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기업 생태계에서 기업의 지식 축적 행위와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이 어떤 관련성을 가질 것인가? 기업의 기술도 입이 숙련노동에 대한 기업의 수요를 증대시키고, 기업이 숙련노동의 확보와 유지를 위해 작업장 관행을 개선한다면, 이는 숙련노동 수요를 매개로 기업의 지식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된다. 또는 기업 의 일자리 질 제고가 기업 내 종업원의 인적자본 축적을 자극할 수도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업의 지식과 일자리 질은 관련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식은 기업이 사용하는 기술로만 측정될 수 없다. 인적자본 역시 기업의 중요한 지식 요인이 될 수 있다. 또는 지식이라는 스톡의 활용을 극대화해 내는 기업 문화 및 조직 스타일 역시 기업의 지식에 포함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외부의 지식을 활용하는 네트워크 능력 까지도 기업의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지
식은 그 자체로 개념이 모호하고, 측정의 영역에서는 개별 연구자들의 연구 목적에 맞추어 각기 다른 지표가 추출되어 이용되고 있는 실정 이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포괄적인 지식스톡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기업 지식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지식경영의 관점에서 검토하겠지만, 구체적인 실증연구 에서는 기술과 인적자본의 측면에 한정하여 기업의 지식을 개념화하 고 측정함으로써 숙련노동 수요 및 좋은 일자리와의 관련성을 밝히고 자 한다. 요컨대 기업의 지식스톡을 기계에 체화된 것과 사람에 체화 된 것으로 구분하여 한정하고, 이와 더불어 이러한 지식스톡의 활용률 을 높이는 조직문화로 지식을 측정한다.
현재 좋은 일자리 역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축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차원의 좋은 일자리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합 의된 결론은 없는 실정이다. 다양한 맥락에서 제기된 좋은 일자리, 괜 찮은 일자리, 고용의 질에 대한 논의를 무작정 기업차원 연구에 도입 하여 활용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이에 대해 기존의 연구들을 검토하여 적합한 지표를 추출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 서 기존의 거시차원에서 논의된 일자리 질의 개념을 최대한 받아들이 면서도, 본 연구의 관심분야인 기업의 지식축적, 숙련노동 수요와 관 련이 되는 방향으로 개념화하고 지표를 추출하고자 하였다. 기업차원 에서 좋은 일자리라는 것이 결국 좋은 일터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고성과 작업조직에 대한 검토 역시 함께 하려고 한 다. 이는 노동시장이 직종이 아닌 기업별로 경계가 강한 한국의 특성 상 더더욱 타당한 접근방법이라고 판단된다.
중소기업의 일자리 질, 또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경영관행이 과연
중소기업 경영진의 독자적 판단으로만 결정되는 것일까? 모든 경제주 체의 전략적 판단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또는 다른 경제주체 의 전략적 판단에 상호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수직적 위계를 특징으 로 하는 한국 기업생태계의 특성상 기업의 지식축적 행위와 좋은 일 자리 간의 관계를 분석함에 있어 반드시 기업 간의 관계가 고려될 필 요가 있다. 대기업, 특히 재벌대기업은 공급사슬 전체 관리를 통해 협 력 중소기업의 지식수준, 숙련수준, 일자리 질 수준에 결정적인 영향 을 미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자기기업의 지식수준, 숙련수준, 일자리 질 수준을 결정하여 이익극대화를 추구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재벌대기업의 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전략은 중 소기업에 대한 적극적 육성과 지원을 통해 자신의 성장도 도모하는 장기적 접근이 아닌 원가절감, 납기압박, 품질부담 전가를 강제하는
‘아래로의 경쟁(race to the bottom)’을 조장하여 자신의 이익극대화를 추구해 왔다는 지적이 여러 연구들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재벌 대기업의 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전략이 ‘포섭적 통제(inclusive control)’
가 아닌 ‘배제적 통제(exclusive control)’라는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소기업의 지식축적 저하와 저숙련, 대기업의 이익향상, 그 결과 대 기업만의 일자리 질 제고가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1) 본 연구에서는 기업 자료를 활용하여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실증분석을 해 보려고 한다.
이러한 분석들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이용가능성이 가장 큰 제약요건으로 작용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여
1) 김철식(2009)은 아래로의 경쟁, 포섭적 통제, 배제적 통제의 개념을 사용하여 한국 자동차산 업의 사례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재차용하여 실증분석 결과를 해석하고자 한다.
실증분석을 실시하고 분석결과를 종합하려고 한다. 연구목적을 달성 하기 위해 하나의 자료 분석만으로 기업의 지식과 좋은 일자리 간의 관계를 파급효과까지 고려하여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 양한 자료 분석을 통해 종합적으로 실증분석의 의미를 도출하고자 하 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각 장별 내용 및 연구방법은 다음과 같다.
제1장에서는 본 연구의 목적 및 필요성을 기술하고, 연구 내용 및 구성, 연구방법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제2장에서는 본 연구의 핵심 개념인 기업의 지식과 좋은 일자리, 두 제도의 상호보완성을 분석하기 위한 기존 연구 검토 및 이를 바탕으 로 한 이론틀을 개발한다. 기존 경제학 및 경영학에서 기업의 지식과 숙련수요, 좋은 일자리에 관한 제도적 상보성에 관한 논의들을 검토한 후, 노동과정론에서 기술과 숙련, 또는 기술과 탈숙련(저숙련)의 관계 에 관한 이론들 역시 검토해 본다. 위계적인 한국 기업생태계하에서 기술과 숙련(또는 탈숙련)의 기업 간 파급효과, 또는 기업 간 제도적 상보성을 설명하기 위해 체계합리화론에 대해 자세한 이론 검토 역시 실시한다. 한편 기업의 지식과 숙련수요, 좋은 일자리 간에 상호 긍정 적인 보완성이 있을 수 있다는 평면적인 논리를 넘어, 긍정적인 상보 성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결합이 부정적인 경영성과를 낼 수 있으며, 그 결과 해당 제도가 도입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를 임계점 개념을 활 용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이론틀을 개발하여 제시한다.
제3장에서는 지식과 좋은 일자리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보다 자세 히 검토하고 기업차원에서 개념화하여 지표를 추출한다. 또, 숙련노동 수요를 숙련강도 개념을 이용하여 지표화하고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한편 추출된 지표가 어떻게 실증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지 다양한 자료들을 검토해 본다. 본 연구의 주요한 관심이 기업의 지식 을 사람에 체화된 지식과 기계에 체화된 지식으로 한정하고, 각각이 기업의 다양한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를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본 장에서는 좋은 일자리 검토에 보다 집중 할 것이다.
제4장에서는 제2장과 제3장의 분석틀과 추출된 지표를 기반으로 기 업의 지식, 숙련노동 수요,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 간의 상보성에 관한 실증분석을 실시한다. 구체적인 분석자료는 고용노동부의 ‘2011년 노 사 공동의 사회적 책임 지수(UCSR_index2011: 이하 USCR)’와 한국 노동연구원의 ‘사업체패널조사(Workplace Panel Survey: 이하 WPS)’
이다. 대표적인 기업체 패널조사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인적자본기 업패널조사(Human Capital Corporate Panel Surveys: 이하 HCCP)’는 활용을 검토하였지만,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에 대한 측정항목이 상대 적으로 부족하여 본 연구의 분석에서는 제외하였다.
제5장에서는 제4장의 실증분석을 기업 간 파급효과로까지 확장시킨 다. 구체적인 실증분석 자료는 한국신용평가정보 KISS LINE의 기업 재무자료, 특허청의 특허자료 및 개별 기업자료를 결합하여 구축한 반 가운 외(2013)의 자료를 활용한다. 기존 반가운 외(2013) 자료에 통계 청의 학력별 임금자료를 결합하여 최종 자료를 구축한다. 해당 자료는 기업의 지식과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 지표들을 충분히 포함할 수 없 는 단점이 있지만, 기업 간 파급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소기업의 지식축적이 대기업의 숙련노동 수요에 어떠한 영향을 미 치는지, 그 반대 경로는 어떠한지를 파악한다. 이때 대기업 중 재벌대
기업을 구분하여 한국 기업 생태계의 위계구조가 기업의 지식축적과 숙련에 대한 수요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미치는지 파악해 보고자 한다.
이는 기업 간에 어떠한 제도적 상보성이 작동하는지 확인해 보는 작 업이기도 하다.
제6장은 본 연구 전체의 종합 및 정책적 함의이다. 본 연구는 제도 간 상보성에 주목하였고, 제도 간 상보성이 임계점을 가지고 작동한다 는 이론틀을 실증하고자 하였다. 또 제도가 기업 간 파급효과, 또는 상보성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였다. 이때 이론모형 및 실증분 석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기업의 지식과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 간의 제도적 상보성이 숙련수요를 매개로 작동하는가였다. 개별기업 내에
제6장은 본 연구 전체의 종합 및 정책적 함의이다. 본 연구는 제도 간 상보성에 주목하였고, 제도 간 상보성이 임계점을 가지고 작동한다 는 이론틀을 실증하고자 하였다. 또 제도가 기업 간 파급효과, 또는 상보성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였다. 이때 이론모형 및 실증분 석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기업의 지식과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 간의 제도적 상보성이 숙련수요를 매개로 작동하는가였다. 개별기업 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