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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 이면의 욕구 확인이 정서에 미치는 효과

본 연구에서는 정서 변화를 정적 정서의 변화와 부적 정서의 변화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정서 이면 욕구 확인 처치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 여 실험집단에는 감정인식, 감정해석, 감정관련 자극 찾기, 욕구 확인 처 치를 가하였고 비교집단에는 감정인식, 감정해석, 감정관련 자극 찾기 처 치를 가한 후 실험과정을 서술하도록 지시하였다.

첫 번째 연구가설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정적 정서의 변화에 있 어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PANAS의 정적 정서 척도를 사용하 였다. 연구 결과, 실험집단의 경우 처치 후의 정적 정서는 처치 전에 비 하여 상승한 반면 비교집단의 경우에는 처치 후의 정적 정서가 처치 전 에 비하여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이로 인해, 첫 번째 연구가설이 부 분적으로 지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음의 방식들로 설명이 가능하다. 분노 정서 이면의 일차적 적응적 정서와 관련되어 있는 욕구는 건강한 내적 자원에 해당한 다. 내담자들은 자신의 적응적 정서와 욕구에 접근하게 되면 이전의 불

쾌하고 무가치하고 무기력하게 느꼈던 정서들을 보다 소중하고 활기차고 수용 가능한 정서로 변화시키기 시작한다(Greenberg & Paivio, 1997).

실험집단에서는 분노 경험과 관련된 무기력하고 불쾌했던 정서들이 그 이면의 욕구에 접근하여 이를 확인함으로써 보다 적응적이고 활기찬 정 서로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분노를 유발한 부적응적 정서 도식 에 접근하여 일차적 적응적 정서 이면에 존재하는 욕구를 확인하고 알아 차리는 것은 이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유기체적 강점과 능력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즉,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내면의 진정한 욕구를 확인하고 이 욕구가 타당하고 정당한 것임을 알아차림으로써 이러한 내적 자원에 힘 입어 자신에 대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신경생물학의 관점에 의하면 변화를 추구하는 욕구로서의 변행 (transformance)은 긍정적 감정에 의해 활력과 에너지를 제공 받기도 하 고 이러한 긍정적 감정을 추구하기도 한다(Fosha, 2013). 긍정심리학에서 역시 인간의 기본 심리적 욕구 만족도 및 이에 대한 지각이 정적 정서를 포함하는 주관적 안녕감과 정적인 상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김유진, 2013;

이수진, 2011; 한소영 등, 2009)가 보고된 바 있다. 즉, 정적 정서가 높아 진다는 것은 에너지가 높고 집중력이 높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써(권 석만, 2008) 욕구의 확인 및 타당화 과정을 통해 에너지 상태가 높아지 고 정적 정서가 높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가설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의 부적 정서의 감소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실험집단과 비교집단 모두 처치 후 의 부적 정서가 처치 전에 비하여 감소하였으며 실험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하여 더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부적 정서 감소의 차이는 통계 적으로 유의미하였으며 이로써 두 번째 연구가설이 지지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다음의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정서 이면의 욕 구를 확인하고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은 내담자의 자기 진정 능력과 정서 조절 능력을 증진시킨다. 정서가 치료적 변화에서 지니는 강력한 영향력 (power)에 대한 설명에서 Greenberg(2008)는 정서가 정서를 변화시키는

것이 내담자의 변화를 설명하는 신기하고 놀라운 기제라고 하였다. 정서 가 정서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부적응적 정서가 적응적 정서에 의해 대체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부적응적 정서 도식의 재구성을 통해 이루어지 는데 이 과정에서 정서 이면의 욕구는 정서 도식의 재구성에 기여하는 내적 자원으로 작용한다(Greenberg & Paivio, 1997). 이러한 내적 자원 으로서의 욕구는 내담자 내면의 ‘긍정적 양육’ 경험을 활성화시키며 이로 인해 내담자는 자기 진정, 정서 조절이 가능해지게 된다. 예컨대, 버림받 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분노는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싶은 욕구 와 연결된다. 이러한 욕구를 알아차릴 때 사람은 스스로를 지지하고 진 정시킬 수 있게 된다. 또한 사랑과 보살핌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됨으로써 이전에 충족되지 못했던 정당한 욕구와 그로 인한 결과를 재평가하게 되고 새로운 대응 자원을 개척해나 가려고 하게 된다. 따라서 이성관계에서 경험했던 부적 정서 이면의 욕 구를 확인하고 알아차리는 처치는 피험자의 부적 정서를 감소시키는 정 서 조절 효과와 자기 진정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본 연구에서 정서 이면의 욕구를 확인하는 처치에는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치료 전략 중의 하나인 타당화가 포함된다. 사회적 배제 경 험에 대한 선행연구들(고유림, 2012; 김나영, 2015; 김은하, 2011; 신서원, 2014)에서도 타당화 개입이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보고되 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험연구를 통하여 타당화의 효과를 검증한 김 은하(2011)의 연구에서는 사회적 배제 경험 이후의 피험자들에 대한 타 당화 반응이 감정반영에 비하여 부적 정서를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유림(2012)의 연구에서는 사회적 배제를 경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내담자에게 타당화 반응과 감정반영 상담기법을 각각 적용한 상담 장면을 담은 영상을 피험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연구결 과, 실험집단(타당화 반응 영상시청)과 비교집단(감정반영 반응 영상시 청)의 피험자들이 보고한 부적 정서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김 나영(2015)의 연구에서도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피험자들에 대한 타당화

개입이 감정반영 개입에 비하여 분노, 불안 등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 는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 개입의 대상이 된 정서는 이 성관계에서 경험했던 분노로서 선행연구에서 개입의 대상으로 삼았던 사 회적 배제 경험 이후의 부정적 정서와는 다르다. 그러나 타당화를 포함 하고 있는 욕구 확인 개입이 부적 정서를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선행연구 의 결과와 일치한다. 또한 신서원(2014)의 연구에서는 타당화 반응이 자 기애 성향 피험자들의 수치심과 분노를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었음이 밝혀졌는데 이러한 결과 역시 본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정서 이면의 욕구를 확인한 집단에서는 정적 정서가 높 아지고 부적 정서가 감소하였으며 비교집단에서는 부적 정서도 감소하였 고 정적 정서도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긍정심리학에 나타난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의 변화에 대한 설명으로 해석이 가능하 다.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는 서로 독립적인 관계를 지닌다는 사실이 오 랜 연구를 통해 밝혀진바 있다(Bradburn, 1969. 권석만, 2008 재인용). 긍 정심리학에 의하면,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서 로 다르기 때문에 부정 정서의 감소와 긍정 정서의 증진은 독립적인 과 정이며 부정 정서를 낮춘다고 하여 긍정 정서가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봤을 때, 본 연구에서 비교집단의 부적 정서가 감소하고 동시에 정적 정서도 감소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감정인식, 감정해석, 감정관련 자극 찾기를 통해서 부적 정서를 어느 정도 감소시 킬 수는 있었지만 긍정 정서를 증진시킬 수는 없었다. 그런데 정서 이면 의 욕구를 확인한 집단에서는 부적 정서가 비교집단에 비하여 더 큰 폭 으로 감소하였고 정적 정서는 상승하였다. 이는 정서 이면의 욕구를 확 인하는 처치가 부적 정서를 낮추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긍정 정서를 증진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긍정심리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 중에서 인간의 기본 심리적 욕구와 주관적 안녕감 간에 정적인 상관을 나타낸다는 연구(김유진, 2013; 이수진, 2011; 한소영 등, 2009)들은 본 연구의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또한 정서 이면의 욕구가 활

력과 에너지를 부여하는 내적 자원이며 긍정적 감정의 형성에 영향을 미 친다는 대인관계 신경생물학의 관점을 통해서도 뒷받침되는 내용이다.

상담과정에서 정서의 중요성은 다양한 상담이론에서 강조되고 있고 최근에는 정서와 정서처리가 모든 상담이론에서 치료의 핵심 차원으로 널리 인식되기 시작하였다(김영근, 김창대, 2015). 이러한 정서 다루기 과 정에 있어서, 정서에 접촉하고 비판단적· 비방어적 태도로 정서 그 자체 를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정서 이면의 욕구를 확인하는 작업 은 내담자의 부적 정서를 감소시키고 내면의 진정한 욕구와 맞닿아있는 내적 자원을 동원함에 있어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이성관 계에서 경험하는 분노 혹은 갈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내담자에게 그 감정을 충분히 경험하고 머무를 수 있게 해야 할뿐더러 그 감정 이면 에 좌절된 욕구, 진정으로 원하고 바라는 것에 접근하여 이를 알아차리 도록 돕는 것은 정서를 통한 정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필요한 작업이 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