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절 건보개혁의 정치과정 -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복지정치학적 연구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의 건보개혁 방향은 크게 의료지출의 효율성 제고,의 료의 접근성 향상,그리고 공공의료 및 예방서비스 강화라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그리고 건보개혁의 원칙으로 의료비용의 상승 억제,건강보험과 진료 의사 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 보장,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적정한 건강보장 제공 등을 들 수 있다.¹⁵⁴⁾이처럼 2010년 통과된 오바마 행정부의 건보개혁 법안에 대한 복 지정치의 구체적인 전개과정은 구상시기,대립시기,타협시기 등 3단계 시기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미국에서 건보개혁 법안은 하원의 세입 위원회,에너지 통상 위원회,교육 노

151)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편, “의료민영화가 ‘낭비’라는 것 깨달은 미국…한국은?”『OhmyNews』, (2009.11.9).

152) 미국 PBS 편, “세계의 건강보험 (1편-선진 의료복지 현장을 가다),”『EBS 특집다큐』, (2010.3.27).

153) 오삼일,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 추진 내용과 전망,”『해외경제정보』제2009-69호, (2009.11), p.4.

154)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편,『보건복지 분야 주요 국정현안과 대응방안』(서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0), p.150.

하원위원회 하원본회의 하원

구분 주요내용

기본 정책

․전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플랜 추진

․국민이 민영보험과 공영보험 중 선택(비강제사항) -어린이 대상 의무화

-어른 대상 자율

․의료비는 낮추고 의료의 질은 향상

주요 내용

․의료정보시스템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여 의료 과실을 줄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노력 증대

․질병관리프로그램과 통합예방케어를 통한 만성질환자 관리비용 하락 추진

․약제비 하락을 위해 복제 의약품 수입을 허용하고,공공건강보장제도에서 복제 의약품 사용을 적극 확대하며,모든 메디케어(Medicare)프로그램의 약제비 협상 허용

험의 변경을 원하는 국민의 경우에는 저렴한 새로운 건강보험을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그리고 대략 5000억 내지 65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비용조달 을 위하여 현행 상속세를 유지하고,부시 이전 행정부의 감세조치를 수정하는 방 안을 제시하였다.¹⁵⁶⁾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대선출마 선언을 하면서 공약으로 제시한 건보 개혁의 기본 정책과 주요 내용은 이후 공화당 매케인 후보와 격돌했을 때의 대 선공약과는 방향성이 다소 달랐었다.오바마 예비후보자의 건보개혁 대선공약은

<표 10>과 같다.

<표 10>오바마 예비후보자의 건보개혁 대선공약

(출처:이준규 외 2010,3,재편집)

오바마 대통령은 예비후보자 시절 같은 민주당 예비후보자인 힐러리의 건보개 혁 공약을 놓고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건강보험 가입을 강요하고 있다 고 비난하며 강제적인 전국민 건보제도를 반대했었다.그러나 민주당 대선 후보 자로 확정된 이후 공화당 매케인 후보를 상대하기 위해 경쟁했던 힐러리의 지지 표를 끌어안는 차원에서 상당부분 힐러리의 건보개혁안을 수용하면서 강제가입

156) 정진민 외, “오바마와 매케인의 ‘변화’의 의미: 2008년 미국대선 후보들의 정치철학, 정책, 지지기반을 중심으로,”『미국학논집』제40권 제3호, (2008.12), p.211

주요 내용

․정부가 ‘정부 주도의 공공보험’(publicoption)¹⁵⁸⁾을 갖추어 모든 국민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함

․국민이 민영보험과 공영보험 중 선택(강제사항)

인 ‘PublicOption’이라는 정부주도의 공공보험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과 함께 2008년 미국 대선 이후 미국의 변화 가능성과 그 성격에 대해 많은 국내외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대공황 이 후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 온 각종 국내외 정책에 대한 비판과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형성되었다.미국사회 의 비주류인 아프리카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실 자체가 미국인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대변하는 것으로 부각되었던 것이다.¹⁵⁷⁾

당선 후 오바마 대통령이 건보개혁과 관련하여 구상했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정부가 ‘공공보험’을 갖추어 모든 미국인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또한 민간보험은 기존 그대로 유지하되 공공보험과 경쟁하며,저 소득층 대상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다.아울러 가입자의 혜택 확 대를 위해 민간보험사의 보조금을 지급하며,보험사가 질병 등의 이유로 보험 가 입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등으로 요약된다.

이처럼 집권 후 오바마 행정부의 건보개혁 주안점은 전국민 건강보험 강제가 입과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인데,그 핵심은 정부차원에서 국민건 강보험거래소(NHIE:NationalHealth Insurance Exchange,이하 NHIE로 표기) 의 설립을 통하여 신규의 공공 또는 민간 보험 상품 등에 대한 미국인의 선택 폭을 확대하고 나아가 보험 가입 용이성을 증대하는 것이다.또한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 제고로 에이즈,말라리아,결핵 등 감염성 질환의 예방 및 퇴치 프로그램 활성화와 더불어 사전예방 활동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건보개혁 초기구상은 <표 11>과 같다.

<표 11>오바마 행정부의 건보개혁 초기구상

157) 신유섭, “2008년 미국 대선과 미국의 변화: 성격과 전망,”『세계지역연구논총』제27집 제1호, (2009), pp.7-8.

․민간보험은 기존 그대로 유지하며 공공보험과 경쟁

․저소득층 대상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확대

․가입자의 혜택 확대를 위해 민간보험사에 보조금 지급

․보험사가 질병 등의 이유로 보험 가입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함

(출처:이준규 외 2010,4,재인용)

2009년 2월 26일 오바마 행정부는 초당적 협력과 합의에 기초하여 건보개혁 법안을 승인시킨다는 자세를 갖고 건강보험과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 6,34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내용의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였다.당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라는 정치구도에서 법안처리의 자신 감이 작용하였다고 분석된다.금융위기 이후 대통령 선거 및 의회 선거에서 민주 당이 모두 승리함에 따라 미국의 건강보장체계 분야에도 민주당의 평등주의적인 정책기조가 강하게 반영되었고,취임 초기 오바마 행정부의 건보개혁안 전망은 낙관적이었다.¹⁵⁹⁾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오바마 대통령의 ‘전국민 건강보험 실 현’청신호로서 취임 1개월만인 2009년 2월 4일에 S-CHIP 보장성 확대 법안이 통과되었다.하원에서 289대 139,상원에서 66대 32라는 절대 다수표 중 특이하 게 대통령 후보였던 매케인 등 공화당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다.이 법안은 연방 담배세금을 61센트 인상(39센트→1달러)하여 320억 달러를 S-CHIP에 지원하는 것으로 현재 혜택 받고 있는 700만 명의 아동을 향후 5년간 400만 명 증가시켜 1,100만 명 아동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¹⁶⁰⁾

이처럼 미국의 건보개혁은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로 인해 무사히 입법과정을 마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본격적인 건보개혁 법안의 추진과정에서 는 개인주의 문화 성향인 공화당 및 그 지지자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치게 되었 다.문화이론은 이런 측면에 대해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윌다브스키는 사회현상이나 사회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경제학자들이 지어낸 개념이나 의미구

158) ‘퍼블릭 옵션’이라고 불리는 이 방안은 ‘공보험 창설 및 선택권’(Public Health Insurance Option)을 줄 여서 쓴 표현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건보개혁 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된 조항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 은 보편주의(universalism)에 입각하여 보험미가입자를 위한 전국민 공공보험을 만들려고 했는데, 이 퍼블 릭 옵션은 연방 사회보험 형식의 국가주도 공적 건강보험제도라고 할 수 있다.

159) 신영석, “미국의 의료개혁 동향,”『보건․복지 Issue & Focus』제12호, (2009.11), p.2.

160) 임은실, 앞의 논문 (2010.6), pp.107-108.

민주당(평등주의 성향):찬성 쟁점 공화당(개인주의 성향):반대

이처럼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미국을 변화시키려는 문제의식과 해결책에 있어서 미국내 다른 문화 유형의 세력들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건보개혁 추 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그에 상응한 반대측에서는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적 가치의 훼손이라는 주장과 소요 예산을 충당하기 위한 증세에 대한 반발이 잇따랐다.또한 메디케어 예산 삭감을 통해 건보개혁 예산을 충당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65세 이상 노인들도 강하게 반 발하였다.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9월초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건강보험의 중단 없는 개혁과 국가주도의 단일 건보개혁안이 아닌 비영리 건강 보험조합(CO-OP:Health-insurance cooperative)형태의 대안도 수용 가능하다 고 밝히면서 반대 여론을 의식하기 시작하였다.

2.제2기(2009.05-2009.11):대립단계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009년 8월 의회 휴회 전 건강보험개혁법안(H.R.3962:

AffordableHealthCareforAmericaAct,이하 H.R.3962법안으로 표기)에 대한 하원 표결을 진행시키고 싶었지만 민주당 내 재정문제 관련 보수적인 성향을 보 이는 ‘블루독 연합’(BlueDog Coalition)의 반대로 인해 이 법안은 표결에 부치지 도 못하였다.하원의 경우는 민주당이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진보성향인 낸시 펠로시(Nancy Pelosi)가 의장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지만,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타운홀 미팅 및 공공보험 도입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인해 개혁 추진이 더디어져갔다.이외에도 낙태 및 이민자 관련 조항에 관한 많은 논 란이 벌어졌다.이처럼 건보개혁 법안이 이민자 및 낙태 관련 조항에 대한 논란

문서에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복지정치학적 연구 (페이지 116-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