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여성정치교육의 필요성
○ 미국의 미래학자 존네이스비츠(John Naisbitt)는 21세기는 ‘3F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함. 3F 란 여성(Female), 감성(Feeling), 상상력(Fiction)을 의미하는데, 지식과 정보, 상상력이 강조되는 21세기에는 여성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이 부각되는 ‘여성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
○ 지난 6월 26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4 통계로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의 대학진학률(74.5%)이 남성(67.4%)을 월등히 앞서고, 고소득의 전문직이나 공무원의 비율도 매 년 증가하는 등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통계상으 로는 ‘여성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처럼 보여짐.
○ 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2%로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73.2%과는 큰 차이를 보이 고 있고, 국회의원 중 여성의 비율은 15.7%, 고위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도 3.7%에 불과한 것으 로 나타남. 또한,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의 월 평균임금은 아직도 남성의 68.1% 수준에 불과한 등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계속되고, 유리천장은 아직 견고한 상황임.
○ 여성들이 대한민국 인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가장 큰 소수집단’으로서의 위 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여성들이 정치에서 소외되면서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 해왔기 때문임.
○ 이러한 원인에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치 문화나 법적･제도적 지원 방 안이 부족했기 때문이지만, 그동안 정치를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하고 여성들 스스로도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됨.
○ 진정한 여성들의 정치 참여확대를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나가는 것도 중요하 지만 이와 함께 여성 스스로도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여성 정치교육을 이 활성화 하는 것이 필요함.
Ⅱ. 한국 여성정치교육 현황
○ 현재 실시되고 있는 여성 정치 교육을 크게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공교육 기관, 국가, 정당 그리고 여성단체에서 실시하는 여성정치교육 등으로 나눌 수 있음.
1. 공교육기관을 통한 여성정치교육
- 학생들에게 ‘사회’, ‘정치’ 등 정규 교과목을 활용하여 정치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학생만 을 위한 교육이라기보다는 보편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교육이라 볼 수 있음.
- 이러한 학교 교육은 여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치교육을 제공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수정을 권고한 것처럼 교과서의 정치 관련 삽화에 남성만이 등 장하고 있어 오히려 정치는 여성의 몫이 아니라는 성역할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음.
2. 국가의 여성정치교육
-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의 선거연수원, 국회의정연수원, 여성가족부 등에서 여성정치교 육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있음.
- 하지만, 대부분 단기 교육과정에 그치고 있으며, 정치적 중립성 등의 문제로 인해 프로그램을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갖음.
3. 정당의 여성정치교육
- 여성정치 참여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정당에서도 여성의 정치인재 양성시스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함.
- 지난 2004년 3월 정치자금법의 개정으로 정당보조금의 10%를 여성의 정치발전을 위해 사용하 도록 의무화되면서 각 정당마다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정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여성 정치인들을 양성하고 있음.
- 하지만, 선거법상 정당이 유급당직자 이외에 일반 당원들에게 대해 지원을 할 수 없다보니 부분
적이고 단편적인 교육만 실시되고 있고, 여성정치발전기금 또한 당의 재정적 여건 등으로 본래 의 목적인 교육사업 외에 다른 사업에 사용되는 문제점도 존재함.
4. 여성단체의 여성정치교육
- 한국 여성정치교육의 그 출발점은 여성단체이며, 여전히 그 중심은 여성단체에 있음. 현재도 한 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한국여성정치연구소 등 많은 여성단체들이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음.
-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교육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개설되지 못하거나 인력이 부족해 홍 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여성들의 참여와 관심이 낮다는 한계도 존재함.
Ⅲ. 한국 여성정치교육의 문제점
○ 여성정치교육프로그램의 불규칙적인 개설
- 이는 시민단체들의 재정적 열악함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앙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의 계속적인 재정지원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음.
- 하지만, 재정 지원이 단체의 독립성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지원을 확대하기만 하는 것은 해결방안 되지 못함.
- 국가에게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실현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가 있음을 고려하여 국가가 여성정 치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성정치교육을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차원에서 검토하 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함.
○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육내용간의 차별성 부족
- 교육이 강의 위주의 전통적인 교육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부분 내용이 일반적인 이론 이나 지식 위주로 교육 내용간의 차별성이 부족함.
- 미국의 경우 정치현장에 서툰 여성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도록 이론보다 know-how 와 같은 실용적 지식을 교육내용으로 하고 직접참여나 실습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
- 우리의 여성정치교육도 참여자의 특성이나 목적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함.
○ 그 외에도 교육이수자에 대한 후속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점, 여성정치교육이 수도권에 집중 되어 있는 점, 엄격한 선거법 등의 문제점들이 있음.
Ⅳ. 한국 여성정치교육 개선방안 제언
○ 여성정치 교육과정의 체계화 및 세분화
- 여성정치교육 프로그램 간의 차별성이 부족한 이유는 여성 정치교육과정이 체계화되지 않았 기 때문임.
- 여성정치 교육과정을 유권자 교육, 정치참여 확대 교육, 정치지도자 발굴 및 양성교육 등으로 세분화하여 ‘유권자 교육’에서는 유권자로서의 기본적인 민주시민 교육을, ‘정치참여 확대 교 육’에서는 여성리더십 및 생활정치 교육, 이후 심화과정인 ‘정치지도자 발굴 및 양성 교육’을 통해 여성정치인을 배출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세분화하는 방안이 필요함.
- 또한 세분화된 교육과정에 맞추어 교육기관도 역할분담을 하여 ‘유권자로서의 기본적인 민주 시민 교육’은 공교육기관에서 여성단체는 일반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리더십 및 생활정치 교육’을, 정당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양성평등교육과 함께 여성정치인자 발굴 및 양성교육 을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음.
○ 여성정치교육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의 설립 고려
- 독일의 경우 정부기관인 연방정치교육원을 통해 300개가 넘는 공인된 교육기관과 재단, 자율 조직들을 지원하고 육성하여 청소년, 여성을 포함한 시민들로 하여금 정치이슈에 대해 성숙하 고 비판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 우리도 여성정치 교육을 위한 공공기관(여성정치교육원)을 설립하여 여성정치교육의 전문성 을 기하기 위한 각종 조사연구와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여성정치 교육기관의 지원과 육성을 통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여성정치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한 필요가 있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