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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나 유가증권 주식과 같은 거래의 대상이 되거나 소유, , 의 대상이 되는 것들은 고유의 본질적인 가치가 있는가 만일. 고유의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면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그 본질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여 매수인에게 부담시키거나 본질,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이전함으로써 부를 이전시키는 것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행위로서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고 봐야 하는 것인가.

이러한 생각은 그대로 비상장주식 가치평가에 있어서도 적용 되는 논리이면서 동시에 논의의 출발점이다 교환가치를 다수의. 당사자들이 다수의 거래를 통하여 확정하는 시장의 가격결정, 메커니즘(pricing mechanism)에 의하여 정해진 가격을 특정 시점 에 확인할 수 있는 상장주식의 경우에도 여전히 본질가치 논의 를 할 수 있지만 비상장주식과 같이 대부분의 경우 유동성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존재하지 않아 결국 가치를 시장의 가격결, 정 메커니즘에 의하지 않고 평가에 의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본질가치의 산정과 마찬가지로 평가의 문제가 되어 본질가치론 과 교환가치로서의 시가가 서로 명확하게 구별하는 선을 정하 기 어려워진 경우에는 가치평가의 문제는 더욱 난제가 된다.

시장에서의 가격결정 방식과 시가 (1)

물건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물가는 소위 비용을 기초. 하여 코스트플러스‘ (Cost plus)’ 방식으로 결정된다고 보면 이러한 물가 상승은 등산을 갔을 때 산 정상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막 걸리를 판매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막걸. 리라고 하더라도 운반비가 적게 소요되는 지역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운반비가 많이 소요되는 지역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서 로 다른 것이 합리적이고 오히려 같은 가격일 수 없다 일물일, . 가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컴퓨터로 소프트웨어. 를 다운로드(download)받는 방법으로 구매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에는 동일한 소프트웨어라면 구매에 소요되는 추. 가적인 비용은 거의 영에 가깝기 때문에 동일한 가격으로 한국 에서건 독일에서건 미국에서건 구매할 수 있어야 코스트플러, , 스 방식에 부합하는 가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의 가격은 생산원가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원가 차이에도 불구하고 같은 가격에 팔리지 않으면 시. 장에서 수요가 없을 수 있다 왜냐하면 브랜드가치 등의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만일 원가차이를 반영한 가격설정(pricing)을 하게 되면 높은 가격을 설정한 제품에 대한 시장에서의 수요는 정보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이 없다면 영(0)으로 수렴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건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관점이다 소비자들은 생산자가.

자신이 지불하고자 하는 수준(willingness-to-pay)보다 더 높은 가 격을 제시하면 다시 말해 자신이 생각하는 가격보다 비싸면 구, 입하지 않으면 되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비싸다. 고 평가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수요가 있다는 것은 비싸다는 평가에 대해서 다른 수요곡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이며 이는 시장 내에서의 선호, (preference)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균질적이지 않은 시장. (heterogeneous market) 내에서의 복수의 선호 내지 서로 다른 모양의 무차별곡 선(indifference curve)의 존재가 시장 내에서의 가격을 작용하면서 시장가격을 결정한다.

그리고 이 시장가격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변화한다 평가. 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그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된 것인가 하 는 점(=시가(市價))과 어느 시점에서의 가격인가 하는 점(=시가(時

))

이다 평가라는 관점에서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시가. (時 )

이다 동태적으로 시장에서의 가격결정은 그것이 효율적인. 시장(efficient market)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고 예견 가, 능한 요소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예견하기 어려운 요소들 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고 비합리적 거래자, (noise trader)에 의해 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이라는 것은 그때그때 시. 장참여자들의 행위의 결집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결론적인 외양 일 뿐이지만 이 가격이 당해 재화나 용역의 가치라고 보는 것, 이 교환가치를 시가로 파악하는 견해이다.

본질가치론 (2)

반면 물건의 본질가치 또는 고유가치가 있다는 믿는 관점이 있다 이러한 본질가치 또는 고유가치론은 시장에 의한 가치결. 정이라는 사고방식과 반드시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농부가 모내기를 하고 김을 매고 농사를 지어서 시장에 내, , 어놓게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소요되는 총비용이 10킬로그램에 만 원이라고 하자 그런데 이 상황에서 시장에서 형성된 쌀

10 .

킬로그램의 가격이 만 원이라면 이 가격은 본질가치에도 미

10 8

치지 못하는 가격이 되는 것일까 투입한 비용이 본질가치라고.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시장이 만 원만을 지급하겠다는. 8 의사를 가진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10만 원을 받으려고 하는 공급자들은 공급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공급이 줄어들고 수요와 상호관계에서 가격은 다시 결정될 것이다 그. 래서 결정된 가격이 시장가격이고 이 가격은 정당한 가격이며, , 그 농부가 실제 얼마를 들여서 쌀을 생산하였는지는 고려할 바 가 아니라는 생각도 가능하다.1)

그런데 전자의 견해를 따르면 최저가격을 지지하기 위하여 만 원 이상을 무조건 지급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하여 이 10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을 생각하여 볼 수 있다 법률에 의한 최. 저가격정책(minimum price maintenance policy)을 펼치는 것이다. 이 법률은 농부의 땀의 대가를 보상하는 법이라는 점에서 정치

1) 최승재, 주식가치평가와 공정한 가액에 대한 고찰 반대주주의 주식매수 -청구권을 중심으로- , YGBL」 󰡔 󰡕 제 권 제 호2 1 , 2010. 6, pp.163-164.

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법률은 동태적으. 로 문제점이 있다 농부가 사실은 노력은 하면 원가절감을 통해. 서 만 원까지도 떨어뜨릴 수도 있는데 원가를 보전하여 주게8 되면 원가절감을 위해서 노력을 하여야 할 아무런 유인이 없어 진다 사회적으로 보면 생산의 비효율을 법률이 지지하는 상황. 이 되는 것이다.

결국 본질가치론은 땀의 정당한 대가를 찾아준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공정한 가격이 본질가치에 부합하는 가. 격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믿음이 옳다. 고 하더라도 본질가치론은 그 가치판단을 객관화하기 어려워 공급자의 비효율적인 행위를 제재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소결 (3)

예일대학교의 로버트 실러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애니멀 스‘ 피릿(Animal Spirit)’에서 경제학자들은 효율성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지만 실제의 인간들은 공정성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일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이러한 결론을 받아 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어떻게 타인의 고통에서 초. ‘ 과 이윤을 도모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수요 공’ 급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비정치적인 답변이라는 것 은 인간본성에 대하여 살펴본다면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

2) 공정성이 인간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George A. Akerlof & Robert J. Shiller, Animal Spirit: How Human Psychology Drives the Economy, and Why It Matters for Global Capitalis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시장경제질서는 본질가치라는 개념에 기초하여 거래를 규율하지 않고 시장에 의해서 결정된, 가치(=교환가치)에 의하여 물건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옳다고 보 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관점은 앞서 보았. 던 상증세법을 포함한 여러 법에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시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여전히 조 정이 필요하며 이러한 조정을 반영한 규정들은 본질가치 내지, 공정가치라는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상법의 경우가 주식매수청. 구권 가격을 법원이 결정함에 있어 공정한 가액 이라고 규정하“ ” 고 있는 것은 이러한 가치관에 기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 고 이러한 공정가치라는 생각은 중세의 교회법(敎會法)과도 부합 되는 것으로서 인간의 본성과도 부합하는 면이 있다 이러한 점. 에서 본질가치론은 완전히 규범의 세계인 법에서는 사라지지 않고 존속하고 사용되고 있다, .3)

문제는 공정성이라는 점의 판단이 매우 어렵고 관점이 상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금을 부과하여야 하는 세법의 세. 계에서의 가치는 측정가능성(measurability)을 확보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공정성을 도입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여러 가 지 문제점을 야기한다 계측의 대상이 무엇이 되더라도 어렵기. 는 마찬가지이지만 주식의 경우와 같이 권리를 계측의 대상으

이하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9, Part.1. Chapter. 2(Fairness) p.19 참조 인간은 더 많은 이익이 있을 수 있음에도 공정성을 해친다고 판단. 될 때에는 이익을 포기하기도 한다는 점은 실험을 통하여 검증된 바 있 다 정책적인 시사점이 있는 논의이다. .

3) 최승재 각주, 22)의 논문, p.164.

로 하는 것은 유체물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보다 더욱더 난점이 있다 왜냐하면 인간이 본능적으로 친숙한 투여한 비용과 가치. 라는 저울에 올리기 위한 투여한 비용이라는 면에서의 잣대가 없기 때문이다.

주식가치 평가의 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