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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극장의 화려한 간판과 가겟방의 휘황한 불빛을 보면서』

나는 세상이 넓다고 알았다, 그리고

나는 대처로 나왔다.

이곳 저곳 떠도는 즐거움도 알았다,

『바다를 건너 ㉠ 먼 세상으로 날아도 갔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들었다.』

하지만 멀리 다닐수록, 많이 보고 들을수록 이상하게도 내 시야는 차츰 좁아져 내 망막에는 마침내

재봉틀을 돌리는 젊은 어머니와 실을 감는 주름진 할머니의 실루엣만 남았다.

내게는 다시 이것이 세상의 전부가 되었다.

신경림,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다

어느 날 약수터 옆에 서 있는 참나무 한 그루가 내 눈에 들어왔다.

인연이란 참으로 묘하디묘한 것이어서 하필이면 나무에 박혀 있는 녹슨 대못이 먼저 눈에 보였다. 오래전에 누군가 바가지를 걸어놓 기 위해 박아놓은 것 같았다. 손으로는 빼낼 재간이 없어 그대로 내

금광에서 일하는 사람.

『 』: 조금 자랐을 때 세상의 전부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음.

임시로 설치한 극장

『 』: 소년 시절의 세상의 전부

시골에 사는 사람이 도회지를 큰 곳이라는 뜻으로 이르는 말.

『 』: 성인이 된 후 세상의 전부

역설적 표현

윤곽 → 희미해진 기억을 상징

어머니와 할머니

모성적 세계

중심 제재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글쓴이의 관찰력이 드러남.

글쓴이와 참나무의 인연의 매개체 글쓴이가 상상한 내용임.

려왔는데 두고두고 그 대못이 가슴에 남았다.

그 다음 주말에 나는 배낭에 장도리를 챙겨 넣고 약수터로 올라 갔다. 녹슨 못을 빼내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었다.

그 나무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바야흐로 4월이 되면서 참나 무는 연둣빛의 아름다운 잎을 가지마다 무성하게 토해내고 있었다.

그 후로 나는 그 참나무를 보기 위해, 아니 보고 싶어 산에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괜히 마음이 심산스러울 때, 남에게 무심코 아픈 말 을 내뱉고 후회할 때, 또한 이유 없는 공허함에 사로잡힐 때면 나 는 그 나무를 보러 올라가곤 했다.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 었고 내게 시원한 그늘을 내주며 때로는 미소를 짓거나 무어라 말 을 건네오는 것 같았다.

(중략)

지난 주말에도 나는 ㉡ 산에 다녀왔다. 눈이 내린 날이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약수터의 참나무는 제 스스로 모든 잎을 떨군 채 찬바 람 속에 무연히 서 있었다. 그리고 침묵의 시간으로 돌아간 듯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나는 내가 못을 빼냈던 자리를 찾아보았다. 상처 는 아직도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였다.

『그 헐벗은 나무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그동안 나는 사소한 일에

도 얼마나 자주 마음이 흔들렸던가. 또 어쩌다 상처를 받게 되면 얼 마나 많은 원망의 시간을 보냈던가. 그리고 나는 길을 잃은 사람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적이 있었던 가. 그렇게 말없이 기다림을 실천한 적이 있었던가.』

이제부터는 한 그루 나무로 살고 싶다. 자기 자리에 굳건히 뿌리 를 내리고 세월이 가져다주는 변화를 조용히 받아들이며 가끔은 누 군가 찾아와 기대고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겉모습은 어 쩔 수 없이 변하더라도 속마음은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그루 나무처럼 말이다.

윤대녕, 「한 그루 나무처럼」 -참나무에 대한 글쓴이의 연민의 정서가 드러남.

한쪽은 못을 박는 데 쓰고, 다른 한쪽은 못을 빼는 데 쓰는 연장

글쓴이에게 깨달음을 준 일상의 체험

핵심 소재. 글을 쓰게 된 계기

신록의 계절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타인을 배려하는 나무의 마음 → 나무와 교감하는 글쓴이의 모습 → 글쓴이에게 깨달음의 계기가 됨.

‘아무 감정 없이’ 정도의 뜻으로 해석됨. 글쓴이가 사색을 즐기는 모습임. 직유법

못을 빼고 난 후의 구멍이 뚫린 흔적

나약한 의지에 대한 반성 타인을 원망하는 마음에 대한 반성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

『 』: 나무를 보며 자신의 삶을 성찰함. 영탄법

새롭게 살겠다고 다짐함.

참나무의 모습을 사람에 비유함.

글쓴이의 깨달음

(가) 김기림, 「추억」 / (나) 신경림,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 (다) 윤대녕, 「한 그루 나무처럼」

(가) 김기림, 「추억」

해제 이 작품은 꿈 많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꿈을 잃은 현 재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을 그리고 있는 시이다.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는데, 과거에 꿈으로 가득했 던 모습과 현재의 꿈을 잃은 모습을 대비하면서 주제 의식을 강조하

고 있다. 과거의 시간을 아침으로, 현재의 시간을 저녁으로 설정함으 로써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를 대비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꿈 많던 시 절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시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형상 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제 꿈 많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현재의 모습에 대한 안 타까움

구성 • 1, 2연: 꿈 많던 과거의 모습

• 3, 4연: 꿈을 잃은 현재의 모습 (나) 신경림,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해제 이 작품은 어린 시절 보았던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따뜻한 모성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 과 그 세계를 현실로 되돌리고 싶은 소망을 노래하고 있는 시이다. 화 자는 밤중에 눈을 뜨면 ‘재봉틀을 돌리는 젊은 어머니와 실을 감는 주 름진 할머니’가 있는, 따뜻하고 작은 방의 풍경과 이를 비추는 램프불 이 세상의 전부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듯, 아 이가 어른이 되어 감에 따라 세상은 넓어지고 아이는 그 세상 속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램프불은 칸델라 불로, 전등불로, 화려한 간 판으로 바뀐다. 그러면서 아이는 도시에서 현실을 배우고 그 현실 속 에서 세상의 각박함을 깨달으며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화자는 이제 치열하게 먹고사는 문제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모성 애가 감싸 주던 그 따뜻함을 되살려 보고 싶은 은근한 소망을 갖게 된다.

주제 모성적 세계에 대한 그리움

구성 • 1연: 고향에서 여러 경험을 하며 성장해 간 ‘나’의 어린 시절

• 2연: ‘나’가 도시로 나온 이후 부질없이 보낸 시간들

• 3연: 고향과 어린 시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다) 윤대녕, 「한 그루 나무처럼」

해제 이 작품은 글쓴이의 체험을 바탕으로 얻게 된 삶의 깨달음을 드러내고 있는 수필이다. 글쓴이는 평소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데, 어 느 날 참나무에 박혀 있는 대못을 빼 주는 경험을 하고 난 뒤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산에 올라 그 참나무 곁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글쓴이는 참나무를 보며 자기도 한 그루 나무처럼 쉽게 흔들리지 않 고 다른 이를 포용하며 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찰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독자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 있다.

주제 참나무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타인을 포용하는 삶에 대한 다짐

구성 • 처음: 주말마다 산에 올라서 주변을 관찰하고 사색을 즐김.

• 중간: 참나무에 박힌 대못을 빼낸 뒤부터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참나무를 찾아 감.

• 끝: 한 그루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포용하며 살겠다고 다짐함.

지 않다.

⑤ (나)의 ‘하지만 멀리 다닐수록, 많이 보고 들을수록 이상하게도 내 시야는 좁아’졌다는 부분에서 역설적 표현이 사용되었으나, (가)와 (다)에서는 역설적 표현이 사용되지 않았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 정답 | ② (가)는 화자가 ‘또다시 가슴이 둥근 소년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에서 소년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단절감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나) 의 ‘다시 이것이 세상의 전부가 되었다’는 것에서 넓은 세상에 대한 화 자의 동경이 나타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오답 해설

① (가)는 ‘그날’과 ‘오늘’에서, (나)는 ‘어려서’와 ‘조금 자라서’, ‘소년 시절’에서 시간의 흐름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내용이 전개되고 있 으므로 적절하다.

③ (가)에서 ‘이야기는 바다 건너로만 날’렸던 모습과 ‘봉해진 입술에 는 바다 건너 이야기가 없’는 모습에서 꿈이 있었던 소년 시절과 그렇지 못한 현재의 모습이 대비되고 있으므로 적절하다.

④ (나)는 어린 시절의 화자가 성장하면서 ‘칸델라불 밑’, ‘전등불 밑’,

‘대처’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으므로 적절하다.

⑤ (나)의 ‘젊은 어머니’와 ‘주름진 할머니의 실루엣’은 화자가 경험한 유년 시절의 모성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가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어머니’와 ‘주름진 할머니의 실루엣만 남았다’는 것은 유년 시절의 가치로 회귀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으므로 적 절하다.

03

시어, 시구의 의미와 기능 파악 | 정답 | ① (나)에서 ‘나’는 ‘먼 세상’으로 나가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들었 다’를 통해 ㉠ 은 ‘나’가 견문을 넓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므 로 적절하다.

오답 해설

② ㉡ 은 ‘나’가 마음의 위안을 얻고 삶의 깨달음을 얻는 공간이다.

③ ㉡ 은 ‘나’가 삶을 성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환기하는 공 간으로 볼 수도 있으나, ㉠ 은 부끄러움과는 관련이 없다.

④ ㉠ 과 ㉡ 모두 ‘나’가 대상의 부재를 인식하는 공간으로 볼 수 없다.

⑤ ㉡ 은 ‘나’가 마음의 위안을 얻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시련을 극복하 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으나, ㉠ 은 오히려 ‘나’가 시련을 겪는 공간 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04

작품의 내용 파악 | 정답 | ⑤

[E]에서 글쓴이는 ‘겉모습은 어쩔 수 없이 변하더라도 속마음은 변하 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했으므로, 나무를 본받아 겉과 속이

[E]에서 글쓴이는 ‘겉모습은 어쩔 수 없이 변하더라도 속마음은 변하 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했으므로, 나무를 본받아 겉과 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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