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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배경 학습자 대상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적절성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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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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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_본고는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현행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문제 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학교에 입학하는 다문화 배경 학습자의 수 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언어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필요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효과적인 한국어 교 육을 위해서는 이들의 언어능력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도구가 절실함에도 현 행 검사 도구는 신뢰도의 측면에서, 검사 문항의 적절성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 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검사 도구가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먼저 현재 사용하 고 있는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현황을 분석하여 검사 도구의 검사 방법과 평가 근거를 밝혔다. 다음으로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분석을 통해 검사도구로서 갖추어야 할 신뢰성 과 관련한 네 가지 문제와 검사 문항 자체의 질적 수준과 관련한 두 가지 문제가 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두 가지 개선 방안으로 한국어 발달의 준거를 마련하는 것과 (한)국어교육과 언어병리학간의 학제간 협업을 통 해 적절한 언어 발달 검사 도구를 개발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주요어_ 다문화 배경 학습자, 언어발달 검사 도구, 규준 참조검사, 준거 참조검사, 한국어 교육, 한국어교육과정(KSL)

이 연구는 2019년 세한대학교 교내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음.

* 세한대, 한국어교육, leehi@sehan.ac.kr

다문화 배경 학습자 대상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적절성 고찰

이효인*

1. 서론

국어교육학과 언어병리학은 서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국어교육의 목표는 모국어 화자가 효과적으로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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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언어병리학의 목표는 언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언어 장애의 특성 과 원인을 연구하여 그들이 정상적인 언어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 다. ‘완전한 언어 능력의 습득과 사용’이라는 두 학문 영역의 공통점에도 불구하 고 국어교육학과 언어병리학 사이의 학문 교류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자의 영역에서만 학문의 성과를 논의할 뿐 적극적으로 서로의 성과를 공유하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이후 국제결혼에 의한 다문화가정의 수가 급속하게 증가 하고, 이들 가정에서 출생한 다문화 배경 학습자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 에 맞물리면서 공교육에 진입한 이들의 언어 교육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다문화 배경 아동들의 언어 발달 문제는 국어교육학과 언어병리학의 공통된 관 심사로 등장하였으며, 두 학문 영역 간의 공동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 였다.

특히 최근에는 중도입국 자녀나 외국인 노동자 자녀와 같이 외국에서 출생하 여 성장한 다음 우리나라로 입국해 한국어를 모국어가 아닌 제2 언어나 외국어 로 습득하는 학습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적절한 한국어교육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시점 이다.

제2 언어나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습득하는 학령기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대상 으로 적절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습자들의 언어 수준에 대 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들을 대상으로 언어 발달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학 교 현장에서는 언어병리학 영역에서 주로 이용하는 언어발달 검사도구들과 한국 어능력시험(TOPIK)을 이용하여 언어발달을 진단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본고는 학령기 다문화 배경 학습자들의 언어발달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이용 하는 언어발달 검사도구들의 적절성 정도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 검사 도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순서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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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현황

언어발달 검사란 개인이 가지는 언어의 발달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며, 언어발 달 검사도구란 그 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를 말한다. 주로 언어병리학 영역에 서 언어 발달 장애를 진단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학령 전기 아동을 대 상으로는 구어 능력을 측정하고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는 메타언어 능력을 측 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언어발달 검사도구와 관련된 선행 연구로는 주로 검사 도구를 활용한 언어능 력 검사결과와 관련된 논의가 주를 이룬다. 전반적 언어능력과 관련해서는 영유 아나 취학전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김영란·김영태 2011; 강금화·황보명 2010; 김화수·이은경 2010; 선애순·권순황 2010; 황상심 2009; 이효인 2012), 의미론 및 상위언어 능력과 관련한 연구(오소정 외 2009; 우현정 외 2009; 유승 애·이지현 2009; 최현욱·황보명 2009; 권미지·석동일 2010; 박주희·남지숙 2010; 허선영·김영욱 2014), 읽기 및 기초학습능력과 관련한 연구(이효인·유재 연 2012; 유재연·이효인 2012; 배희숙 2015) 등이 있다. 언어발달 검사도구 개 발과 관련한 연구(김영태 2009; 하승희 2018; 김진호·차재경 2016)는 주로 개발 한 검사도구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규준집단의 구성과 관련된 신뢰도와 규 준집단의 양호성1 문제를 주로 다룬 것이었다.

언어능력 검사 영역 별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종류 는 <표 1>과 같다.

<표 1>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언어 발달 검사 도구는 듣고, 말하고, 읽고, 쓰 는 언어의 네 영역과 관련된 검사뿐만 아니라 메타언어능력과 기초학습 능력까 지 측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들이 있다.

언어 발달 검사 도구의 대상은 각기 검사 도구들에 따라 2세부터 15세까지 다양하며, 검사의 목적에 따라 그 대상 연령도 차이가 있다. 한국어능력시험

1 규준집단의 양호성이란 규준의 근거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규준집단의 대표성, 크기, 적절성의 세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구성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네이버, 특수교육학 용어사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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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K)의 경우에는 평가 대상을 딱히 제한하지는 않으나 외국어로서 한국어 를 학습하는 성인 학습자들이 응시하는 시험이다. 그러므로 시험 문제 안에는 다 양한 사회문화 맥락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사회인지 능력이 부족한 유아나 초 등학생과 같은 저연령 학습자들이 시험 문제를 풀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검사 방법은 언어병리학에서 사용하는 검사도구의 경우 주로 검사자가 그림을 보여주거나 읽어주고 피검사자가 적절한 답을 대답하는 1대 1 검사 방식을 택하 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어능력시험(TOPIK)의 경우 대상의 연령 제한이 없으며 정해진 시간 내에 듣기와 읽기, 쓰기 영역을 지필고사 형식으로 실시하는 점에서 표 1. 검사 영역 별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종류

검사 영역 검사 도구

전반적 언어능력

영유아 언어발달 검사(SELSI)

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 척도(PRES) 학령기 아동 언어 검사(LSSC)

의미론 및 상위언어 능력

수용표현 어휘력 검사(REVT)

한국판 맥아더 베이츠 의사소통발달 평가(M-BCDI-K) 한국판 보스톤 이름대기검사(K-BNT)

언어이해인지력 검사 한국아동 토근 검사(K-TTFC-2) 언어문제해결력 검사(TOPS) 구문능력 구문의미이해력 검사(KOSECT) 화용 및 기초 의사소통 능력 아동 화용언어체크리스트(CPLC)

읽기 및 기초학습 능력

읽기 성취 및 읽기 인지처리 검사(RA-RCP) 기초 학습기능 수행평가체제: 읽기검사(BAAS) 국립특수교육원 기초학력검사 KISE-BAAT(읽기/쓰기)

음운능력 우리말 조음음운 평가(U-TAP) 아동용 발음 평가(APAC)

청각 검사

그림 어휘력 검사

피바디 그림어휘력검사(PPVT-R) 청각적 언어 이해력 검사(TACL-R) 초기언어발달검사(TOLD-P)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능력 한국어능력시험(TO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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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있다.

<표 2>는 언어발달 검사도구 중 학습자의 구문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 는 ‘구문의미 이해력 검사 도구’의 문제를 보인 것이다. 이 검사는 주로 4세부터 9 세까지의 어린 연령 학습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사이며 검사자가 문장을 들 려주고 피검사자가 문장과 일치하는 그림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검사가 이루어 진다.

평가 방법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제외하고 언어병리학에서 사용하는 언어 발달 검사 도구의 대부분이 규준 참조 검사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는 이들 검사 도구의 대부분이 장애 및 지체 여부를 진단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장애를 판정하는 기준의 경우 장애를 구분하는 명확하고 절대적인 기준을 설정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다수의 사람들의 점수 분포와 비교하여 개인의 상대적인 위치 정도를 바탕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대부분은 장애 및 지체 진단 도구로서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다문화 배경 한국어 학습자의 언어발달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도구 자체의 신 표 2. 구문의미 이해력 검사도구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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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도의 문제는 앞서 선행연구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개발의 단계에서 규준 집단 의 양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다. 그 결과 개인의 언어 수준 및 능력 을 측정하고자 하는 언어 영역 및 기능과 관련한 다양한 언어 발달 검사 도구들 이 개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언어발달 검사도구는 검사 대상의 제한, 규 준 집단의 양적인 문제와 같은 검사도구 적용의 신뢰성 문제는 물론이고 구성된 문항의 질적인 문제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

3.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문제점

언어발달 검사도구는 검사도구의 신뢰성과 관련한 네 가지 문제와 문항의 질 적 수준과 연관된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검사도구의 신뢰성과 관련된 문제들을 들 수 있다.

첫째, 검사도구의 대다수가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학령기 학 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검사 도구가 매우 제한적이다. 언어 발달 검사 도구의 대 부분은 그 진단 대상을 학령 전기 유아로 하는 경우가 많다. 앞의 <표 1>에서 제 시한 검사 도구는 모두 20종이다. 이중 청각 검사도구는 언어발달에 해당하기보 다는 주로 감각 인식 여부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하여 청각 검사 도구 4종을 제외 한 언어 발달 검사 도구는 모두 16종으로 볼 수 있다. 이중 학령기 학습자에게 사 용할 수 있는 검사 도구는 5종2에 불과하며 나머지 11종은 학령 전기 유아를 대 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령기 아동의 적절한 언어 영역별 발달 여부를 진 단하기 위한 진단도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둘째,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대부분은 규준 참조검사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는 점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규준 참조검사는 피검사자의 성취도를 다른 사 람들과의 점수와 비교하여 상대적인 서열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검 사이다. 목적이 그러하다보니 규준 참조검사는 피검사자가 무엇을 얼마만큼 알

2 국립특수교육원 기초학력검사(KISE- BAAT), 구문의미 이해력 검사(KOSECT), 언어 문제 해결력 검 사(TOPS), 읽기 성취 및 읽기 인지처리 검사(RA-RCP), 한국어능력시험(TOPIK)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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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는가에 대한 절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학령기 다문화 배 경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언어 능력 발달 검사를 실시하는 목적은 피검사자 의 정확한 한국어 수준을 평가하는 것에 있다. 학습자의 정확한 한국어 발달 수 준 평가가 가능해야 이를 통해 향후 진행될 교육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규준 참조 검사는 발달 정도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기준 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학습자에게 필요한 교육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셋째, 학령기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언어발달 검사도구 중에는 객관성을 담 보하기에는 표집의 규모가 적어 검사도구로서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 들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령기 학습자 대상 검사 도구는 크게 5종이 있다.3 이 중 기초학력검사(KISE- BAAT), 구문의미 이해력 검사(KOSECT), 언 어 문제 해결력 검사(TOPS)는 연령별로 100명 내외의 표집 규모를 가지고 제작 된 것으로 규준 집단의 규모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규준 참조검사에서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피검사자와 비교가 되는 규준 집단에 포함된 사례의 수가 많 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규준 참조검사의 경우 500명 이상의 사례를 토대로 규준 집단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표집의 규모가 적다는 것은 검사도구의 신뢰 성이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

넷째, 검사자에 따라 피검사자의 수준을 달리 진단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대다수의 언어 능력 발달 검사 도구가 평가의 균일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답과 함 께 유사 정답과 부분 인정 정답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피검사자의 답변 이 제공된 답지와 동일하지 않는 경우 이에 대한 판단은 검사자의 몫이 된다. 능 숙한 검사자와 달리 미숙한 검사자의 경우 검사자의 건강상태, 피검사자와의 친 밀도, 검사 환경과 같은 영향으로 동일한 답안에 대한 판단이 달라져 검사 결과 가 달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점이 있다.

이상의 네 가지 점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언어 발달 검사 도구의 신뢰성을 떨 어뜨리는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3 언어병리학 분야에서 개발한 언어발달 검사도구 외에도 국어교육학 분야에서 개발한 언어발달 검사도 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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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검사 문항의 질적인 수준과 관련한 관련된 문제이다.

첫째, 검사도구에 따라서는 정답의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한 문항들이 존재한 다. 언어 발달 검사 도구는 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사의 실시와 채점, 결과 의 해석이 최대한 동일하도록 검사 절차와 방법을 일정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객관성이 떨어지는 정답 기준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어 사용자의 언어 직관에 어느 정도의 답이 허용되는 것이며, 어느 정도의 답이 정답에 유사 하다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답에 의문을 제 기할 정도의 답안은 정확한 언어발달 진단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다음은 정답 의 기준이 우리의 일반적인 언어 직관과 달리 제시된 경우이다.

위 <표 3>에서 보인 문제의 경우 아이가 얼굴을 찡그리는 이유에 대한 잘못된 대답의 예로 ‘바지가 잘 안 맞아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대화 상황이라

표 3. 객관적이지 못한 정답기준의 예(기초학력검사(KISE- BAAT))

점수 근거 응답의 예

2 길이와 크기가 포함된 표현 사이즈가 크다는 것에 대한 표현

사이즈가 크고 길어서 허리가 크고 기장이 길어서

1 크기나 기이 중 한 가지 표현 막연한 이유 표현

사이즈가 안 맞아서 바지가 크고 헐렁해서 바지가 자기 치수에 안 맞아서 옷이 너무 커서

0 바지가 잘 안 맞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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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이러한 대답이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평가 근 거에 나타난 ‘길이’와 ‘크기’에 대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과는 차이 가 존재한다. 위의 대화에서 피검사자는 얼마든지 포괄적인 정보를 먼저 제공하 기 위해 ‘바지가 잘 안 맞는다.’는 대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화를 진행하면서 차차 ‘길이’와 ‘크기’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두 정 보도 각기 따로 제공할 수도 있고, 함께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피검사자의 언어 능 력과 관련된 문제라기보다는 개인 언어 습관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평가는 검사자의 판단과 숙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적절한 대답 이 부정확한 것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부분 점수로 인정한 ‘옷이 너무 커서’라는 응답의 경우 ‘크다’라는 말의 의 미 범주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 어대사전을 찾아보면 ‘크다’의 의미를 ‘사람이나 사물의 외형적 길이, 넓이, 부피 따위가 보통 정도를 넘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정답 기준에서 제시하는 ‘길이’와

‘크기’가 모두 ‘크다’라는 의미 안에 포함된 것으로 이를 잘못된 응답의 예로 제시 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둘째, 상당수의 검사 도구가 외국의 검사 도구를 번역한 것이어서 우리와 차이 가 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어휘 영역을 검사하는 도구들의 경우에는 문화적 차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이른 연령에 접하기 어려운 어휘도 존재한다. 예를 들 어 과일 중 ‘오렌지’를 묻는 문항이 있는데 ‘오렌지’를 유도하는 질문이 적절한 것 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오렌지의 경우 오래전부터 수입되어 영유아나 저학년 아동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과일일 수도 있으나 유사한 질문을 할 의 도라면 귤이 더욱 적절한 예일 수 있다. ‘귤’과 ‘오렌지’ 중 한국어 화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고빈도 어휘는 ‘귤’이다. ‘귤’과 같이 자주 접하는 어휘를 질문하는 대신

‘오렌지’를 묻는 질문은 우리의 언어문화 현실을 외면한 채 기계적으로 문항을 변 형하고 실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위에서 언급한 검사 도구의 신뢰성과 관련한 네 가지 문제와 검사 문항의 질적 수준과 관련한 두 문제, 모두 여섯 가지 이유로 인해 다문화 배경 한국어 학습자 의 언어발달 진단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효용성이 떨어지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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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정확한 한국어 발달 정도를 측정할 마땅한 방법이 없 어 마지못해 이들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마저도 검사 도구의 배포 시 기, 절차적 문제와 검사 도구 평가 대상과 교육 대상의 차이로 인해 24%의 학교 에서만 진단도구를 사용하여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대상으로 언어발달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고순희 2015: 9) 현실이다.

다문화배경 학습자의 학교 교육 진입 시 학습자의 언어 수준에 대해 정확히 파 악하지 못하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교육부가 주관하여 실시하는 한국어교육과정 (KSL)의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한국어교육과정(KSL) 이 실효를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적절한 검사 도구의 개발 은 물론 검사 의무화가 필요하다.

4. 언어발달 검사 도구 개선 방안

언어 발달 검사 도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 은 두 가지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적 처지를 위한 준거의 마련이 필요하다. 교육은 재활과 의미가 다 르다. 재활이 기능과 능력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교육은 현재의 수준에 서 보다 나은 수준으로의 발전이나 성취를 목표로 한다. 미진한 현재의 수준에서 마땅히 성취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한국어 교육을 위한 연령별 학습 어휘, 구문, 의미 범주와 같은 언어 발 달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이다. 각 연령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교 육용 어휘를 개발하고, 연령에 부합하는 구문 등을 기준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준거에 의거하여 검사도구도 개발이 가능하다.

둘째, 준거 참조검사 방식의 언어발달 검사도구 개발이 필요하다. 현행과 같은 규준 참조검사의 방식의 검사도구로는 정확한 학습자의 언어 수준을 진단할 수 없다. 전술한 바와 같이 규준 집단의 평균적인 점수 분포에 비추어 학습자의 상 대적인 점수를 드러내는 방식은 언어발달 정도를 정확하게 드러낸 것이라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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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어렵다. 장애나 지체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이 아닌 학습자의 현 수준을 정확 하게 드러내기 위해서는 준거 지향 언어발달 검사도구의 개발이 필요하다.

2017년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다문화 배경 학습자의 수는 109,387명을 기 록하고 있다. 나라의 전체의 재학생 수가 매년 18만 명 내외로 감소하고 있는 추 세임에 비해 다문화 배경 학습자는 매년 1만 명 이상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 배 경 학생의 비율도 2013년 0.86%였던 것이 2017년에 이르러는 1.91%로 크게 상 승하였다(이효인 2018: 74). 이처럼 다문화 배경 학습자의 한국어 교육의 문제는 다문화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당면 과제이다.

다문화 배경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문제는 모국어 화자 를 대상으로 국어 교육을 하는 것과는 그 양상이 다르다. 특히 다문화 배경 학습 자 중 중도입국 자녀나 외국인 노동자 자녀가 이미 자신의 모국어를 습득한 채 한국어로 제2 언어나 외국어로서 습득하고자 한다면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방식에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중도입국 자녀나 외국인 노동자 자녀는 학습 을 수행하기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공교육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부나 지방 교육청에서는 다문화 배경 학습자들의 한국어 습득과 발달 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한국어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4 그러나 그 시작은 정확한 언어발달 진단이어야 한다. 학습자의 수준에 대한 정확한 진단 이 없이 적절한 교육적 처치 방안이 마련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좋은 언어발 달 검사 도구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

또한 다문화 배경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교육과정(KSL)이 효 과적이기 위해서는 국어(교육)학과 언어병리학의 협업이 필요하다. 다문화 배경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언어발달 준거를 만들고 검사도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국어(교육)학과 언어병리학 어느 한 분야의 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어(교 육)학은 학습자의 언어발달에 대해 정확한 기준이 부족하고 언어병리학은 한국 어에 대해 국어(교육)학이 이루어놓은 연구 성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두 학 문 영역의 협업을 통해서만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여 학습자의 학령에 적합하

4 이와 관련한 논의로는 이효인(2018)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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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학습자의 언어발달 정도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도구 개발이 가능 하다고 믿는다.

5. 맺음말

본고는 학령기 다문화 배경 학습자들의 언어발달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이용 하는 언어발달 검사도구들의 적절성 정도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현황과 관련 선행연구를 살펴보고 언어능력 검사영역별로 자주 사용하는 사용된 검사 도구를 분류하였다. 그리고 이들 검사 도구들이 검사 방법에서는 일대 일 검사를, 평가 근거가 규준 참조검 사 방식임을 밝혔다.

현황 분석을 통해 언어발달 검사 도구들이 검사 도구로서의 신뢰성과 관련한 네 가지 문제와 검사 문항의 질적 수준과 연관된 두 가지 문제가 있음을 밝혔다.

검사 도구의 신뢰성과 관련한 문제로 첫째, 학령기 학습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의 종류가 대단히 제한적이라는 점, 둘째, 규준 참조검사 방식으로는 정확한 한국어 능력을 진단할 수 없다는 점, 셋째, 일부 검사 도구들의 규준집단 의 표본 수가 적다는 점, 넷째, 일대 일로 이루어지는 검사의 특성상 검사자에 따 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검사 문항의 질적 수준과 관련하여서는 첫째, 검사 도구의 정답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점, 둘째, 외국의 검사 도구를 번역하여 사용함으로써 적절 하지 못한 어휘나 문항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마지막으로 언어발달 검사 도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안으로 교육 적 처지를 위한 한국어 교육 준거가 필요하다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준거 참조검 사 방식의 언어발달 검사도구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였다.

다문화배경 학습자의 증가는 다문화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이들을 우리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한국어교육과정(KSL)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어교육학과 언어병리학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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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영역 이 서로의 연구 성취를 공유, 협업하여 신뢰할 수 있는 언어 발달 검사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과 개발된 검사 도구를 다문화배경 학습자 가 학교 교육에 진입하는 시기에 반드시 실시하여야 함을 주장하였다.

교신: 이효인(세한대학교 교양학부 부교수)(leehi@sehan.ac.kr, 전화: 041-359-6173)

Correspondence: Lee, Hyo In(Associate Prefessor, Sehan University)(leehi@sehan.ac.kr, phone: 041 -359-6173)

2019. 11. 15 접수, 2019. 11. 26 심사, 2019. 12. 10 게재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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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Appropriateness of Language Development Inspection Tool for Multicultural

Background Learners

Lee, Hyo In*

Abstract_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present problems and improvement measures for the current language development inspection tools used for mul- ticultural background learners for effective Korean language education. As the number of multicultural background learners entering schools increases, the need for language development testing tools to accurately diagnose their language lev- els is increasing. Although inspection tools are needed to accurately diagnose the language skills of multicultural learners, current inspection tools are not satisfac- tory in some issues. To present the method of being an accurate and reliable in- spection tool, the present condition of the language development inspection tool currently used was analyzed first, revealing the inspection method and evalua- tion basis of the inspection tool. Through the analysis of language development inspection tools, the following revealed that there are four problems related to the reliability of the inspection tools and two problems related to the quality level of the inspection questions themselves. Finally, two improvement measures were put forward to enhance the reliability of language development inspection tools.

Keywords_ Multicultural Background Learners, Language Development Inspec- tion Tools, Normative Reference Inspection, Reference Examination, Korean Language Education Support Programs(KSL)

* Sehan University, Associate Prefessor, Korean Language Education, leehi@sehan.ac.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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