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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연계해 체험요소 늘려라

문서에서 교육눈에 보이는 (페이지 167-178)

캐롤 네비스 스미소니언연구소 정책평가연구소장

때는 미국 우편공사(USPS)가 도움을 제공합니다. 전문가 그룹과의 ‘협업’ 전문가와 일반인이 직접 대화하고, 교육자와 학생이 머리를 맞대도록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덕분에 스미소니언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구석구석까지 에너지를 전달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스미소니언은 최신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입니다. 인터넷 전시,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과 학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문가와 일반인을 연결해 직접 대화하도록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 교육자와 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독창적인 실험을 고안하도록 장려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스미소니언의 방침을 결정하고 조정하는 캐롤 네비스(Carole Neves) 정책평가연구소장을 만나

‘협업’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교육방식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게임의 이름은 ‘배니시드(Vanished)’입니다. ‘사라졌다’는 뜻이죠. 자연재해 속에 담긴 비밀을 추적하던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소속 과학자들이 사라진 단서를 찾기 위해 미국의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자료를 조사하기에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죠.

참가를 신청한 학생들은 각자 형사가 되고 과학자가 되어 동네 근처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을 찾아보고 기록합니다. 가상의 상황 속으로 자연스럽게 몰입시켜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방식입니다. 학생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해결책을 찾아내고 실제 과학자, 교사들과 대화하며 임무를 완수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되죠.

2011년 3월 스미소니언은 온라인 게임을 학습과 연결시킨 대안현실게임 (Alternate Reality Game)을 만들어 큰 인기를 얻은 적이 있습니다. 정규수업이 아닌 ‘학교밖 교육’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융합 교육의 효과를 높이려면 우선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람들부터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대화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스미소니언도 ‘배니시드’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지리학자, 생물학자, 동물학자, 고고학자, 사회학자, 교육자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와 교사들을 참여시킨 덕분에 풍부하고 생생한 스토리 라인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게임에 직접 참여하면서 학생들과 대화도 나누고 과학적 탐구방법에 대한 조언도 제공했습니다.

실제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교육용 게임’이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충분한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배니시드’ 제작을 위해 MIT에서는 IT전문가와 게임 디자이너를 파견해 주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게임 실행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제공 했습니다. 이들이 기존 과학자들과 협력하지 않았다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지 못했을 것입니다.

융합 교육은 과학과 기술과 정보를 하나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 간의

‘협업’이 있어야만 시너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덕분에 ‘배니시드’ 게임은 정해진 기간 중에 문제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내용과 운영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vanished.mit.edu/about)를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주어진 문제를 ‘자신의 과제’로 인식하게 하고 스스로 해결방식을 찾아내 성취감을 맛본다는 구성은 한국의 융합인재교육(STEAM) 수업에서 사용되는

‘상황 제시 → 창의적 설계 → 성공의 경험’의 3단계 학습준거와 유사합니다.

융합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배니시드’를 비롯한 스미소니언의 융합 교육 프로그램들은 스토리 텔링(storytelling)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소장님도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학수업에 스토리텔링 방식을 도입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토리텔링 방식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방법도 굉장히 다양해서 손쉽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과 과학관이 전시하는 소장품에 담긴 역사와 사연을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명 과학자를 참여시켜 자신의 생활과 업무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배니시드’ 게임에는 유명 여성 지리학자 엘리자베스 코트렐(Elizabeth Cottrell)이 참여했습니다. 화면에 등장해서 자신이 어떠한 분야를 연구하는지, 왜 지리학을 공부하게 되었는지 직접 설명했죠. 아이들과 남편이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도 영상으로 내보냈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여성 과학자들도 직업과 생활을 조화시키면서 얼마든지 풍부하고 보람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유명 고생물학자 스코트 웽(Scott Weng)도 출연했습니다. 미국 서부 와이오밍 주에서 2년 동안의 추적 끝에 중요한 화석 표본을 발견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바위 속에서 발견한 작은 나뭇잎 화석 덕분에 ‘과거 그 지역에서 급속한 온난화가 진행되었다’는 이론을 증명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발견 당시에는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곁들여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도 당시에 게임에 참여해 웽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 장소에서만 30종 2천여 개에 달하는 표본을 발견해 이른바

‘화석계의 금광’을 찾아냈다”는 이야기에는 저도 가슴이 뛰었습니다.

웽의 이야기 속에는 해당 지역의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지식이 골고루 담겨 있습니다. 식물종을 발견하고 식별하는 일에서부터 추론을 거쳐 과거와 현재의 기후변화를 연결시키는 일까지 과학자가 수행하는 전체 작업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죠. 5천585만 년에서 5천575만 년 전의 사건으로 인해 지금의 지구 대기 속 탄소 함유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세부적인 내용에 아이들이 흥미를 잃을까 걱정도 되겠지만 실제 과학자가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호기심을 가지고 듣습니다. 덕분에 관련지식도 풍부해지죠.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웹페이지와 영상을 통해 제공되었으며, 과학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서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의 학습자들이 재미와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한국의 융합인재교육도 스토리텔링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더욱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이라는 개념 안에는 인간 문명의 특성과 삶의 질 그리고 문화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소재는 인간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죠. ‘모든 사진에는 이야기가 있다(Every Picture Tells a Story)’라는 프로그램으로 설명을 해볼까요. 사진을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과학적인 관찰법을 이용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오래 전 어느 동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나누어 주고 관찰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발견한 사실을 기록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사진 속 풍경은 대낮이고 시계는 2시 34분을 가리키고 있는데 사람이나 운송수단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봇대는 있는데 전선이 없고 물건들의 그림자 방향이 제각각입니다.

여기서 출발해 질문을 던집니다. 토론이 오가다보면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겨납니다. 사진의 색깔로 살펴본 촬영방식과 사진기의 구조, 노출시간과 장면의 구도 등 기술과 연관된 요소들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미소니언의 또 다른 교육프로그램 ‘교실 속의 스미소니언 (Smithsonian in your classroom)’도 과학과 스토리텔링을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과학적 소재에서 스토리텔링 요소를 도출할 수 있을까요?

한국의 융합인재교육 우수교사들을 대상으로 2011년 미국 현장 연수를 진행할 때도 ‘교실 속의 스미소니언’이 체험 프로그램으로 포함되었습니다.

스미소니언의 교육 콘텐츠는 교사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될까요?

2011년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협약을 체결할 때 스미소니언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한국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스미소니언의 교육콘텐츠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교사들을 초청했을 때 미국 내 학교와 더불어 각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연구소를 잇는 새로운 코스를 포함시키고 ‘교실 속의 스미소니언 프로그램’을 포함시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연수 과정에서 교사들은 박물관, 과학관 등 비공식 교육을 학교 교실에서의 공식 교육에 연결시키는 비결도 배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커뮤니티를 조직해 지금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격려하고 평가하는 방법, 인과관계와 문맥을 파악하는 사고력,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 진행법 등 과학교육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스미소니언의 교육 콘텐츠가 한국의 융합인재교육 교사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실 속의 스미소니언’ 프로그램은 박물관, 과학관, 도서관, 커뮤니티 센터가 보유한 전시물과 소장품을 이용합니다.

학교라는 공식 교육장소를 제외한 비공식 장소의 모든 요소를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죠. 특정 소재의 흥미로운 점을 부각시켜 학생들이 스스로 관찰하고

‘교실 속의 스미소니언’은 비공식 교육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정규 수업에서 수학·과학·공학·기술을 하나로 묶어 통합적으로 가르치는 미국의 스템(STEM) 교육과 유사합니다. 학교 교육과 학교밖 교육을 매끄럽게 연결시키는 노하우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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