달리, 2차원에 구현된 이미지의 입체감을 재현하는 것이 이 작품에서 시모그래피 형식이 수행하는 기능이다. 선이 섬세한 음영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집적되거나 분산되고, 그 밀도 차이를 통해 표현대상의 입체감이 사실적 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검은색으로 절제된 색채와 흰 바탕 화면의 대비뿐 아니라 화면 전체에 걸쳐 잘게 파편화된 선은 작품과의 대면 거리가 멀어질수록, 선의 2차원적 특성이 점차 약화되면서 표현 대상의 입체감으로 흡수된다.. 26) http://www.saatchigallery.com/artists/maurizio_anzeri.htm?section_name=new_britannia 27) https://artsy.net/artist/emil-lukas 392.
(11) Kumi Yamashita, 'Constellation-Mana', 201128) <그림 6> 분산된 고정 축과 선의 밀도 조율에 의한 사실적 표현. 3.4. 입체 전개 형식: 1차원에서 3차원으로의 도약 선의 집적을 통해 1차원에서 3차원으로 도약하는 입체 전개는 형식적인 측면에서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집적된 선을 하나의 전체로서 고정하게 될 틀(Frame)을 거점으로 하여 수직선을 수평/좌우 방향으로 병렬하는 것과 이와 반대로 수평선이나 경사진 선을 수직/상하 방향으로 배열 하는 두 가지 대조적인 전개 방식, 그리고 선의 집적 순서를 안에서 밖으로, 혹은 밖에서 안으로 증 식시키는 또 다른 두 가지의 대조적인 축적 방식이다. <그림 7>과 <그림 8>은 선의 전개 방식에서 수직과 수평으로 선이 흐르는 방향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림 7>은 바닥에서 천장으로 위치가 반전된 조각대에 실을 수직으로 늘어뜨려 수평으 로 배열하고, 각각의 실에서 특정 지점을 붉은색의 형광 안료로 덧칠하여 인간의 형상을 조형한 작 품이다. 수직으로 아래를 향해 흐르는 선은 중력의 법칙에 상응하는 가장 간결한 조형방식이다. 상 단에서만 실의 위치를 고정해도 수직적인 흐름이 그대로 유지된다. 천정에 고정된 육면체인 틀과 근 접하게 이어진 인간의 형상은 정면을 바라보는 시점보다 훨씬 위쪽으로 시선을 이끌도록 천장 가까 이 높은 곳에 위치한다. 수직선의 속성인 상승/하강 효과를 수용함으로써 인체상이 육면체에 이끌 려 하늘로 상승하는 순간을 포착한 듯한 감상을 수반한다. 무릎 아래로 생략된 인체 부위는 그러 한 상승의 빠른 속도감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능한다. 이와 대조적인 형식인 <그림 8>은 수평선과 경사진 선의 조합으로 선의 팽창 효과를 구현하는 작품 이다. 오래된 톱을 틀로 활용하여 양 극점-톱을 90각도로 가로지르게 추가한 철근의 양 끝점-에서 중심부를 향해 실이 점진적인 각도의 차이를 이루며 펼쳐지도록 톱니의 골에 수직 방향으로 색실 을 나열한 것이다. 중앙 부위에서 실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그 사이사이로 안쪽에 위치한 고명도의 색실이 드러나게 되어, 톱날을 비추는 빛이 팽창하는 가시효과를 조성한다.. Alessandro Lupi, 'Fluorescent Density', 200929) . Randy Walker, 'Saw Piece No. 4', 200630). <그림 7> 수직선의 수평배열 . <그림 8> 수평선/경사진 선의 수직배열. <그림 9>와 <그림 10>은 선이 축적되는 상이한 방향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예시이다. <그림 9>는 28) http://www.kumiyamashita.com/portfolio/constellation-mana/ 29) http://www.alessandrolupi.com/portfolio/densita-fluorescente-cuba/ 30) http://browngrotta.com/pages/walker.php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393.
(12) 박제된 동물의 몸 전면에 못을 박고 안에서 밖을 향해 축적되도록 실을 걸어서, 가상의 거미가 오 랜 시간에 걸쳐 거미줄로 뒤덮은 형상을 재현한 작품이다. 공격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동물 형상 을 거미줄로 겹겹이 휘감음으로써 삶과 죽음이라는 이항 대립적 요소의 공존이라는 생경한 아이러 니를 표출한다. 양립이 불가능한 두 요소의 결합, 다시 말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생명체가 거미줄에 잠식된 형상이다. 생명이 소멸되어 정태적인 상태에 다다르 지 않고서는 축적이 불가능한 거미줄에 매몰된 상황이면서도 여전히 역동적인 의지를 전달하는 포. 즈를 유지하고 있는 ‘불가능성’을 현시한 것이다. 이는 삶과 죽음을 분리하여 사유하는 통상적인 관 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관점의 이동을 호소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거미줄의 축적을 통해 암시 된 ‘시간’의 흐름은 삶과 죽음의 차원을 압도하는 유일한 개념으로서 작품의 이면에서 차가운 본성 을 드러낸다. 선의 집적이 안에서 밖을 향해 증식되는 <그림 9>의 조형방식과 대조적으로 <그림 10>은 투명한 아 크릴판 상자에 구멍을 내고 내부를 횡단하는 복잡한 선의 흐름을 조정하여 신화적인 존재인 용의 형상을 구현한 작품이다. 내부에 구축될 형상에 의거하여 치밀하게 설계된 상자는 외피의 구멍과 내부에 부착된 부수적인 장치가 고정 축으로 기능하도록 하여 빛의 방사와 같이 방향의 제약이 거 의 없는 복잡한 이미지를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지만, 각각의 구멍으로 실을 통과시켜야 하므 로 작업 가능한 실의 길이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고 시간의 효율성도 낮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치밀한 계획과 인내 뒤에 조형된 형상은 다른 표현형식으로 성취하기 어려운 시각효과를 점유하게 된다. 이 방식을 통해 전환점(고정 축) 사이를 잇는 실이 교차되며 구축된 입체 형상은 외피에서 내 부의 핵심에 이르기 까지, 섬세하고 복잡하고 상호유기적인 구조를 구석구석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놀라운 개방성을 보존하기 때문이다.. Julien Salaud, 'Animaux Stellaires', 2008-1131) <그림 9> 안에서 밖으로 선이 집적되는 형식. David Altmejd, 'Le Ventre', 201232) <그림 10> 밖에서 안으로 선이 집적되는 형식. 31) http://julien-salaud.info/index.php/galeries/sculpture/animaux-stellaires 32) http://www.davidaltmejd.com/lespectreetlamain-2012-1-1-1 394.
(13) 3.5. 설치미술 형식: 빛, 공간 속에 길을 내는 선 공간 속에 길을 내는 선은 빛을 표상하는 대리 실재이다. 공간에 배열된 실의 굵기가 가늘고 간격이 가까울수록, 실의 색상이 고명도 고채도의 팽창색에 가까울수록, 최소한의 질량을 지닌 실의 1차원 적 명징성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마치 공간에 흡수되어 번진 것처럼 투명한 막으로 펼쳐지며, 미묘하. 고 섬세한 빛으로 변화하는 착시효과를 야기한다. 그래서 공간 속에 길을 내는 실은 ‘빛’을 지시하 는 도상학적 비유가 된다. <그림 11>에서 <그림 14>까지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실이 빛의 물질적인 등가물로 인식되는 시각적 경험의 전형적인 사례들이다. 그들은 흡사 스펙트럼을 통과한 광선이나 무지개, 빛의 굴절과 반사에 의한 광학현상의 환영을 유발하면서 공간 속에 길을 낸다. 실내공간에 수직구도 (<그림 11>)나 수평 구도(<그림 12>)로 재현된 빛의 궤적은 정적인 반면, 굴절하는 사선구도(<그림 13>)은 무한한 움직임 의 가능성을 시사할만큼 역동적이다. <그림 11>과 <그림 12>는 고채도의 색상을 사용하여 빛의 반 사를, <그림 13>은 형광실과 자외선 발광체를 사용하여 광선의 조도를 시각효과의 중심으로 삼는 다. <그림 14>는 평면에서 전개되는 전형적인 시모그래피의 형식을 공간에 적용하여 차원을 확장한 다. 이 작품에 이용된 수학적 법칙은 단순한 것이지만, 공중에 매단 다수의 줄을 고정 축으로 하여 배열된 기하학적 패턴이 입체적으로 전개됨으로써, 실과 실 사이로 투영된 선형구조가 편광(偏光) 처럼 벌어져있는 빛의 형상을 그려낸다.. Gabriel Dawe,‘ Torres de Satelite’ , 201133) <그림 11> 수직으로 상승/하강하는 빛. Kate Terry, ‘Thread Installation No.23’ , 201034) <그림 12>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빛. David Ogle, 201335) <그림 13> 사선으로 굴절하는 빛 33) http://www.gabrieldawe.com/installation/plexus_009.html 34) http://www.kateterry.co.uk/schwartz.html 35) http://www.davidogle.co.uk/#!installation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395.
(14) Sebastien Preschoux, 'Cryptogreen No.2', 201236) <그림 14> 공간으로 확산되는 편광(偏光). 빛은 선으로 이루어진 자연현상이다. 그리고 그 빛은 언제나 허공을 차지하는 일종의 균형이다. 균 형이 기울어질 때 어둠이 찾아든다. <그림 15>와 <그림 16>은 공간 전체를 점유하는 선의 미로를 서 로 상반되는 빛과 어둠의 언어로 각각 구현한다. <그림 15>는 형광실과 자외선 발광체를 이용하여 평행하는 다수의 직선이 꺾이고 뻗어나가 공간 전체를 구획하는 기하학적 가상계를 창출함으로써 네온 불빛이 창연한 미래의 도시환경을 연상케 한다. 이 가상계에는 자연을 위시한 현상계의 어떠 한 대상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순수한 직선의 세계이자 빛의 세계이다.. 최정문, 'Drawing in Space, A Maze', 201337) <그림 15> 공간 전체를 점유하는 선의 미로, 빛의 미로. Chiharu Shiota, ‘After the Dream', 201138) <그림 16> 공간 전체를 점유하는 선의 미로, 어둠의 미로. 이처럼 기하학적이고 인공적인 빛의 미로가 불러일으키는 감흥과 반대로, <그림 16>은 빛이 서서히 물러나는 어스름한 저녁 무렵이나 먼동이 틀 때의 두터운 연무와 같은 자연현상이 공간을 점거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창출한다. 검은 선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구조 속에서, 어떤 불길한 사건이 촉 발되기 직전임을 암시하는 징표처럼 드레스 형상이 허공을 부유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선은 잘게 분화되며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 상호의존적인 얼개를 구성함으로써 직선으로 전진하는 빛의 성 36) http://recentzie.nl/string-installations-door-sebastien-preschoux/ 37) http://www.jeongmoon.de/en/works/drawing_in_space_a_maze/ 38) http://www.chiharu-shiota.com/en/works/?y=2011 396.
(15) 질과 동떨어진 양태를 나타낼 뿐 아니라, 빛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검은색으로 통일되어 빛을 표상 하는 앞선 예시들과 달리 어둠을 은유하는 매개로 활용된다. 어둠은 빛처럼 명시적인 길을 제시하 지 않고 미로를 품는다. 빛과 어둠은 상반된 자연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분리될 수 없고 상호보 완적이다. 빛은 어둠의 일부이고, 어둠은 빛의 일부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4. 결론 실은 평면조형, 입체조형, 설치미술과 같은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어 다채로운 표현에 화응(和應)하 는 다목적 미술재료이다. 일상성과 간결성을 지닌 실에 대한 우리 감각 인식의 누적이 오히려 조형 예술로 승화된 형식을 대면하면서 친밀감이 동반하는 상투성을 수정하고, ‘이미 충분히 안다고 생. 각하는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석기. 시대로 소급되는 오래된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새로운 활용방안이 계속해 서 탐구되고 있고, 실의 질료적 차원이 미학적 좌표가 되는 선형미술을 통해 이 재료만의 고유한 성 질이 발화하는 시각적 효과의 지평이 점차적으로 넓어지는 추세이다. 당대의 선형미술의 흐름을 조 망하기 위해 선형미술의 조형원리와 특성, 초기의 미술사적 전개 양상을 고찰하고, 임의 추출된 표 본을 분석하여 도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차원적 속성의 물질적 등가물인 실의 특성은 간결하지만, 동시에 변용 가능성이 높은 미술 재료의 표본이다. 사례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단일 재료로 실만큼 폭넓게 활용되는 재료도 드물다. 보편적 매개 변수39)가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표현 가능한 경우의 수가 무수하고, 3차원 이내에 서는 적용 가능한 범주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잠재적인 표현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이러한 특성을 기반으로 조형예술분야의 경계를 허물 뿐 아니라, 수학(등차나 등비와 같은 수열, 기하학)과 물리(광학이나 중력의 법칙)의 세계를 조형예술의 차원으로 소환하는 대표적인 양식이므로 ‘실을. 이용한 선형미술’은 조형예술에서 개방성과 유동성을 지향하는 융합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둘째, 흐름, 힘, 운동을 내포하는 선의 가시적 등가물인 실은 최소한의 질량감으로 선의 흐름을 구 현하고 각으로 분절되어 뻗어나가는 힘의 집적을 통해, 파동과 방사와 같은 연속적인 운동을 형상. 화하는 매개가 된다. 특히 고정 축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이 병렬되었을 때는 ‘흐름’이, 일련의 수학적. 체계에 의해 각으로 분절되었을 때는 시각적 ‘운동’이 강화되는 효과가 발생됨을 알 수 있다. 현상계. 를 선행하는 가상계, 즉 추상적 세계의 형상을 표현하는 양식에서 흐름과 운동을 구현하는 선의 힘 이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은 선의 흐름이 공간으로 넓게 확장되는 설치미술 형식 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발현된다. 셋째, 평면과 입체 전개는 형식적인 변주가 세분화됨에 따른 표현내용의 확장으로 인해 선이 표상 하는 대상 역시 제각각이지만, 설치미술의 경우 공간 속에 길을 내는 선이 빛을 표상하는 대리 실재 로 변형되는 경이로운 시각효과가 창출된다. 이는 공간 속에서 선의 흐름과 운동이 강렬하게 드러 날 뿐 아니라 먼 거리에서 바라보면 근접한 선들이 서로 스며들어 투명한 막으로, 요컨대 빛의 흐름 의 일시적 양태를 포착한 형상으로 지각되기 때문이다. 사례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공간으로 진출 한 실의 색이나 밀도에 따라 빛의 조도 효과가 달라지고, 전체적인 구도와 패턴에 따라 빛의 굴절이 나 반사와 같은 다양한 광학현상을 가시화할 수 있다. 넷째, 실을 이용한 3차원적 선형미술의 분석은 간결함이라는 속성의 본질에 대한 통찰로 이어진다. 어떠한 개념이나 사물의 핵심을 나타내는 간결성은 그 근원에 함축된 힘을 의미하며 분화, 변화, 성 장을 촉발하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다양성의 발원지가 된다. 하나의 간단한 상태를 종속시키는 정태적인 단순함과의 차이인 것이다. 간결함과 단순함은 공통적으로 더 이상 빼낼 것이 없는 상태를 가리키지만, 단순함이 지니지 못한 ‘지향성’이 간결함에는 주어지기 때문에 생성의 지 반이 되게 한다. 다섯째, 실의 유연성으로 인해 직선 전개에 비해 곡선 전개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게 실현된다는 점 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파상곡선은 평면 전개에서 직선을 일정한 각의 차이를 두고 순환시켜 교차 하는 지점이나 외곽, 또는 잘게 분절된 직선을 통해 곡선의 근사치에 접근하여 구현될 수 있지만, 공. 39) 3장 3절 참조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397.
(16) 간에서는 호를 그리는 궁형 곡선 외에는 자유 곡선을 실현하는 데 물리적인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 다. 실의 물성인 부드러움에 중력이 작용하는 법칙에서 비롯된 한계이다. 공간에 적용되는 선형미술 의 이러한 단점은 평면이나 입체에서 도달할 수 없거나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고유의 장점으로 부각시킴으로써 보완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구현 가능한 곡선형은 물리적 인 장치의 개발과 같은 향후 실험의 과제로 연구가 진행된다면 그 폭이 넓어질 수 있다. 현상계를 구성하는 풍부한 재료를 제한 없이 활용하고 저마다의 물성이 지닌 핵심적 특성을 실험하 는 태도는 진보된 테크놀로지의 새로운 산물을 도입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하겠다. 재료는 내 용의 가시적 양태를 실현시키는 매개이므로 그 종류를 다양하게 확보할수록, 표현의 범주도 다양해 지기 마련이다. 재료의 선택 기준은 재료 고유의 물성에 기반을 둔 핵심을 파악하는 데 달려있다. 실 이라는 특정 재료에 초점을 둔 본 연구가 그러한 탐구에 부합되는 하나의 예시가 되었으면 한다. 이 와 더불어서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설계의 산물인 선이 창출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관념적 인 아름다움을, 연속적인 선의 흐름이 뻗어나가고 교차하며 조성하는 유기적인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그 지평이 더욱 넓게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메를로-퐁티, 모리스, 김정아 역, 『눈과 마음: 메를로-퐁티의 회화론』, 마음산책, 2008 들뢰즈/가타리, 김재인 역, 『천 개의 고원』, 새물결, 2003 전예완, ’데리다: 형이상학의 해체‘, 『미학의 문제와 방법』, 미학대계 제 2권,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칸딘스키, W., 차봉희 역, 『점, 선, 면: 회화적인 요소의 분석을 위하여』, 열화당, 2008 Demos, T.J., 'Duchamp's Labyrinth: "First papers of Surrealism', JSTOR, Vol. 97, The MIT Press, 2001 Klein, Jacky, 'Naum Gabo: Construction in Space (Crystal)', http://www.tate.org.uk/art/artworks/, 2003 Neurohr, Theresa & Pasini, damiano, 'Principles of Lightweight Structures in the Sculptural Conceptions of Naum Gabo', 「Interdisciplinary Science Reviews」, Vol. 34 No. 4, 2009 Winterson, Jeanette, 'The Hole of Life', Tate Megazine, Issue 5, 2003 Wolff-Bernstein, Jeanne, 'In Search of Her Own Language', 「Studies in Gender and Society」, The Analytic Press, 2005 http://www.math.ist.utl.pt/~jnatar/GLAL-12/index.phtml http://whitney.org/Collection/AlexanderCalder/8025 http://global.britannica.com/EBchecked/topic/223137/Naum-Gabo http://www.christies.com/lotfinder/sculptures-statues-figures/barbara-hepworth-sculpturewith-colour-and-strings-5432910-details.aspx http://www.toutfait.com/online_journal_details.php?postid=47245 http://www.wikiart.org/en/eva-hesse/metronomic-irregularity-ii-1966 http://www.uarts.edu/events/alumni/2013/01/mfa-book-arts-and- craftsfibers-exhibition http://www.mymodernmet.com/profiles/blogs/adrian-esparza-wake-and-wonder http://collectiftextile.com/gabriel-pionkowski/ http://www.saatchigallery.com/artists/maurizio_anzeri.htm?section_name=new_britannia https://artsy.net/artist/emil-lukas http://www.kumiyamashita.com/portfolio/constellation-mana/ http://www.alessandrolupi.com/portfolio/densita-fluorescente-cuba/ http://browngrotta.com/pages/walker.php http://julien-salaud.info/index.php/galeries/sculpture/animaux-stellaires http://www.davidaltmejd.com/lespectreetlamain-2012-1-1-1 http://www.gabrieldawe.com/installation/plexus_009.html http://www.kateterry.co.uk/schwartz.html http://www.davidogle.co.uk/#!installation http://recentzie.nl/string-installations-door-sebastien-preschoux/ http://www.jeongmoon.de/en/works/drawing_in_space_a_maze/ http://www.chiharu-shiota.com/en/works/?y=2011 398.
(17)
관련 문서
특히 간 절제술과 간이식을 맡고 있는 외과 왕희정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혈액형이 다른 간이식을 성공한 데 이어 간이식 수술을 통해 혈우병과 간암을 동시 치
L360-1 Trade Commission Implementing Regulation (EU) No 1334/2014 of 16 December 2014 approving the active substance gamma-cyhalotrin, in accordance with Regulation
L333-9 Budget Decis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22 October 2014 on the mobilisation of the European Globalisation Adjustment Fund, in accordance with
Regulation (EU) No 654/2014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5 May 2014 concerning the exercise of the Union's rights for the application and
2014/07/09 [관세정책] EU 집행위, 위조품에 대한 세관간 합동단속(ERMIS)결과 발표 2014/07/11 [FTA정책] EU-일본 FTA 검토(review) 종료 및 제6차 협상 결과
Funding Commission Implementing Regulation (EU) No 288/2014 of 25 February 2014 laying down rules pursuant to Regulation (EU) No 1303/2013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Employment, Social Policy, Health and Consumer Affairs Council 10.16 European Parliament, Political Meetings, Institutional affairs European Parliament
Commission Delegated Regulation (EU) No 1151/2014 of 4 June 2014 supplementing Directive 2013/36/EU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with regard 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