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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문화생태의 숲 모델과 연근수(連根樹) 모델

동북아의 정치, 경제적 특수성을 고려할 때 동북아 경제협력은 EU와 NAFTA의 경제통합에서의 경험들을 활용하되, 구미의 실 정은 동북아의 실정과 큰 차이가 있으므로 이 모델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동북아 경제권의 협력과 통합은 제3의 길로 나아가야 하고, 이 지역의 특성에 부합되는 새로운 모델을 창조 해야 한다. 이러한 모델은 동북아 지역의 우위요인과 잠재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늘날의 시대조류에 부합되는

모델이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체제 및 발전단계의 다양성에 비추어 다영역, 다경로, 다차원의 경제협력을 전개하여, 역내 성원국들이 점진적으로 관계를 밀접히 하고 상호의존성을 보강하는 것이다

시작 단계부터 고도의 통합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경제협력을 전개하는 동시에 정치, 안보,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전방위의 협력을 동시에 전개해야 하고, 경제영역에서 상품 무역, 투자 등의 협력을 전개하는 동시에 서비스 무역, 과학기술, 금융, 환경보호, 물류, 에너지 등의 영역에서도 협력을 전개해야 한 다. 이러한 협력을 통하여 역내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보완성과 상 호의존성을 증강하고 그에 따라 공동체 의식을 육성해야 한다.

동북아 지역 구성원들의 저마다의 비교우위, 자원우위, 노동력 우위, 산업기술우위, 자본우위 및 시장우위 요인 등을 충분히 살 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협력을 위한 최적의 모델은 역내 성 원국들의 비교우위 요인을 충분히 활성화함과 동시에 이런 우위 요인들을 “최적 보완과 최적 통합”함으로써 경제효과의 극대화를 창조해 낼 수 있는 모델이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차별화 전략 외에도 문화적 동질성과 같은 역내 성원국들의 공통적 우위요인을 충분히 개발 활용해야 한다. 동북 아 지역의 주요 성원국들은 몇천 년에 거쳐 같은 유교문화권과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 동일한 혹은 비슷한 동북아 의식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 다만 근대에 이르러 서방 열강들의 식민지 통치와 서방문화의 충격 때문에 이런 문화 시스템이 해체되고 문 화적 유대가 단절, 왜곡당한 것이다. 지역경제협력을 발전시킴에 있어서는 마땅히 전통문화로의 복원 또는 새로운 환경에서 승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공동체 의식을 키움에 있어서 매우 중 요한 작용을 할 것이다.

필자는 동북아 경제권의 협력 및 통합은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 으로 개방적인 지역주의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동 북아 문화생태의 숲”이라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즉 동북아 각국 은 동북아 문화의 공동적 생태환경 속에 뿌리 내린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이며, 그 중심에 중국, 한국, 일본의 연근수連根樹, 즉 뿌리가 연결되어 있는 나무들이 있다. 이 동북아 문화생태 숲의 나뭇가지에 외래문화의 싹을 접목한 후 다양한 꽃과 열매를 맺게 된다. 그들 사이에는 공성共性도 있고 개성個性도 가지고 있는데, 오늘날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의 거센 대세에서 공동문화의 생태 환경의 숲에서 서로 의지하고 같이 자라나며, 번영도 손실도 함 께 겪는 “일영구영一榮俱榮 일손구손一損俱損”하는 관계를 가지는 시대가 왔다.

한・중・일 3국의 동북아 협력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 가 중심역할을 하기보다는 한・중・일 3국을 핵심으로 이를 공동으 로 추진하고, 어느 나라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 하는 것은 협력과 정에서의 실천과 능력을 보아서 “적재적소론”와 “배역론”에 따라 역할을 담당하자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일본 경제의 10년 불 황과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은 동아시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쳤 는데 일본 경제가 회생하게 되면 경제협력에 더욱 도움이 될 것 이다. 한・중・일 3국에서 많은 지성인들과 국민들은 이미 3국간의 이런 “상생상의相生相依”적 관계에 대해 공감대를 지니고 있다.

한・중・일 3국은 상생적, 수평적, 개방적 관계를 통해 공동으로 동 북아 협력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 지역은 지역 외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북핵 문제와 같은 안보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규모 경 제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서 지역 외 국가들의 제약도 받 고 협조도 필요하므로 역내 국가들을 주체로 협력체를 구성하여

역외 관련 국가들이 동북아 지역의 안보와 경제협력에 참여하도 록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개방적인 지역주의가 갖는 의미이다. 동북아 문화생태의 숲 모델은 유럽이나 북아메리카와 다른 제3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동북아 협력체 초기에 無리더 패턴과 AFTA의 “선 결혼 후 연애”의 로드맵은 동북아 협력과 통 합의 첩경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