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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두렵다면? 교사를 위한 인권교육!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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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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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직 두렵다면? 교사를 위한 인권교육!

인권친화적 관계맺기

인권친화적 학급살이

(2)

1 인권친화적 관계맺기

1) 인권친화적인 생활교육이란?

(1) 통제와 훈련에 기반한 생활지도의 위험성

생활지도는 미국에서 쓰던 가이던스(guidance)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번역된 용어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가이던스는 우리나라 학교현장에서 통용되는 생활지도와는 다소 다른 개념의 용어입니다. 미국의 가이던스는 주로 전문가에 의한 학교 상담이라는 특정 영역을 의미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의 생활지도는 ‘일반 교사가 교과교육 이외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학생의 일상적인 생활 전반에 관여하는 광범위한 활동’1)을 뜻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장면에서 생활지도는 주로 ‘학교의 규칙에 의해 일정하게 학생을 통제하거나 규칙에 따르도록 훈련시키는 것’으로 드러납니다2). 학교 현장에서 생활지도의 내용이 ‘복장지도’, ‘지각생 지도’, ‘청소지도’, ‘교외생활지도’ 등의 내용을 포괄한다는 점에서도 생활지도의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생활지도에 관한 교사의 인식에 관한 연구3)에 따르면, 교사들은 생활지도에 대하여 ‘학생의 문제행동 예방’,

‘비행학생 지도’, ‘결손학생 지도’, ‘효과적인 칭찬방법’ 등, 주로 학생을 효과적으로 규율하고 통제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4), 교사들은 생활지도 영역에서 학생통제의 중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동료교사나 선배교사로부터 ‘꼬시기’, ‘협상하기’, ‘회피’, ‘격리’ 등과 같은 학생통제전략을 전수받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학문적 정의와 별개로, 학교의 일상적 장면에서 드러나는 생활지도는 개별 학생에 대한 맞춤식 안내나 교육보다는 ‘전체학생에 대한 통제나 훈련 활동’5)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학교의 규칙에 따라 학생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자 하는 방식의 생활지도는 학교내 갈등과 위기를 조장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한 연구6)에 따르면, 학교의 규칙을 강조하고 이에 따라 전체 학생을 통제하고자 하는 생활지도는 학생들의 자아연출 의지를 억압하는 권력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학교규칙이 강제하는 용의․복장의 변형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저항을 시도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학생들의 학교 규칙에 대한 저항의 문제는 단순히 교사와 학생의 대립의 차원을 넘어 학교 내 청소년의 인권 실현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 김현수․오인수(2018), “언어네트워크 분석을 통한 중학교 교사가 인식하는 생활지도의 핵심개념 및 교직 경력에 따 른 차이 탐색 연구”, The SUN Journal of Education Research 27(1): 1-25.

2) 김정원(2004). “일반계 고등학교 학교규율(”생활지도“)의 의미”. 교육사회학연구 14(2): 53-79.

3) 황윤식(2004). “초임교사의 교직생활 적응능력 향상 방안”, 교육연수논총 제9집: 381-405.

4) 김재춘・박정순(2010). “초등학교 초임교사의 생활지도 경험에 대한 내러티브적 탐구”. 한국교원교육연구 27(1):

95-120.

5) 김정원(2004). “일반계 고등학교 학교규율(”생활지도“)의 의미”. 교육사회학연구 14(2): 53-79.

6) 박선웅(2002). “학생다운 몸의 규율과 학교 위기”. 교육사회학연구 12(3): 75-99.

(3)

(2) 관계성과 공동체의식에 기반한 생활교육

생활교육이라는 용어는 2014년 경기도에서 도입한 ‘회복적 생활교육’을 도입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경기도는 기존의 생활지도의 대안적 방법으로 회복적 정의에 기반한 훈육과 교육적 실천을 제안하였고, 이를 회복적 생활교육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후, 학교현장에서는 점차 생활지도 대신 생활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존의 생활지도가 처벌과 통제, 훈련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생활교육은 회복적 정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회복적 정의7)란, 잘못에 대한 처벌을 강조하는 응보적 정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간은 서로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이며 잘못에 대한 처벌에 앞서 정서적 치유와 관계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홀섬8)에 따르면, 회복적 정의는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며, 하나의 패러다임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회복적 정의에 뿌리를 둔 생활교육 역시, 처벌이나 반복적인 훈련에 의해 학생을 통제하고자 하기보다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공유하는 상호존중의 가치를 바탕으로 관계성을 구축하고 공동체의식을 고양시켜 궁극적으로 인권친화적인 학급의 문화를 조성하는 예방적 측면9)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활교육이라는 표현은 경기도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특정한 회복적 생활교육 프로그램이나 방법, 혹은 절차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기존의 통제와 훈련 중심의 생활지도와 구분하여, 관계성과 공동체의식에 기반한 교육방식의 의미로 생활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3) 생활교육의 목적과 효과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생활지도가 처벌과 통제를 통해 학생들을 규칙에 순응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생활교육은 조금 다릅니다. 생활교육은 학교가 교사와 학생이 동등한 인격체로 서로를 존중하며, 인간다운 관계를 맺고 삶을 함께 꾸려가는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즉, 인권친화적인 학교, 인권친화적인 학급 공동체의 구축이야말로 생활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학교에서 이루어졌던 교사 중심의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학생의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처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생활지도는 인권의식의 함양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많은 부작용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교사가 보는 앞에서만 일시적으로 행동을 바꾸거나, 잘못의 원인을 다른 학생에게 떠넘기는 등, 강력하고 엄격한 생활지도로 인해 오히려 공동체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계성을 중심으로 상호존중하는 방식의 생활교육은 학생들 사이의 공동체의식과

7) Zehr(2005).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Palazzo&Hasea(2004). “Restorative Justice in Schools: A Review of History and Current Practices”, 강인구(2015). “회복적 생활교육 개입이 학급응집력에 미치는 효과”, 초등상담 연구 14(1): 43-61 에서 재인용

8) Holtham, J.(2009). 「」Taking restorative justice to schools: A doorway to discipline」

9) 정민주・김진원・서정기(2016). “교사들의 회복적 생활교육 실천 경험에 관한 내러티브 탐구”. 교육인류학연구 19(2): 3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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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집력을 높여줍니다10). 연구결과11)에 따르면, 공동체의식의 향상은 학교폭력의 감소와 문제행동 발생 빈도를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를 포함하여 구성원 전체가 문제행동을 한 당사자를 비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갈등과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할 때, 구성원이 누구도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고 공동체에 통합될 수 있습니다12).

2) 인권친화적 생활교육을 위한 교사의 자세 (1) 생활교육의 시작, 관계성

(가) 수직적・위계적 관계성

학교는 배우고 가르치는 교육의 장이지만, 동시에 학생과 교사가 만나서 삶을 꾸려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생활교육은 이렇게 학생과 교사 사이의 만남에서 출발하는 관계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즉, 생활교육의 첫걸음은 만남과 관계맺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교사 사이의 관계가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기존의 힘과 처벌 중심의 생활지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교사와 학생 관계가 수직적인 편입니다. 교사는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가진 성숙한 어른이며, 학생은 판단이 미성숙한 존재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교사의 지시와 가르침을 고분고분 수용하지 않거나, 의문이나 반론을 제기하는 학생은 종종 비난을 받곤 합니다. 교사 역시, 성숙한 어른으로서 학생을 잘 지도해야 한다는 과도한 부담감에 휩싸여 이상적이고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교사의 모습을 연기합니다.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교사-학생 관계에서는 한 명 한 명의 학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학생을 잘 지도하고 보호하는 성숙한 교사, 그리고 어른의 말에 순종하는 법을 배우는 어리고 미성숙한 학생이라는 모호한 집단만 존재할 따름입니다. 그 속에서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선택, 의견은 배제되기 십상입니다. 이렇듯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수직적인 위계 구조로 이루어진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교실을 비민주적이고 인권친화적이지 않게 만들 확률이 높습니다.

(나) 존중과 평등의 관계성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인권친화적인 생활교육의 핵심은 성숙한 교사와 미성숙한 학생이라는 집단의 틀을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하는 관계성입니다.

이러한 관계성의 핵심에는 학생의 개별성과 고유성에 대한 인정이 있습니다. 사토 마나부13)는 그의 책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종종 교사들은 ‘여러분’이라는 말로 아이들을 부르지만, 교실에 ‘여러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이름과 얼굴을 가진 한 명 한 명의 아이이다.”

10) 강인구・김광수(2015). “회복적 생활교육 개입이 학급응집력에 미치는 효과”. 초등상담연구 14(1): 43-61.

11) 한대동(2013). “초등학교에서의 공동체적 수업 실천과 공동체의식이 학교폭력 자제행동에 미치는 영향”. 교육사회 학 연구 23(4): 207-235.

12) Braithwaite, J.(2002). Restorative Justice and Responsice Regulation. 강인구 외(2015)에서 재인용.

13) 일본의 교육학자이자 ‘배움의 공동체’ 창시자.

(5)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저자, 김원영씨는 존중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존중이란, 개별자로서 그 사람을 대우하고 승인한다14)는 의미이며, 개인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 특유의 욕망과 선호, 희망, 자율성으로 구성되는 개별적 인격성을 인정하는 것15)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고유한 인격과 개별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오랜 집단생활 속에서 번호나 기호로만 존재한다면,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은 존중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의 존엄성은 훼손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학교의 생활교육에서 우리가 관심가져야 할 것은 학생의 행동이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이자 인격체로서의 학생을 존중하는 것, 그리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고유성과 개별성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2) 인권친화적 생활교육을 위한 교사의 행동

최근, 민주적이고 인권친화적인 학급운영과 생활교육을 강조하면서 학교에서는 “우리 모두는 소중하다”, “너와 나, 함께 사는 우리”,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더불어 숲” 등, 민주주의와 인간존엄성, 인권의 가치를 반영한 좋은 글귀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교훈이나 급훈의 형태로, 때로는 학교장 훈화 등으로 학생들에게 강조됩니다.

하지만 인권친화적 생활교육, 존중과 평등의 관계성의 실현은 말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인류학자 김현경은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p.26)

즉, 인권친화적인 생활교육이 학교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선언을 넘어 생활교육의 구체적인 장면에서 교사의 행동과 태도로 드러나야 합니다.

인권친화적 생활교육을 위한 교사 행동의 원칙은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교사는 소수의견을 가진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둘째, 교사는 학생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학생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특히 규칙을 위반한 학생을 지도할 경우,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학생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고, 학생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합니다.

이상과 같이, 교사가 생활교육 장면에서 학생의 참여를 보장하고 개방적이고 공정하게 대하는 등, 권위적인 생활지도 대신 인권친화적인 생활교육의 태도를 지닐 때, 학생의 공동체의식과 시민성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16).

14) 김원영(2018),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p.14 15) 위 책, p.44

16) 출처: 강은영(2016). “교사의 생활지도 태도가 청소년의 학교 공동체의식에 미치는 영향”. 시민교육연구 48(4):

1-26.

(6)

2 인권친화적 학급살이

1) 인권친화적 교실살이란?

(1) 학급운영과 교실살이 (가) 학급운영의 정의

새학기가 시작하는 3월 2일, 새롭게 만난 교사와 학생은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학급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하게 됩니다. 교사는 학생들이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학습하기를 바라며 1년의 생활을 계획하고 준비합니다. 이렇게 1년간 학급생활의 전반적인 방향을 결정하고 이끌어가는 것을 흔히 ‘학급운영’ 혹은 ‘학급경영’이라고 부릅니다.

즉, 학급운영이란, ‘교육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하는 교사의 여러 가지 계획과 활동, 조직 등’을 뜻합니다.

학급운영은 그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매우 교사 주도적인 활동입니다. 학급을 운영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그 학급의 주체는 교사입니다. 학생은 교사의 계획과 활동에 참여하는 대상이 되지요. 하지만 교실은 교사만의 공간이 아니며, 학생들이 하루에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입니다. 1년간 함께 살아가는 학생들을 가운데 놓고 생각한다면, 학급은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나) 교실살이의 뜻

‘교실살이’ 혹은 ‘학급살이’는 최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살아가는 삶의 공간으로서의 교실’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표현입니다. 학급 혹은 교실이 운영과 경영의 대상이 아니며 함께 삶을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학급운영과 대비하여 교실살이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꼽는다면, 교실살이는 어떤 특정한 프로그램이나 활동으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교사가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를 갖고 특정한 활동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나 활동의 총합이 곧 교실살이인 것은 아닙니다.

교실살이는 교사와 학생이, 그리고 학생들끼리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맺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함께 삶을 공유하는 과정입니다. 학급의 조직과 체계를 위한 시스템의 구성 및 운영, 특정한 활동이나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교사와 학생이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순간순간의 호흡과 갈등 자체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7)

(2) 인권친화적 교실살이의 기준

(가) ‘인권을 통한 교육’의 관점에서 본 교실살이

리스터는 인권에 대한 교육, 인권을 위한 교육, 인권을 통한 교육이라는 인권교육 3요소를 말하였습니다. 이 중, ‘인권을 통한 교육’의 개념은 인권친화적 교실살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인권을 통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와 존중’의 원리입니다.

즉, 학교와 교실의 모든 공간 구성 및 교육활동 등이 참여와 존중이라는 인권의 가치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학생들은 실제로 인권을 존중받는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인권친화적 교실살이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경험하는 1년이 삶이 인권의 가치, 즉 참여와 존중에 기반하고 있어야 합니다. 교사가 아무리 좋은 의도와 교육적 목적을 갖고 교실살이를 꾸려간다 하더라도, 그 속에 인권의 가치가 스며들어있지 않다면 교실에 머무는 학생들의 삶은 평화롭거나 안전하지 않습니다.

(나) 인권친화적 교실살이를 위한 길잡이 질문

인권을 통한 교육의 관점에서 인권친화적 교실살이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인권친화적 교실살이는 결국, 교실의 기본 철학과 가치를 인권에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가 도입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나 활동, 교실의 규칙, 교실 공간의 구성 등, 교실살이의 전반에 참여와 존중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동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권친화적 교실살이가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다섯 가지 질문은 우리 학급의 교실살이가 인권친화적인지를 점검해볼 수 있는 길잡이 질문입니다.

| 학급의 교실살이 길잡이 질문 |

㉠ 누군가가 소외되거나 배제되고 있지는 않은가?

㉡ 결정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가?

㉢ 이기고 지는 경쟁구도를 부추기지는 않는가?

㉣ 다양함이 인정되고 있는가?

㉤ 권력과 힘이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나뉘어져 있는가?

출처 : 이은진(2018), 「인권수업」, 지식프레임. p.87.

이 길잡이 질문들은 교실살이의 구체적인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면서 보다 인권친화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급의 체육행사를 계획할 때, 이 길잡이질문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학급의 체육행사 종목이나 내용이 학급의 소수자 학생, 예를 들어 장애학생을 배제하거나 소외시키는 것은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대체할 수 있는 종목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8)

2) 인권친화적 교실살이를 위한 ‘교실인권선언’

(1) 학급 규칙 다시 생각하기 (가) 학급규칙의 특징

규칙이란, ‘하나의 집단에 속한 구성원의 행동을 인도하는 공유된 약속과 기대감’17)입니다. 학급 규칙은 학급 구성원이 함께 공유하는 약속과 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급 규칙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허용되는 행동과 금지되는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급규칙은 다른 일반적인 규칙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더 융통성이 부족하고 행동의 허용범위가 적으며, ‘학생다워야 한다’는 추상적인 규범을 강조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학교와 학급이 교육이라는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직되었다는 특성에 기인합니다18).

학급규칙의 경직성은 허용 행동의 범위가 적다는 점 외에도 상벌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에서도 드러납니다. 많은 경우, 학급규칙은 지켜야 하는 행동이 나열되고, 각 항목마다 보상과 처벌이 정해집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항목별 보상과 처벌이 정해진 학급규칙 예시 |

- 수업 시작시간 10분전까지 등교하기 (지각했을 경우, 벌점 1점)

- 아침에 등교하면 수업 시작전까지 독서하기 (시끄럽게 행동할 경우, 벌점 1점) -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부터 다녀오고 다음 시간 수업준비를 먼저 하기 (수업준비를 미

리하지 않아서 수업시작이 늦어질 경우, 그만큼 쉬는 시간에서 차감)

- 1인1역 활동 후에 확인표에 표시하기 (1인1역을 하지 않았을 경우, 남아서 하고 가기) -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하지 않기 (욕설을 사용했을 경우, 명심보감 베껴쓰기)

이렇게 허용과 금지 행동 중심, 보상과 처벌 중심의 학급규칙은 종종 교사와 학생 사이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학생은 규칙을 수용하지 못하고 반발하게 되고, 교사는 그러한 학생을 감시하고 통제하게 되는 등, 인권친화적인 교실살이의 모습과 거리가 생깁니다.

(나) 학급 규칙을 만들 때 고려할 점

교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제시되는 학급규칙이 혼란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최근, 학기 초에 학급규칙을 함께 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교실살이의 모습을 좀더 인권친화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인권친화적인 학급살이를 위해서는 학급규칙을 함께 만들고 합의하는 절차를 따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17) 홍영기(2001). “학교문화의 형성과 작용과정”. 교육인류학연구 4(2): 41-58.

18) 출처: 홍영기(2001)의 논문.

(9)

| 민주적 절차만 남고 인권의 가치와 태도를 고려하지 않은 사례 |

“초등학교 교사, 욕설 사용한 학생에게 양말 물리고 사진 찍어”

OO시 한 초등학교 A 교사는 지난해 7월 친구에게 욕설을 한 여학생에게 양말 한짝을 벗어 입에 물게 한 뒤 사진을 찍었다. A 교사는 양말을 입에 문 학생의 사진을 학교 홈페이지의 학급방에 올렸다.

조사결과, A 교사는 지난해 4월 ‘욕설을 하는 학생은 자신이 신고 있던 양말을 입에 물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학급게시판에 게시한다’는 학급규칙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A 교사는 “학년 초에 아이들이 욕을 너무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어 학급회의에 부쳤으며, 학 생들이 스스로‘욕을 하다 걸리면 양말을 물리고 사진을 찍자’는 결정을 내렸다”며 “학 생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규칙을 만들었고, 학부모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밟 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015년 6월 29일자 기사에서 발췌)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18129651 (2018.11.26. 최종검색)

이 기사에서 교사는 학급 구성원 전체의 동의와 합의를 통해 ‘욕설을 하는 학생은 자신이 신고 있던 양말을 입에 물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학급게시판에 게시한다’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인권침해로 이어졌습니다.

학급규칙을 함께 만들고 합의하는 민주적 절차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민주적 절차만 남고 정작 중요한 인권의 가치와 태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런 비슷한 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교실인권선언 만들기 (가) 교실인권선언의 의미

교실인권선언은 인권친화적 교실살이의 토대입니다. 기존의 학급규칙이 주로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교실인권선언은 교실의 모든 구성원이 자유롭고 존엄한 개인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학급규칙과 달리, 허용 혹은 금지되는 구체적인 행동의 목록이 아닌 교실에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아래는 2014년, 6학년 학생들이 만든 교실인권선언을 발췌한 것입니다.

| 6학년 학생들이 만든 교실인권선언 예시 |

(10)

<오미자반 인권선언>

-서울OO초등학교 2014년 6학년 5반의 교실인권선언- 제1조 우리는 누구나 외모나 능력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제2조 우리는 누구나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 특히 급식을 공평하게 분배받을 권리가 있다.

제3조 우리는 누구나 신체의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다. 어느 누구도 허락없이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질 수 없다.

제4조 우리는 누구나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가 있다. 어느 누구도, 비록 선생님이라도 함부로 혹은 장난으로라도 다른 사람을 때릴 수 없다.

제5조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말할 권리가 있다. 의견이나 생각 을 서투르게 말하더라도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제6조 우리는 누구나 인격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어느 누구도 ‘~충’ 등과 같은 욕설 이나 성적으로 불쾌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해서는 안된다.

제7조 우리는 누구나 비난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특히 체육시간이나 수업시간에 실수를 하더라도 야유를 보내서는 안된다.

제8조 우리는 누구나 쉬는 시간에 맞추어 쉴 권리가 있다. 선생님은 쉬는 시간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제9조 우리는 누구나 수업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어느 누구도 수업 시간에 떠드는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제10조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물건을 지킬 권리가 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허락없이 만지거나 훔쳐서는 안된다.

제11조 우리는 누구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친구나 선생님은 다른 사람이 요청하는 도움을 거절하지 않아야 한다.

제12조 우리는 누구나 학급일의 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또한 우리는 누구나 이 선언 의 내용에 대한 개정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출처 : 이은진(2018). 「인권수업」. 지식프레임. p.122.

교실인권선언은 단순히 교실에서 서로의 권리와 존엄성을 존중하라는 추상적인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교실살이의 실질적 가치규범으로 역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실제로 교실 속에서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이 교실인권선언 안에 구체적으로 담겨야 할 것입니다.

(나) 교실인권선언 만들기 방법

ㅇ 1단계: 인권의 개념 및 세계인권선언에 대해 알아보기

- 교실인권선언을 만들기 전에 인권의 개념과 세계인권선언에 대해 함께 공부할 필요가 있 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이 만들어진 계기, 세계인권선언 안에 담겨있는 인간 개개인에 대한 존엄과 존중을 선언한 까닭, 권리의 목록을 함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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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2단계: 교실에 필요한 권리 목록 추려내기

- 세계인권선언, 유엔아동권리협약 및 우리나라 헌법의 기본권, 혹은 지역에 따라서는 학 생인권조례 등에서 다양한 권리의 이름을 찾아보고, 이 중에서 교실에 꼭 필요한 권리가 무엇인지 논의해봅니다. 이 때 선택의 기준은 ‘모두가 함께 조화롭게 존중받으면서 생 활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나 ‘사랑하는 사 람과 결혼할 권리’는 개인의 존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권이지만, 교실공동체에게 반드시 필요한 권리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최종적으로 10~12개 남짓한 권리를 추려내도록 합니다. 이보다 많은 수의 권리는 학급 구성원이 이를 기억하고 실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ㅇ 3단계: 권리를 침해당했던 경험 나누기

- 2단계에서 추려낸 권리의 목록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그동안 학교 생활 속에서 겪었던 권리 침해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합니다. 이 때, 다음 4단계 활동의 진행을 위해서 포스트 잇 등을 사용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휴식할 권리’에 대한 침해의 경험으로 ‘쉬는 시간 종이 울렸는데도 선생님이 수업을 계속해서 화장실 갈 시 간도 부족했다’거나, ‘명예를 지킬 권리’에 대한 침해의 경험으로 ‘피구게임을 할 때 공을 잘못 던졌다고 야유를 받았다’ 등이 있습니다.

이 과정은 대략 1주일 정도의 시간을 갖고 여유있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들이 즉각적으로 경험을 떠올리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ㅇ 4단계: 교실인권선언문 문장 만들고 다듬기

- 교실인권선언문의 문장을 함께 만들고 다듬습니다. 문장의 기본 구조는 아래와 같이 교 사가 제시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교실인권선언문 문장의 기본 구조 |

“우리는 누구나 ~할 권리가 있다.

특히 ~해야 한다. (혹은 ~하지 않아야 한다)“

기본구조의 첫 번째 문장의 ‘~할 권리’ 부분에는 2단계에서 추려낸 권리의 이름이 들 어갑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장의 ‘~해야 한다’ 혹은 ‘~하지 않아야 한다’ 부분은 3 단계에서 수집한 권리침해의 경험을 활용합니다.

첫 번째 문장은 학급 구성원이 가지는 권리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부분이며, 두 번째 문장 은 학급구성원이 다른 구성원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한 책임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부분입 니다. 따라서 이때, 두 번째 문장에 넣을 권리 침해의 경험은 학급 구성원이 대부분 공감 하고 또 교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아래 문장을 통해 좀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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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인권선언문 문장 예시 |

“우리는 누구나 비난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특히 체육시간이나 수업시간에 실수를 하더라도 야유를 보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학급 구성원 누구나 ‘비난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 은 타인의 비난받지 않을 권리를 존중해야 할 책임, 좀더 구체적으로는 ‘실수에 대해 야유하지 않을’ 책임이 생깁니다. 이렇듯, 각자가 지닌 권리와 이를 보장하기 위한 책임 이 분명하게 진술될 수 있도록 교실인권선언에 들어갈 문장을 만들고 다듬도록 합니다.

ㅇ 5단계: 교실인권선언 선포식 열기

- 교실인권선언 선포식은 이 선언문이 한번 해보고 지나가는 활동이 아니라, 교실의 핵심 가치기준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고 확인하는 행 위입니다. 거창한 기념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학급 구성원이 함께 전체 조항을 낭독 하고, 크게 출력한 선언문을 교실의 미리 마련한 자리에 게시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게 시 장소는 가급적 교실의 전면 게시판이나 출입문 등, 학생들이 자주 볼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또한, 학생과 교사, 그리고 가정의 보호자에게도 출력물을 배포한다면 더욱 좋 을 것입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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