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농기업의 종류와 성격

제2장에서 개념적으로 벤처농기업의 유형을 ‘벤처기업육성에 관 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은 농림업 및 관련산업 분야의 벤처기업(Ⅰ)과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 아이디어를 가지고 고

부가가치 상품생산에 참여하고 있으나 관련법에 의해 벤처기업으로 인정은 받지 못한 농업관련산업체(Ⅱ), 그리고 비록 좋은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아직까지 사업체 형태를 갖추지 못 한 농가(신지식농업인 개념과 유사)나 농업법인체(Ⅲ)의 세 가지로 구분하였으나 벤처기업(Ⅰ)을 제외하고는 법적, 제도적인 실체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정작 어떤 업체가, 얼마나 있는지 알기 어렵다.

더구나 새로이 도입한 ‘벤처농기업’이란 개념이 농림부나 농업계 에서 통용되는 기존의 ‘벤처농업’의 개념과도 일치하기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벤처농업, 또는 벤처농기업의 개념이 쉽게 이해되지 않 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실제 현장에서 이들 개념은 각기 어 떻게 다르며,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어떠한 종류의 업체들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가? 흔히 기업체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사업주체와 업종, 수익모델, 기업형태, 사업규모, 그리고 벤처기업에 포함되기 위 해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와 신규 창업 연도 등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먼저 농업관련산업분야의 벤처기업체에게 자금지원을 위해 농림 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한 최초의 정책인 ‘농업전문투자조합(2001.12)’의 투자대상을 보면 어떠한 업체를 정책대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²⁵ 즉 여기에는 유전공학․효소공학 등 생명공학분야와 생물비료 및 생물농약․첨단농기계 등 농업투입재분야 등 고도의 기 술집적분야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표 5-13 참조). 따라서 제2장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여기에는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2001

25 물론 이에 앞서 1998년부터 농림기술관리센터를 통해 ‘벤처형 중소기업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비 지원사업이 있었으나, 이는 농림부가 독자적 인 정책목표를 가지고 추진한 사업이라기 보다는 정부차원에서 벤처기 업의 육성을 위해 농림부가 협조한 사업으로 이해할 수 있다.

년 8월에 개소한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9 개의 농업생명과학분야에 특화한 업체들이 이와 같은 개념에 부응하 는 업체이고, 농림부는 2002년 초까지 이를 ‘벤처농업’으로 파악해 왔던 것이다(부록Ⅳ - 농생명과학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 참조).

1998년 이후 전국이 벤처열풍에 휩싸이면서 농업계에서도 이제까 지의 ‘물적 기반의 양적 확대’보다는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 등 의 컨텐츠를 질적으로 바꿈으로써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위

‘신지식농업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농림부는 1998년부터 신지식농업인을 지정하였는데 2001년에는 2004년까지 500명의 신지 식농업인을 선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신지식농업인 발굴․육성계 획(농림부홈페이지, 2001)’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들과는 달리 2000 년 초부터 농업분야에도 벤처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취지 하에서 농업계에서는 자생적으로 ‘벤처농업’의 개념을 도입하고 몇 몇 사례 를 제시하였는데 이들이 아직까지도 농업벤처의 대표적인 성공사례 로 알려진다(부록Ⅱ - 벤처농업사례업체 내역 참조).

예를 들어 ｢농수축산신문사｣에서 개최한 벤처농업설명회(2000. 4.

24)에서는 장생도라지와 청매실농원, 본정, 화인민창 등 10개 업체가 사례로 소개되었는데 도라지, 인삼, 한약재, 버섯, 난 등 특수 작목을 생산하거나 가공․유통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획득하는 업종으로 대부분 기업체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 후 농 수축산신문과 경남농업기술원이 개최한 벤처농업설명회(2000. 5. 29) 에서는 6개 업체를 사례로 소개하였는데 여기에서도 장생도라지와 화인민창이 포함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품목에 있어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그 후 벤처농업포럼에서는 2000년 9월과 12월에 두 차례의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는데 청매실농원, 장생도라지, 파낙스 골드 등 10개 업체를 성공사례로 소개하였으며 업종이나 기업형태 등은 대동소이한 것이었다.

2002년 초 농림부는 <표 5-13>의 농업전문투자대상과는 전혀 다른, 실제 그 내용에 있어서는 신지식농업인의 개념과 아주 유사한 ‘벤처 농업’이란 개념을 수용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농림부는 벤처농업창 업보육센터의 운영비지원, 농업벤처투자박람회와 벤처농업창업경연 대회 등 일련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기에 있어서 농림부가 이해한 농업벤처에는 이들 사업에 포함된 업체를 통해 농림부가 이 해한 농업벤처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먼저 벤처창업보육센터에 입주업체를 보면 <부록 IV>와 같다. 즉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벤처농기업창업보육센터에는 곡물가공과 장류 등 식품․농산물전자상거래․활성탄 및 목초액 제조․친환경비료와 특수토양 등 농자재산업 등 8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한국농업전문 학교 첨단농산업창업보육센터에는 친환경농산물유통․상황버섯 및 생열귀 가공 등 식품․관상조류프랜차이즈 등 9개의 입주업체와 유 기농 야콘재배․친환경매실가공․허브가공 등 6개 비 업주업체를 보 육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창업보육센터에는 미생물제 제․기능성신소재․당/산도센서개발․천연물이용코팅비료개발․기 능성물질추출개발 등 9개 입주업체와, 농업관련센서개발․광합성세 균자가배양장치․기능성화장품 등 9개 비 입주업체를 보육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업체란 점에서 한국농촌경 제연구원 및 농업전문대학교 창업보육센터와 차이가 있다. 이밖에 농업벤처투자박람회 및 벤처농업창업경연대회에 참가한 업체도 이 들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 등이 중심이 되어 있기 때문에 업체의 성 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벤처농업’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도 제도적으로 그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 에 벤처농업, 또는 벤처농기업에는 어떤 종류의 업체가 얼마나 있는 지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실제 농림부는 이상에서 소개한 대

부분의 사업형태를 ‘벤처농업’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는데, 업종에 있 어서는 농림생산업과 농업투입재산업․농림가공 및 유통산업․농림 업 관련 서비스업을 포함한 농업관련산업 전체를 그 대상으로 하며, 기술수준에 있어서는 High-tech/첨단기술벤처와 Medium-tech/아이디어 농업벤처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벤처농기업육성정책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 책대상을 보다 구체화하고 이에 근거하여 정책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벤처농기업이란 기본적으로 농업관련산업분야에 있어서 ① 영 리를 추구하는 조직체로 가계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의 형태를 갖추 고, ②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틈새시장을 노리기 때문 에 고수익-고위험이 따르며, ③ 신규창업 중소기업이란 특징을 가지 고 있다. 이상의 논의를 기초로 하면 기본요건만 갖춘다면 업종이나 사업아이템이 무엇이든 관계없으며, 사업주체나 지역도 문제가 될 것이 없어야 하지만 창업한지 3～5년 이내의 신생중소기업이어야 한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벤처농기업의 정책대상과 범위를 이 렇게 확대하더라도 업체의 종류나 규모에 따라 성격과 당면문제가 각기 다른 만큼 정책대상을 유형화하여 적절한 정책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