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파보도는 특정 이념이나 가치 등을 고집하며 이를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정파성이다. 책임임윤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신념윤리 만을 고집하는 경우로, 정파보도 는 탐사보도 언론인이 소명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경계해야 할 위험이다. 탐사보도가 소명의 실천 측면에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의 균형, 즉 가치자유라면, 정파보도는 신 념 과잉과 책임 부재, 즉 가치함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가치함몰은 객관성을 결여한 무책임성으로 비창조적 흥분 상태일 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배신이기도다.
탐사보도 언론인이 늘 경계해야 할 위험이 가치함몰이다. 이는 세상 일에 초연하 거나 무관심한 언론인에게는 없는 위험이기도 하다. 가치연관에서 보면, 가치함몰에 빠진 언론인은 흥분이나 분노의 상태에서 자신의 이념이나 가치와 반대되는 인물이나 세력을 취재 대상으로 선정하고 정파적 이익을 취재 목적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취재 대상은 견제가 아닌 사라져야 할 적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가치토론 측면에 서 보면, 광신도형의 이런 언론인은 취재 과정에서 순환적인 반성을 하지 않고 본인 이 선택한 취재 방법만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신념의 관철이라는 목적 이 수단을 정당화시킨다고 믿으며 취재윤리의 준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 결과 보도에서는 사실을 과장하거나 편향되게 해석하고, 왜곡할 위험성이 있다. 또한 자신 이 추구하는 이념이나 가치를 절대시하면서 다른 사람의 그것들을 평가절하하는 가치 평가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보도는 결과적으로 개별 또는 총합으로 볼 때 정파성을 보일 것이다.
그렇다고 언론인이 이념이나 가치를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인 지하지 못할 수는 있어도 이념이나 가치가 없는 사람이 없듯이 언론인도 이념이나 가 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소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이념이나 가치가 가 치자유와 가치함몰 중 어느 과정을 거치는 가이다. 가치자유를 거친 이념이나 가치는 이념성으로 탐사보도의 한 부분이지만 가치함몰을 거친 이념이나 가치는 탐사보도가 아닌 정파보도이다. 예를 들어 국가에서 정부를 ‘자본 계급의 집행위원회’로 보는 진 보적 시각의 언론인은 경제적 이익집단이 선거에서 선출된 공직자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념에 근거해 정밀하게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다면 이것은 결점이 아니라 언론에 유용한 자산일 것이다. 다 양한 이념이나 가치에 따른 이 같은 과정의 반복을 통해 실제 권력 분포에 대한 다양 한 경쟁 가설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공동체 내의 권력 분포 등에 대 한 정확하고 타당한 서술과 설명이 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다(Schumaker, et al.,
2008/2010, pp. 66-67).
이념성과 정파성은 구분되어야 한다. 이념성은 ‘공공 사안에 대해 보도가 보이는 상대적으로 일관된 입장과 태도’인 반면에, 정파성은 이념성의 한계를 넘어 ‘특정 정 파와 유착해 그 이익을 대변하거나 유리하게 보도하고 다른 정파를 적대시하거나 공 격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언론과 정부와의 관계를 적대 – 견제 – 중립 – 협력 - 유착으로 나눈다면 탐사보도는 어떤 단계에서 이루어 져야 할까? 탐사보도는 혁명 이 아닌 개혁을 추구한다. 때문에 선거를 통해 집권한 정부를 없어져야 할 적으로 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탐사보도도 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작동하는 것으로 민주 적 정당성을 확보한 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반대로 언론이 정부와 유착하면 정부에 대한 탐사보도는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탐사보도는 견제와 중립, 협력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선을 넘어 적대나 유착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탐사보도는 정부나 정부의 반대편에 있는 특 정 정파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반쪽자리 진실을 가능성이 높다(우병동, 2005; 최영재, 2005).
<표 2> 소명의식과 가치 실천에 기반한 언론보도 대비
보도 유형 정파보도 객관보도 탐사보도
직업정신 이념, 가치 전문직 소명의식
실천 윤리 신념윤리>책임윤리 신념윤리<책임윤리 신념윤리+책임윤리
가치 실천 함몰 배제 자유
가치연관 취재 대상 반대 인물/세력 주요 인물/세력 성역 없음
취재 목적 정파적 이익 사실의 전달 진실과 변화
가치토론
취재 수단 적대(적대적 공격) 거리(소극적 동향) 견제(적극적 기획) 목적의 실현가능성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목적보다 수단의 정당성 중시 목적과 수단의 적합성 검증
부수적 결과 취재윤리 경계를 벗어남 취재윤리 안에 머무름 취재윤리 경계를 넘나듦
가치평가 신념의 절대화 적극 금지 제한
보도 특성 정파성 사실성, 중립성 이념성
수용자 기반 정파성, 이념성 중도 개혁성, 이념성
언론인 유형 광신도 사업가 선지자
정파보도는 의견의 표현과 확산을 방해하고 왜곡하는 행위로 시민의 사실 인식과 이해를 그르쳐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할 수 있으며 사회를 분열과 대립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그러나 정파성을 경계한 나머지 탐사보도의 이념성 마저 정파성에 포함시켜 매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과거 황색보도를 비판하면서 탐사보도까지 포함시 켜 탐사보도의 위축을 가져온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이념성과 정 파성은 구분되어야 하며 이를 안일하게 혼동할 경우 탐사보도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 를 가져올 수도 있다.
언론인은 신념윤리를 넘어 책임윤리에 충실해야 한다. 언론인은 자신의 일터에서 가치함몰에서 벗어나 가치자유를 실천해야 한다. 가치함몰에 빠져 정파보도가 불가피 하게 요청되거나 정당화된다고 믿는 언론인이 있다면, 그는 더 이상 탐사보도 언론인 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