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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시인이라면 하찮은 것들의 이름이라도 뜨겁게 살아 있도록 불러주어야 하는데』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아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날을 모래알만 혜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 이 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 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착해서 세괃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백석, 「선우*사(膳友辭)」 -어휘 풀이

나조반 책상처럼 생긴 장방형의 큰 상.

세괃은 ‘성질이나 기세가 억센’이란 뜻의 평북 방언.

선우 반찬 친구.

화자의 처지가 드러남.

대상에 인격을 부여함.

동질성을 강조하는 표현

허심탄회(虛心坦懷). 친한 사이임을 알 수 있음.

반찬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음. 의인법, 영탄법

→ 가재미가 하얀 이유 맑고 깨끗한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넓고 큰 모래벌판.

하루의 긴 시간

→ 쌀이 하얀 이유 뜸부깃과의 새. 사람이나 생물에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이슬.

→ ‘나’(화자)가 하얀 이유 매의 일종인 솔개

통사 구조의 반복 → 단정적 어조의 강조

시각적 표현

반복을 통한 의미의 강조 부정적 이미지

깨끗해서 창백하다. 역설적 발상을 통해 욕심 없음을 강조함.

정갈해서

함께 있어서

가난해도 욕심 없고 정갈한 친구와 함께 있어서

2연의 시행을 반복함으로써 운율감을 느낄 수 있음.

부정적 대상. 3연의 ‘산골’과 대비됨.

산골: 순수하고 깨끗한 공간 세상: 욕심 많고 깨끗하지 않은 공간

벗어나도

반찬 친구에 대한 글

어머니는 그륵이라 쓰고 읽으신다

㉠ 그륵이 아니라 그릇이 바른 말이지만 어머니에게 그릇은 그륵이다

물을 담아 오신 어머니의 그륵을 앞에 두고 그륵, 그륵 중얼거려 보면

그륵에 담긴 물이 편안한 수평을 찾고

㉡ 어머니의 그륵에 담겨졌던 모든 것들이 사람의 체온처럼 따뜻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학교에서 그릇이라 배웠지만

㉢ 어머니는 인생을 통해 그륵이라 배웠다 그래서 내가 담는 한 그릇의 물과 어머니가 담는 한 그륵의 물은 다르다 말 하나가 살아남아 빛나기 위해서는 말과 하나가 되는 사랑이 있어야 하는데 어머니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 말을 만드셨고

㉣ 나는 사전을 통해 쉽게 말을 찾았다

『무릇 시인이라면 하찮은 것들의 이름이라도

뜨겁게 살아 있도록 불러주어야 하는데』

㉤ 두툼한 개정판 국어사전을 자랑처럼 옆에 두고 서정시를 쓰는 내가 부끄러워진다

정일근, 「어머니의 그륵」 -삶 속에서 우러난 단어

사전을 통해 지식으로 배운 단어

그륵과 관련된 어머니의 삶을 되새겨 봄.

화자가 느끼는

‘그륵’의 의미

사전을 통해 언어의 지시적 의미를 배움.

인생이 담겨 있지 않음.

인생이 담겨 있음.

생명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말 속에는 진정한 삶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그륵’에 담긴 의미. 사랑과 정성

화자가 시인으로서의 한계를 느끼는 까닭. 사랑과 정성이 없는 말을 사용함.

화자의 직업이 드러남.

『 』: 시를 쓰는 바람직한 태도

인생이 없는 죽은 언어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A]

[B]

[D]

[E]

[C]

욕심이 없고, 착하고(하얗고) 정갈하다는 공통점이 있음.

부정 표현이지만, 내용은 긍정적 의미임.

(가) 백석, 「선우사」 / (나) 정일근, 「어머니의 그륵」

(가) 백석, 「선우사」

해제 이 작품은 욕심 없고, 착하고, 정갈한 삶을 살면서 세상과 거 리를 두는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화자의 소망을 노래하고 있는 시이 다. ‘가재미’와 ‘흰밥’이라는 이질적인 대상에서 정갈하고 깨끗함이라 는 유사성을 발견해 내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또한 대상에 인격을 부 여하여 화자와의 친밀감을 부각함으로써 욕심 없고 정갈한 삶에 대한 지향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으며,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하 면서 더불어 주제 의식을 집약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주제 깨끗하고 순수한 삶에 대한 소망

구성 • 1연: 흰밥, 가재미와 함께 쓸쓸한 저녁을 맞이하는 ‘나’

• 2연: 서로 미덥고 정답고 좋은 ‘우리’

• 3연: ‘우리’가 미덥고 정다운 이유

• 4연: 욕심이 없고 착하고 정갈한 ‘우리’

• 5연: 서럽지도 외롭지도 않고 누구도 부럽지 않은 ‘우리’

• 6연: 혼탁한 세상을 멀리하며 사는 정갈한 삶 (나) 정일근, 「어머니의 그륵」

해제 이 작품은 사랑과 진심이 담겨 있는 시를 쓰지 못하는 삶을 반성하며, 어머니의 ‘그륵’과 같이 생활 속에서 얻는 참된 의미의 시를 쓰고 싶은 소망을 드러내고 있는 시이다. 이 시에서 ‘그륵’은 삶과 사 랑이 담긴 언어를 상징하고, ‘그릇’은 삶과 사랑이 담겨 있지 않은 죽 은 언어를 상징한다. 일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을 성찰하고 있으며, 하나의 대상을 가리키는 말에 담긴 서로 다른 의미를 대비함으로써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주제 삶과 사랑이 담긴 시를 쓰고 싶은 소망 구성 • 1~3행: ‘그릇’을 ‘그륵’이라고 부르시는 어머니

• 4~8행: ‘그륵’이라는 말에 담긴 편안함과 따뜻함

• 9~12행: ‘그릇’과 ‘그륵’에 담긴 의미의 차이

• 13~16행: 삶을 통해 만들어진 말 ‘그륵’과 사전을 통해 찾 은 말 ‘그릇’

• 17~20행: 삶과 사랑이 담긴 시를 쓰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반성

나타날 뿐, 하강 이미지와는 상관이 없다.

④ (가)에는 ‘우리들은 ∼ 좋구나’에서 영탄적인 표현이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나)에는 영탄적인 표현이 사용된 부분이 없다.

⑤ 수미상관이란 시의 첫 연이나 행을 끝 연이나 행에 다시 반복하는 것인데, (가)와 (나) 모두 이와 관련이 없다.

02

시어, 시구의 의미와 기능 파악 | 정답 | ④ [D]에서 화자는 외롭지 않고, 누구도 부럽지 않으며, 가난해도 서러 워할 까닭이 없다고 생각한다. ‘않다’, ‘없다’는 부정 표현이지만 [D]에 는 화자의 현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드러나 있다. 화자는 ‘흰밥’과

‘가재미’를 친구로 생각하고, 함께 있기에 비록 가난하지만 서럽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다고 여긴다.

오답 해설

① [A]에는 ‘낡은 나조반’, 즉 밥상에 ‘흰밥’과 반찬인 ‘가재미’와 화자 인 ‘나’가 둘러 앉아 있는 상황이 나타나 있다.

② [B]에서 ‘나’는 ‘우리’라는 표현을 통해 사물인 ‘흰밥’, ‘가재미’와 대 화를 나눌 것 같다고 말하며 그들에게 애정과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③ [C]의 3연에서는 ‘가재미’, ‘흰밥’, ‘나’가 자란 공간의 특성이 제시 되며 ‘욕심이 없음, 착하디착함, 정갈함’이라는 공통점이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되고 있다.

⑤ [E]에서 화자는 ‘흰밥’, ‘가재미’에 대한 애정과 동질감을 바탕으로

‘세상’과 거리를 두어도 좋다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03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 정답 | ④

㉣ 에서 화자는 어머니의 말에는 당신의 ‘삶’과 ‘사랑’이 담겨 있지만

‘나’는 어머니와 달리, 삶에서 우러난 진정성이 담겨 있는 말로 시를 쓰고 있지 못함을 반성하고 있다.

오답 해설

① ㉠ 의 바로 앞에서 ‘어머니는 그륵이라 쓰고 읽으신다’라고 표현함 으로써 화자는 어머니가 ‘그릇’을 자신만의 언어인 ‘그륵’으로 사용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② 화자는 어머니가 물을 담아 오신 ‘그릇’을 보며 어머니의 ‘그륵’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과 따뜻함이 담겨 있는 것임 을 깨닫고 있다.

③ ㉢ 의 뒤에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화자는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그 릇’과는 달리, 어머니가 말하는 ‘그륵’은 어머니의 삶 속에서 체득 한 살아 있는 단어라고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⑤ 화자는 시인이라면 언어에 자신의 삶, 사랑 등의 가치를 담아내어 시를 써야 하는데,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느 끼고 있다.

01

표현상의 특징 파악 | 정답 | ①

(가)의 화자는 맑고 청정한 곳에서 자란 ‘우리’는 공통적으로 욕심이 없고 ‘착하’고 ‘정갈’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의 속성을

‘희여졌다’와 같은 흰색의 이미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나)에는 색 채 이미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답 해설

② (가)의 화자는 ‘흰밥’과 ‘가재미’에 인격을 부여하여 대상에 대한 친 밀감을 드러낸다.

③ (가)는 반찬을 친구라고 생각하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날 뿐, 상승 이미지와는 상관이 없다. (나)는 ‘그릇’이라는 말을 통해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의 삶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는 화자의 깨달음이

2018학년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04~07]

[앞부분 줄거리] 눈 덮인 밤길을 억구와 큰 키의 사내(형사)가 동행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억구가 6·25 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득칠을 우연히 만나 술 자리 끝에 그를 살해하고, 부친의 산소 곁에서 죽을 심산으로 고향으로 가 는 길임이 드러난다.

『옆 산 소나무 위에 얹혔던 눈 무더기가 쏴르르 쏟아져 내렸다. 마

치 자기 무게를 그렇게 나약한 소나뭇가지 위에선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다는 듯이……. 그때 좀 먼 곳에서 뚝 우지끈 소나뭇가지 부러 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러자 이때 억구가 느닷없이 키 큰 사내의 앞을 막아 서며, “선생, 난 득수 동생놈을, 그 김득칠일 어제 죽였단 말이오. 이렇 게 온통 눈이 내리는데 그까짓 걸 숨겨 뭘 하겠소. 선생은 아주 추 악한, 사람을 몇씩이나 죽인 무서운 놈과 함께 서 있는 거유. 자, 날 어떻게 하겠수?”

그러면서 한 걸음 큰 키의 사내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면서 한 걸음 큰 키의 사내 앞으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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