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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보 예외주의

건강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건강보장은 현 대복지국가 사회보장의 중심적인 프로그램의 하나로서 국민 개개인이 신체적 및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개입하여 보장해주는 제도 이다.이러한 건강보장을 시행하는 기본목적은 보건의료비용의 경제적 부담을 경 감 또는 해소시킴으로써 전체국민들이 보건의료서비스 이용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즉,가난한 사람들이나 보건의료서비스가 더 많이 요구되는 취약계층일수록 보건의료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지니게 되는데,이를 전체국민이 공동부담을 지게 함으로써 사회통합 및 사회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92)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건강보장에 대한 공공재 논리의 적용에도 불구하고,미 국은 건보 예외주의 국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실제로 OECD 주요국들과는 달 리 미국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사적재로서 국민 개개인의 선택에 맡기 는 것이지 법적인 강제성을 띠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93)

각 나라마다 그곳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양한 정도로서 공유하는 핵심 내지 주류 문화가 있다.미국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 공유해왔던 주류 문화 가 있어 왔는데,그것이 바로 ‘앵글로-개신교도 문화’이다.건국의 개척자들이 갖 고 있던 이 문화는 거의 400년 동안 미국의 정체성에서 중심적이고 지속적인 요

92) 이희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노인에 대한 건강보장,”『한국운동재활학회지』제5권 제2호 통권 10 호, (2009.10), p.100.

93) 김경희, 앞의 논문 (2000.12), p.586.

소로 작용해왔다.미국의 앵글로-개신교도 문화는 영국에서 비롯된 정치적․사회 적 제도와 관행을 개척자들이 갖고 와서 신대륙에서 새롭게 꽃을 피운 저항적 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의 개념들과 가치관에 결합시킨 것이다.

미국에서 프로테스탄티즘은 대체로 선과 악,옮음과 그름의 근본적 구분에 대 한 믿음을 포함한다.그리고 대부분의 개신교도 분파들은 계층적인 성직자의 중 개 없이 성경에서 직접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개인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많은 종파들은 또한 개인들이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 구원을 얻거나 거듭나야 한 다고 강조한다.이처럼 앵글로-개신교도 문화는 미국인들을 세상에서 가장 개인 주의적인 사람들로 만들었다.

따라서 미국의 개신교 문화에서 개인의 성공은 개인의 책임이며,이와 같은 생 각은 성공의 신화와 자수성가의 개념을 야기시켰다.수많은 여론조사가 지속적으 로 보여주듯이,미국인들은 사람들의 성공 여부는 거의 전적으로 자신의 재능과 성품에 달려있다고 믿는다.이런 가치가 소위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 의 중심적 요소이기도 하다.

구대륙과는 달리 신대륙 미국에서는 경직된 사회적 계층구조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신분은 순전히 자신의 노력에 따라 결정되었다.구대륙에 비해서 기회는 열려있었고 그에 대한 성공의 실현은 개인의 의지에 달려 있었다.

특히 미국식 근로 윤리는 개신교도 문화의 중심적 특성이었고,미국식 종교는 처 음부터 근로의 종교였다.구대륙 사회에서는 가문,계급,사회적 지위,혹은 민족 같은 요소들이 지위와 성공의 기본적 원천이다.그러나 미국에서 원천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른 것이다.따라서 미국에서 기도와 근로는 연결되어 있었고 게으 름은 죄악이었다.미국인들의 이런 태도는 자연스럽게 사회를 규정함에 있어서 생산적인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어 보게 하였다.

이와 같은 근로 윤리는 전통적으로 고용과 복지에 관한 미국의 정책들을 규정 해왔다.사실상 정부의 선심성 정책은 다른 주요국들에서 보기 어려운 비난의 대 상이 된다.미국에서 복지 혜택을 줄이고 가능하면 제거하려 했던 시도는 근로의 도덕적 가치에 대한 믿음에 그 뿌리가 있다.이런 문화에서 ‘공짜로 무언가를 얻 는 것’은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다.근로복지는 ‘시민됨’(citizenship)에 관한 것 이고,신체적 능력이 있는 성인들이 적극적으로 돈을 벌지 않을 때 온전한 시민

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개인적으로 미국인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 고 재능,성품,그리고 노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것을 달성해야 할 책임이 있 다.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사회가 정말로 ‘약속의 땅’(thepromisedland)임을 입증 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이론적으로 개인들의 개혁 성공은 사회의 집합적인 개혁 필요성을 없앨 수도 있고,몇몇 유명한 복음주의자들은 사회적 및 정치적 개혁이 개인적 영혼의 부활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것들에 반대하였다.94)

미국사회를 이끄는 기본 정신은 청교도 정신이다.‘퓨리턴’(Puritan)이라고도 불 리는 이들은 칼뱅주의(Calvinism)95)에 입각한 엄격한 도덕성,주일의 신성한 엄 수,향락적인 행동의 금지 등을 강조한다.칼뱅주의는 개인의 영적 구원과 개인 의 직업적 성공을 결부시켜 생각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중산계급 사이 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다.따라서 세속적 성공을 위한 근면,자조,절약,도덕의 생활을 강조하게 되었다.이와 같은 청교도적 생활방식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동의하였고,그에 따라 프로테스탄트적 윤리는 점차 국민윤리로 자리를 잡았 다.96)

또한 미국인들은 종교와 정치에 불만을 품고 신대륙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종 교 개혁에 투철했으며,스스로가 특별한 은총을 입었다는 선민의식도 매우 강하 였다.이후 서부로 진출하게 되면서 ‘프런티어 정신’(frontierspirit)이라고 부르는 개척 정신이 새롭게 추가되었고,개인주의ㆍ현실주의․합리주의 혹은 개성을 존 중하는 성향 등이 미국식 정신의 내용을 이루게 되었다.97)

이처럼 청교도주의에 입각한 미국식 복지 범위는 매우 제한적인 것이다.예를 들어,빈곤이란 나태로부터 오는 것이며 나태란 부도덕한 것이므로 그 책임도 당 사자 개인이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따라서 이러한 종교적 기반을 바탕으로 미국 은 건강보장의 실행에 있어서도 전국민이 공동으로 책임을 진다거나,국가의 책

94) Samuel P. Huntington, Who Are We?: The Challenges to American’s National Identity. 형선호 역, 『새뮤얼 헌팅턴의 미국』(서울: 김영사, 2004), pp.83-107.

95) 칼뱅주의는 16세기 프랑스의 종교 개혁자 칼뱅에게서 발단이 된 기독교 사상이다. 신의 절대적 권위를 강조하고 예정설을 주장하였으며, 신앙생활에서는 자기를 신의 영광을 위한 도구로 보는 활동주의적 경향 을 지녔다. 유럽의 종교개혁 시대에 부르주아 계급의 관심을 끌었던 칼뱅주의는 미국에 있어서 주로 청교 도(puritan)와 장로교도(presbyterian)들이 믿었다.

96) 이주영,『미국의 좌파와 우파』(서울: 살림, 2003), pp.4-5.

97) Max Weber, The Protestant Ethics and the Spirit of Capitalism. 김상희 역.『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서울: 풀빛, 2006), pp.26-27.

임이라고 여기지 않으며,또한 이런 조치들로 인해 사회정의가 실현되거나 사회 연대가 형성된다고 보지 않는다.당사자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여 스스로를 건강 보장으로부터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마찬가지로 건강보장의 사각지 대에 놓인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것 보다 오히려 자신을 방치한 그 사람의 ‘삶의 태도’를 비난한다.이것은 청교도주 의 전통에 바탕을 둔 근면과 절약으로 기회의 균등이 보장된 미국 사회에서 개 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아메리칸 드림은 실현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 이다.

미국 사회는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며 복지의 책임을 국가와 사회보다는 개인과 가족에 있다는 자조의 이념을 선호한다.이런 문화적 배경에서 미국인들 은 그의 생계 및 건강보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가에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스스 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한 미국식 건강 보장은 유럽과는 다른 매우 독특한 특징이 있다.대표적인 것은 ‘자조’(self-help) 의 원칙을 매우 강조한다는 것이다.그래서 유럽은 제도적인 측면을 강조하는데 반해 미국은 보충적 측면을 강조한다.유럽에서는 빈곤,의료 등의 문제를 보편 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에 반해 미국은 보충적이면서도 자조적인 경향이 지나칠 정도로 강하다.이런 성향은 국가보다 사적이고 자발적인 부분에 의존하는 민간 건강보장체계 및 자선적 구호사업의 발전을 촉진하게 만들었으며,상대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건강보장제도의 도입을 지속적으로 늦추게 만든 하 나의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종종 ‘미국의 신조’에 구현된 자유,평등,민주주의,개인주의,인권, 법치,그리고 사유재산의 정치적 원칙들에 헌신함으로서 정의되고 단결되는 사람 들이라고 얘기된다.크레뵈코에르(Crevecoeur)부터 토크빌(Tocqueville)과 브라이 스(Bryce),미르달(Myrdal),그리고 현대의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외국의 지식인 들은 미국이 국가로서 갖는 이런 특징들을 지적해왔다.그리고 미국의 학자들도 대체로 동의한다.98)이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의 역할에 있어서 개인들이 시장에서

미국인들은 종종 ‘미국의 신조’에 구현된 자유,평등,민주주의,개인주의,인권, 법치,그리고 사유재산의 정치적 원칙들에 헌신함으로서 정의되고 단결되는 사람 들이라고 얘기된다.크레뵈코에르(Crevecoeur)부터 토크빌(Tocqueville)과 브라이 스(Bryce),미르달(Myrdal),그리고 현대의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외국의 지식인 들은 미국이 국가로서 갖는 이런 특징들을 지적해왔다.그리고 미국의 학자들도 대체로 동의한다.98)이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의 역할에 있어서 개인들이 시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