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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 연계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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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에서도 STEAM 교육이 가능하다

지난 2012년 부산에서 ‘과학과 창의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 아래 제2회

‘세계 과학관 심포지엄(ISSM)’이 진행됐습니다. ‘STEM 교육에서 과학관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새라 조지(Sarah George) 미국 유타자연사박물관(NHMU) 관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학관의 역할은 단순히 대중이 과학적 소양을 쌓도록 돕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의 박물관은 과학자와 공학자의 경력을 넓히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이제는 과학적 사고 능력이 과학과 기술 분야를 넘어서 타 분야에까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학교 교육은 시험과 성적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초 기술에 대한 수업을 진행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과학관은 학교에 비해 커리큘럼 구성에 제약이 덜합니다.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호기심을 자극하고 결과보다는 탐구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에 적합합니다5).”

서구에서 박물관의 역사를 축약하면 ‘박물관을 통한 교육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관도 과학 소양을 교육하는 데 있어 커다란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이러한 전통 아래 미국과 영국의 대부분 과학관들은 다양한 비형식 교육을 통해 STEM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큐리어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마음대로 만지고 체험하는 공간 ‘큐리어스’

‘큐리어스(Q?rious)’는 미국 스미소니언연구소 소속의 국립자연사박물관 (NMNH)이 설립한 STEM 아웃리치 담당기관입니다. 큐리어스라는 명칭은 궁금하다 또는 호기심이 많다는 뜻의 영어 단어 ‘큐리어스(curious)’를 변형시킨 것입니다. 질문(question)이나 탐구(quest)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세상을 열어보자(Unlock your world)’는 슬로건도 호기심과 도전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큐리어스 프로그램6)

국립자연사박물관 지하 1층에 자리한 큐리어스는 수천 가지가 넘는 표본과 학습용 기자재 그리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세계를 탐험할 수

6) http://qrius.si.edu(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내 큐리어스)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평일에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여느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처럼 무료입니다.

학생들은 큐리어스의 방대한 컬렉션과 도구를 이용해 실제 과학자처럼 직접 실험을 해볼 수도 있고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아 장기 프로젝트에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큐리어스의 운영 철학은 ‘호마고(H.O.M.A.G.O)’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보내고(Hang Out), 이것저것 만져보고(Mess Around), 탐구에 몰입한다(Geek Out)는 뜻입니다. 이러한 3단계에 따라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첫째 단계에서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긴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며 호기심을 키웁니다. 제시된 주제를 어렵게 여기지 않도록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입니다. 보고(see), 듣고(hear), 만지고 (touch), 느끼는(feel) 오감 체험 방식을 통해 주제에 점차 친숙해집니다.

보고

만지고

듣고

느껴보자

둘째 단계에서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수천 가지가 넘는 방대한 표본들을 마음대로 꺼내어 관찰하고 만져봅니다. 우리나라 박물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각 표본에 붙어 있는 QR 코드를 근처 컴퓨터에 스캔하면 이미지와 영상 등 자세하고 풍부한 정보가 나타납니다. 관찰과 실험 등 개인의 활동 내역은 회원카드에 누적 기록되어 세심한 관리를 받습니다.

셋째 단계에서는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아 주제를 한층 더 깊이 탐구하거나 창의성을 발휘해 산출물을 만들어봅니다.

방대한 표본을

직접 만져보고

하나씩 꺼내어

정보를 확인하자

‘조사’와 ‘탐험’ 중 마음에 드는 방식을 고른다

큐리어스의 아웃리치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6학년에서 고등학교 졸업반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교사가 학급 단위로 참여를 신청할 수도 있고 학생 개인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세부 프로그램은 ‘조사(investigation)’와

‘탐사(expedition)’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조사 프로그램은 한 번에 30여 명의 학생들이 60분 동안 참여해 특정 과학 아이디어를 심도 있게 조사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내용입니다. 큐리어스가 보유한 다양한 표본과 실험장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자료와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을 진행합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프로그램은 ‘암초에 푹 빠져(Reefs Unleashed)’, ‘법의학의 신비(Forensic Mysteries)’, ‘깊이 파고들자(Dig Deep)’, ‘조류 충돌을 파헤쳐라(Bird Strike Whodunit)’ 등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소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법의학의 신비’ 조사 프로그램7)

탐사 프로그램은 한 번에 최대 6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크고 작은 규모의 탐험대를 꾸려서 특정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합니다. 화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7) http://naturalhistory.si.edu(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증거를 찾거나 꿀벌·미생물·산호초 등 새로운 생물종을 식별하고 인간의 두개골에 담긴 정보를 읽어내는 등 관련 주제도 다양합니다. 참여율과 인기가 높아 최근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주니어 탐험대’ 프로그램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큐리어스가 운영하는 아웃리치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 (http://qrius.si.edu)을 방문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국 런던과학관의 연령별 프로그램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런던과학관(London Science Museum)은 ‘스템 클럽(STEM Club)’이라는 이름의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학생의 연령에 상관 없이 적합한 학습 활동이 가능하도록 과학기술, 지리학, 인문학 등 여러 학문을 융합시켜 개발한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명 5-7세 7-11세 11-14세 14-16세

Spaghetti Challenge

360 Periscope

Soap Challenge

Launchball

Crime Lab Kit

Launchbox

Mars Mission Kit

Mousetrap Drag Racer

Blooming Paper

Bath Fizzers

Robot Bug

SOS : Save Our Snacks!

Futurecade

예를 들어 ‘스파게티 구조물 만들기(Spaghetti Challenge)’는 5~7세 아동도 참여가 가능하도록 쉽고 재밌게 구성했으며, 게임형 체험 프로그램 ‘퓨처케이드(Futurecade)’는 14~16세 청소년을 위해 특별히 제작되었습니다.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7~11세, 11~14세, 14~16세의 3개 그룹으로 대상 학생을 구분해 진행됩니다.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미국 스미소니언연구소처럼 교사, 전문가, 관리자 등 교육 종사자들을 위한 교수법을 매뉴얼과 자료로 정리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토크 사이언스(Talk Science)’라는 이름의 교사 연수 프로그램도 실시합니다. 중학교에 해당하는 ‘주요단계-3(KS3)’과 ‘주요단계-4(KS4)’를 담당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과학 수업 진행이 유용한 교수법을 전수합니다8).

추가 질문을 유도해서 사고를 확장시킨다

이들 영국 런던과학관의 STEM 프로그램이 가진 특징은 ‘계획 단계’와 ‘실행 단계’를 나누어 살펴볼 때 더욱 명확해집니다.

첫째로 프로그램의 ‘계획’ 단계에서는 과학 지식 자체를 전달하기보다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춥니다. STEM 클럽의 13개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학생에게는 활동지가, 교사에게는 매뉴얼이 배포되는데 소재에 대한 상세한 개념이나 원리를 설명하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교사용 매뉴얼에는 프로그램의 목표, 사용되는 재료, 토론해야 할 주제, 추가로 던질 만한 질문, 예상되는 학습 성과, 관련 교육과정 등이 소개되어 있을 뿐입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활동을 소재로 삼는 것도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7~11세 대상의 ‘360도 잠망경(360° Periscope)’ 프로그램에서는 반사라는 과학적 원리를 이해시키기 위해 세계대전 때 사용된 잠망경부터 아폴로 달착륙선에 탑재된

8) http://www.sciencemuseum.org.uk(런던과학관)

반사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의 잠망경을 제작하고 체험합니다. 한편으로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은 다소 약한 편입니다. 교과 단원을 명시한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교과 관련 개념을 키워드로 나열했을 뿐입니다.

‘360도 잠망경’ 체험 프로그램9)

둘째로 프로그램의 ‘실행’ 단계에서는 주어진 환경과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교사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전수합니다. 예를 들어 ‘꽃피는 종이(Blooming Paper)’와 ‘욕조 폭죽(Bath Fizzer)’ 프로그램은 7~11세, 11~14세, 14~16세 학생 누구나 참여하도록 각 연령에 맞춰 방식을 변형시켰습니다.

개별 프로그램마다 추가 질문을 설정해서 부가적인 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9) http://www.sciencemuseum.org.uk(런던과학관)

학습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잠망경 프로그램의 경우 왜 화면이 거꾸로 보이는지 그 용도는 무엇인지 토론하게 하고, 선박이나 우주선에 장착되는 잠망경은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게 해서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킵니다. 덕분에 교사들은 하나의 주제만으로도 여러 시간에 걸쳐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런던과학관의 프로그램은 일생생활 속 상황을 체험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토론과 토의까지 확장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별 과제 수행이 아닌 집단 중심의 토론 활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우리나라에 적용할 때는 토론에 사용될 질문과 주제를 직접적으로 제시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10).

국립과천과학관의 아웃리치 프로그램

국립과천과학관은 학교 밖에서 실시되는 비형식 과학교육을 선도하는 중심기관입니다. 총 685개 주제에 달하는 전시품의 52퍼센트를 작동형과 체험형으로 구성해서 단순한 관람을 뛰어넘는 창의적 전시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눈으로 보며 관찰하는 방식(Eyes-on)과 손으로 만지며 체험하는 방식(Hands-on)을 결합시키고 자세한 설명을 통해 머리로 이해하는 방식(Minds-on)까지 도입해 마음으로도 느끼는 감성적인 과학(Feels-on)을 이루는 것이 국립과천과학관의 목표입니다.

EYES-ON + HANDS-ON + MINDS-ON = FEELS-ON

10) 관련 연구 : 조헌국 외, 『영국의 STEM 프로그램 분석 및 한국형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사사점 정리』, 한국과학창의재단, 2013.

각 전시관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도록 4천여 개의 주제별 전시물을 재구성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STEAM 교사 연수와 워크숍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DNA 60주년 기념 워크숍’,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 특집 지질 생태 체험 프로그램’, ‘종교 문화 이야기를 담은 생태 해설’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이슈별로 특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11).

또한 14개의 창조 작업실 내에 3D프린터 등 53종의 첨단장비를 갖춘 ‘무한 상상실’을 개방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했고,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창작자에 대한 기술 지원과 창작자 간의 상호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입니다.

학년별 눈높이에 따라 설명 방식 바꾼다

국립과천과학관이 개발한 체험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과학수사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창의적 체험학습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11) http://www.sciencecenter.go.kr(국립과천과학관)

적외선과 자외선을 이용해 위조문서를 찾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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