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청년고용정책에서 직업훈련의 의의와 성과
직업교육훈련(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VET)이란 특정 직업에 맞게 설계되어 그 직업으로의 취업을 돕는 교육훈련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지만(OECD, 2010, p.26), 특정 직업이라는 제약을 떼고 좀 더 포괄적으로 즉 취업에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 등을 습득하는 과정으로 규정할 수 있 다. 이것은 직무 수행에 필요한 숙련의 유형이 다양하고 그 중 상당부분은 직무 간 전이가 가능하다는 최근의 기술 및 숙련추이를 반영한 것이다. 직업 훈련을 어떻게 정의하든 구직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청년층의 경우 노동시장의 초기 진입과 정착을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가 필요하며, 그 중 직업훈련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청년고용사업에서 직업훈련은 큰 비중을 차지하여 왔 다. 청년고용사업 예산은 2008년에 2,168억원에서 2015년에 7,734억원으로 증가한다. 2015년 현재 직업훈련사업의 예산(3,700억)은 총 예산의 47.8%를 차지하며 어떤 다른 사업유형보다 비중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로 2009년 청년고용사업 예산이 6,256억원으로 크게 확대된 것 을 볼 수 있는데, 직업훈련(129억 증가)과 고용서비스(376억원 증가)보다 직접 일자리(1,640억 증가)와 고용장려금(1,944억원 증가) 위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에 직업일자리와 고용장려금 예산은 축소되었고 2013년 이후로는 직업훈련 예산이 가장 크게 증가하고 있다.
<표 2-1> 청년고용사업의 노동시장정책 유형별 예산 현황
(단위: %, 억원) 정책유형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금 액
직접일자리 487 2,127 1,366 1,262 1,402 1,632 2,435 1,678 직업훈련 1,305 1,434 1,456 1,786 1,946 2,479 3,147 3,700
고용서비스 355 731 729 600 370 410 433 478
고용장려금 20 1,964 1,796 1,934 2,178 2,429 1,173 1,677
창업지원 - - - 112 112 112 183 201
합 계 2,168 6,256 5,347 5,694 6,008 7,062 7,371 7,734
분 포
직접일자리 22.5 34.0 25.5 22.2 23.3 23.1 33.0 21.7 직업훈련 60.2 22.9 27.2 31.4 32.4 35.1 42.7 47.8 고용서비스 16.4 11.7 13.6 10.5 6.2 5.8 5.9 6.2 고용장려금 0.9 31.4 33.6 34.0 36.3 34.4 15.9 21.7
창업지원 0.0 - - 2.0 1.9 1.6 2.5 2.6
계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주) 청년고용사업은 지원조건이나 참여자격에서 청년을 정책대상으로 명시하거나, 대학
등 기관 지원에서 그 참여와 지원 범위를 재학생 등으로 분명히 한 사업만을 포함하 였음.
자료: 이영민 외 편(2015, p. 102)에 수록된 주무현(2015)의 글에 실린 표에서 청년 예산을 추출하고 비율을 계산함.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일자리사업 예산 중 직업훈련의 비중이 2009년 이후 14~19% 수준인 것과 비교할 때, 청년고용사업에서 직업훈련이 차지 하는 비중이 23-48%여서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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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_억원 1,305 1,434 1,456 1,786 1,946 2,479 3,147 3,700 전연령_억원 10,578 13,177 12,241 12,676 13,626 14,481 16,214 17,851
청년_% 60.2 22.9 27.2 31.4 32.4 35.1 42.7 47.8
전체_% 25.3 14.9 18.4 18.9 18.5 16.8 18.2 19.2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자료: 이영민 외 편(2015, p. 102)에 수록된 주무현(2015)의 글에 실린 표에서 필요한 자료
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실증결과를 분석할 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청년층의 직업훈련 경험이 “있다 또는 없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측정했기 때문에 직업훈련의 종류와 기간 및 수 준 등에서의 다양성을 측정하지 못함으로써 직업훈련의 효과를 부분적으로 만 추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선행연구들은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준다. 김강호(2009, p.146-147) 는 청년패널자료를 활용하여 학력과 직업훈련 참여가 소득에 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보였고 이상은(2005, p.14)은 대졸자 이상의 청년층에서 취업증 진 효과가 있음을 보였다. 이와는 달리 청년층의 직업훈련은 취업 또는 소득증 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다. 이만기(2008, p.170-171) 는 2006년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2005GOMS1) 자료를 갖고 직업훈련이 정 규직으로의 취업이나 소득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보였다. 노 경란・허선주(2011, p.104)는 2009년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2008GOMS1) 자 료를 분석한 결과, 대졸 청년층의 직업훈련 경험이 소득이나 경제적 복리후생 을 크게 향상하지 못한다며 직업훈련을 통한 능력개발이 생산성 향상, 이를 통 한 경제적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인적자본 가설이 한국 청년 노동시장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강순희 외(2014, pp. 134-135.)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실업자 직업능력개발지원사업 성과가 초기청년 단계에서 나타나고 후 기청년 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이 결과는 직능 프로그램이 단순 직업훈련에 집중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대졸 청년노동시장의 경우 단순한 직업훈련 경험의 양 적 증가가 취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직업훈련이 성과를 거두려면 훈련 대상자 별로 훈련과정의 종류, 기간, 수 준, 경력개발 지원 등의 부가서비스 측면에서 면밀한 설계가 필요할 것이므 로 대졸 청년층의 경우 기존의 기능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 직업훈련으로는 이들의 정책수요에 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 청년 직업훈련의 방향
대학교육 이상을 이수한 청년층의 경우 이미 인적자본 축적에 많은 자본
량을 투입했기 때문에 취업을 위한 재교육 또는 훈련을 받는다는 것은 시간 과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지 만 국제금융위기 이후 청년니트의 증가와 고학력화는 많은 OECD 국가에서 관찰되는 현상이며(김종욱, 2017, p.107) 이는 고학력자들조차 취업하기 어려운 경기침체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된다.
어쩌면 직업훈련이 중등교육 이수자에게 필요하고 고학력자에게는 비효 율적이라고 간주하는 것이 산업화 시대의 유물이 아닌가 한다. 대학 졸업생 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즉 답이 어려울 정도로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는 대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이 순조로웠다. 우선 공급측면에서 대학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희소했 고, 기업은 신규졸업자를 채용하여 내부인력으로 키우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인력수급의 양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으 며 대학졸업자들이 유입되면서 고학력 청년 구직자가 누적되고 있다. 신규 졸업자의 70%가 대졸자일 정도로 대학교육이 보편화되었고 더 이상 이들 을 희소한 자원으로 간주하기도, 또 더 이상의 인적자본 축적이 불필요한 집단으로 간주하기도 어려워졌다.
반면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글로벌 경쟁체제 하에서 빠르게 보급・확 산되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숙련이 학교에서의 교육으로 완벽하게 습득될 수 없는 상황이다.10) 기술변화와 그에 동반한 생력화(省力化)11) 등으로 경제 성장에 따른 고용유발계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기업의 인력수요방식도 변화하여 기업은 훈련을 통해 내부인력으로 육성하기 보다는 당장 투입할
10) 전 세계적으로 기술진보가 사무직 및 생산직 등 중간숙련 일자리를 대체하는 방 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 한국의 대학에서는 여전히 중간숙련을 가진 인력 을 주로 배출하고 있어 대학교육과 노동시장간 기술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 는 관측이 있다. 이에 대학구조조정이 시급하지만, 대학구조조정의 속도가 더디 고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부 실대학이 재정지원을 더 받는 재정지원에 역선택 우려도 존재한다고 한다(경제 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2017, p.14).
11) “노동력이 줄다 또는 그렇게 하다”라는 의미임(네이버 국어사전) http://krdic.naver.
com/small_detail.nhn?docid=20586202 검색일 : 2017. 10. 31.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신규 졸업자를 데려가 직업능력을 키워줄 기업은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청년 니트층이 비구직자라고 해서 그냥 제쳐둘 수도 없다. 절대규모가 100만명에 육박할 뿐 아니라 비구직기간이 점점 더 장기화되고 직업을 가져보기도 전에 비노동력화되는 것이 아닌지, 더구나 인문사회계열 등 특정 전공자, 여성 등 취업취약계층에서 두드러지는 현상 이 아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년노동시장에서 직업훈련의 성과가 미비하다고 해서 직업훈련 의 무용론으로 결론짓는 것은 위험하다. 현재 취업직종과 전공과의 부합도 가 대체로 낮고 인문사회계 졸업자의 구직난 심화 및 장기실업자 증가 속 에서 취업과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을 위한 직업훈련 수요는 견고하다고 볼 수 있다.
G20 국가들도 청년들을 취업세계로 통합하는데 도전과제들을 겪고 있다 고 한다. 실업률을 낮추고, 취업/학업 접근성을 개선하고, 청년의 숙련수준 을 높여 양질의 일자리로의 접근을 높이는 것이 도전과제인데 지난 금융위 기가 청년들에게 더 가혹했고 이 도전과제의 해결이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OECD, 2014. p.2). 그런데 많은 국가에서 직업훈련이 과소평가되기 일쑤여 서 학업성취가 취약한 학생을 위한 차선의 옵션 정도로 간주된다고 한다.
훈련과정 역시 전통분야에 집중하여 산업계, 기업의 수요와 연결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독일 등 직업훈련 우수사례 국가에서는 직업훈련정책 에 대한 지위가 낮지 않고 훈련과정 역시 ICT, 물류, 창의예술, 패션, 사회 서비스 및 대인서비스와 같은 신 분야의 고숙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OECD, 2014, p.12).
이에 OECD(2013, p.3)는 The OECD Action Plan for Youth를 통해 회원국 가들이 청년실업을 다루고 장기적인 고용전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 조치를 제안하고 있는데 직업훈련정책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먼저 청년실업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총수요 증가, 일자리 창출 등 여러 제안을 한 후, 청년의 고용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네 가지 제안을 하였다.
첫째, 교육체계를 강화하여 모든 청년들이 일의 세계에 준비하도록 돕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