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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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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새롭게 희망의 싹을 틔우는 참여자들에게 있어 한국은 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고된 노동에 몸은 더욱 힘들어지고 무시당하고 보이지 않은 차별을 느끼면서도 본국에서 찾을 수 없는 일거리들을 한국에서는 열심히 일만 하면 얻을 수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때로는 삶의 고단함에 부딪혀 좌절하 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희망을 이국땅에서 찾아내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힘 든 노동의 대가는 미래의 자신의 튼튼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여긴다. 일정금액 이상의 돈을 모아 가지고 꿈에도 그리운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도, 본 국의 계속된 불경기 상황, 물가 상승, 그리고 공백 기간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 등,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 변화 등으로 참여자들은 귀국을 미루고 있다. 그 래서 돌아가도 일 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없고, 이주노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 황이라면 또 다시 낯선 다른 국가로 가는 것 보다는, 이미 적응이 되어 익숙해 져 있고 직장이 있는 한국에 정착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온 연구참여자들은 그들 사회에서는 도전적이고 진취적 인 의식을 가진 자들이다. 고국에서는 대학을 나온 최고의 지성인으로 미래에 그 나라의 주역이 될 사람들이다. ‘한국을 제2의 고향’처럼 생각하고 사랑한 다면 그들이 고국에 돌아가서도 친 한파가 되어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와의 국제 경쟁이나 외교적인 문제가 있을 때, 유익한 대변자의 위치에 서 있을 수 도 있 는 것이다. 이국땅의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지만 연구참여자들이 그리운 가족과 오랫동안 헤어져 살아야 하는 데에는, 본국의 불안한 상황과 고학력 출신들(참 여자 1, 2, 3, 4, 6)의 만족스럽지 못한 취업 구조의 문제로 쉽게 돌아갈 수 없 는 경제적인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때요?) 저한테 한국은 마치 예루살렘 같 은 곳이예요. 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곳이에요. 한국 사람들 친절하고 좋아요. 아름다운 나라예요. 열심히 일하면 노력하면 즐 겁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예루살렘 같은 곳이예요. 가족과 같이 살 수만 있다면 너무 행복한 곳 ...이에요.

(참여자 1)

한국 여러가지에서 너무 발달하고 한국 농사하는 방법 매우 발달하 고, 동티모르에 비교해 바다 생선 많이 잡는 것 기술도 기계도 발달하 고, 고기 많이 한꺼번에 잡을 수 있어서, 진짜 동티모르에 비교해 많이 기술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동티모르 발전 위해서 ... 더 ... 발전 한 나라 여러 가지 일 보고 배워서 동티모르 돌아가서 알리고 가르치고 그렇게 하면 좋은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들 이런 희망 있어서, 어려운 외국 생활 견디고 하고 ... 있어요.

(참여자 3)

저는 마음으로 한국 정부에게 매우 감사해요. 이렇게 기회 주고, 제 미래를 꿈 ... 희망 세계로 기회 주고, 또 한국 발전 많이 하는 거 배우니까, 공부하면 제 미래도 좋고 ....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국 사람들과 동티모르사람들 일하는데 차 이점은 무엇인가요?) 한국 모두 기계로 많이 일 하니까 안 어렵 고, 일 매우 빨르니까 많이 해요. 미래 동티모르도 발전 위해서 이런 식으로 사업? 하면 좋겠습니다. 동티모르도 한국처럼 이런 발전된 것 기계으로 일 하는 것들 사용하면 동티모르 미래 도움 많이 받아요. 이런 기계 사용하는 방법 배워서 미래 동티모르 가 서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요?) 한국 에서 일 많이 하고 살면 좋겠습니다. 동티모르로 돌아가면 좋은 직업 많지 않아서, 오래 한국에 살고 싶어요. 한국 너무 편리해 요. 특히 지하철 신기해요.

(참여자 4)

(한국에 와서 보니깐 베트남이란 나라가 어떻게 생각되세요?) 지금 베트남.... 한국사는 것 오래돼서.... 베트남 생각 많이 못하고.... 많이 발전할 것 같아요.(안 돌아가고 싶으세요?) 네. 안 돌아가고 싶어요.

여기 한국 살기 편하니까요. 한국에서 오래 사니까 여기가 고향인 것 같아요. 여기 아이도 있고 ... 가족 보고 싶어도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다시 일 못할 수 도 있고 ... 한 번 한국 떠나면 다시 돌아 올 수 없기 때문에 계속 한국 있어야 돼요. 하지만 한국에서 직장 있고 돈 벌 수 있으니까 좋아요.

(참여자 5)

어느 정도 한국에서 살아, 조금씩 한국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게 되면서(참여자 3, 4), 발전되고 현대화된 한국에서 자신들의 이상과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미처 상상도 하지 못하는 자동화된 산업 구 조와 첨단화된 기계화 시설은 다가오는 미래에 본국으로 돌아가서, 고국의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참여자 3, 4, 5). 그들은 조금씩 편리하고 간편한 한국생활의 선진화된 제도와 규율 속에 익숙해져 가고 있고, 나 름대로 즐기며 사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형제가 많은 참여자 5의 경우 가족들이 계속 일자리가 있는 한국에 남아 일을 하며 송금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미등록 상태로 남아 있게 된 경우이다. 이들은 대부분 본국에 돌아가서는 작은 사업을 할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본국 의 상황이 그다지 좋아지지 않게 될 경우에는 현재의 목표를 달성했더라도 다시 모국으로 돌아가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모국에서 자신이 일할 수 있는 일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계속 이주노동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래서 조금씩 기회를 엿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한국 생활에 더 익숙해져 장기 체류하게 된다(참여자 1, 5). 더욱이 한국에서 동족을 만나 가 정을 꾸리게 된 경우는 장기적인 이주로 돌입하게 된다(참여자 5).

참여자 대부분은 일자리 많은 한국에서 오래 동안 머물기를 원하고 있었는데, 특히 참여자 5의 경우는 아예 한국에서 정착하기를 희망하고 있었고, 10년 가까이 살아서 한국생활에 불편한 점을 그다지 못 느낀다고 했다. 단, 미등록자라는 신분 적인 제약만 없다면 그는 오히려 한국이 고향처럼 생각된다고 했다.

제5절 해석학적 현상학적 글쓰기

해석학적 현상학적 글쓰기는 연구의 최종적 단계로 다시 생각하고, 수정을 거듭 해가면서 새롭게 의미를 형성해 가는 것으로, 현상학적 글쓰기는 언제나 해석학적 작업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글쓰는 작업과정을 통해 현상의 본질에 더욱 더 접근하게 되고, 체험의 실존적인 구조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해석 과 관련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는 ‘해석학적 순환’이다. 해석학적 글쓰기는 이미 알려져 있는 것에 주목하고 선명하게 드러내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면서 해석하 는 것이다. 해석학적 과정은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거치다가, 다시 부분에서 전체로 돌아가는 순환적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하이데거는 인간실존은 본래부터 존재이해를 가지고 있는 실존자로, 자기의 존재의미에 대해 물음을 형성 하면서 거기에서부터 존재의미를 도출하는 것을‘순환’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해 석학적 순환과정에서는 어떤 사태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연구자를 매우 고단 하고 지루한 작업 속에 지속적으로 내던짐으로써, 그 사태의 실존적 의미를 규명 하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매우 고단하고 지루한 작업 속에서 어떤 사태의 실존적 의미를 규명하고자, 존재의미에 대한 물음을 수차례 되새김질해 보기도 하였다.

연구자는 연구주제인 이주남성노동자의 체험의 본질을 밝히기 위해, 문헌 기록 및 연구논문 탐독, 다문화 소설, 정기 간행물, 영상물 시청, 다문화행사 참석 등 을 통해, 이주남성노동자와 관련된 고유 성향이나 특징 등을 파악하고, 폭넓은 접 촉의 기회를 가졌다. 또한 이주노동자지원센터의 소장, 팀장, 직원들을 만나 이주 남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이국땅에서의 어려움 및 한국생활체험의 의미를 반성할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생계의 곤란으로 인한 가족부양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이주노동 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1960년대 우리나라의 독일로 간 광부나 간호사, 중 동파견 근로자처럼 가족과 자신의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이주노동을 결행한 것과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참여자들이 한국으로의 이주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쉽게 오게 된 경우도 있었지만, 본 인의 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삶을 벗어나고픈 욕망과 가족들에게 보다 풍족한 의식

주를 제공하여 남보란 듯이 살게 하여 신분적인 상승의 효과를 누리고 싶다는 의 식이 내재되어 있었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주남성노동자들은 자국의 불안한 정치 경제상황과 낮 은 생산 시스템의 구조를 탈출하여, 목숨 건 노동이주를 감행했지만, 배타의식이 강한 한국사회의 잘 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라는 이분법적인 인식으로부터 차별 받으며, 인권침해의 심각성에 당면해 있었다. 이러한 권리 침해와 취약한 작업장 시설, 노동 여건 등의 불합리성에 더해 이주남성노동자들은 미등록 노동자의 신분 으로 전락되어, 정신적으로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입국 전과 입국 후 계약에 근로조건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일부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비록 미등록자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자신들은 나쁜 짓을 해서 죄를 지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떳떳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 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된 지 2,30년이 지났지만, 한국사회의 닫힌 사고와 닫힌 이념은 세계화를 맞이하는 21세기가 한참 지났어도 여전히 변함이 없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다르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묵묵 히 한국생활을 지속시키며, 게토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구성하여 나름대로의 이국 땅에서의 적응과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주남성노동자들의 내· 외적인 상황으로 인해, 단기체재의 거주가 미등록 신분인 채로 기약 없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고향 가족들이 보고 싶어도 신분상의 제약으로 마음대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로 마음속에 그리움만 채운 채, 고된 나날 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연구참여자들 대다수가 5년 미만의 계획 으로 한국에 입국하였지만, 삶의 과정에서 돌발하는 갖은 변수들로 인해 이주노동 기간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었고, 이는 원 가족과의 오랜 세월의 단절로 상실감 이 심해지는 참여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장기간의 생이별로 기혼자들 은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 술병을 드리우고, 언젠가 금의환향할 날만을 고대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었다.

현재의 한국의 다문화 정책은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노동력 차원으로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이주노동 자의 권익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가족을 구성하고 정주할 수 있는 권리를 차단하 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궁극적으로 불안정하고 고통 받는 이주남성노동자들을 향한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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