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인구증가를 전제로 한 계획인구 추정방식

도시기본계획에서 설정한 계획인구지표는 최근의 인구저성장 추세가 고려되 지 않고 있으며, 실제보다 인구를 과다하게 추정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1) 인구변화에 근거한 도시의 유형분류

목표연도의 계획인구 추계현황을 평가하기에 앞서 2004년을 기준으로 전국에 소재한 84개 도시의 인구변화동향을 분석하였다41).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주민 등록인구를 기준으로 도시유형은 3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유형 I(계속증가)은 1990년부터 2004년까지 계속해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도시인데, 수원시 등 수도권에 소재한 26개 도시, 비수도권에 있는 대구광역시를 비롯한 21개 도시를 포함해 총 47개 도시가 해당된다. 유형 Ⅱ(최근감소)는 1990 년대까지는 인구증가가 지속되었으나, 2000년대부터 상주인구가 감소하기 시작 한 31개 도시를 말한다. 수도권에는 광명시가 유일하며, 부산광역시를 비롯한 비 수도권 30개 도시가 이에 해당된다. 유형 Ⅲ(계속감소)은 1990년대부터 2004년까 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6개 도시가 해당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특별시와 과천시가 포함되며, 비수도권에서는 태백시를 포함한 4개 도시가 포함된다.

41) 행정구역상 군 지역은 제외하였다.

<표 3-12> 전국 도시의 인구변화 유형에 따른 분류

인구변화 유형

인구변화 지역구분

1990 -1999년 2000

-2004년 수도권 비수도권

(계속증가)

수원, 성남, 의정부, 안양, 부천, 평택, 동두천, 안산, 구리, 오산, 시흥, 군포, 의왕, 하남, 인천, 고양, 남양주, 용인, 파주, 이천,

안성, 김포, 화성, 양주 (24)

※도시기본계획 미수립지역 광주(경기도), 포천

(2)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춘천, 원주, 청주, 천안, 서산, 전주, 순천, 광양, 구미, 경산, 진해, 김해, 제주, 아산, 거제, 양산

(20)

※도시기본계획 미수립지역 계룡

(1)

(최근감소) 광명

(1)

부산, 강릉, 속초, 삼척, 충주, 제천, 공주, 군산, 남원, 김제, 여수, 나주, 포항, 경주, 김천, 안동, 영주, 영천, 상주, 창원, 진주, 밀양, 동해, 보령, 논산, 익산, 정읍, 문경,

통영, 사천 (30)

(계속감소) 서울, 과천

(2)

태백, 목포, 마산, 서귀포 (4)

주 : 괄호안의 숫자는 각 항목에 해당하는 도시의 수

자료 : 행정자치부. 각 연도, 도시연감; 통계청, 각 연도 주민등록인구총계; 건설교통부. 2005.

2004 도시계획현황.

이들 도시 가운데 실제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 도시 수는 총 82개42)로서 경기도 광주시는 경안 및 곤지암 지역만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였으므로 분석대 상에서 제외하였다. 따라서 수도권 27개, 비수도권 54개를 합쳐 총 81개의 도시 를 대상으로 목표연도의 계획인구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42) <표 3-12>에서 3개의 유형으로 분류한 84개 도시 중 포천시와 계룡시는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되어있 지 않다.

(2) 유형별 계획인구 추계현황

도시기본계획이 도시유형별 인구변화 추세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또는 도 시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목표인구 추계결과가 어느 정도로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인구변화 유형별 인구성장률을 분석하였다. 분석을 위 해 개별 도시의 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한 목표연도43)의 계획인구를 2004년 인구 로 나누어 인구성장률을 구한 다음, 이를 -0%, 0-25%, 25-50%, 50-75%, 75-100%, 100% 이상 등 여섯 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전체 81개 도시 가운데 29.6%에 해당하는 24개 도시가 25-50%의 인 구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19.8%에 해당하는 16개 도시가 50-75%, 17.3%에 해당하는 14개 도시가 0-25%의 인구성장을 목표로 하였다. 100% 이상 의 인구성장을 목표로 설정한 도시도 전체의 17.3%인 14개 도시였다. 한편 인구 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 도시는 1개 도시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실은 2000년 부터 2004년까지 전국의 83개 도시가운데 약 44.6%에 해당하는 37개 도시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현상과 심각한 괴리를 보인다(표 2-7 참조).

‘계속증가’를 나타낸 유형 Ⅰ에서 0-50%의 인구성장을 목표로 하는 도시가 전 체의 54.6%인 24개 도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유형 Ⅱ의 인구증 가 목표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유형Ⅰ의 목표치보다 높은 것으 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유형 Ⅱ의 경우 25-50%의 인구 성장을 목표로 한 도시가 전체의 64.5%인 20개 도시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인구 저성장 및 감소의 효과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유형 Ⅱ에서 100% 이 상의 인구성장목표를 가진 도시가 전체의 16.1%로 나타났다. 한편 인구가 지속 적으로 감소해 온 유형 Ⅲ의 경우에도 서울만이 인구성장목표를 추세에 맞게 반 영하였을 뿐, 나머지 5개 도시는 인구감소 경향에도 불구하고 인구성장목표를 높 게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형Ⅲ 중 100% 이상의 인구성장목표를 상정한 도시가 전체의 33.3%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도시기본계획의 인구추계

43) 2015년을 계획목표년도로 설정한 사례와 2020년을 계획목표년도로 설정한 사례가 각각 절반정도를 차지한다.

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변화 추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표 3-13> 인구 대비 도시기본계획 목표인구 인구변화

유형

인구성장률1)

- 0% 0-25% 25-50% 50-75% 75-100% 100%이상

(계속증가) 0(0.0) 12(27.3) 12(27.3) 6(13.6) 7(15.9) 7(15.9) 44(100.0)

(최근감소) 0(0.0) 1(3.2) 11(35.5) 9(29.0) 5(16.1) 5(16.1) 31(100.0)

(계속감소) 1(16.7) 1(16.7) 1(16.7) 1(16.7) 0(0.0) 2(33.3) 6(100.0) 1(1.2) 14(17.3) 24(29.6) 16(19.8) 12(14.8) 14(17.3) 81(100.0) 주 : 1. 인구성장률(%)=도시기본계획목표년도의계획인구

2004년인구 ×100

2. 2002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이전에는 행정구역과 도시계획구 역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2002년 이전에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된 도시 중 계획인구가 행정구역인구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존재하나, 본 분석에서는 이를 고 려하지 않았다.

자료 : 행정자치부. 각 연도, 도시연감; 통계청, 각 연도, 주민등록인구총계; 건설교통부. 2005.

2004 도시계획현황.

(3) 유형별 대표도시의 계획인구 추계방식

계획인구 추계실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각 유형별로 대표적인 사례도 시를 선정하여 도시기본계획에서 활용한 계획인구의 추계방식 및 내용을 검토하 였다.

우선 수원시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유형 Ⅰ의 도시인데, 2004년 에 수립된 도시기본계획의 내용을 보면, 2020년을 목표연도로 설정하였으며, 계 획인구를 130만 명으로 설정하고 있다. <표 2-15>와 장래인구추계를 감안해 볼 때, 2020년까지 목표한 인구에 도달하는 도시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 Ⅱ에 속하는 경주시는 2000년까지 인구가 증가하였으나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04년 승인된 도시기본계획에서는 최근의 인구감 소추세를 무시하고 있다. 목표연도인 2020년까지 자연적 증가 35천 명, 사회적 증가 5천명을 합쳐 총 4만 명의 인구증가를 예측하고 있다.

영천시도 경주시와 유사한 추세로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2004년 수립된 도시기본계획의 내용을 살펴보면, 2005년 이후 지방산업단지의 조성을 계기로 인구유입이 유출을 앞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가정을 근거로 2020년 계획인구를 자연적 인구증가 3,023명, 사회적 인구증가 57,513명으로 추 정하였으며, 계획인구를 총 18만 명으로 설정하고 있다. 2001년 인구가 12만 명 임을 감안해볼 때, 약 절반에 해당하는 6만의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가정하고 도 시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2000년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 태백시는 유형 Ⅲ에 속하는 도시이다. 기존 1 차 산업의 구조재편으로 1980년대 이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 이고 있다. 2000년 수립된 도시기본계획에서는 2016년을 기준으로 자연적 인구 증가는 정체되지만, 사회적 인구증가는 5만 8천 명에 달해, 총 12만 1천명의 인구 를 계획지표로 설정하였다. 1996년의 태백시 인구가 6만 2천 명이고, 인구감소추 세가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2배에 가까운 계획인구의 설정은 현실적으 로 달성 불가능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현실성을 무시하고 계획인구를 과다하게 추정하는 근본적 원인은 대부 분의 도시기본계획이 도시의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여러 가지 인 구추계방식에 의해 추정된 결과 중 과다추정치를 의도적으로 합리화하고 그 수 치를 사용한다는데 있다44). 또한 해당 지자체장이 인구규모에 따라 교부되는 중 앙정부의 재정지원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계획인구를 늘려 잡 기도 하고, 민선(民選)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이벤트성 개발계획을 남발하여 계획인구의 사회적 증가분을 높이는 경우 등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도 시기본계획 수립과정에 관여하는 지자체 공무원, 도시계획위원, 연구기관 및 엔 지니어링업체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직 인구저성장 및 인구감소현상에 대한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인구저성장 추세가 뚜렷하거나 인구가 감소하는 도시

44) 김제국(2003)은 대부분의 도시에서 통계적 기법을 이용한 1차 인구추정치와 개발가용지에 특정한 개발밀도를 곱해서 산출된 2차 인구추정치를 제시한 후, 과다 추정된 2차 인구추정치를 통해 1차 인 구추정치를 합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김제국, 2003:36).

에서도 도시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인구저성장 추세가 반영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39.2%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 인구수를 기준으로 하므로 해 당지자체장이 인구감소추세를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한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그 다음으로 28.9%가 ‘인구지표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기본계획 수립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표 3-14> 인구저성장도시의 도시기본계획수립 시 그 추세가 반영되지 않는 이유

구분 빈도 (%)

도시기본계획수립지침 자체에 ‘인구저성장’추세를 반영하는 내용의 부재 27 ( 9.0)

인구지표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기본계획 수립방식 87 ( 28.9)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 인구수를 기본으로 하므로 해당지자체장이

인구감소추세를 받아들이는 것을 꺼려함 118 ( 39.2)

관련 공무원 및 도시계획위원회의 ‘인구저성장’에 대한 인식 부족 23 ( 7.6) 도시기본계획을 직접 수립하는 연구기관이나 엔지니어링업체에서

인구저성장추세에 대비한 도시계획 및 관리능력이나 인식이 부족 38 ( 12.6)

기타 6 ( 2.0)

무응답 2 ( 0.7)

합계 301 (100.0)

주 : 본 문항의 빈도에는 복수응답이 포함되어 있음 자료 :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현재의 시점에서 개별도시를 대상으로 20년 후의 인구규모와 도시의 미래상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해당도시의 사회적, 물리적 변화상 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목표인구를 설정하는 방식은 도시기본계획의 실행력 을 불신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과도한 도시개발사업을 유발시켜 세수낭비와 도시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계획인구 규모설정이 중요 한 과제이지만 현실과 무관하게 인구의 증가만을 가정한 지표설정은 인구저성장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 인구저성장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계획철학의 정립과 더 불어 각 도시 실정에 맞는 도시관리정책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