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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끝자락은 예술가의 거리

서촌의 서쪽 끝에 자리 잡은 수성동 계곡으로 가볍게 걸어도 좋다. 계곡 입구에 들어서 면 조선 중기 유명 화가였던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 ‘장동팔경첩-수성동’의 실사 세종마을에 자리잡은 공방과 카페들

통인시장 입구 대오서점

골목기행 2

판을 볼 수 있다. 한 폭의 그림과 같은 경치를 보고 나면 서촌에 예술가들이 모일 수밖에 없 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자하문 고개에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 다. 언덕에 오르면 경복궁과 시청, 종로 일대와 N서울타워까지 바라보인다. 윤동주는 김소월 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 했다”로 시작하는 ‘서시’는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외웠을 법하다.

1917년 만주 북간도의 명동촌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1941년에 서울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東京) 릿쿄(立敎)대학 영문과에 입학한다. 도시샤(同 志社)대학 영문과로 옮긴 그는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경에 체포되어 후쿠오카(福 岡) 형무소에서 복역하다 1945년 2월에 생을 마감한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후배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했다. 그는 이 시절 청운동과 누상동 일대를 산책하며 시상을 가다듬었으며, 청운 동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들어선 것도 이 때문이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는 잔디가 깔린 마당에 소나무가 있고, 짤막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언덕으로 한양 도성길이 지나 가는데, 성곽 앞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서서 부암동과 평창동을 내려다본다. ‘윤동주 소 나무’라 불리는 이 나무 앞에 서면 멀리 북한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의연한 듯 고독한 듯 서 있는 소나무가 마치 시인의 뒷모습 같다.

언덕에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 표석이 있다. 이곳에서 보는 야경이 아름답다. 서울의 윤동주 시인의 언덕 표지석

윤동주 문학관 창의문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

야경 사진이 들어간 ‘윤동주 시인의 언덕 서울 밤 풍경’ 표지판도 있다. 요즘 해 지는 시각 은 오후 5시 30분 전후. 하늘이 서서히 보랏빛과 주홍빛으로 물들 때쯤이면 도심의 빌딩 에도 하나둘 불이 켜지고 사위가 금세 어두워진다. 저녁이 되면 꽤 추워지고 바람이 불어 와 소나무 가지를 흔든다. 6시면 완전히 어두워 멀리 N서울타워의 불빛이 선명하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은 윤동주 문학관과 이어진다. 종로구는 용도 폐기된 청운 수도가 압장을 리모델링해 윤동주 문학관을 조성하고, 2012년 7월 문을 열었다. 수도가압장은 산 중턱에 있는 청운아파트에 수돗물을 보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아파트가 철거된 뒤 로 버려지다시피 했다. 문학관에는 윤동주 시인의 유품과 자필 서신, 생애 사진 등이 전 시되어 있으며,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나오는 우물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문학관을 꾸민 점이 흥미롭다. 문학관은 건축물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다. 2013년 대한민국공공 건축상 국무총리상, 2014년 서울시건축상 대상을 받았고, ‘한국의 현대건축 Best 20’에 선정됐다. 건축가 이소진에게는 2012년 ‘젊은건축가상’을 안기기도 했다.

문학관 건너편은 창의문이다. 이곳에서 한양 도성길 백악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다.

창의문에서 시작해 혜화문에 이르는 백악구간은 등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돈의문 터 에서 인왕산 정상을 지나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인왕산구간을 걸은 뒤 윤동주 시인의 언 덕에서 저녁을 맞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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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마을 구석구석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서유기(西遊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