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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스트들의 불황이론과 문제점

문서에서 토지는 공유되어야 하는가? (페이지 94-102)

터 회복이 시작되는 것으로 설명한다면, 이것은 헨리 조지가 생각하 는 불황 발생의 주기가 매우 긴 기간이어야 함을 시사한다. 다시 말 해서 우리가 흔히 보는 2~4년 주기의 경기변동은 이러한 이론으로 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은 경색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Harrison(1983)이 세 번째로 주장하는 토지투기의 경제위기 유발 메커니즘은 임대료의 상승과 이에 따른 임금인상 또는 가계소비 위축이다. 토지투기에 의해 지가 가 상승하게 되면 주택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주택의 임대료가 상승 하여 근로자 가계가 압박을 받게 된다. 이것은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로 나타나거나 가계소비의 감소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토지의 투기가 불황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Harrison의 주장은 통계자료의 뒷받침까지 있기 때문에 매우 설 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가와 건설투자가 실증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곽태원 외(199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가의 변동을 고정자본 형성이 잘 설명하고 있다. 건설업을 경제 전체의 투자활동을 나타내 는 대용지표로 생각한다면 토지가격과 투자간의 관계를 통한 경기 의 순환적 변동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된다. 그러나 토지가 격이 올라가는 것은 투자수요의 확대에 의한 토지수요의 증대에 기 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경 기변동을 시작한 요인은 토지투기에 있다기보다는 토지수요를 자극 하는 다른 수요요인 확대에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시작은 그 렇다 치더라도 경기의 불황을 가져오는 것은 토지가격의 과다한 상 승에 기인한 투자비용의 상승으로 투자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따라 서 투자가 위축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쨌든 투기 가 불황의 원인이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확대에 의한 토지가격의 상승은 경기확대와 관련된 다른 생산요소가격의 상승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시장경제에서 어떤 변수도 소위 오 버슈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토지가격의 과다상승도 자 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

다. 요컨대 토지가격의 변동과 건설업의 부침浮沈, 나아가서 투자활 동의 변동이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관련성 때문에 토 지투기가 불황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은 비약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 다.

Harrison이 주장하는 또 하나의 원인은 토지투기가 자금수요를 유발하여 자금시장의 경색을 가져오고 그것이 금리의 상승을 통한 투자부진과 경기둔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투자가 활성화되면 투자 자금 수요의 확대로 금리상승이 나타나는 현상은 일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토지가격 상승이 투자의 확대와 함께 나타나는 것이라 면 토지가격의 상승과 금리상승이 같이 나타나는 현상은 토지투기 만 가지고 설명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투자자금 수요 때문에 금리상 승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 때문에 순수하게 토지투기가 나 타나는 경우 그것이 반드시 자금시장의 초과수요를 가져온다고 단 정하기 어렵다. 토지를 사는 사람은 현금을 은행에서 인출하거나 대 출을 받겠지만 토지를 매각한 사람은 매각대금을 은행에 예금하거 나 대출을 상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경험했던 일부지역의 아파트 가격 급상승과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을 들어 부 동산 투기가 발생할 경우 은행의 대출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는 주장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선 그러한 자금수요 때문 에 금리가 눈에 띄게 움직이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경기 가 워낙 침체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당시의 주택 수요가 주로 신규수요였고 따라서 주택건설의 확대를 유발하는 효 과가 강하였다면 그것이 금리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주었 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토지투기가 경제전반의 자금수급을 경색 시켜서 금리를 올리고 그것이 실물부문에 영향을 주는 상황은 일반 적으로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된다. 만일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바로 금리의 상승을 가져온다면 그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부동산 가 격의 하락을 유발할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자동안정장치 같 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Harrison의 세 번째 설명은 토지투기에 의한 지가상승이 임대료 상승이나 주택의 가격상승을 가져와서 그것이 임금 인상을 유발하 거나 가계소비의 위축으로 나타나고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 라는 것이다. 우선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토지의 가격상승이 반드시 임대료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토지투기가 미래 임대료 상승에 대한 기대로 나타난 것이라면 그것은 현재의 임 대료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토지가격의 상승은 주택가격의 상승이나 주택 공급의 둔화에 의한 임대료 상승 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논의한 것처럼 토지가격의 상승 이 주택에 대한 수요의 확대에 의해서 유발된 것이라면 해리슨의 설 명은 헨리 조지의 산업불황이론과 별 상관이 없다.

임대료 상승이 임금상승을 유발할 것인가의 문제는 매우 흥미 있 는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조합이나 노동운동가들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 때문에 임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 나 이것은 임대료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상승하지 못할 것이 라는 헨리 조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임대료는 상승했지만 임금상승은 이루어지지 않는 경 우에는 가계소비의 위축이 일어날 것이고 그것이 경제의 침체를 가 져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임금은 일정한데 임대료 가 올랐다면 임대료를 제외한 가계소비가 줄어들거나 저축이 줄어 들 것이다. 저축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당장 경기침체가 나타난다고 말할 수 없다. 또 임대료 지출과 다른 가계소비지출이 소득순환과정

에 미치는 영향이 특별히 달라야 할 이유가 있는가? 요컨대 그러한 영향이 없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헨리 조지가 말하는 “반복적으 로 발작하는 산업불황”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된다고 주 장한다면 그것은 심한 과장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2. Gaffney(1994)의 주장과 문제점

Gaffney(1994)는 토지담보대출 관행 때문에 토지투기가 경제위 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그는 토지투기에 의한 토지가 격 상승 때문에 이러한 관행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반적으 로 금융기술이 덜 발달된 사회에서 부동산 등 실물담보의 대출이 더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매우 오래된 부동산담보 대출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Gaffney는 부동산담보대출이 일반화되는 경우 이것이 토지투기 와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토지가치의 상승은 담 보가치 상승을 통해 대출을 증가시키고 증가된 대출이 토지 매입에 사용될 경우 토지가치는 더욱 상승하게 되며, 이것은 다시 대출을 증가시키는 등 일종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승작용은 대출이 토지 매입에 사용될 때 나타나는 것인데 Gaffney는 대출의 증가가 종종 토지 구입의 증가로 나타난다고 주 장한다. 만일 대출이 투자의 확대를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경우 에 따라서는 그것이 토지의 추가적인 구매도 유발할 수 있지만 담보 대출과 토지투기가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토지가격이 급등하는 상황 은 일반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투기게임이 일어 나는 상황에서 토지담보대출이 이러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투기와 금융시장을 이러한 관계로 일반화하는 것

은 지나치게 단순한 발상이다.

우리나라에서 1960~70년대의 고도성장과정에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은 사실이다. 먼저 토지를 매입하여 그것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한 뒤 토지가격의 빠른 상승으로 같은 담보물건에서 추가적인 자금 대출을 계속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 업의 확장이 가능했고 그것은 토지의 수요를 계속 늘려서 경제 전체 적으로 토지가격이 빠르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하는 결과 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토지가격의 상승에 의한 자 본이득 때문에 영업에서 성공적이지 못한 기업들도 퇴출되지 않고 이익을 보거나 이익을 보지 못해도 추가적인 융자로 연명하여 부실 을 키우는 결과도 종종 나타났다. 또 토지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 기 때문에 향후 확장투자를 위한 토지를 미리 확보하려는 행태도 나 타나 토지투기를 부채질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매우 주의해야 할 중 요한 사실은 정부가 투자촉진을 위해 초저금리(마이너스의 실질금 리)정책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토지투기가 훨씬 더 안전하게 되었고 또 일반인들까지도 원본이 보장되지 않는 금융저축보다는 부동산 같은 실물저축수단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자금 의 초과수요상태에서 은행이나 정부가 신용을 배급Rationing하는 상 황이 되었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에 의한 이득은 더욱 특정한 개인이 나 집단에만 집중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만일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 특정 대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암묵적 지원보장 등이 없었더 라면 우리 경제의 발전과정은 매우 달랐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역동적인 모 습을 보여 왔고 기업가들의 모험적인 투자활동이 크게 증가해서 고 도성장을 이루는 어떤 계기가 되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고 생각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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