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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과 소득분포의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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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비정규직 채용경향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고학력 청년층과 신규 일자리 간에 질적 불일치가 존재한다. 이러한 불일치로 인해 최근 청년층의 하향취업이 상당히 진전되고 있으나, 신규로 진입하는 청 년층의 경우 눈높이 조정에 시간이 소요되는 양상은 지속되고 있어 청년 실업률은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 구직자는 기업의 경력직 선호에 따라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 신규 구직자의 구직기간은 2000년대 계속 장기화되어 평균 5개월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김대일,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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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 고급화, 자본시장 개방 및 고용조정 비용의 증가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고학력화, 고급화되는 양상을 보여 왔기 때문에, <그림 9>

에서와 같은 변화를 유발하는 것은 노동공급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20)

❙그림 9. 남성 대졸/고졸 근로자의 로 그 임금격차

0.25 0.35 0.45 0.55 0.65

197 8 1982 1986 1 990 1994 1998 20 02

연도 자료:Kim(2005)에서 재구성.

신규 노동력의 공급은 노동수요의 고학력화 추세에 맞추어 지속 적으로 고학력화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청년층의 인구감소로 대졸학 력 신규 노동력의 증가세가 다소 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1995년 51.4%에서 빠르게 상승하여 2005년 80%를 상회하고 있으나, 출산률 저하에 따른 세대규모(cohort size)의 감소로 인해 전체 근로자에서 신규 대졸 근로자의 비중은 오히려 하 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25~65세 남성 대졸 학력 보유자 가운데 25~29세 신규진입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18.3%에서 20) 노동수요 고급화에 대한 논의로는 최강식․정진호(2002), Kim(2005) 등을 참조.

1990년 22.3%로 증가하였으나,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04 년에는 14.8%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졸 근로자의 증가 추세는 둔화되었고, 이에 따라 대졸 근로자와 고졸 근로자의 임금격 차가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대졸 근로자의 질(quality of

la bor)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노동수요의 고학력화 추세에 노동공

급이 못 미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러한 판단의 근거로는 대졸/ 고졸의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 신규진입 노동력보다는 중․장 년층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대졸 근로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35~39세 연령층의 경우 1995년 37%에서 2003년 42%로, 45~49세 연령층의 경우 64%에서 68%로 증가하였으나, 25~29세 연령층의 경우 동 기간 동안 7.5%에서 7.8%로 거의 변화하지 않았 다. 청년층 대졸 근로자의 공급이 둔화되면, 청년층의 대졸 프리미 엄이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나, 그 반대 양상이 관측되는 것은 신규 진입 대졸 근로자의 인적자본이 하락하고 있을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동일한 학력을 보유하고 있는 근로자들 간에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림 10>은 개별 근로자의 임금에서 인 적자본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격차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표준편 차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임금(Wit)에 로그를 취하여 인적자 본변수(Xit)에 회귀분석을 한 나머지, 즉 아래 식의 추정 오차항(

) 의 표준편차이다. 인적자본 변수로는 네 수준의 학력(고졸 미만, 고졸, 초대졸, 대졸 이상)과 아홉 개 연령 그룹으로 정의되는 36개 학력/연령 유형에 대한 더미 변수를 사용하였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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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0>에서는 위의 추정식에서 얻어지는 오차항( )의 표준 편차를 보이고 있다.

❙그림 10. 근로자 유형 내 임금 분포의 확대

0 .3 0 . 35 0 .4 0 . 45 0 .5 0 . 55

1 97 8 1 9 81 1 98 4 1 98 7 1 9 90 1 99 3 1 99 6 1 9 99 2 00 2

전 체 고 졸 미 만 고 졸 초 대 졸 대 졸

자료: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각 연도.

<그림 10>의 결과에 의하면 근로자 유형 내 임금분포는 1990년대 초반까지 전반적으로 축소되어 왔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확 대되는 양상으로 반전되었다. 이는 학력별 임금격차가 확대되기 시작 한 시기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서, 1990년대 중반 이후 기능(skill)에 대한 수요확대에 기능의 공급이 충분히 대응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을 반영한다.

이와 함께 근로소득의 일시적 변동성이 증가한 것도 근로자 유형

21) 20세 이상 65세 미만 남성을 대상으로 5년 단위로 9개의 연령 그룹을 형성하였다.

it

내 임금분포가 확산되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유경준․김대일

(2003)에 의하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노출되어 있는 임금소득의

변동성(earnings risks)은 2000년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임 금소득의 구성요소 가운데 항상적 요인(permanent component )의 변동 성보다 일시적 요인(transitory component)의 변동성이 더 빠르게 증가 하였다. 다만 근로자들이 일시적 근로소득 변동을 자본시장 거래를 통해 상쇄할 수 있다면, 이러한 일시적 변동성의 증가가 가지는 복 지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경제위기 이후 기존의 연공서열식 보상제도가 성과급형 보 상제도로 대체되기 시작함에 따라 유사한 근로자들 가운데서도 능 력에 따라 근로소득의 격차가 확대되었을 것이라는 예상도 할 수 있 으나, 실제 이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연공서열식 보상 제도하에서는 학력과 연령이 임금근로자의 근로소득을 결정하는 주 요 요인인데, 연공서열 보상체계의 효과는 위의 임금함수에서 학력 과 연령의 설명력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즉 연공서열 이 파괴되고 개인의 능력에 따른 임금결정이 일반화된다면, 그만큼 전체 임금분포에서 연령과 학력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축소될 것 이기 때문이다. <그림 11>에는 위의 임금함수 추정식에서 연도별로

을 보여 주고 있는데, 그 결과에 의하면 학력과 연령의 설명력은 1987년 .483에서 최고 수준에 이른 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2003년에는 .350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수준은 경제위기 이전인 1990년대 중반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제 위기 이후 활성화된 성과급제도에 의해 근로자 유형내 임금분포가 확산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근로자 유형 내 임금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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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확대는 기본적으로 학력, 연령 등으로 측정되지 않는 다양한 기 능에 대한 시장가격이 상승하였다는 점, 즉 노동수요가 고학력화됨 과 동시에 고급화되었다는 점과 근로소득의 변동성이 증가하였다는 점에 의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1. 임금 분포에서 학력 과 연령의 설명력

0 .2 0 .3 0 .4 0 .5 0 .6

1 9 7 8 1 9 8 1 1 9 8 4 1 9 8 7 1 9 9 0 1 9 9 3 1 9 9 6 1 9 9 9 2 0 0 2

자료: 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각 연도.

한편 임금소득분포의 변화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사 업체 규모별 임금격차의 확대이다. <그림 12>에서는 상용 근로자

100~299인 규모의 사업체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각 규모별 로그 임

금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1992년을 기점으로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 는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 10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의 평균임금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 이고 있다.22)

22)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를 추정함에 있어서, 사업체 규모별로 근로자 유형별 구 성이 변화함에 따른 임금 변화를 통제하였다. 이를 위해 사업체 규모별로 근로자

❙그림 12. 사업체 규모별 임금 격차의 확대

0.7 0.8 0.9 1 1.1 1.2 1.3 1.4

1987 1991 1995 1999 2003

5~29 30~99 300~499 500 or mor e

자료:Kim(2006a)에서 재구성.

규모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은 중국과의 경쟁에 따른 효과 와 대기업으로의 경제력집중, 대기업 중심의 노사관계가 복합적으로 유발시킨 결과로 평가된다. 앞서 보았듯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채 산성 및 부가가치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중소기업의 임금지불능력 (ability t o pay)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규모별 임금격차 확대의 주요한 원인인데, 이는 중국과의 경쟁 심화, 그리고 하청관계에 있는 중소 업체들의 하청단가가 하락하였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하청단가의 하락에는 부실기업 정리과정을 통해 대기업의 경제력집중이 심화되 면서 발주 대기업의 수요독점적 지위가 강화되었던 점도 중요한 원 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수요독점적 지위의 강화로 인해 대기업 노조의 임금인상으로 인한 고용비용 증가 부담이 하청단가 하락을 통해 중소업체로 전가되고 있는데, 이는 이미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유형별 평균임금을 구하고, 사업체 규모별 평균임금을 추정할 때에는 모든규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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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된 중소기업의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효과를 초래하였다. 이와 같이 근로자 유형별 임금격차와 유형 내 임금분포가 확대되 면서, 근로자 가구의 가구소득 불평등도도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유경준(2007)의 자료에 근거하여 재구성된 <그림 13>에 의하면 우리 나라 도시 임금근로자 가구의 가구소득 지니계수는 1990년대 중반 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다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크 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물론 경제위기로부터 극복하는 과정에 서 일시적으로 지니계수가 하락하기는 하지만 2003년 이후 다시 지 니계수는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림 13. 도시 근로자 가구소 득의 지니계수

0 .2 7 0 .2 8 0 .2 9 0 . 3 0 .3 1 0 .3 2

1 9 8 2 1 9 8 5 1 9 8 8 1 9 9 1 1 9 9 4 1 9 9 7 2 0 0 0 2 0 0 3

자료:유경준(2007)에서 재구성.

가구소득은 임금 이외에도 근로시간, 취업자 수 등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구소득의 불평등도 확대도 이러한 여러 요인의 변 화를 반영할 수 있다. 이철희(2006)는 근로자 가구소득의 변화를 여 러 요인의 변화로 구성 분해하였는데, 최근 근로자 가구의 소득 불

평등도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근로시간이나 취업자 수의 변화보다

임금률(wage rate)의 불평등도 확대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

음을 보이고 있다. 즉 노동시장에서 학력별,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 차의 확대와 근로자 유형 내 임금 불평등도 확대가 가구소득의 불평 등도 확대를 유발하였다는 결과이다.

다만 <그림 13>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제위기 직후 일시적으로 지니계수가 크게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2003년 지니계수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때까지는 지니계수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 한양상과 1990년대 중반의 양상을 결합하면 지니계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상승하는 장기적 추세를 보이다가 경제위기 직후 이러한 추세를 일시적으로 벗어나 상승하였고, 이후 다시 추세로 복귀하는 양상임을 알 수 있다. 지니계수가 1990년대 중반 이후 확대되는 것은 임금격차 및 불평등도의 확대 시기와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소득불평등도 확대 양상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장기적 추세를 가지고 시작되고 있었고, 경 제위기는 일시적으로 확대되었다가 복귀하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득 불평등도의 확대는 빈곤과 밀접한 연계를 갖는다. 국민기초 생활보장법상의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할 때, 2000년대 초반 우리 나라의 빈곤률은 8~10%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빈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절대적 빈곤의 수준이 아니라 빈곤에서 탈출할 확률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빈곤에 처한 가구라도 손쉽게 빈 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면 빈곤이 갖는 사회적 비용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볼 때 소득에 있어서 일시적 소득요인(transitory in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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