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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참여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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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서 적절성과 충분함이라는 두 가지 원 리를 필요로 한다. 연구에서 적절성이란 이론적인 필수조건에 의해 연구에 대한 가 장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참여자를 찾아내고 선택하는 것이며, 충분함이라 는 것은 연구현상들에 대해 보다 더 충분하고 풍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자료가 포화상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수집해야 한다는 것이다.(신경림, 1985/1997)

연구참여자 선정의 적절성을 위해 한국에 거주하는 1년 이상의 이주남성노동자들 로, 연구 목적에 적합하도록 한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참여 자 선정에서 한국에 1년 이상 거주한 자들로 한정한 이유는 이국땅에서의 1년이라는 기간은 그들이 앞으로 몇 년을 한국에서 살아갈지는 모르지만, 첫발을 딛고 적응해 나가는 이 시기의 체험이, 그들이 앞으로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대부분 1년 사이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처음 와서 1년이라는 기간에 비자 자격과 한 국사회에 대한 인식, 거주 기간, 거주 장소, 작업장 변동, 작업장에서의 사고 등, 생각지 않은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1년이 지나면, 타국 생활도 어 느 정도 익숙해지고, 주변 사람들과의 친분 관계도 형성이 되고, 정보도 얻게 되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 조금씩 이루어지면서, 나름대로의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료가 포화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과 한국어 인터뷰를 해야 됨 으로, 언어가 서투른 이주남성노동자들 중에서도 가장 한국어가 능숙한 사람들로 선 정 기준을 맞추었고, 인터뷰 과정에 하고 싶은 말이 마음대로 한국어로 표현이 잘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참여자들과 같은 나라의 한국어를 잘 하는 통역사를 동행하 여 도움을 받았다. 또한 연구자가 자주 접촉해서 면담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가능하 면 친분 관계가 형성 된 사람들로 선정하였기 때문에, 참여자의 숫자는 양적으로는 많지 않지만, 질적으로는 포화상태의 기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연구참여자와의 관계형성을 위해 그들과 식사도 하면서 담소를 즐겼고, 쉼터에도 가서 친밀해지도록 애썼다. 충분한 자료수집을 위해서는, 연구참여자와 심층면담을 통해 더 이상 새로운 자료가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시도하였고, 참여자별 면담 횟수 는 2~4회였다. 참여자의 수는 6명이며, 필리핀인 2명, 동티모르인 2명, 베트남 1명, 태국인 1명이다. 가능하면 국적과 연령, 체류기간, 체류자격, 하는 일이 다양한 배 경과 한국에서 일하는 기간이 오래 된 참여자들로 선정하려고 했으나, 연구자가 자 원봉사를 하고 있는 곳이 가톨릭계의 종교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단체이다 보니, 연구참여자들의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임을 밝혀 둔다. 그리고 언어 소통이 어느 정 도 이루어지고, 일요일마다 미사에 잘 참여하고 성실하며, 한국인 직원들과 친밀성 이 있는 노동자들을 위주로 선별하였다. 심층면담을 해야 되는 사정 상, 통역자를 동반해야 하는 여건이어서, 이주남성노동자와 통역자의 사정 여하에 따라 참여자를 선정이 이루어져, 참여자의 숫자가 6명으로 제한됨을 밝혀 둔다.

본 연구에서 이주노동자 대상에서 여성을 제외시키고, 남성만을 연구하게 된 것 은 그 동안의 문헌고찰을 통해 살펴 본 결과, 문제 유형들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주여성들은 남성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주한다는 사실이 다.10) 이주여성노동자들 또한 마찬가지로 가난한 나라에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또는 더 잘 살아보기 위해, 고향을 등지고 새로운 세계에 목숨을 건 이주를 선택 했다. 그들에게 있어 이주는 그들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자신의 전부를, 목숨을 내 건 모험이었다. 그러한 각오를 가지고 건너온 그녀들에게 한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취약한 처지의 약점을 이용하여, 여성의 신체적인 구조를 더듬는 야만적인

10) 특히 아시아 지역의 이주여성은 대부분 가사노동이나 성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산업화된 결혼시장에서 도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분야는 이주여성에게 특화된 분야이며, 남성은 생산 분야를 담당하고 여성은 재생산분야를 담당한다는 성차별적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다(쯔지모토 도시코, 2006).

행동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이주여성노동자의 경우, 성별에 따른 정치경제와 글 로벌화 된 가부장적인 체계가 여성의 이주형태를 결정하게 된다. 특히 산업화된 결혼이나 여성의 인신매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성희롱과 성폭 력으로, 성의 상품화가 되어 성적인 대상자로써 존재할 뿐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결혼이민자를 포함시킨 이주여성노동자의 문제는 가부장제의 잔재가 짙은 한국 가 정 내의 문제와 가정폭력이 주요 문제로 등장하고 있어서, 성별에 따른 개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남성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한정했다.

본 연구자는 광주시 광산구 소재의 가톨릭계 건강가정 센터의 이주노동자 지원센 터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2010년 6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결혼이민자여성의 아기돌보기를 하다가 12월부터는 이주남성노동자들의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이주남성노동자들은 작업장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쉬는 휴일에 도 다른 아르바이트 일이 생기면 쉬지 않고 일만 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공부할 시 간도 배울 기회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결혼 이민자 여성들의 한국어 교육 강의 실에는 많은 수가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덩달아 한국어 실력도 쑥쑥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형편이다 보니, 이주남성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은 지치고 고달플 뿐이 다.

가난에서 벗어나기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힘든 노동 속에서 보내고 있는 연구참여 자와의 만남과 면접은 2011년 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이루어졌다.

연구참여자와의 면접 기간이 약 8개월 동안에 이루어진 것은 참여자(1, 2, 3, 4, 5)는 6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에 거쳐 면담이 이루어졌으나, 참여자 6은 가장 성 실하게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으로서, 다른 이주노동자가 오지 않고 혼자 수업에 임하게 되었을 때는, 수업이 끝나고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많았다. 그러 한 때는 식사를 하면서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시간 까지 포함해 면담 기간이 8개월이나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주남성노동자 들과 가장 많이 상호작용하는 이주노동자지원센터의 실무자나 사회복지사, 종교인 등을 대상으로 한 면접은 9월에 실시하였고, 이 내용은 자료의 분석과정에 일부 참고하였다.

필리핀 국적의 참여자 1, 2 와의 만남은 광산구 이주노동자지원센터가 기획하는 여름프로그램에 참석하여, 그 곳에서 10여 년 동안 다문화가정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의뢰하여, 그들로부터 추천받아 면담을 하게 되었다. 참여 자 3과 4는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동티모르 신부님을 통해 만나게 되었는데, 그 때가 마침 하절기였기 때문에, 일감이 없는 시기인 6월부터 9월까지 참여자 3과 4 는 연구자의 수업에 자주 참석하고 있었다. 참여자 5는 광산구 이주노동자지원센 터에서 이주노동자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있는 수녀님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다.

참여자 5와의 만남은 이주노동자 담당 책임자인 수녀님의 소개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 그와 처음 면담 약속을 할 때는 그 부인하고 했는데, 그 부인은 평소에 수녀님을 매우 존경하고 있어서, 수녀님 말씀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믿고 잘 따른 다는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했다면 면담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 주노동자 상담선생님이 말해 주셨다. 그들은 체류 기한을 훨씬 넘겼기 때문에 미 등록자로 혹시 신분이 노출되어 위험한 상황이 될까봐, 모르는 한국 사람들의 접 근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필리핀 이주남성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시장의 최하층’(유명기, 1995)의 지위 를 점유하고 있고, 공용어인 필리핀어(타갈로그어)를 바탕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영어 사용을 능숙하게 하고 있었다. 문화관광부(2007) 자료에 의하면 인구의 약 82% 정도는 카톨릭을 믿고 있어서인지, 휴일에는 일하지 않고 쉬거나,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필리핀 이주남성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 중에서도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고, 한 국으로의 이주시기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인데, 본 연구자가 아무런 연관성 없이 다가가서 말을 걸면 경계하는 느낌이 역력히 나타났다. 물론 한국어가 서툴 러 당황해 하며 물러서기도 했지만, 웬지 본 연구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불신과 귀 찮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동안 한국 사람들로부터 차별과 배제의 경험을 겪은 노동자들이라면 게다가 미등록노동자라면 한국 사람에 대한 불만이 높을 것이고, 혹시, 신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낯선 사람에 대해 더욱 거리를 두 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과 친밀한 관계의 한국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으면, 거리낌 없이 대해주고 다른 노동자들도 소개해 주기도 했다.

연구참여자의 대부분은 전남지역에 거주하는 노동자들로, 평일에는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은 주로 일요일밖에 없었다. 게다가 일요일에도 추가 작업이나 다른 아르바이트가 생기면 쉬지 않고 일했기 때문에, 약 속을 했어도 연구참여자의 상황에 따라 빈번히 취소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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