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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정파보도, 객관보도의 혼재: 정파성의 덫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한정된 권력 감시라는 소명의식의 실천은 탐사보도와 정파보도, 그리고 객관보도의 혼재였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적극적인 기획은 가치자유를 거친 탐사보도였지만 끼워넣기로 대표되는 적대적 공격은 가치함몰에 따른 정파보도였다. 우호 정파에 대한 소극적 태도는 가치배제를 거친 객관보도로 이어졌다. 이런 혼재 속에서 참여자들은 정파성의 덫에 걸렸다.

이론적 논의에서 언급했듯이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를 5단계(적대-견제-중립- 제휴-유착)로 나눌 때 <뉴스타파>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관계는 연구자가 보기에 견제과 적대를 넘나들었다. 혁명이 아닌 개혁을 추구하는 탐사보도는 견제와 중립, 제휴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연구자의 주장이다. 이 선을 넘어 적대나 유착의 단계에서 출발한 보도는 정부나 정부의 반대편에 있는 특정 정파를 공격하기 위한 정파보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정파성은 <뉴스타파>가 처음 출범할 때부터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우려되는 점이었다. 다음은 2014년 예비 관찰 당시 선배 집단 참여자와 가진 심층면담 중 일부이다.

<자료 65> 선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4년 12월 2일)

그런 것들이 누적되면 <뉴스타파>가 보고 싶은 쪽만 가고 비판을 위한 비판, 진보의 어떤 칼, 창 이런 식으로 갈까 봐 그런 걸 우려하는 입장이거든요.

<뉴스타파>가 영향력을 가지고 중립적인, 실제로 중립적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판을 하기 위한 언론, 진보 언론 이런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까. 이를테면 새누리당 의원은 <뉴스타파>에 딱히 반론 조차도 별로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게 좀 지나다 보면 <뉴스타파> 기자도 어차피 인터뷰 요청해도 해주지 않을 거 이렇게 되다 보면 점점 듣고 싶은 얘기만 듣게 되고 하고 싶은 얘기만 하게 되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려를 갖고는 있어요.

비영리 비당파 독립언론을 추구하면서 여러 곳으로부터 오는 정파적 편듦의 요청을 거부했지만 참여자들은 <뉴스타파>의 지난 보도를 돌아 봤을 때 비당파 부분에서 자신이 없었다. 어느 한쪽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한쪽 정파에 대해서는 적대적으로 그리고 반대 정파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했던 면에서 정파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 쪽에도 공히 독립적이고 비판적이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반성이었다.

<자료 66> 후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7년 6월 19일)

연구자: 그럼 이렇게 물어 볼게. <뉴스타파> 보도가 새누리당에는 가혹하고 민주당에는 관대하다?

참여자: 그렇죠.

연구자: 그러면 <뉴스타파> 보도는 정파적이다?

참여자: 정파적인 성향이 있다고 보죠.

연구자: 어떤 면에서 정파적인 구체적으로?

참여자: 이를테면 인사검증이 대표적이죠. 그건 수치화할 순 없지만 우리의 역량을 100으로 본다면 예전에는 90을 썼다는 지금은 10 밖에 안 쓰고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연구자: 그게 의도적이라고 보는 거고?

참여자: 의도적이 라기보다는 우리 안에 어떤 가치판단이 있다는 거죠. 일에 경중에 대해서 가치판단이.

연구자: 그걸 좀 바꿔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 거지?

참여자: 전 그냥 그 일이 인사검증이라면 이전에도 50 이었어야 되고 지금도 50 이여야 된다고 봐요.

<자료 67> 선배 집단 한 명과 일상대화 중에서(2017년 5월 11일)

참여자: 너희는 임마 왜 <뉴스타파>가 만들어진 지를 생각해 봐. 너희는 독야청청 뭐 언론 엘리트, 그때 진짜 나온 이야기가 언론 엘리트로서 너 혼자 고고한 척 하려고 하지 마 그래서 편을 들어줘. 그 편을 들어주는게 공정한 거야 이런 생각을.

연구자: 일부 우리도 그렇게 해 온 면이 있고.

참여자: 없지 않아 있죠. 물론 뭐 아이템의 팩트 부분에서는 우리가 충실하게 굉장히 그거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했지만 그런 게 없지 않아 있죠.

선배 집단의 분노, 탐사보도 정신, 후원회원은 상호작용 속에서 하나의 방향을 지 향했다. 탐사보도 전문 언론을 표방해 왔지만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탐사보도 전문 언 론의 탐사 대상은 오로지 박근혜인 줄 알았을 것”이라는 한 참여자의 솔직한 심정 고 백에서 보이듯 하나의 방향에는 정파성의 덫이 기다리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외부에 비치는, 다시 말해 외부에서 <뉴스타파>를 정파 언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참 여자들은 느끼고 있었다.

<자료 68> 선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7년 6월 16일)

<뉴스타파>만이 다룰 수 있는 의제라고 했을 때 그게 우리는 우리 정체성을 탐사보도 매체라고 규정하고 우리만이 다룰 수 있는 탐사보도와 관련된 어떤 것들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밖에서 볼 땐 <뉴스타파>만이 다룰 수 있는 독특한 그 무엇이 탐사보도라는 그 특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정파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정파성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는 지에 <뉴스타파>의 특징과 경쟁력이 있다 라고 보는 그런 시선들이 있고.

<자료 69> 선배 집단 한 명과 일상대화 중에서(2017년 5월 11일)

어느 교수가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데 그 교수가 발제를 하면서 토론을 하면서 뭐라고 이야기 했냐면, “<뉴스타파> 이야기를 잠깐 할게요. 제가 <뉴스타파>를 최근에 봤는데 99% 시민들의 독립언론이라고 하는데 두 가지 밖에 없는 거 같다. 하나는 너무 큰 것만 그러니까 청와대가 아니면 기사가 안 되는 그 말은 정치적인 아이템만 한다는 이야기잖아. 그거에 반대급부로 시민이 없다는 거야.

더 큰 문제는 정파 언론으로 보이면서 보도의 순수성이 의심받게 되고 비판을 해 도 상대가 아프게 받아들이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참여자 들 가운데 일부는 정당한 취재인 데도 거부당하거나 상대방이 본인들의 권리인 반론 권조차 하지 않는 경우 등을 경험하고 있었다.

<자료 70> 선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4년 12월 2일)

<뉴스타파>가 영향력을 가지고 중립적인, 실제로 중립적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판을 하기 위한 언론, 진보의 언론 이런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까 이를테면 새누리당 의원은 <뉴스타파>에 딱히 반론 조차도 별로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게 좀 지나다 보면 <뉴스타파> 기자도 어차피 인터뷰 요청해도 해주지 않는 거 이렇게 되다 보면 점점 듣고 싶은 얘기만 듣게 되고 하고 싶은 얘기만 하게 되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는 있어요.

<자료 71> 후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7년 3월 16일)

참여자: 저는 일단 외부에서는 그렇게 바라본다는 거는 이번에 되게 많이

체감했고요.

연구자: 편향이라는 게 외부에서 바라보는 진보 이념적인 거 같아? 아니면 정치집단과 특정?

참여자: 정치집단이라기 보다는 조금 진보 이념적인 그리고 되게 새누리나 보수 쪽에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보는 거 같아요. 이번에 인터뷰 이런 것도 안 할 일 없는 건데 모르겠어요 왜 우리 보도 때문인지 그래서 이거에 대해서 많이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연구자: 새누리 그쪽 보수 쪽에서?

참여자: 네 그래서 조금 뭐가 문제일까?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이런 경험이 누적돼 하나씩 관계가 단절되면 취재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한쪽 정파와의 단절은 다른 정파에의 의존을 심화시킬 수 있다. 그만큼 편향된 취재원을 바탕으로 한쪽에는 적대적 보도가, 다른 쪽에는 소극적이거나 침묵하는 상황이 발생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것이 고착화될 경우 정파성의 악순환, 또는 정파성의 덫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자료 72> 후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6년 9월 2일)

연구자: 취재원 중에 새누리당 취재원도 있어?

참여자: 네 있죠.

연구자: 많아?

참여자: 아뇨 많진 않고요.

연구자: 비교해봐 선 어때 민주당쪽이랑?

참여자: 아무래도 야권 성향을 가진 취재원들이 많죠.

<자료 73> 후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6년 8월 26일)

참여자: 없어요.

연구자: 왜 없어?

참여자: 새누리당 있어야 되는데 이게 그런데 저희가 이제 결국은 내가 취재를 기사의 내용에서 이제 지금 현재의 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이 또 많았잖아요.

실제로 문제가 있을 때가 참 많았고. 그런데 그렇게 이제 계속 비판적인 보도를 하다 보니까 당연히 그 쪽에서 이게 취재원 관계가 형성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핑계라면 핑계인 것 같아요.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대한 감시가 정파보도로 흐른 측면에 대한 반성 속에서 참여자들은 새로운 고민에 직면했다.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도 지난 정권 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침묵할 것인지 고민이었다. 이명 박, 박근혜 정권과 적대적이었다면 그 반대 관계는 유착이나 제휴인데 참여자들 대부 분은 선•후배 구분 없이 문재인 정권과 유착이나 제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 다.

<자료 74> 선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7년 5월 24일)

연구자: 그 주장은 어떻게 생각해? 우리는 진보 언론이다. 진보적인 성격이 있고 진보 정권이 들어온 만큼 진보적인 아젠다를 강화하기 위해서 권력과 일정 부분 제휴할 필요가 있다.

참여자: 동의하지 않아요 원칙적으로.

연구자: 동의하지 않는다?

참여자: 네 동의하지 않아요.

연구자: 왜?

참여자: 그게 어쩌면 유착인데 유착이 별 거 있어요? 뭐 착한 유착이 있고 나쁜 유착이 있어요?

<자료 75> 선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7년 4월 3일)

그거는 약간 좀 짧은 거 같아요 유통기한이. 그렇게 할 수는 있는데 그런 것들이 오래 못 갈 것 같다. 그런 제휴 관계라든가 이런 게 되게 짧게 끝나고 왜 했나 싶을 것 같아서 현실적으로 볼 때에는. 뭐 진영의 어떤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도 있을 수 있다고 봐요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저는 그런 진영을 대변하는 언론을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언론사에 있고 싶지는 않고 <뉴스타파>도 애초에 무당파 뭐 이런 것들을 표방했기 때문에 자기부정이기도 하고.

<자료 76> 선배 집단 한 명과 심층면담 중에서(2017년 6월 16일)

시대정신이라는 게 저는 5년 단위로 바뀌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정권이 바뀌어서 이 정권을 지원해야 된다? 이런 게 시대정신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길게 봤을 때 우리가 수십 년 단위로 봤을 때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들 그런 것들이 시대정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