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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허핀달 다각화 지수

문서에서 재벌의 다각화와 경제력집중 (페이지 44-47)

추정방법

베리-허핀달 지수는 시장구조 분석에 이용되는 허핀달 집중지수를 원용하여 기업 의 업종별 활동분포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매출 통계를 기준으 로 다각화 성향을 측정한다고 가정하면, 베리-허핀달 지수는 기업의 업종별 매출 액 비중을 제곱한 값의 누적합을 1에서 뺀 값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이 지수는 기업의 다각화 상황을 0에서 1까지의 연속변수로 나타내며 지수값이 0이면 하나 의 업종에 특화하고 있는 전문기업을, 그리고 지수값이 클수록 기업이 참여하는 업종의 범위가 넓음을 의미한다.

재벌기업의 다각화 지수를 추정하려면 사전에 다음 두 가지 사항을 결정해야 한 다. 첫 번째 사항은 다각화 지수를 계열기업 기준으로 추정할 것인가 아니면 업 종기준으로 추정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재벌은 그 자체로 다변화 기업집단 이지만 재벌에 소속되어 있는 각 계열기업 역시 산업분류상 서로 다른 업종에 속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다기능 기업(multi-product firm)인 경우가 많으며, 또 동시에 같은 재벌에 속한 계열기업 사이에도 같은 업종에 중 복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특정 재벌의 다각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그룹 차원의 세분화된 업종별 활동내역에 대한 통계가 필요하 나 현재로서는 이용가능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이 분야의 연구는 자료접근의 편의에 따라 계열기 업을 기준으로 다각화 지수를 구하거나 혹은 특정 산업군에 속한 계열기업을 통 합하여 하나의 업종으로 간주한 후 다각화 지수를 구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왔다.

그러나 위의 두 가지 방법을 선택적으로 사용함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 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본 연구에서는 어느 하나를 사전에 정하기보다는 계열기업 기준과 산업(중분류) 기준으로 각각 다각화 지수를 추정하여 이들 간의 관계를 살펴본 후 다음의 논의를 진행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다각화 지수의 추정에 앞서 선결되어야 하는 두 번째 문제는 기업의 매출, 자산, 고용 등 여러 가지 통계 중에서 어느 변수를 이용하여 다각화 지수를 추정할 것 인가에 관한 것이다. 첫 번째 문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어느 변수를 사 용하여 측정하는 것이 기업의 실제 사업구조를 가장 잘 반영하는지에 대해서 이 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나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는 매출 자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계열기업 사이의 내부거래 를 이중계상(double counting)하는 관행과 더불어 내부거래 비율이 그룹 매출액 의 25% 정도에 이르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매출 자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자산 통계를 이용하는 것은 기업마다 자산평가 방식과 평가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고용 통계 역 시 계열기업 사이에 인력지원이 있을 경우 재벌기업의 진실한 사업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본 연구에서는 매우 번거로 운 과정이기는 하지만 매출, 자산, 고용 각 변수에 대해 다각화 지수를 추정한 후 이들 사이의 관계를 먼저 살펴본다.

추정결과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베리-허핀달 다각화 지수를 추정하면 72개 그룹의 각각에 대해 총 여섯 종류의 다각화 지수를 구할 수 있으며, 추정결과의 세부내용은 이 보고서의 부록에 일부 정리되어 있다. 한편 우리나라 재벌기업의 다각화 추세를 살펴보기 위해 72개 그룹의 다각화 지수에 대한 연도별 평균값을 구한 결과가 <

표 3-2>이다. 여기에서 보면 업종보다는 계열기업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다각화 지수가 더 높으며, 추정 연도에 관계없이 고용 > 자산 > 매출의 순서로 다각화 지수가 체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와 같이 추정방식에 따라 다각화 지수값에 체계적인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수의 절대적인 크기를 중요시하는 연구에서 는 다각화 지수의 추정방식을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표 3-2> 베리 다각화 지수: 연도별 변화추세( 1985년∼1997년)

구 분 업종 기준 계열기업 기준

매출 자산 고용 매출 자산 고용

1985 0.4182 0.4275 0.4715 0.5079 0.5239 0.5577

1986 0.4345 0.4253 0.4858 0.5274 0.5312 0.5764

1987 0.4408 0.4382 0.4951 0.5342 0.5545 0.5982

1988 0.4502 0.4454 0.5098 0.5509 0.5594 0.6189

1989 0.4537 0.4501 0.5186 0.5556 0.5642 0.6301

1990 0.4573 0.4657 0.5261 0.5656 0.5785 0.6332

1991 0.4648 0.4751 0.5265 0.5752 0.5872 0.6403

1992 0.4657 0.4788 0.5294 0.5808 0.5943 0.6513

1993 0.4738 0.4896 0.5407 0.5902 0.6048 0.6577

1994 0.4867 0.4945 0.5216 0.6059 0.6114 0.6399

1995 0.4917 0.4851 0.5274 0.6052 0.6043 0.6430

1996 0.5015 0.4888 0.5305 0.6088 0.5960 0.6360

1997 0.4714 0.4661 - 0.5494 0.5441

-그러나 다각화에 관한 연구의 목적이 연도별 추세분석, 또는 재벌기업간 비교분 석에 있는 경우에는 지수 추정방식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매출 다각화 지수, 자산 다각화 지수, 고용 다각화 지수는 모두 다 분석의 시발점인 1985년 이후 1995년을 전후한 시점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등 대체 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 다각화 지수가 최대 값을 갖는 시기는 매출 지수가 1996년, 자산 지수가 1994년, 그리고 고용 지수가 1993년으로 약간씩 차이가 있다. 이러한 사실은 정확히 언제부터 재벌기업의 다 각화가 증가에서 감소로 반전되었는가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사실이지만 세 가지 지수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재벌기업 의 다각화는 대체적으로 1995년을 전후하여 감소추세로 반전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수간 상관관계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추정된 다각화 지수들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이들 여러 종류의 지수간 상관관계를 살펴볼 때 더욱 명확 해진다. <표 3-3>에 정리한 각종 베리-허핀달 지수간 상관관계를 보면, 업종을 기준으로 할 경우 매출 다각화 지수, 자산 다각화 지수, 그리고 고용 다각화 지수 는 84.3%∼94.7%의 높은 관계를 보이며, 이 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계열기 업을 기준으로 보아도 위의 세 가지 다각화 지수들은 업종기준의 경우와 마찬가 지로 역시 86.0%∼94.5%의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업종기 준 다각화 지수와 계열기업 기준 다각화 지수 사이의 상관계수는 같은 변수를 기 준으로 약 83% 내외에 이르고 있다.

< 표 3-3> 베리 다각화 지수: 매출․자산․고용지수 사이의 상관관계 (pooled data)

구 분 업종기준 베리지수 계열기업기준 베리지수

매 출 자 산 고 용 매 출 자 산 고 용

업종기준 베리지수

매 출 1.0000 0.9473 (0.0001)

0.8772 (0.0001)

0.8249 (0.0001)

0.7992 (0.0001)

0.7626 (0.0001)

자 산 1.0000 0.8425

(0.0001)

0.7736 (0.0001)

0.8375 (0.0001)

0.7310 (0.0001)

고 용 1.0000 0.7063

(0.0001)

0.6949 (0.0001)

0.8353 (0.0001)

계열기업기준 베리지수

매 출 1.0000 0.9448

(0.0001)

0.8782 (0.0001)

자 산 1.0000 0.8602

(0.0001)

고 용 1.0000

<표 3-3>의 상관관계는 1985년∼1997년 동안에 72개 그룹 하나 하나에 대한 연 도별 다각화 지수를 풀링(pooling)하여 얻은 결과이지만 특정 연도를 기준으로 한 횡단면 상관분석이나 시계열 상관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21)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구체적인 연구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는 추세분석이나 그룹간 비교연구에서 지수 추정방식의 선택이 연구결과에 심각 한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하에 지금부터는 설명의 중복을 피하고 논리 전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단서가 붙지 않는 한 계열기업 기준 매출 변수에 의해 추정된 다각화 지수를 사용하기로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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