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교육수준, 특히 부인의 교육수준은 사회경제적 지표 중에서도 출산수준 과 가장 선명하고 직선적인 부(negative)의 관계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인의 교육수준의 영향력은, 이 변수를 통제하면 소득이나 생활수 준에 따른 차이가 현저하게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데서도 확인된다. 한편, 남편의 교육수준은 출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가구소득의 영향력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m, 1987).

[그림 3-14]는 1990년, 2000년 및 2005년 센서스 자료를 활용하여 부인 의 교육수준에 따른 평균 총출생아수를 제시한 것이다. 센서스 자료에서 는 출산력에 관련되는 정보가 어머니에 연결되어 있을 뿐, 아버지와는 분 리되어 있기 때문에 남편의 교육수준에 따른 출산력 분석이 어렵다. 이는 특히 부부의 어느 한쪽이나 양쪽이 재혼인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림 3-14]를 보면, 부인의 교육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총출생아수가 대

체로 작아지지만, 대학원을 졸업한 경우에는 총출생아수가 약간 커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1990년과 2000년 센서스 자료에서 모두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2005년 센서스에서는 자료상의 제약으로 인하여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림 3-14〕부인의 교육수준별 평균 총출생아수, 1990~2005

1.0 1.5 2.0 2.5 3.0 3.5 4.0

무 학 초 졸 중 졸 고 졸 대 학 대 졸 대 학 원

재 학

석 사 박 사

총 출 생 아 수 (CEB)

1990 2000 2005

자료: 「인구주택총조사」 2% 표본(1990, 2000, 2005) 원자료.

소자녀 지향의 가치관과 아울러 출산억제의 방법과 수단이 사회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출산력이 저하하면 사회경제적 차별출산력의 격차가 줄어 드는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림 3-14]에서도 중학교 졸업 이하의 부인들의 총출생아수가 1990~2005년의 기간에 가장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부인들에게서는 1990년 이후 총출생아수의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이는 결국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가 초저출산단계로 진입한 것이 교육수준이 상대 적으로 낮은 부인들의 출산력 저하에 기인하는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출산력의 이러한 변화추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즉, 1990년대 후반의 경제위기와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불안정이 젊은이들 의 결혼시기와 출산력 수준에 미친 파급효과가 저학력 집단에서 상대적으 로 더 컸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1990년대에 이르면 교육수준이 중간 이거나 높은 집단의 출산력 수준은 더 낮아지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충분 히 낮은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출생신고 자료는 출생아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교육수준과 직 업에 관한 정보도 출산력 분석에 사용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림 3-15]와 [그림 3-16]에는 1990년, 1997년, 2000년 및 2005년의 출생신고 자 료를 바탕으로 하여 부부의 교육수준에 따른 총출생아수의 변화추세가 제 시되어 있다. 이 그림들을 보면, 부부의 교육수준과 총출생아수는 대체로 선명한 부의 직선적인 관계를 나타내며, 관찰되는 관계의 양상이 매우 유 사하다. 단지 [그림 3-16]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졸업자의 경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출산수준 변화의 폭이 [그림 3-15]에서 보다 상대적으로 더 컸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이 두 그림에서 1990년 무학자의 총출생아 수가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으나, 무학자의 구성비율이 지극히 작기 때 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출생신고 자료를 활용한 [그림 3-16]에서 부인의 교육수준과 총 출생아수가 직선에 가까운 부의 관계를 보이는 것은 [그림 3-14]에 제시되 었던 바, 센서스 자료의 분석결과와 대비된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출생 신고 자료에서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세분화되지 않고 모두 같은 범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지적할 것은, [그림 3-15]와 [그림 3-16]의 중졸 이상의 학력에서 1990년의 총출생아수가 미세하나마 다른 연도보다 작게 나타났다는 점이 다. 그러나 이것이 1990년의 출산력 수준이 더 낮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림 3-15〕남편의 교육수준별 평균 총출생아수, 1990~2005

이러한 현상은 이미 <표 3-14>에서 살펴본 것처럼, 1990년 출생신고 자 료에 포함된 부부들의 평균연령이 다른 연도보다 현저하게 낮았다는 사실 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이 연구는 최근 출생아 수가 부부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라 어떻게 조직적으로 변화하였는가를 분 석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만약 1990년대 말의 경제위기를 계기로 특정 집단의 출산행위나 그 인 과구조에 변화가 초래되었다면, 총출생아수와 1999년(혹은 1998년) 이후 출생아수의 체계적인 편차는 서로 다른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가정하였 다. 물론 이러한 비교분석은 최근의 출산수준이 지극히 낮아졌기 때문에 그 편차와 분산(variance)이 매우 작아져 통계적 규칙성을 찾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표 3-23>에 제시된 것처럼, 「2005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

와 「2003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에서 분석대상 집단의 평균 총출생아수는 각각 1.8명과 1.9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두 자료의 분석에서 최근 출산력의 지표로 집계한 1999년 및 1998년 이후의 출생아 수는 각각 0.6명과 0.4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총출생아수 와 1990년대 말 이후 출생아수의 조직적인 형태변화를 찾아낸다면 이 연 구의 주장은 크게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면 「2005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와 「2003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자료에서 부부의 교육수준에 따른 출생아수의 차이를 살펴보기로 하자. [그림 3-17]과 [그림 3-18]에서 총출생아수와 최 근 출생아수는 뚜렷하게 대조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이 두 그림 모두에서 부부의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총출생아수는 감소하나,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부부들은 바로 아래 집단보다 총출생아수가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남편과 아내의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나타났다.

〔그림 3-17〕부부의 교육수준별 평균 총출생아수 및 1999년 이후 평균 출생 아수, 2005

0.0 0.5 1.0 1.5 2.0 2.5

초 등 학 교 중 학 교 고 등 학 교 전 문 대 학 대 학 교

총 출 생 아 수

남 편 의 교 육 수 준 별 총 출 생 아 수 부 인 의 교 육 수 준 별 총 출 생 아 수 남 편 의 교 귝 수 준 별 1999년 이 후 출 생 아 수 부 인 의 교 육 수 준 별 1999년 이 후 출 생 아 수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5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 원자료.

〔그림 3-18〕부부의 교육수준별 평균 총출생아수 및 1998년 이후 평균 출생 아수, 2003

0.0 0.5 1.0 1.5 2.0 2.5 3.0

무 학 초 졸 중 졸 고 졸 대 학 대 졸

출 생 아 수

남 편 의 교 육 수 준 별 총 출 생 아 수 부 인 의 교 육 수 준 별 총 출 생 아 수 남 편 의 교 육 수 준 별 1998년 이 후 출 생 아 수 부 인 의 교 육 수 준 별 1998년 이 후 출 생 아 수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3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원자료.

[그림 3-18]에서 부인이 무학자일 때 초등학교 졸업자보다 총출생아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불과 36명의 사례에 기초하여 집계된 것이 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교육수준과 총출생아 수 간의 이러한 관계는 센서스 자료를 활용한 [그림 3-14]에서도 관찰된 바 있다.

그런데 [그림 3-17]과 [그림 3-18]에서 1999년 및 1998년 이후의 출생아 수는 부부의 교육수준과 전혀 다른 관계의 양상을 보인다. 즉, 부부의 교 육수준이 높아질수록 최근 출생아수도 증가하다가,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에 이르러 약간 감소하는 경향이 발견된다. 이 두 그림을 보면, 최근 출산행위를 가장 민감하게 변화시킨 집단은 교육수준이 낮은 부부들이다.

노동시장이 불안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교육수준이 낮은 부부들일수록 민감하게 자녀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행동한 결과로 해 석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부부들도 바로 아래의 학력 집단에 비해서 보다 민감하게 출산수준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도시 지역에서 학력이 높거나 상층 집단의 경우에도 교육비와 자 녀양육비에 대한 부담이 보다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교육수준에 따른 차별출산력의 이러한 변화양상은 아직 다른 사회나 기 존의 연구에서 관찰된 바 없으며,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만약 최근의 이러한 변화양상이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된다면 교육수준과 출산력의 전반 적인 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이에 대한 분석이 지 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