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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의식과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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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론

Ⅲ. 성평등의식과 미디어

현대인은 대중매체를 일상적으로 접하며 이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된다. 대중매체에서 의 성차별성은 무엇보다 성별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있다. 이는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할을 정형화하여 남성에게 주도적인 역할을, 여성에게 보조적인 역할을 부여한다거나 허구적인 장르에서 성차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성차 별적인 메시지는 드라마의 내용이나 인물구도를 통해 전달될 뿐만 아니라 성차별적인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전달된다. 성차별적인 메시지는 노골적이고 명백한 것에서부터 은밀하고 암시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암묵적인 성차별 메시지들은 부 지불식간에 성차별적 의식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고정관념에 관한 연구들에 의하면 고정관념이 정보처리과정을 단순화시켜 효율적으 로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하는 대신에 개개인의 고유한 정보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집단 의 고정관념적 지식에만 근거하여 평가에 오류와 편향을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미디어에서 이런 고정관념과 일치 하는 여성이나 정보에 더 빨리 주의를 기울이고, 여성과 관련된 부정적인 사고나 기억 을 자동적으로 활성화시켜, 부지불식간에 그 여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반대로 고정관념과 불일치하는 여성을 접하게 되더라도, 주의를 적게 기 울이거나, 정밀한 정보처리를 하기 보다는 단지 성별 범주단서에만 근거해서 기존의 고 정관념을 활성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논의는 부정적 고정관념이나 태도표현의 자동적 활성화가 후속 행동에도 암묵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들 연구 결과는 대중매체에서 성차별적 이미지나 성차별 언어가 남성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자동적으로 활성화시켜 유지․지속될 수 있으며, 이러한 고정관념의 활성 화가 부정적 성편견이나 차별적 행동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는 대중매체를 통한 성평등 문화 확산이라는 목표 아래 미디 어 모니터링 연구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1996년에는 TV 프로그램 중 드라 마와 뉴스의 여성차별 정도를 객관적으로 점수화하기 위한 도구로서 ‘대중매체의 여성 차별 지표’를 제작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이들 도구는 모니터들 간의 신뢰도를 높이고,

모니터링 결과 기록과정의 복잡성을 보다 단순화시키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모니터 링 도구로 점차 개선을 이루어 가고 있다.

여기서는 모니터링 연구결과들을 간단히 살펴보고, 최근에 이루어진 모니터링 연구 사례를 소개하기로 하겠다. 여성정책연구원에서는 TV의 드라마, 뉴스, 광고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성차별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최근에는 매체 유형을 좀 더 확장하여, TV 뿐만 아니라 신문과 인터넷 매체에서의 성차별적 묘사와 언어적 표현들까지도 모니터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여성 차별적인 묘사와 함께 남성 차별적 인 묘사에 대해서 모니터링 범주로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수연·김양희(2001) 그리고 이수연(2002) 등이 수행한 모니터링 연구에 따르면, 매체 들은 사회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뉴스진 행자나 인터뷰 대상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지위가 높거나 전문직인 경우가 많았으며, 드 라마의 등장인물 등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거나 여성이 남성에 의존하는 경우가 반대의 경우보다 많아서 남성 우월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디어에서는 성차별적인 장면과 언어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는데, 구체적으로는 가부장 중심성, 여성의 성적 대상화, 현모양처 이데올로기 설파, 가 사노동의 평가절하, 일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 여성에 대한 비정상적인 묘사 등이 많았 다. 또한 TV 광고의 성차별성에 대한 모니터 결과를 보면, 광고 내용 중 상당수는 여성 을 성적 대상화시키고 있었으며, 기존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나 TV 광고가 여전히 성차별적임을 시사하고 있다(이수연, 2003).

가. 미디어에서의 성차별적 언어 표현

이수연 등(2006)과 안상수 등(2007)의 연구에서는 미디어에서의 성차별적 언어표현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2006년 연구는 여성부의 성평등 미디어 언어 개발을 위한 연구였고, 2007년 연구는 국립국어원의 사회적 의사소통 연구로서 비합리적 언어표현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여성민우회의 미디어 운동본부와 공동참여로 수행되 었다.

이 결과를 제시한 것이 <표 3>, <표 4>, <표 5>이다. 여기서는 각 연도별 성차별적 언어 표현의 총량을 먼저 보여 주고, 각 매체별 성차별적 표현의 유형별 비교, 남녀 차 별적 표현의 실태 그리고 차별적 표현에 관한 유인가를 비교함으로서 대중매체에서의 성차별적 언어 표현의 추이를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표 3> 2006, 2007년 미디어 모니터링 결과

매체

신문 방송 인터넷 전체

2006년 2268

30.0%

1821 24.1%

3481 46.0%

7570 100.0%

2007년 2382

47.0%

1750 34.3%

955 18.7%

5087 100.0%

합계 4650

36.8%

3576 28.2%

4436 35.0%

12657 100.0%

2007년 모니터링 결과에서 인터넷의 성차별적 표현 사례가 감소한 것은 조사대상 범 위설정에서 2006년과 달랐기 때문이며, 따라서 이 결과로서 인터넷에서의 성차별성 개 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터넷에서의 조사대상의 변화에 도 불구하고 신문과 방송의 경우는 2006년과 2007년 조사 대상내용이 달라진 것이 없 으므로 변화의 추이를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서 어느 정도 활용이 가능 할 수 있다. 인 터넷을 제외한 신문과 방송을 비교해 보면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문에서의 성차별 적 표현의 사례량은 2006년보다 오히려 증가하였고, 방송의 경우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표 4> 연도별 각 매체의 성차별적 언어 표현 유형의 비교

매체 연도

대분류유형 언어구조의

관용적 표현

불필요한 성별강조

고정관념적 속성강조

선정적 표현

특정

성비하 전체

신문

2006년 1228 54.10%

310 13.70%

534 23.50%

69 3.00%

127 5.60%

2268 100%

2007년 1196 50.20%

292 12.30%

701 29.40%

107 4.50%

86 3.60%

2382 100%

방송

2006년 249 13.70%

167 9.20%

1040 57.10%

125 6.90%

240 13.20%

1821 100%

2007년 452 25.80%

215 12.30%

797 45.50%

216 12.30%

70 4.00%

1750 100%

인터넷

2006년 390 11.20%

453 13.00%

1465 42.10%

904 26.00%

269 7.70%

3481 100%

2007년 210 22.00%

86 9.00%

405 42.40%

222 23.10%

32 3.30%

955 100%

이 분석은 매체별로 2006년과 비교해서 2007년 조사에서 어떤 성차별 표현유형에서 차이가 많았는지를 참고할 수 있다. 신문의 경우 2006년과 마찬가지로 성별언어구조의 관용화된 표현이 여전히 많았고, 방송과 인터넷은 고정관념적 속성강조가 많았다. 인터 넷의 경우 2006년과 사례조사 대상내용이 대폭 줄었기 때문에 직접비교가 어려우나 신 문과 방송의 경우, 개략적인 비교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살펴보면, 방송의 경 우 선정적 표현에서 2006년에 비해 증가양상을 보였고, 불필요한 성별강조가 증가경향 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2007년 자료에서 성별언어구조의 관용화된 표현에서의 뚜렷한 증가는 2006년 연구에서 호칭의 순서에서의 불균형이 ‘고정관념적 속성강조’로 분류되 었던 것을 재분류한 결과로 보인다. 그럼에도 고정관념적 속성강조가 큰 감소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방송에서 고정관념적 속성을 강조하는 언어표현 행태가 별다른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문 역시 고정관념적 속성을 강조하는 성차별적 표현유형이 분류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례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의 <표5>는 대중매체에서 성차별적 언어표현에서의 성별간 불균형 현상을 잘 드 러내 준다. 다만 선정적인 언어표현에서 남성에게 지향된 차별적 표현도 최근에 증가하 는 추세를 나타내기도 했는데, 이는 주로 텔레비전의 연예오락 프로그램들에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표 5> 2006, 2007 모니터링 결과의 남성 및 여성 차별적 표현 비교

연도

대분류유형 성별

언어구조

불필요한 성별강조

고정관념적 속성강조

선정적 표현

특정

성비하 합계

여성 차별적

표현

2006년 1858 29.8%

760 12.2%

2219 35.6%

985 15.8%

415 6.7%

6237 100.0%

2007년 1815 40.9%

559 12.6%

1453 32.7%

456 10.3%

159 3.6%

4442 100.0%

남성 차별적

표현

2006년 9 .7%

170 12.8%

820 61.5%

113 8.5%

221 16.6%

1333 100.0%

2007년 62 9.2%

36 5.3%

459 68.1%

88 13.1%

29 4.3%

674 100.0%

나. 미디어에서의 온정적 성차별성

성차별적 언어표현들 가운데는 화자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는 긍정적으로 지각되거 나 부정적으로 지각하는 표현들이 있을 수 있다. 차별적인 언어 표현이 성별간 불평등

을 초래하고, 부지불식간에 성별 분업적인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도록 영향을 미치고 있 음에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는 이들 표현이 화자의 귀에 거슬리지 않거나 차별적인 표현임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성차별적 언어 표현들 가운데는 명백하거나 노골적인 차별을 드러내지 않거나 주관적으로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성차별 유형으로 분류된 사례들에 대해 그 유인가 (誘引價, valence)를 분석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표 6> 대중매체에서의 온정적 성차별적 표현의 실태

성별언어 구조

불필요한 성별강조

고정관념 속성강조

선정적 표현

특정

성비하 합계

신 문

여성차별

긍정 3 31 97 33 - 164

부정 5 1 33 10 70 119

합계 8 32 130 43 70 283

남성차별

긍정 1 3 86 18 - 108

부정 4 1 12 - 15 32

합계 5 4 98 18 15 140

방 송

여성차별

긍정 - 39 250 116 - 405

부정 - 4 50 1 56 111

합계 - 43 300 117 56 516

남성차별

긍정 - 10 117 45 - 172

부정 2 - 7 - 12 21

합계 2 10 124 45 12 193

인 터 넷

여성차별

긍정 - 7 128 85 - 220

부정 3 8 36 35 30 112

합계 3 15 164 120 30 332

남성차별

긍정 - - 29 16 - 45

부정 - 1 6 2 2 11

합계 - 1 35 18 2 56

유인가전체 긍정 4 90 707 313 - 1114

부정 14 15 144 48 185 406

총 계 18 105 851 361 185 1520

전체 사례 5,087개 사례들 가운데 긍정이나 부정의 유인가를 지닌 성차별 표현들은 1,520개 사례였다. 이중 긍정 유인가를 지닌 성차별적 표현은 1,114개였고, 부정 유인가 를 지닌 성차별 표현은 406개였다.

성차별적 표현들 가운데 긍정 유인가를 지닌 사례가 부정 유인가를 지닌 사례 보다 더 많은 이유가 대중매체의 공공성에 기인하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매체별,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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