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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인구변동의 특징

지난 20세기 후반기 이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서 진행된 인구변동 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지난 20세기 동안 상당 수 국가들이 인구 변천(demographic transition) 과정을 마무리하였 다.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하여 인구 변천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된 경우 도 있지만, 기존 인구학적 논의에 기초할 때 이들 국가 또한 향후 지속적 인 인구 변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인구변 동이 가족계획과 같은 인구정책의 영향을 받았지만, 지난 20세기 후반부까 지 나타난 인구변동은 후속적으로 인구정책에서의 변화를 초래하였다.

<표 2-9>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1970~1980년대까지 상당수 개발도

상국들의 인구증가율이 크게 감소함으로써 과거 발전론적 논거에 기초하 여 추진된 인구정책을 대신하는 새로운 인구정책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994년 카이로 국제인구개발회의(ICPD)를 정점 으로 한 인구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는 <표 2-9>와 같은 인구 변천 및 이로 인한 인구증가율 감소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표 2-9>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1990~1995년 기간에 걸쳐 인구 증가 율이 2%를 초과하는 모습은 아프리카 및 일부 아시아, 남미 지역에 국한 됨을 살펴볼 수 있다.

둘째, 인구학적 이슈의 다양화 및 복잡화 현상이 지적된다(May, 2012, p. 4). 고출산, 인구 증가 문제와 저출산, 인구 고령화, 인구 감소 문제가 혼재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20세기 후반 이후 개발도상국의 인구정책 은 고출산율 상황에서 사망률이 감소함으로 인해 나타난 급격한 인구 증 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출산율을 낮추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비록 최빈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출산율이 감소 추세를 보여 주고 있지만, 향후 출산율 관련 추세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반면 선진국의 인구정책은 저출산 및 이로 인한 인구 고령화 혹은 인구 감소에 인구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지는 경향을 보여 준다. 물론 이들 개발 도상국과 선진국 간 인구학적 이슈에서의 구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저출산과 이로 인한 인구 고령화 문제는 선진국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도 향후 가까운 시일 내에 핵심적인 사 회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인구학적 이슈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민이나 환경과 같은 이슈들의 경우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공 통적으로 직면한 동시에 단일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은 인 구학적 이슈에 해당한다. 결국, 이들 이슈의 경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가 요구되지만, 이들 이슈에 대 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이해관계가 상이하다는 점에서 그 해결이 쉽 지 않을 수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Trump)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에서 의 탈퇴를 공식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인구정책 패러다임에서 유의미한 전환이 이루어졌는데, 특히 1994년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인구개발회의(ICPD)는 인구정책의 초점을 인구와 발전 패러다임 대신 개인들의 건강과 복지 그리고 인권을 강조하 는 방향으로 전환시킨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에 따라 인구와 발전에 초 점을 맞추어 인구 통제(population control)를 강조한 전통적인 인구정 책 패러다임이 도전을 받게 된다(May, 2012, pp. 4-5). 물론 국제 인구 정책 패러다임에서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고 하여 모든 국가들의 인구 정책에서 이에 상응하는 변화가 나타났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 인구정책의 전반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발전론적 접근에 기초한 인구정 책은 최근까지도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4년 카이로 국제인구개발회의(ICPD)가 발전론적 접근에 기초한 인 구정책을 지양하고 인권에 기반을 둔 인구정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 요한 분기점이 된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인구학적 이슈의 다양화와 인구정책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인구 정책의 역할과 정체성이 모호해진 점 또한 지적될 수 있다(May, 2012, pp. 4-5). 전 세계적 차원에서 다양한 이슈들, 특히 고출산과 저출산, 인 구 증가와 인구 감소 등 상반된 현상들이 동시적으로 출현함으로 인해 과 거 1960~1980년대와 달리 국제 인구정책을 주도하는 이슈가 분산되었 으며, 이는 후속적으로 인구정책의 응집력 및 역할 감소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 특히, 선진국 인구정책은 대부분 관련 사회정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인구정책과 타 사회정책 간의 경계가 불명

확하게 됨으로써 인구정책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화 및 국제관계의 복잡성, 그리고 인구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의 다양성으로 인해 전통적인 국민국가(nation-state) 중 심의 하향식(top-down) 인구정책이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점을 지 적할 수 있다(May, 2012, p. 4). 이민정책 분야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국 제적 맥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이민이 발생하는 국제관 계를 고려함 없이 단순히 개별 국가의 국경 통제 방식을 통해 이민과 관 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개 발도상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 또한 세계화와 무관하지 않다. 심 화된 경쟁 속에서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의 경우에도 경쟁력 강화 차 원에서 임금 인하 압력에 직면하고 있으며, 상당수 선진국들 또한 저성장 과 인구 고령화에 직면하여 복지국가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은 이 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따라 복지국가의 역할 축소 속에서 저출산 문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 은 것이 현실이다. 다른 한편 복잡한 사회체계 속에서 인구정책이 수행되 는 선진국의 경우 인구정책과 관련된 행위자의 다양성으로 인해 정책을 둘러싼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과거에도 개인은 물론 다양한 비정부 기관(조직) 등의 행위자들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정책의 설계와 집행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현재의 시민사회 영향력은 과거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측면이 있는 것 으로 볼 수 있다.

〈표 2-9〉 대륙(지역)별 인구증가율: 1950~2015년 자료: United Nations. (2017c). World Population Prospects: The 2017 Revision.

https://esa.un.org/unpd/wpp/DVD에서 2017. 8. 1.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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