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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경제학과 경영학의 논의들

문서에서 기업의 지식과 좋은 일자리 (페이지 47-50)

제2절 기업의 지식, 숙련노동 수요, 좋은 일자리의 관계

1. 기존 경제학과 경영학의 논의들

방하남 외(2007) 연구에서 기업차원 좋은 일자리의 가장 중요한 요인 으로 고용 안정성을 들고 있는데, 많은 제도주의 경제학 연구들은 고용 의 안정성과 기업의 지식축적 간의 긍정적 관계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Boyer and Yamada(2000)는 고용의 안정성은 미시적으로 숙련형성과 기업 내 학습의 제도적 기반을 제공하여 지속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하였다. 서환주(1999)의 경우에도 고용의 안정화와 기술학습의 정의 관계에 관한 이론 모형과 실증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Enos and Park(1988), Amsden(1989), Cartiglia(1997), Park(1997), 역시 장기근속과 고용의 안정성이 갖는 기술학습 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하였다.

경영학에서는 종업원의 만족을 높이는 일자리 경영관행이 기업의 역 량을 제고한다는 많은 연구들이 축적되어 있다(Shrivastava, 1995; Russo and Fouts, 1997; Brammer et al., 2007; Turker, 2009). 이러한 연구들 중 종업원의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내부자원 및 학습 관점은 좋은 일자리 경영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인 적자원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기업의 역량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으로 보았다(Russo and Fouts, 1997). Hart(1995) 역시 기업의 좋은 일자리 경영이 조직 몰입과 학습, 종업원의 기술과 참여의 증가를 만 들어 낸다고 주장하였다.

이상의 논의들은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이 기업의 지식, 특히 숙련 축적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기업의 지식에서 좋은 일자리 로의 인과관계 역시 가능하다. 기업의 지식에 대한 강조가 숙련노동에

대한 수요를 창출한다면 이들을 채용, 유지, 동기부여 시키기 위해서는 일자리의 질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 ‘숙련편향기술변화 (Skill Biased Technology Change)’ 가설에 따르면 기업의 기술투자가 숙련수요를 창출한다는 많은 실증적 증거들이 있다. 서환주 외(2004) 는 기업의 정보통신 투자가 숙련노동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기술 학습, 즉 숙련에 대한 투자 역시 자극하게 되 며, 동시에 기업조직의 자율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기술투 자로 촉발되는 숙련노동 수요, 그리고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으로의 변 화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과업편향기술변화(Task Biased Technology Change)’ 가설에 따르면 기업의 기술변화는 숙련에 대한 수요뿐만 아니라 비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미숙련에 대한 수요 역시 창출하게 된다. 이 경우 과연 기 술변화가 기업의 전체적인 인력구성을 고도화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본 연구의 관점에서 한정해 본다면 본 연구는 기업의 지식을 기술과 인적자본으로 구분하는데, 기업이 지식축적 노력을 기계에 체 화되는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에 체화되는 인적자본에까지 확장한다면 기업의 인력구성이 보다 고숙련화되고,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 경영관 행 도입에도 보다 적극적일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기 술에 대한 투자는 명시지에 대한 투자의 성격이 강하고,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는 암묵지에 대한 투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신기술 도 입으로 숙련수요가 창출되는 과정에서 명시지뿐만 아니라 암묵지가 충분히 축적되는 경영전략이 사용된다면, 이러한 암묵지를 소유한 종 업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기업 내 지식의 적극적인 활용과 창출에 관심을 가지는 지식경영 역시 기업 내 지식의 한 요소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숙련노동에 대한 강조를 바탕으로 하며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을 제고할 수 있다.

장영철 외(2010)에 따르면 지식을 강조하는 지식경영하에서 생산도구 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숙련노동자는 다른 근로자에 비해 보다 높은 유동성을 가지게 되며, 전통적으로 개인이 기업에 의존하던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 사이의 권력 균형을 형성하게 되고, 그 결과 숙련노동자 는 지식의 매개체로서 기업의 핵심 자원으로 기업 인적자원관리의 핵 심 대상이 된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숙련노동자를 관리하고 그들이 가 지고 있는 창조성과 잠재력을 개발하며 숙련노동자의 업무열정과 책 임감을 높이는가 하는 것은 기업의 인적자원관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 한 과제가 된 것이다(Drucker, 1998). 따라서 기업들은 역량을 갖춘 숙련노동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인적자원관리 관행으로 고성과 작업조직 또는 고몰입 인적자원관리가 강조될 수 있는데, 이는 노동조 건을 긍정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요컨대 기업이 지식 경영을 통해 숙련노동 중심의 고용구조를 가져간다면 좋은 일자리 경 영관행을 도입할 유인은 더 커지는 것이다.

다만 기업의 지식에 대한 투자 혹은 강조가 숙련노동자에 대한 수 요를 늘이고 이들에 대한 관리로서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이 도입된다 고 할 때, 보편적 노동의 권리를 강조하는 기존의 괜찮은 일자리 논의 와는 다소 괴리가 발생한다. 괜찮은 일자리는 미숙련 노동에게도 적용 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추출하는 좋은 일자리 경영관행 지표들이 기업의 지식 혹은 숙련수요와 일방향의 상보성을 가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기업의 지식과 숙련노동을 강조하게 되면 적합한 조직특성으로 보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특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Bresnahan (2002), Bresnahan et al.(2002), Caroli and Van Reenen(2001), 서환주 외(2004)에서는 ICT 확산과 더불어 숙련인력 중심의 고용구조의 변화 와 보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기업조직 간의 제도적 상보성을 강조한 다. 이 역시 기존의 괜찮은 일자리 논의에서 수평적이고 분권화된 기 업조직, 종업원 혹은 팀 단위 의사결정의 자율성이 고려되고 있지 않 는 것과는 대비된다. 의사결정의 자율성은 숙련노동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으로 숙련과 미숙련 모두를 포함하고, 노동에 대한 보편적 권리를 강조하는 거시차원의 괜찮은 일자리 지표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숙련 노동자 입장에서는 임금보상을 포함한 근로조건, 직업의 안정성, 노동인권뿐 만 아니라 의사결정의 자율성 역시 직무만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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