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에서는 기존의 ‘오지지역’과 새로운 방법에 의한 지역구분을 비교․검 토한 후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2.1. 오지개발촉진법에 의한 오지지역
○ 오지개발촉진법은 “산업 및 생활기반시설등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현저히 낙후된 오지지역을 종합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와 복지 향상을 기하고, 지역간 격차를 해소하여 국토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 기 위하여 1988년 제정되었으며 2004년 말까지 효력을 가지는 한시법이다.
○ 이 법에 의해 지정되는 오지는 “도시지역으로부터 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서 교통이 불편하고 주민의 소득수준과 생활수준이 현저히 낮은 지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지역(법 제2조)”으로 구체적인 지정 요건은 다음과 같다(시행령 제2조).
- 개발수준이 전국 면 지역 평균이하인 지역으로 지역주민의 1인당 소득 수준(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조사한 지역별 소득추계 액에 의하여 산정한 것을 말한다)이 전국 면지역 평균 1인당 소득수준 이하인 지역을 말한다.
- 도서개발촉진법의 적용을 받는 면 지역과 주민이 거주하지 아니하거나 면사무소를 설치하지 아니한 면 지역은 제외한다.
- 지역개발 수준은 다음과 같은 항목을 포함한다.
1. 해당지역의 인구 및 고용부문 2. 지역경제 부문
3. 교통통신 부문 4. 생활환경 부문 5. 문화복지 부문 6. 지방재정 부문
○ 2001년 현재 이 법에 의해 오지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39개시 77개 군에서 399개 면이다.
○ 오지지역을 조건불리 직불제의 대상으로 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 이 지적되고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
- 도서지역이 제외되어 있어 도서에 대한 별도의 고려가 필요하다.
- 사용된 지표가 일반적 개발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서 농업과의 관련성 이 적으며, 지표의 기준과 적용 방법이 불분명하다.
- 지역 구분이 1980년대 후반 통계를 기초로 하고 있어 그 이후의 도로 개통 등 여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현실과 괴리가 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이 구분에 별다른 이의가 제기되지 않은 것은 오지지역 에 포함되지 않은 면에 대해서는 오지개발사업과 비슷한 성격과 규모의
‘정주권개발사업’이 추진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직접지불제라는 새로운 정책의 대상으로서는 미 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된다.
2.2. 대안적 구분
2.2.1. 구분 지표
가. 선행연구 및 외국의 사례
○ 조건불리지역 등의 구분 지표는 <표 5-2>와 같이 연구자나 국가별 정책 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되어 왔는데 크게 두 계열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는 농지의 경사도나 고도 등 지형조건과 토질, 그리고 기후와 같은 자연 조건과 관련된 지표이다. 둘째는 지역의 SOC 개발 정도, 산업구조, 인구 감소율 등 사회경제적 지표 계열이다. 자연조건 지표를 중시하는 분류방 법은 농촌 지역의 공간적 등질성이 비교적 강한 경우에 한정되고 대부분 의 경우 자연조건 지표와 사회경제적 지표를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 EU는 조건불리지역의 구분에서 경지조건 뿐만 아니라 농장소득 수준, 인 구밀도 및 인구감소율, 가축밀도 등 사회적 조건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일본의 특정농산촌지역 구분에서는 인구지표와 경지조건 지표를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이들 구분방법은 농민들의 영농활동과 소득수준에 영향을
○ 일본의 중산간지역 직접지불제에서는 ｢특정농산촌법｣ 등 지역8법에 의해 지정된 시정촌 내에서 경사도와 경지형태를 기준으로 대상지를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대상 시정촌의 구분에서 사회경제적 지표가 감안되었 기 때문이다.
○ 일본과 우리나라의 ｢과소지역｣은 인구감소율, 인구의 연령별 구성 등 인구 지표만을 사용하고 있고, ｢개발촉진지구｣에서는 인구지표와 산업구조, 재 정지수를 지표로 하고 농지의 자연조건 지표는 채택하고 있지 않다. 이는 이들 정책이 농촌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주 관심을 2․3차 산 업의 개발과 하부구조개선을 통한 지역개발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나. 지표별 타당성과 적용 가능성 검토
<자연 조건 지표>
○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에는 농지의 지형적 조건, 토양의 물리 화학적 조건, 기후조건이 포함된다.
○ 농지의 지형적 조건이라 함은 경사도와 고도, 곡간폭 등을 의미한다. 경사 도는 기계화와 노동생산성에 큰 영향을 주며, 고도는 작물생육기간 중의 온도에, 곡간폭은 일조량에 영향을 줌으로써 토지생산성 수준을 결정한다.
한편, 경지정리73)나 수리시설 여부, 농로 개설 상태는 인공적인 정비의 결 과이지만 농지의 지형적 조건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런데, 개별 농지의 물리적 조건을 모두 파악하기 힘든 경우에는 지역의 경지율이나 임야율을 대체지표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 토양의 점도, 자갈 함량, 유기질 함량, 산성도(ph) 등 물리화학적 조건은 73) 농림부․농지개량조합연합회(1997: 287∼358)에 의하면 벼농사에서 경지정
리 후의 효과는 다음과 같이 추산되고 있다. 먼저 증수효과는 5.0%, 투입 노동시간은 33.4% 감소(10a당 15.0시간 감소), 쌀 생산비는 27.2%(80㎏당 27,820원) 절감되었다. 경지정리의 효과는 이 외에도 배수 개선과 평탄화 로 답리작이 증가하고, 규모 확대가 이루어져 지구 내의 호당 농업소득이 51%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생산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필지(또는 토양통)별로 정 밀조사를 하여야 하므로 지역통계를 생산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각 요 인별로 생산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가 적어 지역 구분 의 지표로 선택하기가 어렵다.
○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적 조건으로는 일조량, 연평균 기온, 무상일 수, 강수량, 태풍일수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지표는 우리 나라의 농업지 대를 구분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74) 그러나, 이들 기 후 관련 지표는 작목에 따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며, 광역적인 지대구분을 위한 지표로는 의미가 있으나 세부지역별 관련 통계를 수집하 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조건불리지역의 지표로 사용하기는 곤란하다.
○ 이상 언급한 지표들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는 영농 유형에 따라 다를 것 이다. 즉, 같은 토지라도 작목에 따라 영농조건의 평가는 다르게 된다. 예 를 들어 논농사 지역에서는 수리조건과 경사도가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 지만 밭작물에서는 경사도가 덜 중요하고, 초지축산 지역에서는 강수량과 고도가 보다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또, 수도작에 불리한 高山 지역이 여름채소에는 유리한 지역이 되기도 한다.
○ 이상을 감안하면 자연조건 지표 중 우리나라에서 조건불리지역의 구분 지 표로 중요한 것은 경지의 고도, 경사도와 기반정비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지의 고도와 경사도에 관해서는 전국적으로 조사가 완료되었음 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통계를 구할 수가 없어 사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체지표라 할 수 있는 경지율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즉, 자연조건 지표는 경지율과 기반정비율을 사용하는 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74) 농촌진흥청에서는 수도작을 기준으로 이앙기의 강수량과 한발지수, 유효 온도의 출현시기와 지속기간, 저온출현율, 일조시간 등을 지표로 하여 남 한지역을 19개 수도작재배지대로 구분하고 있다.(농촌진흥청 호남작물시 험장, 1990)
<경제사회적 여건 지표>
○ 원칙적으로 지역의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서는 소득지표 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지역의 호당 농업소득이나 농가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가 없으므로 대체 지표가 필요하다.75)
○ 개별 가구의 소득 외에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나타내거나 그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는 매우 다양하다. 이중 일반적으로 지역의 경제․사회적 발전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는 다음과 같다.
- 인구분야 : 인구밀도, 인구증감률, 65세 이상 인구율, 중졸 이상자 비율 - 지역경제 분야 : 산업별 취업자수 비율(농업의존률), 1인당 지방세액, 재
정자립도, 영세민 비율, 평균 지가
- 생활환경 분야 : 승용차, 도로율, 도로포장률, 상수도보급률, 하수도보급 률, 전화보급률, 수세식 화장실 비율
○ 사회경제지표는 숫자가 매우 많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고려하기 위해서는 종합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종합지표를 산출하더라도 설명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가중치의 부여 문제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통 2∼3개의 지표를 복합적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76) 특히 생활환경 분 야의 지표는 지역개발정도를 표현하는 한 단면에 불과하고 지역 발전(저 발전)의 인과관계 형성에서 상대적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 연구에서는 위의 지표들을 검토하여 이중 인구증감률, 인구밀도의 두 가지 지표를 선정하였다. 각 지표의 선정 이유와 의의는 다음과 같다.
75) 농가경제에 관한 유일한 공식 통계인 통계청의 “농가경제통계”에서는 도 를 모집단으로 하고 있다.
76) 정기환의 과소화지역 구분에서 5개의 변수를 사용하여 주성분분석으로 산
76) 정기환의 과소화지역 구분에서 5개의 변수를 사용하여 주성분분석으로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