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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서 정서 이면 욕구 확인의 치료적 효과

상담에서 정서를 다루는 것의 중요성은 여러 상담이론에서 제기되어 왔다(Plutchik, 2010). 정서는 내담자의 변화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와 역 할을 지니기 때문에 상담자들은 내담자의 정서 인식, 정서 표현, 정서 수 용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며 상담과정에서 정서를 활용하기도 하고 내 담자로 하여금 정서를 조절하고 정서를 변화시키도록 돕는다(Greenberg, 2010). 정서중심상담(Emotion-Focused Therapy)에서는 상담에서 정서 그 자체를 경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서 이면의 욕구에 접근하는 것 역시 치료의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하였다(Greenberg & Paivio, 1997). 치료적 변화를 위해서는 부적응적 정서 도식이 재구성되어야 하 는데 정서 이면에 있는 욕구(needs), 목표(goal), 소망(desire) 등은 부적 응적 정서 도식을 대안적 도식으로 대체시키는 내적 자원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상담에서 정서가 지니는 치료적 효과 및 역할에 대한 국내·외 의 선행 연구에서는 정서 표현, 정서 인식, 정서 수용 등 정서를 직접 다 루는 처치의 효과를 밝히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거나((김영근, 2014;

오충광, 정남운, 2007; 임전옥, 장성숙, 2015; Carryer, Greenberg, 2010;

Goldman, Greenberg, Pos, 2005; Eifert, Heffner, 2003; Campbell-Sills, Barlow, Brown, & Hoffmann, 2006) 정서 중심적 접근을 접목한 치료 프로그램이나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데 목적을 두고 있다(권희경, 장재홍, 2011; 유숙인, 서미아, 2015; Coombs, Coleman, Jones, 2002; Goldman, Greenberg, Angus, 2006). 이러한 선행연구들에 서 검증된 부분은 상담에서 정서를 직접 다루는 처치나 정서중심 상담 프로그램의 전반적 효과에 대한 것이며 정서 이면의 욕구나 목표, 소망 에 다가가는 것의 효과를 검증한 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 구에서 검증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정서 이면의 욕구에 접근하여 이를 확인하고 타당화하는 처치의 효과에 대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 실험집단에 배정된 피험자들에게 정서 이면 욕구 확인

처치를 가함으로써 예상되는 치료적 효과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본 연구의 첫 번째 관심은 정서 이면의 욕구를 확인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비교집단)이 정서 변화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확 인하는데 있다. 정서중심상담에서는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 중의 하나 가 정서에 기반하는 대안적 욕구, 소망 등 건강한 내적 자원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하였다(Greenberg, 2002, 2010). 이러한 내적 자원에 접근하게 되면 불쾌하고 고통스럽고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껴졌던 감정들이 보다 기분 좋고 능동적이며 가치 있다고 느껴지는 수용 가능한 감정들로 변화된다(Greenberg & Paivio, 1997). 정서 이면 욕구가 정적 정서를 불 러일으킨다는 것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대인관계 신경생물학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대인관계 신경생물학은 상담 및 심리치료를 통한 내담자의 변화 과정을 신경생물학적 이해를 통해 설명한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인 간 및 포유류의 뇌에 존재하는 일곱 개의 감정체계는 유기체의 동기부여 과정에 관여하며 동시에 정서 상태 형성 즉, 정서를 만들어내는데 결정 적 영향을 지닌다고 하였다(Panksepp, 2008). 한편, Fosha 등(2013)은 긍 정적 감정변형의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욕구모델(appetitive model)에서 변행(transformance)이라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변행은 유기 체 안에 존재하는, 변형을 향한 강력한 욕구이며 동기적 측면에서 저항 에 반대되는 말이다. 저항은 무서움 등 나쁜 감정을 피하려는 것에서 기 인하고 변행은 긍정적 경험을 추구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Fosha 등 (2013)에 의하면 긍정적 감정은 감정과 인식의 변증법을 통해 변행을 향 한 유기체의 노력에 활력과 에너지를 공급하며 이렇게 에너지를 공급 받 은 욕구는 더 많은 긍정적 감정을 낳게 된다. 이러한 설명은 긍정 정서 와 기본 심리적 욕구와의 관계를 설명한 긍정심리학의 관점과도 맥을 같 이 한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인간의 기본 심리적 욕구 만족도 혹은 이에 대한 지각이 주관적 안녕감과 정적인 상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김유진, 2013; 이수진, 2011; 한소영 등, 2009)가 보고되고 있는데 이러한 주관적 안녕감의 하위 요소로 긍정(positive) 정서가 포함된다(권석만, 2008). 이

러한 설명에 근거할 때 정서 이면 욕구 확인 처치를 통해 감정 이면의 욕구에 접근하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정적 정서가 증진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상담에서 정서 이면의 욕구를 확인하는 개입은 정서 도식의 재 구성을 촉진하고 내담자의 자기 진정 능력, 정서 조절 능력을 증진시킨 다(Greenberg & Paivio, 1997). 내담자의 일차적 적응적 정서와 맞닿아 있는 욕구는 내담자의 부적응적 정서 도식의 재구성을 촉진하는 내적 자 원이다. 이러한 내적 자원이 발견되고 확인될 때 내담자 안의 대안적 자 기 도식(‘긍정적 양육’ 경험)이 활성화되고 이때 부적응적 정서 도식이 재구성되기 시작한다. ‘긍정적 양육’ 경험은 누군가가 지지해주고 긍정해 주고 진정시켜 주었던 경험을 말하며 대부분의 인간은 다행히 이러한 경 험을 가지고 있다. 일차적 적응적 정서와 연결된 욕구에 접근하게 될 때 내담자는 ‘긍정적 양육’ 경험을 활성화시켜 스스로를 수용하고 지지하며 자기 진정과 정서 조절이 가능해지게 된다. 욕구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이는 자신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는 내적 원천이 되어주며 이러한 내적 원천에 힘입어 내담자는 자신의 역기능적 신념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인정받거나 사랑받고 싶은 욕구에 접근하게 되면 내담자는 이러한 자원 에 힘입어 무가치감이나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는 역기능적 신념에 도전 하게 되는 것이다. 정서 이면의 욕구에 접근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내담 자 내면의 내적 자원을 가동하고 자기 연민이 생겨나게 하며 자기 진정 능력과 정서 조절 능력이 증진되게 한다. 자기 진정 능력은 자신에게 경 험되는 강렬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진정시키는 것이며 정서 조절 능력은 정서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설명으로부터 미루어볼 때, 정서 이면의 욕구를 확인하는 처치는 이성관계에서 있었던 분노 경 험의 회상으로 인해 유발된 부적 정서를 감소시키게 된다. 타당화 개입 이 사회적 배제 경험 이후의 부적 정서를 감소시킨다고 보고한 김은하 (2011), 고유림(2012), 김나영(2015)의 연구는 이러한 설명을 일부분 뒷받 침한다. 이들 연구에서는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피험자들에게 사회적 배

제로 인해 경험되었을 감정과 감정 이면에 좌절된 소속감, 친밀감을 읽 어주는 타당화 처치가 부적 정서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는 결과 를 보고하였다. 뿐만 아니라 신서원(2014)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 연구는 자기애 성향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피험자들 을 수치심, 분노, 공격성을 유발할 수 있는 과제에 노출시킨 후, 실험집 단에는 피험자들이 느꼈을 감정을 읽어주고 그 감정 이면에 좌절된 욕구 를 확인해주는 타당화 반응을, 통제집단에는 실험의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는 반응을 제공하고 부적 정서의 감소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 았다. 연구결과, 타당화 반응이 부적 정서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두 번째 관심은 정서 이면 욕구를 확인하는 개입이 혈압의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즉, 욕구 확인 처치 를 가한 실험집단과 그렇지 않은 비교집단은 혈압의 변화에서 어떠한 차 이를 나타내는지 알아보려고 하였다. 분노라는 정서를 측정하는 방법은 3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신경생물학적 지표의 측정, 자기보고식 측정, 관찰 측정이 그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분노 이면의 욕구를 확인하 는 처치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정서를 측정하는 방법 중에 첫 번째 로는 자기보고식 측정 방법을 사용하였고 두 번째로는 신경생물학적 지 표를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분노를 측정하는 신경생물학적 지표 는 혈압, 맥박, 피부전도도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혈압은 분노 측정에 있어서 대표적인 지표이다(Shiota & Kalat, 2015). 때문에 적지 않은 선 행연구에서 분노에 대한 측정 지표로 혈압을 사용하였다. 분노억제경향 이 분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이경순(2000)의 연구에서는 기분과 혈 압을 측정함으로써 분노의 변화를 살펴보았고 분노유발 사건에 대한 상 상 및 이야기하기 방식이 분노를 유발함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 지 살펴본 정상근 등(2000)의 연구에서 역시 혈압을 변인으로 사용하였 다. Spielberger 등(1995)의 연구에서는 분노와 혈압과의 관계를 밝히려 고 하였는데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주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

은 분노라고 말하고 있다. 분노의 종합적 이해를 위하여 분노에 대한 연 구들을 개관한 전겸구(2000)는 분노가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과 유의한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분노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신경생 물학적 지표로 혈압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두 집단의 혈압 변화의 차이를 예상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은 최근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대인관계 신경생물학의 관점 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뇌는 감정 인식, 감정 표현, 감정의 비언어적 소 통에 있어서 좌뇌보다 우세하다(Schore, 2003a, 2003b). 우뇌는 정서적 정보 처리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Schore, 2003a, 2003b) 우뇌 는 동시에 자율신경계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Porges, 1997). 우뇌는 대 뇌에서 우측으로 편측화된 미주신경회로를 통해 뇌간에 위치한 근원핵을 거쳐서 자율신경 기능을 조절한다. 자율신경계를 통해 조절되는 생리적 반응에는 심박수, 혈압 등이 포함된다. 정서 조절을 관장하는 정서 회로 는 신경회로와 연결되어 있으며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회로이다 (Damasio, 1999). 즉, 정서 변화는 생리적 반응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러한 과정은 다미주 이론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하 다(Porges, 1997). ‘다미주(polyvagal)’라는 단어는 ‘많다’는 의미의 ‘poly’

와 ‘신경’ 중의 하나인 ‘vagal’을 합친 단어이다. 설명에 앞서 미주신경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미주신경은 뇌 속에 존재하는 뇌신경으로 뇌간에서 시작하여 심장을 포함한 내장 기관으로 가지가 뻗어있다. 미주 신경은 자율신경계의 기본 구성 요소이며 인간 및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의 자율신경계는 수초화 미주신경, 교감신경계, 비수초화 미주신경 등 세 가지 신경회로로 이루어져있다. 계통발생론(phylogeny)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을 포함하는 포유류의 이 세 가지 신경회로는 위계적으로 기능하 며 진화적 관점에서 가장 최근에 생겨난 회로가 더 오래된 회로를 장악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 말하자면, 인간 및 다른 포유류의 뇌에서는 가장 최신 회로인 수초화 미주신경체계를 통해 내장 기관이 조절되기 때 문에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를 거치지 않고 심장에 대한 수초화 미주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