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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동향

문서에서 해외곡물시장 동향 제4권 제5호 (페이지 55-64)

▮ ‘transitory’ & ‘earlier’... 연준(Fed)의 시장 진단

인정하기 싫은 명제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은 중앙은행 들에게 멱살을 잡힌 채로 끌려가고 있다. 그들[美 연준(Fed), 영란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中 인민은행(PBOC) 등등]의 금리정책, 더 내릴 여지도 없는 금리 수준에 도달해 ‘비전통적 통화완화 정책’이라며 단행하는 양적 완화(QE) 및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심지어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라면서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이 세 치 혀를 통해 시장을 들었다 놓았 다 하는 데에 따라 시장 가격이 춤을 추다시피 한지 이미 오래되었다. 거기에다 말 로 해서 안 된다 싶으면 시장개입(market intervention)이라는 완력을 동원해 중 앙은행에 맞서는 시장 세력들을 손절매(stop-loss)로 내몰아가니 아무리 생각해 도 그들이 지금 잘못된 길로 시장과 세상을 내몰고 있다고 판단되더라도 시장참여

그림 1. 4월 FOMC 성명서 주요 대목

인용: FRB

4월호 기고에서 살펴보았듯이 美 연준은 3월 FOMC(3/17~18) 성명서 및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달러강세에 제동을 걸었 다. 연준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고 즉각적인가 하는 것은 반 년 여에 걸쳐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치솟아 오르기만 하던 달러인덱스가 3월 FOMC 이후로 약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한 눈에 보여주는 아래 <그림 2>를 통해서 도 확인할 수 있다. 3월 FOMC 성명서에서 아예 “4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단행 될 것 같지는 않다(unlikely)”라고 못을 박았기에 시장도 4월 FOMC에 거는 기대 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연준은 4월 FOMC 성명서를 통해서도 시장에 전하고 싶었 던 메시지는 있었다<그림 1>. 지난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 부진은 ‘일시적 (transitory) 요인’때문이었다는 것인데, 이어진 문장에서 두 차례나 유가하락을

‘earlier declines in energy prices’로 묘사함으로써 달러강세 및 유가급락은 이 제 일단락된 과거지사(過去之事)로 시장에 인식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읽혔다. 거 기에다 “수출성장세는 약화되었다”는 3월 성명서의 부분을 “수출은 감소했다 (exports declined)”로 바꿔 달러강세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좀 더 분명 히 밝혔다.

그림 2. 달러인덱스 및 WTI 선물가격 일간추이

인용: Bloomberg(5/15 현재)

벤치[연준]의 사인[달러강세 No, 유가반등 Yes]은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감독이 머리에 그리는 대로 야구가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연준이 일시 적이라고 단정한 작년 하반기 이후 금년 3월 중순까지의 시장 흐름이 진정 마무리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문이 남는다. 첫째, 작년 7월 이후의 달러강세 및 유가급락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가격흐름과 어깨를 겨눌 만 하다. 그러한 시장 흐름을 연준이 ‘일시적’이라고 단정해버리면 시장은 그저 그런 줄 알아야 하는가? 둘째, 유가 급락세를 설명하면서 유가와 역(逆)의 상관관계를 갖는 달러가치의 급등세와 더불어 원유시장의 고질적 공급우위 수급 구도를 가장 먼저 꼽는다. 그렇다면 유가가 배럴 당 100 달러 이상을 구가하던 작년 상반기까 지는 원유시장에 탄탄한 수요가 존재했고 수급은 적당히 균형을 이루고 있었단 말 인가? 도대체 작년 7월 이후의 급격한 유가하락 및 달러강세를 누가 무슨 이유로 촉발시켰는가?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이미 충분히 목적했던 결과를 달성했는가?

▮ 유가, 유로화, 독일 국채수익률의 급등으로 인한 혼란

지난 4월 말~5월 초에 걸쳐 국제금융시장은 한 바탕 홍역을 치렀다. 작년 하반 기 이후 도도한 추세를 형성했던 유가급락 및 달러강세(유로화 가치 하락)이 뒤집 어지고 하락 일변도의 흐름에 시장에서는 이러다 자칫 마이너스로까지 떨어지나 싶었던 독일 국채수익률이 급등한 데 따른 혼란이기도 했다. 먼저 유가의 다이내 믹한 반등을 아래 <그림 3>에서 확인하고 가자면, 지금까지는 기술적으로 감지되 는 크고 작은 ‘매수 다이버전스’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의 완승으로 평가된다. 그러 나 원유시장의 구조적인 공급과잉 수급 구도에 변함이 없는 데에다 투기적 매수세 의 집결로 만들어낸 유가 급반등이다 보니 이 정도에서는 다시 유가가 하락할 것 이라는 전망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ex.골드만 삭스). 주간 일목균형표에서는 배 럴 당 67달러 가능성과 더불어 주간 기준선 저항에 막힌 뒤 하락 반전도 가능해보 이는데, 결국 WTI 기준 60달러 근처에서의 승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그림 3. WTI 선물가격 일간 및 주간 추이

인용: Infomax, NH농협선물

아래 <그림 4>의 유로/달러(EUR/USD) 환율 추이는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팔 라”는 시장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로 돌아선 유로/달러 환율이 2015년 들어 더욱 가파른 속도로 하락세를 이어온 데에는 유럽중앙은행의 자산매입 방식의 양적 완화(QE)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본 시장의 이른바 ‘ECB QE 플레이’의 결과라 할 만하다. 그러나 막상 ECB의 QE가 실행 단계에 접어든 이후 유로화의 추가 약세는 한계를 보였고, 美 연준이 달러강세에 제동을 걸면서 유로 화가 반등에 나서면서 뒤늦게 유로 약세에 뛰어든 세력들은 손절매로 내몰린 결과 유로화의 달러 및 엔화 대비 강세가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유로/엔(EUR/JPY) 환 율 차트에서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 따라 시기 별로 국제외환시장을 지배한 패러다임이 무엇이었던가를 정리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유로화 가치의 급반등이 그 간의 하락세를 마무리하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추세반전(trend reversal)인지 단기 급락 이후에 뒤따르기 마련인 기술적 반등(technical rebound)인지를 판단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살핀 유가 추이나 다음 페이지에서 살펴볼 독일 국채수익률 추이에서도 똑같이 품게 되는 의문이기도 하다.

그림 4. 유로/달러(EUR/USD) 및 유로/엔(EUR/JPY) 환율 추이

차트 인용: Infomax, NH농협선물

유가 및 유로화 가치의 상승보다 더욱 시장을 흔들어놓았던 사태는 독일(및 유 로존 국가들의, 그리고 그로 인한 여파로 미국에 이르기까지) 국채수익률의 폭등 [상승이나 급등이라는 표현보다는 폭등이 어울린다]이었다. 아래 <그림 5>는

‘쏠림’이라고 진단할 만했던 유로화 약세 베팅이 심각하게 꼬인 것처럼 독일 국채 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롱(Long; 매수) 베팅이 손절로 내몰렸음을 보여준다. 과연 저러한 국채시장의 움직임에 ECB도 깜짝 놀랐을 것인지, 내심 웃고 있을 것인지 에 대해서도 시장참여자들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시장 이 추세에 몸만 실으면 편안하게 수익을 내던 시절은 끝났다는 점이다. 독일 국채 수익률 주간차트에서 2주 연속 38.2%라는 피보나치 조정 레벨에서는 수익률 추가 상승이 막히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한 바탕 격전을 치른 전쟁터에서 지금 은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할 만하다. 추세반전이냐, 기술적 반등이냐를 판단 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려야 하겠다.

그림 5. 독일 국채수익률 일간 및 주간 추이

차트 인용: Bloomberg, 3월 11일 현재

▮ 여전한 골디락스(Goldilocks) ... 감동 없는 사상 최고치 행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풍미해 온 골디락스[뜨겁지도(좋지도) 차갑지도(나쁘지 도) 않은 경제지표 및 기업실적을 의미] 패러다임은 여전히 국제금융시장을 지배 하고 있다. 아래 <그림 6~9>를 훑어보면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는 고용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진’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美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여기면서 뉴욕증시는 감동도 없고 재 미도 없는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재개 중이다[거래는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 중]. <그림 10>은 유 가의 하락으로 인한 실질소득의 증가가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미국 경제에 있어서(따라서 세계 경제에도) 유가의 등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 여준다. 결론적으로 역(逆)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달러가치와 유가의 향방이 금 년에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및 금융시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 하겠다.

그림 6. 미국의 4월 소매판매 및 최근 추이

그림 7.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및 최근 추이

그림 8. 경기침체 우려 자극하는 미국의 산업생산 추이

그림 9. 미국의 소비자태도지수 및 주간실업수당 청구자수 추이

그림 10. 미국 경제에서 유가의 중요성 & 제5회 글로벌 마켓 공개 토크쇼 안내

문서에서 해외곡물시장 동향 제4권 제5호 (페이지 5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