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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옛 철강 산업단지,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다

옛 철강 산업단지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지난 2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동계올림픽 경기의 사진이 신문을 통해 보도되자, 핵발전소 옆에서 경기를 치른다며 해외 언론은 물론 국내에서도 화젯거리가 되었다. 물론 긍정적 인 반응보다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이곳이 핵발전소가 아니라 폐쇄된 제철 소의 냉각탑이었고, 경기장이 위치한 곳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중국 국유 철강기업

‘서우강그룹(首钢集团)’의 옛 제철소 부지였다.

베이징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이 지역은 현재 ‘서우강위안 (首钢园, 서우강 산업단지)’이라고 불린다. 서우강그룹은 1919년 창립된 중국 주요 철강기 업 중 하나다. 이들은 베이징 서쪽 외곽인 스징산구(石景山区)에 공장을 설립해 철강을 생 산하였으나, 2001년 7월 중국이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오염물질 배출 기업의 타 지역 이전을 추진하게 되자, 대표적인 오염물질 배출 기업으로 지목되었 다. 2005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国家发改委)가 서우강그룹의 공장 이전 계획을 승인함에 따라 허베이성 탕산시 차오페이뎬(河北省唐山市曹妃甸)으로 이전을 시작하였고, 2010년 에 마쳤다.

이전 완료 후, 중국 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친 정책 발표로 ‘서우강위안’의 활용과 관련하 여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었다. 2013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공업·정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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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재정부가 공동으로 발의한 ‘전국 노후 공업단지 조정 및 개조 규획(全国老工业基地调 整改造规划)(2013~2022)’이 국무원의 비준을 얻었고, 2014년에는 중국 국무원에서 ‘도시 내 노후 공업단지의 이전 및 개조에 관한 지도의견(关于推进城区老工业区搬迁改造的指 导意见)’을 발표하여 2022년까지 중국 도시 내 노후 공업단지의 이전 및 개조에 관한 기 초적인 사업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6월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서우강위안 등 21개 지역을 ‘제1차 도시 내 노후 공업단지 이전 및 개조 시범지역’으로 선정하여 정책, 자금, 프로젝트 등에 대한 지원을 뒷받침하였다(中国发展网 2022).

2015년 7월, 중국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확정하면서 서우강위안에 새로 운 발전 및 전환의 계기가 찾아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사무실을 서

그림 1 베이징 동계올림픽 서우강 빅에어 경기장

자료: 조선일보 2022.

그림 2 서우강위안 내 대형 컨벤션 시설(단지 내 10여 채 존재)

자료: 中国环境报 2021.

그림 3 폐공장시설을 활용한 스타벅스

자료: http://www.meipian.cn/3ai6duhi (2022년 5월 10일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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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위안으로 정하였고, 2016년 5월 입주를 마쳤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서우강위안의 부지를 활용하여 일부는 중국 대표팀의 훈련장으로 이용하면서 앞서 언급한 빅에어 경기 장을 건설하였다.

공장의 이전으로 휑해진 옛 철강 산업단지에서는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렸고, 첨단산업 단지로의 전환 및 산업 역사 유적지 조성 등이 추진되어 색다른 경관을 만들어내면서 현 재 베이징의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베이징의 도시발전 계획과 도시재생 추진 방향

베이징시가 2020년 11월 발표한 ‘베이징시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14차 5개년 규획 및 2035 년 장기 비전 목표(北京市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五年规划和二O三五年远景目标)’

(이하 ‘14.5 규획 및 2035년 비전’)를 살펴보면, 베이징의 도시재생 추진 방향을 간접적으 로 파악할 수 있다.

14차 5개년 규획 기간(2021~2025년) 베이징시 경제·사회 발전 기본 요구 7개 중에는

‘혁신 발전’과 ‘녹색 발전’이 포함되어있다. 우수 인재들이 모여있는 장점을 활용, 과학기술 혁신을 추진하여 신산업, 신모델, 신수요를 만들어 고도화된 경제 구조 및 도시 경쟁력 확 보와 오염물질 방지 및 환경 개선을 천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우강그룹 공장의 이전과 노후 산업단지의 개조는 현재 베이징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 계획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14.5 규획 및 2035년 비전’에서는 베이징의 4가지 중심기능 건설과 4가지 서비스 수준 제고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전국구의 문화 중심지 건설’, ‘공공 문화 서비스 체 계 시범 지역 건설’, ‘문화 산업 발전 선도 지역 건설’, ‘국제 교류 중심지로서의 인프라 건 설’, ‘국제 과학기술 혁신 중심지 건설’ 등이 그것이다. 즉, 베이징시는 현재 문화 중심지 및 국제 교류 기능, 첨단산업에 의한 혁신 및 경제 발전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 다. 따라서 향후 도시 내 노후 지역의 개발과 개선에 이러한 목표가 고려될 것이며 도시재 생의 추진 방향 또한 이에 따를 것이다. 서우강위안의 사례는 베이징시의 도시재생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4.5 규획 및 2035년 비전’에서는 ‘도시재생 행동의 실시’를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서 우강위안이 언급되어 있다. 서우강위안에 첨단산업 지역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공 업 문화유산을 보호 및 이용하여 도시 부흥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삼을 것을 지시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최근에도 서우강위안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2022 년 2월 28일 ‘새 시대 수도 부흥의 새 랜드마크 건설 및 베이징 서부 지역의 전환 발전 행동 계획(深入打造新时代首都城市复兴新地标 加快推动京西地区转型发展行动计划) (2022~2025)’을 발표하여, 2025년까지 서우강위안이 문화 부흥, 산업 부흥, 생태 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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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부흥의 성과를 얻게 함은 물론 국제 문화, 스포츠 교류 등의 기능을 강화하여 총수입 을 400억 위안(한화 약 7조 5712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北京 市发展和改革委员会 2022).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핵발전소’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화젯거리가 되었던 서우강위안이 지만, 이는 단순히 폐산업시설과 스포츠 경기장 간의 조화가 우리에게 익숙지 않아서 생 긴 부정적 이미지일 뿐이다. 중국 정부와 베이징시는 서우강그룹의 공장 이전 이후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정책, 자금적 지원을 통해 이 지역을 베이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어나가고 있다. 노후된 공업단지를 단순히 산업 역사 유적지로 만들어 보존하는 것이 아 니라, 보존과 함께 첨단산업단지로의 전환 및 문화·스포츠 교류의 중심지로 만들어나가 고 있어 향후 발전이 기대된다.

[자료: 조선일보. 2022. 핵발전소 옆에서 스키점프? 베이징올림픽 경기장 알고보니... 2월 8일. https://bit.ly/3Lq433q (2022년 5월 10일 검색).

中共北 京市委. 2020. 中共北京市委关于制定北京市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五年规划和二〇三五年远景目标的 建议. https://bit.ly/3Nl7BoS (2022년 5월 10일 검색).

北京市 发展和改革委员会. 2022. 关于印发深入打造新时代首都城市复兴新地标 加快推动京西地区转型发展行动计划 (2022-2025年)的通知. https://bit.ly/3PvXvDE (2022년 5월 10일 검색).

国发展网. 2022. 首钢园区“重生”背后的发改力量. 4월 8일. https://bit.ly/39AMMY0 (2022년 5월 10일 검색).

中国环境报. 2021. 看现代会展如何融入百年老厂, 本报记者打卡服贸会首钢会场! 9월 5일. https://bit.ly/3sOID9D (2022년 5월 10일 검색).]

이재천 중국과학원 지리·자원연구소 인문지리학 박사과정 (jclee@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