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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문제로 자발적인 질문 이끌어내자

문서에서 교육눈에 보이는 (페이지 122-132)

롭 로버트슨 애리조나과학관 학습개발담당관

애리조나과학관(Arizona Science Center)은 1982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세워진 전시 체험관입니다. 300건이 넘는 체험형 전시물을 기반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세계 최초로 나노심(NanoSeam) 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플라네타리움과 5층 높이에 달하는 3D 입체 아이맥스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과학관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학습 리더십 센터(Center for Leadership in Learning)를 중심으로 교사들의 지도 역량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학교 내 STEM·STEAM 교육의 노하우 전수를 위해 한국을 찾아온 롭 로버트슨(Rob Robertson) 학습개발담당관을 만나 한국의 교사들에게 전해줄 조언을 들어보았습니다.

애리조나과학관 산하의 학습개발부를 이끌며 직업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입니다.

부서의 주요 업무는 교사와 학생들을 위한 STEM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특히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부분은 질문 기반 수업, 융합 콘텐츠, 학생들 간의 협동입니다.

요즘 미국 교육계의 화두는 학생들이 사회생활에 앞서 어떠한 준비를 해야 자신만의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3가지의 역량을 지녀야 합니다.

첫째는 STEM에 대한 정확한 지식입니다. 미래 사회에서 학생들이 가져야 할 주요 역량을 키우려면 교사들이 STEM 요소들을 어떻게 융합시켜 전달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둘째는 전문적인 지식입니다. 단순히 STEM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핵심적인 내용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교사들이 특히 많은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입니다.

셋째는 학생들이 STEM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STEM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겠죠. 요약하자면 교사들은 STEM이 무엇인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미국 애리조나과학관에서의 역할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1세기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창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교사가 이끄는 학교 교육이 변화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첫째는 ‘찾아가는 과학(Science on Wheels)’ 프로그램입니다. 지역사회 곳곳의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서 아웃리치 등의 과학 활동을 해보는 것입니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실에서 사용 가능한 활동을 지도하기도 하지만, 교실로 직접 찾아가서 시연을 해보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교사들의 수업 방식에 대해 평가와 피드백을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멘토링이나 코칭이 필요한 교사들을 찾아가서 수업 모습을 지켜보고 더 나은 방법과 노하우를 전수해줍니다.

셋째는 탐구 기반 수업지도안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의 수업에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유도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STEM 배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2년 전부터 실행 중인데 각 학교에서 STEM 수업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도록 세부 전략과 계획을 전수해 줍니다.

저희 과학관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수법을 지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우선 탐구 기반 교수법 연수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도록 만들어내서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지도합니다.

맞춤식 교육 프로그램은 학습능력과 수준에 차이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지도법을 적용하는 교수법을 전수합니다. 제2외국어를 통해 과학을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있구요. 과학을 통해 영어를 배우게 만드는 수업입니다. 또한 STEM의 네 가지 과목을 어떻게 하나로 융합해 가르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교육을 진행합니다.

교사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애리조나과학관은 어떠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까?

교사들을 위한 애리조나과학관의 세부 프로그램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앞서 언급한 교사들의 핵심 역량이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특히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째는 교사 스스로 STEM 교과에 대한 분명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만 각 분야의 지식들을 섞어 융합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업 목표와 기준에 따라 학생들을 평가하고 수준을 측정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둘째는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사의 전달 방식과 역량에 따라 학생들이 내용을 깨우치는 속도와 정도도 달라집니다.

저희 과학관에서는 교사들의 전달 능력 배양을 위해 여러 가지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이러한 역량을 갖춰야만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과학관에서도 관련 노하우를 지원합니다. 전문적인 비공식 과학교육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 수업 이외에 일상생활에서도 과학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애리조나과학관은 학생들이 어떠한 소재에 관심을 가지는지, 어느 부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과 통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과학관 내의 ‘디자인존’입니다. 한국의 ‘무한상상실’처럼 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보는 장소입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도와주다보면 무엇에 재미를 느끼는지 어떠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찰 자료를 토대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하면 학생들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창의성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애리조나과학관에서 교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학생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요.

학생들이 눈앞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라고 느끼려면 역시나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우선 교사들부터 소속 지역사회가 어떠한 특성을 지녔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주는 만성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입니다. 아시아의 국가들은 인구 과다라든가 가용토지 부족 또는 홍수 등의 자연재해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행이라는 위기도 제시할 수 있겠죠.

이처럼 지역사회의 특징이나 널리 알려진 문제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한다면 학생들도 자신의 상황과 얽힌 실생활의 문제라고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요.

미국에서도 ‘생활 문제 연계(Near World Problem)’라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질문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합니다.

저는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과학창의 축전’ 기간 중에 ‘해외 콘텐츠 활용 융합인재교육 연수’를 4일 동안 진행했습니다. 연수 내내 한국의 교사들에게 반복적으로 강조한 사항이 있습니다. 학생 자신의 삶 속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를 스스로 질문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문제에 대한 질문을 직접 던지다보면 그 실체가 알고 싶어집니다. 그러다보면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되고 결국에는 참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되고 결국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 성공을 경험할 수 있죠.

한국의 STEAM 교육은 상황 제시, 창의적 설계, 감성적 체험 등 3단계의 학습 준거틀에 의해 진행됩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상황 제시’ 단계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학습과제를 학생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실생활과 연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STEAM을 통해 학교 현장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공에만 익숙한 경우가 많아 STEAM 요소를 융합해 수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미국에서의 선례에서 어떠한 점을 배워야 할까요.

미국의 교사들도 융합이라는 부분을 가장 어려워합니다. STEM 전문가라고 부를 만한 교사의 수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융합을 위해서는 협업이 필수적인데 중등 과정은 과목별로 교사들이 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교사들이 개별적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해야겠죠.

대신에 타 과목과 연결될 수 있는 주제를 함께 모여서 선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른 교사들과 토의하며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협업이 가능해집니다.

실생활과 연계된 주제를 합의한 후에는 각자의 과목에 연결된 내용을 찾아서 끼워넣습니다. 공통의 주제에 자신의 과목을 녹여넣는 것입니다. 이처럼 교사들이 과목별로 나뉘어져 있더라도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학교는 한 명의 담임교사가 한 반 전체를 하루종일 맡아 가르치기 때문에 통합과 융합을 이루기가 수월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사들도 별도의 모임이나 연합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4학년 대상의 융합 수업을 준비할 때는 4학년 전체의 담임교사들이 다 같이 모이는 것이죠. 이 과정을 통해 전체 STEAM 수업에 적용될 주제를 결정할 경우 깊이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교사들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모두가 근면성실한 열정을 갖췄다는 점과 적지 않은 업무를 부여받아 시간 부족을 겪는다는 점입니다. 저에게 던지는 질문도 비슷합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학생 중심의 참여형 수업을 구성하는 방법과 노하우에 대한 갈증도 똑같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조금이라도 해답을 얻었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교사들은 STEAM의 성공에 대한 의지가 충분해 보입니다. 교과 내용을

‘해외 콘텐츠 활용 융합인재교육 연수’에서는 ‘서바이벌 사이언스’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연수에서 만난 한국 교사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습니까. 어떠한 조언을 건네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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