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원불교 중국교화 방안
2. 중국교화의 제문제
1) 중국의 종교법에 대한 대처방안 준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로마 에 가면 로마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데, 중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공산주의 혁명과 사회주의 체제, 문화대혁명 시대를 거치면서 중국사회는 중국만의 어떤 틀을 요구해 왔 다. 개방개혁 시대 이후 많은 변화도 있었다. 하지만 종교법에 있어서 근 본골격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중국에 가면 중국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아야 된다. 즉 중국법에 따라 살아야 하며 그 법규를 숙지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으로서 종교활동을 하려면 외국인의 종교활동 규정을 잘 알 아야 한다.
1994년 1월 31일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정령 제144호 제1조 에, 「중화인민공화국 경내에 있는 외국인들의 종교신앙자유를 보장하고 사회공공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헌법에 비추어 본 규정을 제정한다」라
87) 주식회사 원창은 원불교 사업기관의 하나로 의료기, 식품사업 등을 행한다.
고 되어 있고, 제2조에는 「중국경내에 있는 외국인들의 종교신앙자유를 존중하며 외국인들이 종교면에서 중국 종교계와 진행하는 우호왕래와 문 화학술교류활동을 보호한다」고 되어 있다.
위의 내용을 보면 중국 경내에 있는 외국인들의 신앙 활동만을 보장하 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규정 제8조에 의하면 「외국인은 중국 경내에 종교활동을 할 때 중국의 법률, 법규를 준수해야 하며 중국 경내에서 종 교조직을 설립하고 종교사무기구를 설립하며 종교활동 장소 또는 종교학 교를 설립해서는 안되며, 중국 공민들 가운데서 교도를 발전시키고 종교 교직 인원을 위임하고 기타 선교활동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정령 제145호 「종교활동 장소 관리 조례」제3조에 의하면 「종교활동 장소는 그 장소의 관리조직에서 자주 적으로 관리하여 그 합법적 권익과 그 장소 안에서의 정상적인 종교활동 은 법률의 보호를 받으며 어떠한 조직이나 개인이든지 침범하고 간섭하 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였으며, 제4조 규정을 보면 「종교활동장소에서 진행하는 종교활동은 응당 법률,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든지 종교활동 장소를 이용하여 나라의 통일, 민족의 단결, 사회의 안정을 파 괴하고 공민들의 신체건강을 해치며, 국가의 교육제도를 방해하는 활동 을 진행하지 못한다. 종교활동 장소는 경외조직이나 개인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다.88)
위와 같은 규정에서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은 신앙활동은 보장하지만 선교활동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종교계와 우호적인 관계설정을 할 수 있고 더구나 문화 학술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 그러한 활 동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제7조를 보면 「종교활동 장소 내에서 종교활동 장소 관리조직이 국가의 해당규정에 따라 종교용품, 종 교예술품과 종교서적과 잡지를 판매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종교 서적과 잡지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종교서적과 잡지를 통한 종교활동 이 보장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규정들에 대하여 유권해석 88) 김기민, 김영춘, 「원불교 중국교화 방안」, 8쪽.
은 국무원 종교사무 부문에서 해석을 책임진다 하였기 때문에 국무원 종 교국과의 교류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져야 한다.
종교 법규 규정은 확고하지만 소수민족 지구에서는 어느 정도 유연성 이 발휘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공산당원은 종교를 가질 수 없다는 규정은 확고하지만, 단일 종교를 가진 소수 민족 중 공 산당원으로서 종교신앙을 가지지 않고 만일 이로 인해 종교적 색채를 띤 전통의식이나 모임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그 민족 사회에서 소외될 가능 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민족에게 공산당의 규정을 적용시킬 경우에 는 상황에 맞추어 민족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89) 원불교가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볼 때는 소수민족인 조선족과 연관된 종교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방법도 중국의 까다로운 종교관련법에 대한 대처 방법의 하 나라는 점을 유의해야 하며, 주의할 사항은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민족종 교의 하나로 축소되어 편협한 사고가 형성되는 점은 경계해야 된다.
또한 개혁 개방 이후 종교에 있어서도 원칙과는 달리 개방을 하게 됨 에 따라 종교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회복하는 문제에 대해 국가가 전면 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고 있고, 자본주의의 장점에 대한 도입과 개인의 창의성이 강조되면서 과거와 같은 사회 통합은 이완 되는 추세이며, 개혁과 개방의 강조는 중앙정부가 권력을 상당부분 지방 에 이양하게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지방적 차원에서는 모든 부분에서 자율성이 확대되어 종교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90)는 사실도 중국교 화에 있어서 참고해야 한다.
2) 불법연구회와 원불교와의 법통 확립
원불교를 최초로 중국 땅에 전파한 사람은 장적조다. 그는 1937년 당 시 원불교의 초기 교명인 불법연구회 신분으로 만주로 진출하여 용정, 연길, 목단강시, 장춘, 심양 등 동북3성(요령성, 길림성, 흑룡강성) 지방에
89) 안효열, 「현대중국의 종교정책에 대한 연구」, 94쪽.
90) 안효열, 같은 논문, 96-97쪽.
서 교화활동을 전개하였다. 1940년 12월부터는 목단강시에서 정착하여 1945년 5월 29일 현재까지 총 217명을 입회시켰다.91) 이러한 역사적 근 거에 의해 불법연구회와 원불교와의 법통확립을 통한 교화정착을 시도해 야 한다.
다행히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김영두 교수가 1990년부터 학술탐방 차 중국을 방문하면서 친교를 갖게 된 중국불교협회와 종교 업무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1945년 광복 이전에 있던 「불법연구회」 신도들의 자발적 인 신앙활동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1994년 1월 장춘 종교국 최경선을 만나 목단강시에서 활동했던 불법연구회 자료를 건네주며 생존 한 교도가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는데, 그 해 2월 「남북학자 학술토론 회」때 발표 차 중국에 간 김영두 교수에게 최경선이 직접 찾아와 중국 에서의 불법연구회의 뿌리를 확인해 주었다. 목단강시에 사는 한 할머니 가 임종시에 아들을 가까이 불러 귓전에다 대고 조용히 「나는 조선의 불법연구회 신도였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임종하였다는 것이다. 이 할 머니가 임종시에 남긴 한 마디는 인민정부 수립 이후 소수민족의 종교신 앙을 핍박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피해가 있을까 두려워 불법연 구회 신앙 사실을 숨기고 살다가 임종시에야 아들에게 이 사실을 밝힌 것으로 이해된다.92)
중국이 정치적으로 기본적인 노선이 극좌로 선회하던 시기에는 소수민 족 정책에 있어서도 그들의 특성상 각기 독특한 사회·문화적 여건을 존 중해 주는 것과는 달리 본래 공산주의적 종교관으로 소수민족을 대했기 때문에 이 할머니의 불법연구회 교도 사실은 그때 당시 상황으로는 드러 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이후 종교정책에 있어서 소수민 족에 대한 관대함이 보이고 또한 지방마다 종교규정을 적용하는데 있어 91) 전팔근, 「해외교화사」, 『원불교 70년 정신사』, 대종사 탄백주년 성업봉
찬회편, 원불교출판사, 1989, 745쪽.
92) 김영두, 「중국의 종교정책과 교화방안」, 『원불교문화논총』제2집, 원불교 출판사, 1997, 391쪽.
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중국교화에 있어서는 이러한 상황을 적절히 인지 할 수 있어야겠다.
해방 이전에 있었던 불법연구회 교도들의 원불교 법통확립이 구체화되 고 인정되면서 중국 정부당국에 인식될 적에 앞으로 원불교가 뿌리내릴 수 있는 입지는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3) 혁신불교로서의 원불교 위상 확립
1997년 길림성 제8기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35차 회의에서 채택 된 「길림성 종교사무조례」를 보면 1998년 5월 1일부터 실행하는 것을 전제로 제1조에 「공민의 종교신앙 자유를 보장하고 법에 따라 종교사무 를 관리하며 국가의 통일, 민족단결과 사회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중화 인민 공화국 헌법과 국가의 해당 법률, 법규의 규정에 근거하여 본 조례 를 제정한다」하였고, 제2조에는 「본 조례에서 말하는 종교란 불교, 도 교, 이슬람교, 천주교와 기독교를 가리킨다」라고 되어 있다. 중국 정부 에서는 원칙적으로 5대종교(불교, 도교,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원불교가 중국 땅에 확고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근간으로 한 불법연구회의 법통성을 확립하든지 또 는 불교로서 그들에게 인지되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원불교를 불교로서 인지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문 제가 대두된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혁신불교로서의 원불교라는 것이다.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은 불교혁신을 통하여 다양한 종파불교의 일원화 를 꾀하였던 것이다. 소태산의 이러한 포부는 결국 세계 모든 종교의 혁 명을 위하여 그 혁명의 기축을 불교에다 꽂아야 할 필요성을 알았던 것 이다.
소태산은 1935년에 그가 자술한 『조선불교 혁신론』을 통하여 불교의
소태산은 1935년에 그가 자술한 『조선불교 혁신론』을 통하여 불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