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결론

7 장 결 론

우리나라에서 저출산현상은 1983년 이래 장기적으로 지속되었으나, 이에 대한 정책적 개입은 2005년 합계출산율이 1.08까지 낮아진 이후 에야 본격화 되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에서는 출산율 회복을 위한 핵심적인 전략을 세 가지로 설정하고 있으 며, 여기에는 자녀양육의 경제적 지원, 보육 및 일가정양립이 포함된다.

자녀양육의 경제적 지원은 현실적으로 보육료 지원을 제외하면 일부 아 주 낮은 수준이므로, 아직은 우리나라의 출산율 회복전략을 크게 보육 과 일가정양립으로만 대별해 볼 수 있다. 실로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 본계획에서는 보육정책에 보다 중점을 두고 시행하였으며, 2011년부터 시행하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1~2015)에서는 일가정양립 정책에 보다 더 역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순차적인 접근은 물론 출 산율 회복에 성공한 많은 유럽국가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러나 중요한 것은 두 정책들이 순차적으로 시행될 경우 어느 정도 긴밀 하게 접목 혹은 연계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두 정책 간 사각지대가 존재하며, 더 나아가 두 정책 모두 비효율성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인식 하에서, 본 연구는 보육정책과 일가정양 립정책 간의 연계정도를 진단하고, 향후 정책방안을 도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연구의 결과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는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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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에서, 본 연구는 일반적인 외국사례 고찰과 정책현황 분석 이외에 사 례조사와 실태조사를 직접 실시하였다. 보통 실태조사를 통해 자녀를 둔 취업모(가정)의 보육이나 일가정양립 간의 연계행태를 계량화할 수 있으나, 세부적인 내용까지 파악하는 데에는 설문지조사의 특성으로 한 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사례조사를 실시하여 취업모의 1일 생활을 시간적으로 분해하여 일과 자녀보육을 어떻게 연계하여 진행시 키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파악하였다.

본 연구는 사례조사와 실태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수집된 보육과 일가 정양립 간의 괴리를 체계적으로 분석‧정리하고, 각각의 괴리에 대한 개 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보육과 일가정양립 간 괴리는 대부분 시간적 관점에서 비롯된다. 물론 보육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 점들도 존재하나, 본 연구는 연구대상을 시간적으로 한정하여 집중적으 로 괴리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러한 괴리들은 다음과 같이 다음과 같 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취업모(혹은 맞벌이부부 모두) 대부분 출‧퇴근 시간(집을 기준 으로 출발 및 도착 시간)과 자녀(들)의 보육시설‧유치원 등‧하원 시간 간의 괴리가 발생하여 자녀돌봄의 시간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그러한 시간적 사각지대는 당사자들의 심리적‧육체적 고통은 물론 추가적인 양 육지원서비스에 대한 수요로 이어져 자녀양육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비용은 자녀가 어릴수록, 취업모의 출근시 간이 이르고 퇴근시간이 늦을수록 더 크다.

둘째, 취업모(맞벌이가족)의 경우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후에 적어도 저학년생일 때 방과 후에 맡길 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아동 의 학습 보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취업모(남편)가 가정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를 충족시키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취업모의 퇴 근 후 귀가시간이 늦어질수록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의 교육‧양육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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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학원 등에 의존하게 되어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맞벌이부부 (취업모)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 중 일부는 홀로 방치되고 있기도 하다. 취업모는 초등학교 방과후 자녀의 보육 및 교육에 관한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크게 제약되어 불안감이 큰 실정이다. 요컨대, 보육정책 과 일가정양립정책의 연계에서 가장 큰 사각지대는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돌봄서비스의 공백이며, 이는 사교육비 부담 증가에도 기여를 하 고 있다.

셋째, 아동의 이동에 대한 안전성 확보 문제이다. 영유아 자녀들이 시간연장형 보육시설 혹은 유치원 종일반 등 시간을 연장하여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 차량을 제공하지 않거나 교사의 동승 없이 차량기사가 아동을 이동시키고 있다. 보육시설‧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방과후에 학 원을 포함하여 추가적인 양육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높아, 그만큼 이동이 잦다. 학원 등의 경우에도 편의에 따라 차량을 운영하며,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이동 과정에서 교통사고, 아동 유괴, 성추행 등 아동 대상 범죄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다.

넷째, 취업모의 근로시간은 다양화되고 있는 반면, 보육서비스는 그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들이 자녀 양육의 곤란을 이유로 풀타임에 서 파트타임으로 직장을 전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보육시스템은 파트타임 종사자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 오전 혹은 오후 일정 시간 에만 자녀를 보육시설 등에 맡기고 그 외 시간에는 본인이 직접 돌보기 를 희망하나, 현행 보육시스템은 획일적이고 경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보육료 상한선이나 정부지원 단가도 모두 종일제 기준 으로 적용되므로 다양한 이용시간을 고려할 수 없어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완적으로 또 다른 자녀양육서비스를 이용하여야 하 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섯째, 취업여성의 경우 자녀의 질병 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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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시설‧유치원에서 자녀들이 아픈 경우 바로 취업모에 연락하여 데리 고 가라고 하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자녀가 아프나 아침 출근 시간 혹 은 퇴근 시간에 병원에 데리고 갈 시간적 여유가 없는 한편,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은 자주 아프기 때문에 매번 휴가를 사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예방접종을 제때에 맞추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를 사적인 책 임영역으로 간주하여 마땅한 사회적인 대처시스템이 부재한 실정이다.

여섯째, 취업모의 경우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보육시 설에 맡기는 경우에도 보조적으로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비시터들에 대한 시장체계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비용 부담이 높고 신뢰수준도 낮은 실정이다. 공적으로 아이돌보미 지원 사업 혹은 가정 보육교사 파견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나 돌보미 등이 자주 바뀌어 일관성 이 없는데다가 질적 수준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곱째, 보육시설의 적응기간이 긴 경우 취업모의 참가가 어려워 심 리적 고통을 주는 경향이 존재한다. 또한 취업모의 자녀가 추운 날씨에 이른 시간에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경우 난방이 제대로 안되어 있는 경 우가 존재한다. 보육시설이나 방과후학교 등이 방학을 하는 경우에는 특히 취업모는 자녀를 맡길 데가 없어 심리적 고통이 심하고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덟째, 취업모가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기간 동안에도 자녀 돌봄의 고됨, 성장 발달, 건강 등을 이유로 자녀들을 보육시설‧유치원 등에 보 내고 있다. 육아휴직급여의 수준이 평상 시 급여에 비해 아주 열악한 수준으로 자녀양육비용 지불은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

본 연구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일가정양립과 보육 간의 연계를 강화 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취업모의 출‧퇴근으로 인한 돌봄의 시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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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방안이다. 보육부문에서는 현행 보육시설의 기준운영시간(오전 7시 30분~오후 7시30분)과 유치원 종일제 운영을 준수하도록 한다. 오후뿐 만 아니라 오전까지도 적용되는 시간연장 보육시설을 충분하게 확대하 도록 한다. 유치원의 경우에도 종일제는 8시간 이상, 오후 8~9시까지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종일제 유치원에서 기준교육시 간 이외의 시간대에 보육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보육서비 스의 시간탄력적 적용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시간연장형이나 종일제 교 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가정양립 부문에서는 출‧

퇴근으로 인한 돌봄의 시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장보육 시설 확충도 중요하다. 직장보육시설의 실질적인 설치를 촉구하기 위하 여 충분한 지원을 하는 동시에 법적 이행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는 디스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또 다 른 방안으로 시차출퇴근제를 활성화하며, 특히 취업모가 자녀 돌봄에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10~20분 늦게 출근하고, 5~10분 정도 빨리 퇴근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이나 휴가를 분할하여 사용하거나 ‘근 로시간저축휴가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

문서에서 일가정양립정책과 보육정책간 연계방안 연구 (페이지 147-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