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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및 지역사례조사의 시사점

4.1. 전국 농촌주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의 시사점

전국 읍·면에 거주하는 농촌주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 과 농촌주민들의 가장 주된 문화·여가활동은 ‘휴식’으로 나타났다. 설문조 사에 응한 농촌주민의 60.7%는 ‘휴식’에 해당되는 ‘TV·비디오·DVD 등 시 청, 라디오 청취, 음악 듣기’와 ‘컴퓨터게임이나 인터넷 검색’에 가장 많 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이렇다 보니 농촌주민이 문화·여 가활동을 하는 주된 장소 역시 ‘본인의 집’이라는 응답 비중이 75.4%였다.

한마디로 농촌주민들은 문화·여가를 위해 마땅히 할 것도 없고 막상 하고자 해도 할 곳이 없다는 얘기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문화·여가활동의 이유 중 ‘가장 익숙한 것이어서’, ‘달리 할 것이 없어서’의 응답 비중이 매 우 높은 것은 당연할 결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들 결과는 기존 하향식 공급 중심의 농촌문화·여가정책, 특히 전문가에 의한 문화예술활동의 대중 적 공급과 대중문화의 대량생산·대량소비 방식의 문화·여가 공급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설문조사를 통해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한 농촌문화·여가 활성화가 농촌문화·여가정책으로서 높은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농촌주 민들이 전통적인 것보다는 현대적인 내용과 형태의 문화·여가활동을 더 선

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통문화와 향토문화를 포함한) 농촌문화자원을 활 용한 문화·여가활동에 대한 기대와 미래 수요가 결코 낮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서 본 연구의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한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전통악기를 이용한 전통음악, 민화 등의 전통미술, 전통공예, 전통 의식주생활, 전통무예 분야가 농촌주민들의 미래 문화·여가 활용 가능성이 높다. 이들 분야는 모두 농촌주민 응답자 중 30% 이상이 미래에 하고 싶은 문화·여가활동의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이들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해 문화·여가활동을 할 때 혼자보다는 동호회나 전수회 등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향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농촌문화자원을 활 용하여 농촌주민들의 문화·여가를 지원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농촌문화자원을 문화·여가로 즐기기에는 고리타분하다(동의 응답 40.6%)거나 현대적인 것에 비해 너무 어렵다(동의 응답 66.6%)는 농촌주민 의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은 어릴 때부터 또는 청소년기부터 우 리 농촌문화에 대한 체험과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논리는,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여가 활성 화를 위해 정부 지원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서 ‘어릴 때부터 전통·농촌문화 에 대한 교육을 통해 접할 기회 확대’에 대한 응답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 난 설문조사 결과가 다시금 뒷받침하고 있다. ‘전통·농촌문화의 현대화 또 는 현대문화와의 융합(퓨전) 활성화’에 대한 응답 비중도 비교적 높게 나타 난 것도 참고할 만하다.

셋째,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여가에 대해 농촌주민들이 거는 기대 는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이나 마을 및 지역의 경제적 활성화에 대한 기대 보다는, 지역공동체의 복원 및 활성화와 미래 세대에 대한 좋은 영향 등에 관한 기대가 더 큰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농촌주민들이 농촌문화를 함 께 나누고 즐기는 문화·여가활동이 문화민주주의는 물론, 진지한 여가나 사 회성 여가와 같은 문화·여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수용성이 매우 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4.2. 지역사례조사 결과의 시사점

지역사례의 경우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방식으 로 농촌주민의 문화·여가활동을 활성화한 세 지역을 선정하여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세 지역은 서로 차별적인 특성을 지니는 사례로 선정하였기에 각 지역의 사례에서 도출될 수 있는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고창군 사례의 경우 첫째,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여가 활성화를 위해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고창농악이 전문예술인 들만이 아니라 고창군민 전체가 문화·여가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고창농악보존 회가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림 4-1>의 ‘고창농악보존회 의 고창농악 보존 및 전수 체계’에서 볼 수 있었듯이 고창농악은 고창농악 발전과 주민 확산을 위해 두 가지 경로의 중간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였다.

그러면서 행정과 전문가, 주민이라는 세 주체를 연계시켜 고창농악이 전문적으 로 보존·계승되면서도 주민들에게 쉽게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둘째, 고창군민들의 경우 고창농악에 대한 문화적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부여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창농악단이 고창농 악 전문예술단으로서 매주 고창읍성에서 전문적인 공연을 하고 있어 주민 들은 고창농악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풍부하게 얻고 있다. 주민 들이 고창농악이라는 고창에 특화된 농촌문화자원에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 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받고 있는 것이다. 다 만 전문예술단의 공연을 주로 고창읍성이라는 특정 장소에 국한하기보다는, 읍·면별로 순회함으로써 주민 동호회인 읍·면별 농악단에도 도움이 되고, 접근성이 부족한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전문예술단의 고창농악 공연을 경험 할 기회를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주민 동호회 간 경연이나 축제는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여가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고창농악의 경우 매년 읍·면별 주민 농악 단 간 축제이자 경연대회인 ‘고창농악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동 대 회는 주민들의 읍·면별 농악단 모임과 공동연습을 촉진하고 결국 고창농악 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넷째, 청소년들의 참여 유도가 농촌문화자원의 문화·여가 활용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7년 9월 23일 개최된 고창농악경 연대회에서는 각 읍·면 농악단이 최소 20여 명에서 최대 40여 명으로 구성 되었는데 10대 청소년들이 상당히 많이 참가하였다. 이들 고창농악보존회 를 통해 고창농악을 전수받고, 경연대회에 마을 어른들과 함께 참가해 고창 농악을 통해 공동체성을 몸에 익히고 있다.39

화순군 사례의 경우 첫째, 동호회 및 동아리 모임을 위한 거점시설이 주 민들의 일상적 생활주기에 적합하도록 운영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거점형인 화순군 생활문화센터는 군 조례를 통해 생활문화센터 운영비와 3 명의 인력을 지원하여 주민들의 동호회 및 동아리 같은 생활문화활동을 지 원하고 있는데, 이들 인력을 활용하여 생활문화센터의 야간운영을 실시하 여 직장에 근무하는 주민들이 퇴근 후에도 생활문화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 록 하였다.

둘째, 화순군 생활문화센터는 농촌문화를 활용한 농촌의 문화·여가활동 이 사회적 일자리와 연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화순문화원이 위탁운영하 는 특징을 살려 동아리회 노인들을 활용한 전통놀이 시범사업이 이를 잘 보 여 준다.

셋째, 화순군 사례는 농촌문화·여가 거점시설의 입지가 매우 중요함을 보 여준다. 화순군 생활문화센터(거점형)와 달리 화순읍 생활문화센터(생활형) 는 유휴시설을 활용하고 있는데 지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들기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함으로써 활용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는 농촌에 분포하는 유 휴시설을 활용할 때 용도에 따라 입지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증평군 사례는 첫째, 문화·여가 기반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에서 동아리 활성화가 주민들의 문화·여가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화순군의 경우 거점시설에 모여 동호회·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지 고 있지만, 이러한 거점시설이 없는 증평의 경우 증평군립도서관이 모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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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고창농악경연대회 행사진행자의 소개에 따르면, 공음면 농악단의 경우 경

연대회에 참가한 최연소자는 5세의 무동(舞童)이며 최고령자는 80세의 상쇠였다.

거점이 아닌 강사와 프로그램 지원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동아리 모임은 지역에 분산되어 이루어지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증평군의 사례는 동아리 모임이 지역의 크고 작은 축제나 행사를 지원하는 지역자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동아리들은 이런 축제나 행사 참가를 통해 모임을 활성화하고 있다.

셋째, 증평군 사례의 경우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하는 문화·여가활동의 경 우 화순군과 같이 거점시설이 없을 경우에도 지역 내 분산된 소규모 공간에 서도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증평군에서는 소규모 체험시설은 물론 마 을회관에 이르기까지 지역 내 다양한 시설이 동아리 활동에 활용되고 있다.

지역사례 세 곳에 대한 시사점 외에도 기타 유형을 포함한 사례 전체적인 내용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한 농 촌주민의 문화·여가활동은 주민 개개인의 자기 농촌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고양함은 물론 농촌에서 약화되고 있는 공동체성을 회복시키고 있다. 이는

지역사례 세 곳에 대한 시사점 외에도 기타 유형을 포함한 사례 전체적인 내용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농촌문화자원을 활용한 농 촌주민의 문화·여가활동은 주민 개개인의 자기 농촌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고양함은 물론 농촌에서 약화되고 있는 공동체성을 회복시키고 있다.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