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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복지기관은 고유한 목표가 있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 직체계, 자원동원 및 관리방식을 갖고 있다(Scott, 1992). 기관은 각각 고유한 경계를 갖고 있으며, 기관간 협력 또는 연계는 기관의 경계를 확 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Scott, 1992).

왜 기관들은 서로 협력을 하는가? 이에 관한 이론적 접근은 매우 다양 하다. 먼저 교환이론적 접근 또는 합리적 선택이론에 따르면, 기관간 협 력은 쌍방의 이득에 기반한다(신동엽, 2002; Khanna, Gulati &

Nohria, 1988). 협력을 통해 얻는 이득이 협력에 소요되는 비용 또는 지 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기관간 협력이 이루어지고 유지된다 (신동엽, 2002). 기관간 협력은 결국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직간 거래 행위의 일종이다. 따라서 거래를 통한 쌍방의 이익이 결국 기관간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이와는 달리, 조직간 신뢰 또는 네트워크이론적 접근에 따르면, 지속적 인 기관간 협력이 발생하는 사회적 맥락 또는 문화를 중시한다(Powell, 1990). 즉 기관간 협력은 ‘신뢰’라는 고유한 메카니즘에 근거하여 이루어

질 수 있다(Powell, 1990). 기관간 거래와 협력이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기관간 신뢰가 형성되고(신동엽, 2002), 이는 기관간 협상, 계약, 감 시에 소요되는 각종 거래비용을 감소시키는 등 다양한 이득을 가져온다 는 것이다(신동엽, 2002; Powell, 1990; Child, 1998; Dyer and Singh, 1998).

이러한 두가지 접근은 조직에 대한 가정과 관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 러나 합리적 선택이론에 기반한 기관간 신뢰에 관한 설명에 따르면, 기관 간 신뢰 또는 협력의 미시적 기반은 결국 거래비용의 최소화, 이익의 극대 화라는 점을 강조한다. 신뢰 또는 협력의 문화의 토대에는 거래비용의 감 소를 통한 이익의 극대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두가지 이론적 접근을 통해서 사례관리사업의 기관간 연계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다. 이러한 두가지 상반된 접 근은 통합적 사례관리사업에서 기관간 연계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사례관리사업 기관간 연계 또는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참여기관이 협력해야 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참여한 기관의 이해관계가 일치할수 록 장기적인 협력이 가능하다(신동엽, 2002; Child & Faulkner, 1998).

그러나 사례관리사업의 문제점 중의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협력을 통해 서 해당 기관이 얻는 이익은 적거나 모호한 반면, 당장 인적자원 지원 등 의 지출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례관리사업의 효과적인 기관간 연계를 위해서는 기관간 연계를 통한 구체적인 이익이 무엇인지를 참여 기관이 명확히 인식하고, 이러한 이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도록 유 도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신뢰에 기반한 기관간 장기적이고 일상적인 연계와 협력을 증진 시킬 수 있는 제도와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관간 신뢰

를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조건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건에는 참 여기관 간의 1)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상호작용, 2) 전략적 합의, 3) 조직 적합성, 4)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5) 절차공정성 등이 포함된다(신동엽, 2002; Doz & Hamel, 1998; Khanna, Gulati & Nohria, 1998).

먼저 참여기관 간의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상호작용이 요청된다 (Gulati, 1995). 반복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면, 평판효과 (reputation effect)로 인해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기회주의적 인 행동을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이득이 된다. 따라서 현행 사례관리회 의 등 정기적인 회의를 통한 기관간의 교류는 기관간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둘째, 기관간의 전략적 합의(strategic agreement)는 참여한 기관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참여기관의 목표, 역량, 참여를 통해 기대하는 성과/결과 등에서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 참여경험을 통해 사업성과 증진, 클라이언트 문제해결 등 공동의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개별기관의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는 positive sum 구조 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협력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제도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기관간의 조직적합성(organizational fit)이 요청된다. 일반적으 로 조직구조와 업무절차, 문화 등의 측면에서 유사하거나 동질적일수록 조직간의 협력이 활발할 가능성이 있다. 조직정체성이 동질적일수록 조 직간 신뢰가 증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Lorange & Roos, 1993).

유사한 가치관과 행동패턴을 보이는 조직일수록 정서적 친밀감이 증가하 고, 상대방 행동의 불확실성과 정보의 비대칭성이 감소하여 신뢰를 형성 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신동엽, 2002). 한편 기관간 연계의 활성화를 위 해서는 이러한 유사성 뿐만 아니라, 기관들이 상호보완적인 특성을 지녀

야 한다. 협력을 통해서 서로에게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관계가 구현되어 야 장기적인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넷째, 효과적이고 활발한 정보전달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례관리와 관 련된 실용적인 문제를 정기적이고 빈번하게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상 대방 기관에 대한 이해가 증진될 수 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해서 다른 기관에 대한 신뢰가 증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신동엽, 2002).

다섯째, 참여기관 간의 업무추진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절차가 공정할 수록 신뢰와 협력이 증진될 수 있다(신동엽, 2002; Sapienza &

Korsgaard, 1996). 이러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필요로 한다. 먼저 협력과 관련된 의사결정 기준과 절차를 참여 기관 모두에게 사전에 명확하게 공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사결정과 관 련하여 일관되고 공정한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여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관련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여기관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 히 검토하고 반영하여야 한다. 의사결정의 결과와 배경을 참여기관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피드백 의견을 수렴한다. 만약 의사결정 결과에 동의하 지 않을 경우,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이러한 견해를 검토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신 동엽, 2002; Mauborgne & Kim, 1997; Sapienza & Korsgaard, 1996).

이와 같이 조직간 연계문제에 관한 해법은 결국 협력을 위한 인센티브 의 구축과 함께 신뢰문화와 제도의 구축으로 귀결된다. 사례관리사업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사례관리자의 개인적인 역량(예: 리더십) 뿐만 아니라, 기관간 효과적인 연계 또는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인센티브 구조 와 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서 기관간 신뢰를 증진하고, 신

뢰에 기반한 협력이 클라이언트의 문제해결에 대한 유연성과 효과성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