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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과거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하여 남한에 의해 최초 제의된 방안은 1974년 1월 18일 박정희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서 나온 「남북간 상 호불가침협정안」 이다. 박대통령은 무력침범 절대불가 약속, 상호 내정간섭 중단, 현행 휴전협정 효력존속을 주요 내용으로 제시했 다. 남한의 평화체제 제의가 1970년대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나오게 된 이유는 남한의 대북한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 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북한보다 열세였던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통일정책도 수세적이고 대외 의존적이었다. 그리고 1970년대 들어 와 경제성장을 토대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으나, 군사적 열세가 현저했으므로 평화정착을 목표의 상한으로 하는 소극적 태도를 견 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맥락에서 박정희 정부는 1970년 ‘8·15 평화통일 구상선언’을 통해 북한 공산정권을 ‘사실상의 정권’으로 인정하고, 무력통일이 아닌 평화통일을 통일정책 기조로 천명하였다. 그리고 평화공존의 정신을 천명한 1973년 「6·23 평화통일·외교정 책 선언」9과 함께 「평화통일 3대 기본원칙」(1974.8.15)10으로 발전 되어 종전의 ‘선 건설·후 통일’에서 ‘선 평화·후 통일’로 정책을 전환 케 하고, 평화통일을 공식 통일방식으로 정착케 하였다.

9 _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모든 노력 경주, ② 한반도의 평화유지, 남북한간 의 내정불간섭 및 불침략, ③ 성실과 인내로써 남북대화 계속, ④ 북한의 국제기 구 참여 불반대, ⑤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불반대, ⑥ 평화선린에 기초한 대외정 책의 추진

10 _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상호 불가침협정 체결, ② 상호 문호 개방과 신뢰 회복, 남북대화와 다각적 교류·협력 진행, ③ 공정 선거관리와 감시하 토착인구비례 에 의한 남북한 자유총선거 통일

이후 박정희 정부는 1976년 5월 13일 박동진 외무부장관 성명을 통해 ‘남북한 당사자해결 원칙에 입각한 정전협정 대체방안 모색 용의’가 있음을 발표하였다.11 그리고 1979년 7월 1일 서울서 개최 된 박정희·지미 카터 한·미 정상회담후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한 및 미국이 참여하는 3당국회담’으로 긴장완화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 의하였다. 이는 당시 북한이 한국의 당사자 자격을 거부하고, 북·미 간 양자협상을 통해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주장을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에 제기한 데 대한 반박 논리로 제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 정부는 북한을 경쟁과 대결의 상대이자 민족공동체의 동 반자로 인정하고, 1988년 10월 18일 제43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정전협정을 항구적 평화체제로 대체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 고, 1990년 8월 15일 광복절 45주년 경축사를 통해 「남북평화협정」

을 제의하였다. 1980년대 들어와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을 압도하기 시작하였고, 군사적 열세도 만회하는 가운데 국제적으로 냉전이 종 식되기 시작하자 1980년대 말에 한국의 대북정책은 보다 적극적인 정책으로 자세를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이는 1988년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7·7선언)」과 1989년 「한민족공동체 통 일방안」(9.11)에 반영되었다. 이후 노태우 정부는 북방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1990년에 공산권 국가들과의 수교 및 남북한 유엔동시가 입을 이뤄내고, 북한을 남북대화 석상으로 이끌어내 「남북기본합 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효시켰다.

김영삼 정부는 북한을 ‘고장난 비행기’로 규정하고, 1995년 8월 15일 광복절 50주년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3원칙’을

11 _ 허문영 외, 󰡔한반도평화체제: 자료와 해제󰡕 (서울: 통일연구원, 2007), p. 163.

제시하였다. 3원칙은 ① 남북당사자 해결, ② 기존남북합의서 존중,

③ 관련국 협조와 뒷받침으로 구성되었다. 김영삼 정부는 이에 기 초해서 4자회담을 추진하였다.12 그리고 주변국가의 대한반도 영향 력 확대경쟁 증가와 북한의 경제난 심화와 불안정성 증대 상황에 직면하여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협력’원칙을 강조(1996.8.15 경축 사)하여 민족주체적 통일준비와 평화통일의 기조를 강화하였다.13 김대중 정부는 북한을 ‘변화하고 있는 무장한 형제’14로 간주하 고, 1999년 5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방안」을 제시하였다. 여기에 는 5대 추진과제(남북간 화해협력, 미·일의 대북관계 개선, 북한의 대외개방 환경조성, 비핵화 및 재래식 군비통제, 정전체제의 평화 체제로의 전환)와 5대 추진원칙(당면현안과 근본문제 해결 병행, 일관성, 포괄적 접근, 단계적 접근, 한·미·일 공조와 대중·러 협력) 이 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이런 대북·통일정책 기조의 연 장선상에서 대두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2 _ 기본목표: 남북대화재개를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 유도, 남북한 주도하 휴전체 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미국·중국에 의한 실효성있는 보장장치 강구; 기본원 칙: ① 장기·종합적 추진방안, ② 남북한협상 우선원칙, ③ 남북간 기존합의 존 중원칙, ④ 평화체제 수립시까지 현 정전협정의 철저한 준수, ⑤ 관련국 협조 중시.

13 _ 김영삼 정부는 1997년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4가지 방향 (① 무력포기, ② 상호존중, ③ 신뢰구축, ④ 상호협력)과 남북협력에 관한 4가 지 방향(① 식량난 해결협력, ② 남북대화, ③ 국제사회 진출지원, ④ 북한의 자세변화)을 제시하였다.

14 _ 임동원,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1998.9.10). 북한은 ① 실패한 체제, ② 반체 제세력 부재와 주변국 현상유지 정책으로 조기붕괴가능성 높지 않음, ③ 자발 적 개혁·개방이 아닌 상황에 의해 강요된 조정적 변화 시작됨, ④ 그럼에도 불 구하고 대남혁명노선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 현황

노무현 정부는 2003년 2월 대통령취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 제 구축 구상을 제시하였다.15 당장의 통일보다 현 남북관계 상황을 토대로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구현하는 평화·점진적 통일을 추구 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 축과 경제·사회 공동체 형성을 통해 평화·점진적 통일과정이 가능 하다고 본다. 그리고 평화체제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남북군사신뢰가 구축되면서 평화제도화가 이 뤄지는 장기과정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선 평화증진(화해협력·군 사적 긴장완화·신뢰구축), 후 평화협정 체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시기를 총괄적으로 볼 때, 남한은 분단상태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면서 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 교류·협력을 통해 상호적대 감과 불신을 해소하는 한편, 가공적 국가체제의 조립보다 ‘민족공 동체 형성’에 주력하는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해 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 전망

한편 노무현 정부의 핵해결 우선전략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것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핵문 제는 남한이 주도해서 해결할 민족적 비중이 큰 문제가 아니라, 국 제사회와 함께 풀어야할 국제적 비중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15 _ 1단계: 북핵 문제의 해결과 평화증진 가속화, 2단계: 남북협력 심화와 평화체제의 토대 마련, 3단계: 남북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의 구축, 󰡔참여정부의 평화번 영정책󰡕 (통일부, 2003.3); 󰡔평화번영과 국가안보-참여정부의 안보정책 구상󰡕

(국가안전보장회의, 2004.3.1.).

그러므로 ‘북핵문제의 주도적 해결’은 처음부터 실현되기 어려운 과잉 의욕적 정책기조였다.16 또한 북핵문제 해결(단기)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중기) - 동북아 경제중심 추진(중·장기)의 단계적 연계전략도 자승자박이 되었다.

2·13합의 이후 북핵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되자 노무현정부는 한 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2007 남북 정상선언에서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 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 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 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후 노무현정부는 평화협 정과 분리된 개념으로서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공론화하면서, 불능 화 이후 조기 종전선언을 주장하였다. 노무현 정부는 조기 종전선 언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향후 한국정부는 의제를 구분하는 지혜와 더불어 핵과 남북관계 개선·평화체제 구축 연계전략에서 병행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층위의 병행 차원에서 북핵문제 해결과정을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 도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동북아 평화번영체제 구성과 병행해서 추 진해야 한다. 그리고 영역의 병행 차원에서 남북 안보·경제·문화 공 동체 구성노력을 병행·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6 _ 󰡔통일백서󰡕 (통일부, 2007), pp. 19~27.

<표 Ⅱ-1> 남한의 평화체제 제의 변화과정

구분

시기 박정희정부 전두환정부 노태우정부 김영삼정부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당사자

남북 불가침 협정(’74.6) 3당국 (남북·미) 회담(’79.7)

남북평화협정 (’90.8)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3원칙 (’95.8) 남북당사자 해결

한반도냉전 구조 해체방안 (’99.5)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구상 (’03.2)

조건 또는 기타 사항

남북한 당사자 해결원칙에 입각 한 정전협정 대체 방안 모색 용의 (’76.5)

정전협정유지하에 군비경쟁 및 대치 상태 해소 (’82.1)

정전협정을 항구적 평화체제 대체 용의 표명 (’88.10) 남북기본합의서 5조 (’92.9)

남북합의서 존중 관련국의 협조와 뒷받침

남북화해협력,

미·일의 대북 관계개선,

북한의 대외개방 환경조성,

비핵화 및 재래식 군비통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 의 전환

선 북핵문제해결 후 평화협정체결 (남북당사자, 국제사회지지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