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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농특산물 가공(장류) 산업 클러스터 육성의 사건구조 분석

1986년에 순창군 내 14명의 전통고추장 제조인들이 ‘순창 전통 고추장 보존협의회’

를 결성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지역 내의 전통고추장 생산자들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과다한 가격경쟁과 그로 인한 품질저하를 막기 위한 자율규제가 시작되었다[협의회결 성]. 그로부터 3년 뒤인 1989년에는 전통고추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순창군이 군 규칙을 제정하여 일정한 규제와 지원의 제도적 기반을 갖추었다[군규칙제정]. 1996년 에 ‘대상식품’이 청정원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하여 ‘청정원 순창 고추장’ 생산을 시작했 다. 이때 순창군에 생산공장을 지었다[청정원브랜드]. 1997년에는 순창군청이 주도하 여 관내에 산재하던 '순창전통고추장' 제조업체를 한곳에 집적시킨 '순창전통고추장 민 속마을'을 조성했다[민속마을건립]. 이것은 전통고추장 제조업체들을 집단화시킴으로 써 관광 명소를 갖추기 위한 시도였다.

민속마을은 그럭저럭 유지되었지만, 1986년에 결성한 ‘순창 전통 고추장 보존협의 회’의 활동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다. 전통고추장 제조업체 사이의 조직적인 발전 노력 이 제대로 기울여지지 않은 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까지 8년 여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다가 순창군청은 2004년에 전통고추장을 비롯한 장류산업 발전을 지원하 기 위한 군청 내 전담 조직으로 ‘장류개발사업소’를 신설했다[장류사업소]. 한편, 같은 해에 순창군이 신활력사업 지역으로 선정되었다[신활력사업선정]. 순창군은 신활력사 업 추진 방향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으나, 명확한 방향을 정립하 지 못했다[공청회개최]. 지역혁신협의회도 조직했으나, 실무적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 지 못하는 조직이었다[지역혁신회]. 결국, 순창군 신활력사업의 주된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군청 공무원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군청 내부의 토론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그 결과, 신활력사업의 추진 방향을 전통고추장을 비롯한 장류산업 부문에 집중하기로 결 정했다[내부토론]. 그 뒤를 이어 신활력사업의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용 역을 서울대학교 박삼옥 교수 등에게 의뢰했다[계획수립의뢰].

한편, 민간 부문에서는 일단의 순창 전통고추장 제조업 경영주들이 모여 ‘고추장연 구회’를 조직하여 순창 전통고추장 산업의 발전을 위한 논의와 학습을 시작했다[고추장

연구회]. 신활력지역으로 선정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순창읍 백산리 일대가 장류특구로 지정되었다[장류특구지정]. 이 특구 지정에 따라 순창군이 얻을 수 있었던 혜택의 주된 내용은 해당 구역 내에서 ‘농업진흥구역 해제 및 농지전용 허가’라는 규제 특례였다.

이로써 고추장 제조업체와 관련 연구소 등의 시설을 용이하게 입지시킬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다. 순창군은 전통고추장 제조업체들이 지역 내 농산물을 더 많이 원료로 사용 토록 촉진하기 위해 장류제조업체들과 원료농산물 생산 농가들 간의 계약재배를 지원하 기 시작했다. 그러한 활동을 수행할 조직으로서 ‘계약재배사업단’이 결성되었다[계약재 배단].

2005년에 순창군은 산업자원부의 보조금 사업인 'RIS 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 었다[RIS선정]. 구체적인 사업 명칭은 ’순창 장류산업 육성 및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었 다. 한편, RIS사업과 신활력사업의 내용이 중복되어 행정적인 비효율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기술평가원에 연구를 의뢰하여 중복성 문제를 검토했다[중복성검토]. 그 결과, 장류 관련 1차․3차산업 부문을 지원하 는 것은 신활력사업을 통해서, 그리고 2차산업 부문 지원은 RIS 사업을 통해서 수행하 기로 결정했다. 2005년에는 또한 과학기술처, 산업자원부, 전라북도, 순창군 등의 예산 지원 아래 ’장류연구소‘를 건립했다[연구소건립]. 2004년에 조직되었던 ’고추장연구회

‘가 모태가 되어 순창군의 장류제조업체들이 참여하는 사업조직인 ’영농조합법인 순창 전통고추장 연합회‘가 창립되었다[연합회창립]. 그리고 순창전통고추장 연합회가 주도 하여 순창전통고추장을 지리적표시제 제8호로 등록하였다[지리적표시제]. 한편, 같은 해에 풍산면 죽전리 일대에 장류전용 농공단지를 완공하여 산재되어 있던 일부 공장형 장류제조업체들이 이전하거나 지역 외부의 공장형 장류제조업체들이 입지하기 시작했 다[풍산단지].

2006년 들어 순창군은 장류개발사업소 조직을 개편했다. 일부 인원을 군청 내의 장류식품과로 편성 배치하고, 나머지 인원은 장류연구소에 배치했다[장류식품과]. 같 은 해에 신활력사업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지역 내 농업 인들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업 교육을 실시했다[친환경교육]. 그리고 전통 장류 관련 주 체 조직화 및 리더쉽 교육을 목적으로 ‘장류혁신대학’을 운영하기도 했다[장류혁신대 학]. 전통장류 제조업체 64개소, 전통장류 원료 생산 농업인, 지역 주민, 관련 공무원,

장류연구소 연구원 등이 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그리고 전북대학교가 운영하는 ‘농식 품 마케팅 전문과정’ 교육에의 참여를 지원하기도 했다[마케팅과정]. 이 교육과정에는 제조업체 경영주, 농업인, 공무원, 지역주민, 연구원 등 39명이 참여했다. 각종 전시박 람회 및 국내외 선진지 벤치마킹 등의 견학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벤치마킹]. 2005년 에 건립된 장류연구소는 신제품 개발, 제조업체들의 기술적 애로사항 해결, 품질관리 등과 관련한 연구수요에 대응하여 활동을 시작했다[장류연구].

2004년에는 6개 장류제조업체와 31개 농가가 참여하여 계약재배 금액 4,500만 원 의 실적을 올렸던 것이, 2006년에는 27개 제조업체와 543농가가 참여하여 10억 원 상당의 농산물을 계약 재배할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계약재배증가]. 2006년부터는 순창전통고추장을 소재로 한 관광객 유치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장류 제조과정 을 체험할 수 있는 ‘장류체험관’을 건립했고[장류체험관], 순창의 전통장류를 마케팅하 기 위한 수단으로서 제1회 장류축제를 개최했다[장류축제].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순창 군의 전통장류는 관광객을 이끄는 중요한 자원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관광객증가].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고자 민속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2004년에 1,600명에 불과했 던 것이 2006년에는 4,500명으로 증가했다. 2006년의 제1회 장류축제 기간 3일 동안 의 방문객은 12만 명에 달했다. 장류연구소의 활동과 장류혁신대학 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몇몇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상품혁신’의 동기를 불러 일으켰다[신상품개발]. 장 류연구소의 컨설팅 활동이 전통고추장 제조업체들이 겪고 있던 품질관리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품질향상]. 전통장류 제조업체들 중 규모가 큰

‘순창○○○전통식품’과 ‘순창△△△△식품’은 각기 40억 원 규모의 새로운 장류 상품 제조공장을 신설했다. 그밖에도 몇몇 제조업체들이 각기 신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순창군 내 장류 제조업체의 매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매출증가]. 2006년 기준으로 전체 장류 매출액은 2,700억 원을, 전통고추장 매출액은 300억 원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04년의 전체 장류 매출액은 2,210억 원이었고, 전통고추장 매출액은 약 240억 원이었다.

순창군 농특산물 가공 산업(장류산업) 클러스터 육성사업 추진 과정의 사건 구조 특성은 다음과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첫째, 2005년부터 중앙정부 여 러 부처의 정책사업들을 연계 추진하여 1차산업 부문과 2․3차산업 부문을 연계하여 발전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였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각 부처의 보조금 사업들을 순창 장류산업 부문에 집중시켰다. 2004년 이전까지 순창군 의 장류산업 부문에 대한 공공부문 투자로서는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건 립사업’이 유일하였고, 이 사업을 통해 54개의 전통고추장 제조업체가 한 마 을에 집적될 수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진행된 이 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모두 152억 원으로, 그 중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투자한 자금은 71억 원이었 다. 그런데 2005년부터는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큰 규모의 공적 자금이 집중 적으로 투입되어 2005년 한해만 해도 140억 원의 정책자금이 투입되었다.

둘째, 순창군의 정책자금 투입이 성과를 낳기까지의 구체적인 사건 연쇄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학습-조직화’, ‘조직화-학습’, ‘학습-조직 화-학습’, ‘조직화-학습-조직화’ 등과 같은 사건 연쇄들이 성과에 선행했던 평 창군의 사례와는 다르게, 순창군에서는 공공부문의 보조금 투입이 직접적으로 성과를 낳거나 장류 생산자가 아닌 대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성과 창출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어, 군청이 장류체험관을 직접 건립하거나 장류축제를 주도함으로써 관광객을 유인하고 그것이 매출 증가를 낳았다.

셋째, 무엇보다도 ‘대상식품’이라는 대기업의 공장이 순창군에 입지하고

‘청정원 순창’이라는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그 브랜드 이미지가 지역 이미지를 향상시킨 것이 순창군의 전통장류 매출 증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민간부문 주 체들의 자발적인 조직화와 학습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방 자치단체의 직접적 개입과 환경적 요인들이 사건 전개 과정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하였다.

협의회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