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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공동체 연결을 위한 의사소통

Ⅳ. 생태여성주의의 의의

3) 지구공동체 연결을 위한 의사소통

과학기술과 결합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중심의 인간은 인간뿐만 아니라 자 연의 지배자가 되어 생명의 연결망을 끊어놓았다. 그러나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 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조차 과학의 힘과 가부장제의 권위를 통 해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힘에 의한 질서는 또 다른 폭력을 낳으며 지배의 악순환 구조를 대물림하였다. 게다가 가부장제 역사에서 언어의 폭력성은 육체적 폭력성보다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쉽게 변화시키기 어렵 다. 공동체 연결을 위한 의사소통은 모든 자연의 생명유기체와 문화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소통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가부장제 이면에 숨어 있는 인간의 두려움을 돌보는 것을 시작으로 인간의 마음 안의 폭력성을 가라앉히고 따스한 본성과 연결하는 것이다. 나아가 개인의 일상적인 삶과 사회

162) 볼린, 진 시노다, 우리 속에 있는 지혜의 여신들, 이경미 옮김, 또하나의문화, 2003, 38쪽.

의 통합을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여성주의 운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관계와 소통이다. 이러한 관계 와 소통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2007년 제주여성인권연대에서 비폭력대화 교육을 실시하였다. 생태여성주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인간과 인간 사이를 깊게 연결하 려는 의도를 갖는 비폭력대화야말로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까지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되살릴 수 있다. 비폭력대화는 지배체제의 언어를 파트너체제의 언어로 대체하는 훈련을 통해 인간 내면의 힘을 키우고, 인간 간의 성숙한 관계를 형성 해하는 소통방법을 제시한다. 실제로 정부, 학교, 사회단체, 교정 분야 등 다방면 에 걸쳐 단절된 인간관계를 연결하고 있다.

비폭력대화는 인간존재로서 서로에 대한 배려, 존중, 상호의존성, 사랑에 기초 한 인식, 믿음이 바탕이 되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확신하고 추구한다. 비폭력대화 의 모델은 갈등을 피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갈등이 참다운 인간관계의 배움 을 위한 하나의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다. 가부장제 언어의 초점이 이기고 지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라면, 비폭력대화는 갈등당사자 모두가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감정과 욕구 에 근거하여 자신과의 일치성, 자기 돌보기, 적 이미지(the enemy image) 과정의 해체, 화해와 치유를 향상시킬 수 있다.

생태여성주의에서 공동체 연결을 위한 의사소통은 첫째,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연민의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서로가 쌓아올린 불신의 벽을 넘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연민으로 상대방의 삶 을 풍요롭게 한다. 셋째,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든다. 넷째, 자신과 타인에게 파괴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 는 즐거움을 알린다. 즉, 생태여성주의는 생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존 재자들을 서로 연결하기 위한 관계와 소통을 지향한다. 그러한 생태여성주의의 공동체 연결을 위한 의사소통은 자연스럽게 생명평화운동과 맥락을 같이하고 연 대하게 된다.

결국 관계와 소통을 통해 지구공동체를 연결하려는 목적은 서로 비난하고 싸 우기보다는 다름과 차이점을 인정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려는 것이다. 이는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자신의 한계를 수용하는 일이기도 하다. 때문에 공동체는 다툼

을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듣기와 이해하기,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우는 공간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공동체 연결을 위한 의사소통은 인간 간의 연결과 인 간과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상호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사람들에게 우리는 자연 속의 일부분이므로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할 것이다. 이는 파괴 된 인간과 자연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Ⅴ. 결 론

생태여성주의는 여성운동의 기초 위에 세워진 생태이론과 실천의 총체이다. 생 태여성주의는 지금의 생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인을 분석하고, 그 대안을 마 련하려면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피해당사자의 경험에서 나온 여성주의 시각으로 환경파괴에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초기 여성운동은 여성들의 자발적인 의식화 조직이나 자매애를 기반으로 한 연대 및 다양성 존중 등을 성공적으로 이루어왔 고 이는 생태여성운동에 큰 기여를 했다.

생태여성주의는 1970년대 자유주의 여성주의 운동의 좌절, 과학기술과 개발에 대한 회의, 인간중심의 산업주의에 대한 심층생태주의적 비판, 경제적 제국주의 에 대한 제3세계의 비판, 반핵운동 등을 계기로 태동했다. 여러 유형의 여성주의 자들 사이에 자연과 여성의 연관성에 대해 여러 가지 입장 차이가 있다. 하지만 생태여성주의는 기본적으로 여성과 자연을 자본주의 가부장적 남성의 착취로부 터 해방시키려고 한다. 생태여성주의는 인류를 비롯한 자연생명이 상호협력과 보 살핌을 통하여 유지된다는 세계관과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온전함을 옹호한다. 그 리고 그들은 문화상대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전 세계 여성들 간, 세대 간, 여성과 남성 간, 그리고 인간과 다른 생명체 간의 다양성과 상호연관성을 고려한 대안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자급적 관점(subsistence perspective)을 강조한다.

생태여성주의는 가부장제 기획물인 과학기술에 의해 자연, 여성, 제3세계의 종 속이 수반되었고, 그들의 온전한 생산성과 힘 그리고 잠재력이 보편적 이익이라 는 자본주의 명분에 의해 빼앗기고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은 자연과 여성의 생산 성을 말살하는 도구를 만들어내어 재생력의 터전으로서의 종자와 여성의 육체를 식민지화하고 있다. 자본과 기술이 생물적 재생산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생명의 소중한 가치가 무가치한 것으로, 생명의 창조성은 수동성으로, 여성의 노동은 비 노동으로, 자연은 수동적 존재로, 착취와 파괴는 생산으로 둔갑한다.

과학기술이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통해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켜 보편적

복지향상을 이루는 데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을 도구화한 자 본주의 식민권력은 자연과 여성, 제3세계를 영구적인 식민지로 점유하고 지역적 인 ‘자연경제’를 파괴하며 빈곤과 수탈을 재생산할 뿐이다. 개발과 성장은 국민총 생산(GDP)과 같은 재정지표로만 강조되기 때문에 자연 여성 어린이의 공헌은 무시되고, 개발의 부정적인 영향은 대체로 인정되지 않거나 기록되지 않는다. 게 다가 국민총생산 지표들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지는 활동만으로 측정되 기 때문에 그런 활동이 얼마나 자연 파괴적인지 고려되지 않는다. 또한 자급경제 를 다루지 못하거나 개발로 인한 자급경제의 파괴로 생기는 빈곤을 계산에 넣지 못한다.

지구환경 위기의 또 하나의 원인은 가부장제에 바탕을 둔 가치위계적 가치이 원주의적 지배논리이다. 이는 성차별적 특징을 가진 지배논리로 억압의 틀을 통 해서 개념적으로 자연지배주의와 연결된다. 따라서 여성과 자연에 대한 착취와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론과 실천의 지침이 될 수 있는 여성주의적 연구방법 론이 필요하다. 첫째,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의식적 편향이 되어야 한다. 둘째, 연 구자와 대상 간의 관계를 ‘아래로부터의 시각’으로 바꿔야 한다. 셋째, 여성해방 과 자연보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투쟁해야 한다. 넷째, 위기의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이 과학적 탐구의 출발점이다. 다섯째, 연구과정은 연구주체와 대 상자 모두에게 의식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여섯째, 여성의 집단적 의식화 과정 은 여성의 개인적 사회적 역사에 관한 연구와 병행해야 한다. 일곱째,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을 집단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덟째, 과학기술의 책임을 입증 해야 한다.

여성주의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의 신체와 삶에 대한 ‘자기결정’이 다. 이것은 자율성을 지닌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운동, 여성을 배려하는 건강관리운동, 성차별로 인한 여아낙태 반대운동 등을 통해 주장하여왔다. 그러 나 아직까지 여성들에게 자신의 신체에 대한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으며, 남성들 에 의해 점거된 소유물로 취급되고 있다. 여성들에게 자율적 자기결정권이란 마 트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자기결정’이라는 이름 아래 자궁을 빌려주는 대리모, 난자 판매, 낙태 등을 통해 살아 있는 관계, 공생관계들이 더 이상 해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여성의 신체가 미래 생명공학산업에

쓰일 원료제공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환경문제와 여성차별문제가 결합되어 있다 고 주장하는 근거는 남성이 주도하는 경제영역(원료채취 및 생산)과 정치영역(과 학적 개발 정책)에서 파괴된 환경오염의 결과들을 질병, 기형아 출산 등 여성들

쓰일 원료제공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환경문제와 여성차별문제가 결합되어 있다 고 주장하는 근거는 남성이 주도하는 경제영역(원료채취 및 생산)과 정치영역(과 학적 개발 정책)에서 파괴된 환경오염의 결과들을 질병, 기형아 출산 등 여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