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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선진국들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표준화된 패키지 휴가의 대량생 산을 의미하는 대중관광(mass tourism)이 성장하고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대중관광에 대한 수요가 정체 또는 감소된 반면, 대중 관광에 식상해진 소비자들은 그들의 다양한 욕구에 따라 새로운 내용과 형태의 관 광을 추구하면서 그 대안의 하나로 농촌에서 농촌성을 체험하는 농촌관광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다. 그 결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경우 이제 농촌관광이 관광시 장의 20% 정도를 점유할 정도로 일반관광부문과 경쟁하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하 고 있으며 대규모 농장을 중심으로 민박, 체험, 생태관광, 농장캠프, 승마 등이 전 국적인 네트워크조직으로 연결되고 있다(김광선 2016).

우리나라에서는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공급 측면과 국민의 가처분 소득 증대 및 문화·여가에 대한 수요 증가라는 수요 측면에서 농촌관광이 성장하 기 시작했다. 즉,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지속되고 있는 농업·농촌에 대한 대외적 개방 압력, 도농 간 소득 격차 심화 및 농촌의 소득 기반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농촌관광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투자가 증가하였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으로는 주 5일제 근무 및 주 5일제 수업 등으로 국민의 여가 시간 증대, 경제 발전에 따른 국민의 가처분 소득 증대, 1970~80년대 서구의 신사회운동 이후 지 속적으로 발전되어온 시민사회의 새로운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도 영향이 커져가 면서 환경, 생태, 대안적 문화공동체, 문화적 다양성 등에 대한 추구의 방안으로 농촌관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다(정도채 외 2016). 우리나라에서는 1980~90 년대를 거치면서 농촌관광의 싹이 트고 2000년대에 성장단계를 거쳐, 2010년대에 는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농촌관광이 국내관광 시장의 20%(2018년 기준 18.4%)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성숙하였다(김광선 2016).

그런데 국가마다 농촌관광의 주요 자원이 다르고 정책적 접근도 달라 농촌관광 의 개념과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촌관광의 개념과 관련해서는 협의 의 개념과 광의의 개념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협의의 농촌관광은 농촌관광의 본 질보다는 정책적 목적과 의도에 부합한 농촌관광의 개념 정의라 할 수 있다. 협의 의 농촌관광은 농가를 관광 경영 주체로, 그리고 농촌마을을 관광활동의 단위로 강조하는 관점으로(박시현 외 2012), 농촌관광의 주요 목적으로 도시민과 농촌주 민 간 교류 활동 또는 도농 교류가 강조되고 있으며(유승우·이희찬 2005; 이희찬 2005), 또 한편에서는 지역활성화 운동으로서의 모멘텀이 강조되기도 한다(이희 찬 2005).

반면 광의의 농촌관광은 농촌관광의 본질에 근거한 개념 정의라 할 수 있으며 ‘농 촌에 입지하여 농촌의 환경, 경제, 역사, 문화, 입지 등의 복합적 패턴을 반영하고, 농촌성(rurality)을 체험하기 위해 행하는 관광’을 의미한다(Sharpley & Roberts 2004). 여기서 ‘농촌성’이란 인구밀도나 토지이용과 같은 기능적 요소들에 의존 하기보다는, 농촌주민들에 의해 집합적으로 습득된 인식을 반영하고 구성체들의 사회-문화적 재현(representation)에 의존하는 지극히 문화적인(culturally bound) 지역성을 의미한다(김광선 외 2016).

농촌관광을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할 때, 농촌관광은 입지성, 농촌 특수성, 규모 의 농촌성, 개발의 농촌성 및 지역주민 연계와 같은 특성을 지닌다(Irshad 2010).

즉 농촌관광 활동은 농촌 지역에 입지하거나 농촌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며(농촌

입지성), 소규모 기업, 오픈 스페이스, 자연 및 유산과의 접촉, 전통사회와의 접촉, 전통적 관습과의 접촉 등 농촌의 특수성에 의존해야 한다(농촌 특수성). 또 시설이 나 건축물 등의 소규모성이 유지되어야 하며(규모의 농촌성), 전통적이고 느리게 성장하면서 국지적으로 관리되고 지역의 장기적인 이점을 위해 개발되는 특성을 지녀야 한다(개발의 농촌성과 지역주민 연계).

광의의 농촌관광 정의와 그 특성에 기반할 때 농촌관광은 농장기반 또는 농업 기반의 관광뿐만 아니라, 에코투어리즘, 도보활동, 등산활동, 승마활동, 모험활동, 스포츠, 건강 관련 관광, 사냥, 수학여행, 예술작품 및 유산관광 등 매우 광범위한 범위를 지닌다. Irshad(2010)는 농촌관광을 농업관광, 자연기반 관광, 그리고 유산 관광으로 분류한다. 이 중 농업관광(agri-tourism)은 즐거움을 추구하거나 교육 및 활동적인 참여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농장이나 농업경영체, 원예경영체, 농산업 체 등을 방문하는 관광활동을 의미한다. 자연기반 관광(eco-tourism)은 레크리에이 션 기반 관광으로도 불리며, 식물이나 야생동물을 포함한 경치를 즐기는 목적으 로 자연 지역을 방문하는 활동을 포괄한다. 그리고 유산관광(heritage tourism)은 문화유산관광으로도 불리며, 관광의 1차적인 목적이 과거를 보여주는 장소와 활 동을 경험하는 것에 있는 레저여행, 즉 과거와 전통을 체험하는 관광을 의미한다.

보다 최근에는 농촌관광의 범위가 보다 확장되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농촌관 광의 융·복합화에 있다. 20세기 말부터 관광 수요의 변화, 관광시장의 다양화(분 절화 또는 파편화), 관련 기술의 발전 등에 따라 기존의 올드 투어리즘과 비교되는 뉴 투어리즘으로 관광 패러다임 변화하였다. 공급자 중심의 ‘표준화된 패키지 휴 가의 대량생산’을 의미하는 대중관광(mass tourism)으로부터 다변화된 소비자 욕 구 충족을 위한 소비자 중심의 ‘관광상품의 다품종 소량 생산체계’로 전환(예:

micro tourism)되기 시작했다. 관광 수요자들의 문화적 자각, (주말여행이나 여름 휴가로 대변되는 관광시장을 넘어) 여가의 증가로 인한 다양한 관광 소비 방식의 다양화, 전문화된 관심사에 따른 관광의 증가, ICT의 발달과 OTT 등 개별화된 수요 맞춤형의 의사소통적 매체(communicative media) 확산으로 인한 관광의 prosuming 영역 확대 등은 뉴 투어리즘으로의 전환을 촉진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촌관광은 한편으로 뉴 투어리즘의 중요한 한 형태로 인식되 고 있으며, 다른 한 편에서는 앞서 언급한 뉴 투어리즘으로의 전환을 촉진한 요인 들로 인해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화를 통해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농촌관 광이 농업활동과 농촌생활에 대한 체험을 넘어 교육부문과의 융·복합, 문화·예술 부문과의 융·복합, 미용·한방부문과의 융·복합, 외식부문과의 융·복합, ICT부문과 의 융·복합, 지역관광과의 융·복합 등을 통해 뉴 투어리즘으로서의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김광선 외 2016).

<그림 2-1> 관광산업 및 농촌관광의 융·복합화

주 1) 상/좌: 관광산업의 융·복합화.

2) 상/우: 농촌관광의 융·복합화 유형.

3) 하/좌: 농촌관광과 교육부문 융·복합(경기 이천시 돼지 보러오면 돼지).

4) 하/우: 농촌관광과 문화예술의 융·복합(부산 기장군 대룡마을 아트인 오리).

자료: 김광선 외(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