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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유턴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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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중국의 투자환경 변화

(1) 중국내 경영환경 변화

2012년 들어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건수와 사용금액 면에서 8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FDI가 전년보다 줄 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건수와 금액이 모두 감소한 것은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인 1999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그림 Ⅲ-10> 참조).

<그림 Ⅲ-10> 대 중국 FDI

주 : 전년동기 대비 기준. 2012년은 8월까지

자료 : CEIC, 이철용, 우저안, “ 중국을 떠나는 기업 중국에 들어가는 기업”, LG Business Insight 2012.10.10. p.4.에서 재인용.

한편, 이미 중국에 들어와 있던 외국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는 사례가 최근 몇년 사이 부쩍 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외국기업 투자가 퇴조기에 들어선 것처럼 보이 지만, 유로존 위기가 국제적인 투자흐름에 1998년과 2008년의 금융위기와 비슷한 영향을 준다면 대(對) 중국 투자 둔화는 1999년과 2009년에 그랬던 것처럼 단기적 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향후 중국에 대한 투자여건이 뚜렷 이 악화할 것이라는 다수의 관측들을 고려하면 최근의 투자 둔화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처럼 부랴부랴 중국을 떠나는 외국 기업들의 등 뒤로 부지런히 중국으 로 들어가는 외국기업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들은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 를 하던 외자들과 다른 면모와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기업들이 중국을 등지고 동시에 어떤 기업들이 새삼 중국을 찾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외자 탈(脫)중국’ 논란을 올바로 평가하고 대 중국 FDI의 향후 흐름 을 제대로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에서 철수한 외국기업들의 유형을 크게 나눠보면 다음 과 같으며(<표 Ⅲ-15> 참조), 주요 요인은 다음의 네가지로 구분되어 진다.

시기 기업 업종 철수이유

2006년 6월 뉴스

코퍼레이션 미디어 불법복제 횡행 등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홍콩평황TV의 지분 20%를 차이나 모바일에 넘겨 지분 절반으로 감소

2007년 타임워너 미디어 시범도시 영화관 외자 지분 한도가 75%에서 49%로 축소된자 중국 내 영화 관 사업 철수

2006~

2007년 NEC 휴대폰, PC 시장경쟁에서 밀려 휴대폰 판매사업은 2006년 11월, 노트북 판매에선 2007년 4월 전면 철수

2008년 6월 산용 LCD TV 시장경쟁에서 밀려나 산요TV는 궈메이, 쑤닝, 다중 등 중국 가전 유통점 으로부터 퇴출

2009년 3월 나이키 스포츠웨어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 공장으로 폐쇄하고 생산기지를 동남아 국가들로 이전 2010년 3월 구글 인터넷 자사 이메일 해킹과 컨텐츠 검열에 반발하여 중국 내 서버를 홍콩으로 이전

2011년 2월 베이스트바이 유통 영업방식의 현지화 실패 등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중국 대륙의 9개 매장 과 상하이 판매본부 폐쇄

2011년 3월 라메종 가구유통 부동산 경지 부진에 따른 영업실적 저조로 상하이의 매장 폐쇄 2011년 7월 DHl 택배 업무 영역 제한 등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이유로 3개 택배사의 지분을 매각 2011년 12월 다농 식품 과영경쟁에 따른 이윤 압박을 상하이에 있는 요쿠르트 공장 생산 중단 2011년 12월 포드자동차 자동차 중국과 멕시코 공장을 해당지역 인건비 상승과 미국 내 생산비용 감소를

이유로 미국으로 이전 2012년 삼성전자,

LG전자 에어컨 로컬업체의 캐치업에 따른 시장점유율 급락으로 중국 내 사업 축소 2012년 5월 AES 전력 원료인 석탄에 대한 이중가격제 등 차별적 규제에 따른 적자 누적으로 풍

력발전소 4곳과 화력발전소 1곳 매각

2012년 7월 아디다스 스포츠웨어 중국 내 인건비 상승에 타격을 입고 생산기지를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이전 2012년 6월 스타벅스 식품 중국 내 인건비 급등에 따른 경쟁력 상실로 도자기 머그잔 제조공장을 미

국 중서부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

2012년 9월 지멘스 전기전자

중국 내 고전압실비(차단기) 조립공장을 2013년 3월까지 주요시장인 미국 시장에 가까운 멕시코로 이전하고, 중국과 독일에 있는 관련 부품 제조공 장도 순차적으로 멕시코로 이전할 계획 발표

<표 Ⅲ-15> 최근 중국에서 철수한 외국기업들

자료: 이철용, 우저안, “ 중국을 떠나는 기업 중국에 들어가는 기업”, LG Business Insight 2012.10.10. p.4.

1) 중국정부 규제나 통제 강화

정부 규제나 통제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사업을 계속할 의지를 잃게 된 경우다. 미국 전력회사 AES는 올 4월 중국 비즈니스에서 적자 누 적을 이유로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하고 5월에 화력발전소 1곳과 풍력발전소 3곳 의 지분을 매각했다. AES는 중국이 전력 부족에 시달리던 1980년대 말 진출하여 한때 15~20%의 높은 수익률을 거둔 일단의 외국 전력회사들 중 한 곳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전력가격 심사제, 이중가격제 등의 정부 규제 시행에 따 라 소규모 외국계 발전회사들이 경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차례차례 중국 시장을 떠나게 되는데, 그나마 끈질기게 버텨오던 AES마저 백기를 들고 만 것이다.

한편 2010년 3월 구글이 중국 정부의 자사 메일계정(Gmail) 해킹과 인터넷 컨텐 츠 검열에 반발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은 시장 외적인 통제가 외자의 사업 좌 절을 초래한 악명 높은 케이스였다.

2) 중국내 임금 급등

중국 내 임금 급등으로 생산비용 중 노동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외자가 많이 유출되었다. 아디다스가 지난 7월 “중국 쑤저우의 공장을 10월 말까지 폐쇄하고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겠다”고 밝힌 것이 단적 인 사례다. 경쟁업체인 나이키는 이에 앞서 2009년 장쑤성 타이창(太倉)에 있던 공 장 문을 닫고 최근 베트남에서 새로 생산거점을 구축한 바 있다. 신발, 의류 등 노 동집약적 경공업은 임금 증가에 못 이겨 중국을 떠나기 시작한 대표적 산업이다.

인건비 부담으로 중국을 떠난 사례는 최근 2년간 미국 기업들에서 많이 발견된 다. 포드자동차는 2011년 말 고용 능력이 총 1만2,000명에 달하는 중국과 멕시코 의 공장을 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3월에는 가정용 경보기 제조 업체인 쟈덴(Jarden)이 본국 회귀를 결정했으며, 7월에는 스타벅스가 중국의 머그 잔 제조공장을 미국 중서부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인건비 상승에 따라 미국 내 생산이 총 생산비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 본국 회귀의 이유였다 (<표 Ⅲ-16> 참조).

2011년 2012년

30% 이상 상승 7.9 3.3

20~30% 상승 20.1 11.9

15~20% 상승 22.1 25.1

10~15% 상승 23.1 30.7

5~10% 상승 14.9 15.8

5% 미만 상승 5.3 7.6

변화 없음 3.6 3.3

감 소 0.7 0.7

기 타 2.3 1.6

합 계 100.0 100.0

<표 Ⅲ-16> 재중기업 노무비 변화 (전년대비, 단위:%)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2012, 양지윤, 中 진출 기업 “노무비 10% 인상”-경쟁력 약화 우려, Newstomato, 2012.08.1.에서 재인용.

3) 중국본토기업과의 경쟁

상당수 외국기업들은 비용 관리, 시장 지위, 수익창출 능력 등을 포함한 종합경 쟁력에서 본토 기업들에 밀려 중국시장에서 사라졌다. 예컨대, DHL은 2011년 7월 실적이 부진한 3개 중국 로컬 택배회사의 지분을 팔아버리고, 중국 국내 택배 시 장에서 전면 철수하였다. 회사 규모가 작은데다 중국 내 지역간 택배 업무 허가를 얻지 못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살릴 수 없었던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FEDEX, UPS 등 다른 글로벌 택배업체들 역시 일부 업무를 접을 것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 려졌다.

중국 가전 내수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일부 제품은 아예 판매를 중단한 것 역시 로컬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졌기 때문이다.

가격 대비 품질 면에서의 경쟁력을 앞세워 불과 20년 전 일부 저가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던 로컬기업들은 10년도 안 되어 소가전 시장을 장악한데 이어 최 근에는 백색가전 전 제품영역에 걸쳐 확고하게 시장우위를 굳혔다. 리버스 엔지니 어링을 통한 기술 캐치업과 대량주문을 통한 부품 구매비용 절감, 중국 소비자들 의 눈높이에 맞춘 기능 설계와 디자인, 중국 가전시장의 생장점인 3, 4선 시장에

자체 유통망 구축 등이 로컬기업들의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낳은 원동력이었다.

4) 환경문제의 대두

최근 환경 문제가 외국기업들의 중국 투자에 발목을 잡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 했다. 중국 국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 한 때 고용과 소득을 창출한 다는 이유 만으로도 환영을 받았던 오염유발형 투자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좌절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오지제지의 중국 자회사인 왕쯔제지(王子造纸)는 2006년 중국 발전개혁위 원회의 승인을 얻어 장강 하류지역인 장쑤(江苏) 성 난퉁(南通) 시에 제지공장 설 립을 추진해왔으나, 폐수 처리를 위한 12억 위안 규모의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 트가 주민들의 반대시위에 부딪혀 올해 7월 말 취소되었다. 당초 계획은 폐수를 식수원인 장강을 피해 인근 바다로 빼내기로 되어 있으나, 어민들을 비롯한 주민 들이 반대해 결국 2~3배의 비용을 더 들여 정화처리한 폐수를 장강 쪽으로 방류하 는 쪽으로 설계를 변경하고 말았다.

2012년 6월 말엔 쓰촨(四川) 성 스팡(什邡) 시에서 시 정부와 국유기업이 몰리 브덴 및 구리 가공공장 건설을 추진했으나, 공장지 인근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시 위로 전면 취소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내자나 외자를 막론하고 중국 내 투자 에서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높아진 눈높이가 새로운 제약조건으로 등장했음을 실 감케 했다.

전반적 추이를 살펴보면, 불합리한 규제나 임금 코스트 급등에 따른 철수 유형 은 중국이 사회주의적 통제경제를 유지하고 내수 위주의 성장모델 전환을 포기하 지 않는 한 끊임없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외자 철수 건수에서 이들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로컬기업 경쟁력 향상이나 주민의식 제고에 따른 철수 유형은 갈수록 그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 상된다. 이는 외국기업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의 투자 환경이 갈수록 악화할 것이 며, 중국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는 점을 의 미한다. 이상의 주요 요인들과 아울러 앞의 <표 Ⅲ-17>에서는 중국 내 여건변화 및 경영리스크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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