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need)에 관한 적지 않은 문헌들에서 욕구(need)는 흔히 동기 (motive), 바람(want), 소망(desire)이라는 용어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 다(권석만, 2008).
욕구는 동기라는 개념의 출현과 발달 역사 속에서 자주 등장하며 설 명되어왔다. 동기에 대한 다양한 이론에서는 인간이 욕구를 지니고 있음 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결핍된 욕구를 충족하려는 움직임을 행동이라고 이해한다(김석주, 1993). 동기는 인간의 행동을 활성화시킨다.
Reeve(2011)는 동기와 욕구에 대한 다음과 같은 설명을 통해 두 가지 개 념을 구분하였다. 한 인간에 있어, 신체 조직의 손상을 방지하고 신체적 자원을 유지시키려는 생리적 욕구, 성장과 적응을 위해 자신을 발달시키 려는 심리적 욕구,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 가치, 대인관계 등을 지키려는 사회적 욕구 등 생리적·심리적·사회적 욕구에 의해 삶과 성장, 행복에 기 여하는 동기가 출현한다. Reeve(2011)에 의하면 욕구는 인간의 삶, 성숙 과 발달, 행복을 위한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어떤 조건이다. 욕구가 충분히 만족될 때 인간이 느끼는 행복은 지속되고 커 지기도 한다. Reeve(2011)에 의하면 욕구는 생리적 욕구, 심리적 욕구, 사회적 욕구로 나눌 수 있다. 목마름, 배고픔, 수면욕 등 생리적 욕구는 생물학적 체계 내에 내재된 것이며 심리적 욕구는 인간 본성과 건강한 성장·발달을 위한 노력에 내재되어 있다. 사회적 욕구는 인간의 정서와 사회화의 역사로부터 인간 내부에 내면화되거나 학습된 것으로, 사회적 욕구에는 성취, 친밀, 권력 등이 포함된다.
동기에 대한 분류는 심리학적 조류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데(김아영, 2003), 행동주의 접근이 주목을 받았던 1900년대에는 유인체계, 보상, 처
벌 등 개념으로 동기를 설명하였으며 관찰이 가능한 객관적인 행동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외재적 동기만을 관심의 대상으로 삼았다.
1940년대에 이르러 인본주의 접근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자아실현의 욕 구와 같은 동기의 내재적 근원이 강조되기 시작하였고 욕구라는 개념이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 출현한 욕구이론 중에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Maslow(1970)의 욕구의 위계적 발달 이론이다. 욕구의 위계적 발달 이론에서 Maslow(1970)는 인간의 욕구는 일련의 단계 혹은 중요성에 따른 계층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추구 하는 욕구는 서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몇 가지 공통적인 범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공통적 욕구들은 충족되어야 할 순서에 따라 5가지 위 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가장 낮은 단계에 있는 욕구는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로서 물, 산소, 영양분 등에 대한 기본적인 욕 구가 포함되며 개체 보존을 위한 성욕 또한 생리적 욕구에 포함된다. 이 러한 생리적 욕구는 개체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며 다른 단계의 욕 구에 비해 가장 기본적이며 일차적으로 존재하는 욕구이다. 둘째 단계의 욕구는 안전의 욕구(safety needs)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보호 하고자 하는 욕구 즉,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자 하는 욕구이다. 셋째 단계의 욕구는 애정의 욕구(love needs)로 타인으로부터 사랑과 애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이는 힘과 의미를 지닌 어떤 집단에 소속되려고 하는 소속감의 욕구와 밀접한 관계 가 있으며 사랑의 욕구와 소속감의 욕구는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으 려고 하는 대인관계 욕구의 바탕이기도 하다. 넷째 단계의 욕구는 존중 의 욕구(Esteem needs)로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이는 또한 자기만족과 자기긍지를 느끼기 위해 자신을 발전시키려고 하는 욕구로 설명되기도 한다. 끝으로 가장 높은 단계에 자리하고 있는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로 자신 에게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표현하려는 욕구이다. Maslow는 이와 같이 5가지 욕구를 위계적으로 분류하고 하위 단계의 욕구에서 상
위 단계의 욕구로 발달되는 욕구발달의 과정을 설명하였다. 인간은 가장 낮은 단계의 욕구부터 만족시키려고 하며 이것이 충족되면 그 다음 단계 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움직이게 되어있다고 설명하였다. 예를 들어,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픈 상황에서 애정의 욕구나 존중의 욕구는 덜 중요 하게 여겨지며 물과 음식을 찾으려는 욕구가 가장 우선으로 여겨지게 된 다. 또한 존중의 욕구가 충분하게 충족되기 전에는 자기실현의 욕구가 쉽게 발달하지 못한다. 인간은 상위 욕구 충족을 위해 행동하다가도 하 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다시 하위 욕구 충족을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하위 단계의 욕구의 충족은 상위 단계 욕구의 발달을 위한 전제가 된다.
내재적 동기에 관심을 두고 있는 또 하나의 이론은 Deci와 Ryan(2000)의 자기결정성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이다. 내재적 동 기는 새로운 것, 도전적인 것을 추구하고 자기 역량의 개발과 확장을 위 해 노력하고 연습하는 것과 늘 탐구하고 학습하고자 하는 선천적 경향성 으로 정의되며 이는 심리적 욕구와 발달을 향한 선천적인 추구로부터 자 연스럽게 출현한다. 이들은 모든 유기체에게 생존과 유지에 반드시 필요 한 물질이 있는 것처럼, 인간의 삶과 성장에도 꼭 필요한 요소가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삶과 성장의 필수 요소를 기본 심리적 욕구라고 정의하 였다. 인간의 기본 심리적 욕구에는 자율성(autonomy), 관계성 (relatedness), 유능감(competence)의 세 가지 욕구가 있다. 여기서 자율 성이란 외부의 환경이나 자극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이 부여한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성은 의지, 자발성, 주체성을 가진다 는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이다. 이는 비록 다른 사람으로부터 강요를 받 는다고 하더라도 자기 행동의 원인이나 주체가 자신에게 있다고 믿고 스 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라 행동하며 자기에게 가치 있고 중요한 것 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유능성은 사회와 같은 환경과 상 호작용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경험하면서 충족된다. 유능성은 발달이나 연습을 통해 길러진 역량이나 기술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환경과 효율적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자각, 즉 자신 이 유능하다는 것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이다. 관계성은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느낌인데, 이는 타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신뢰를 형성하고 보살핌과 존중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 다. 관계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타인과 같이 있거나 소통하고 있을 때 내 자신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존재한다는 심리적인 느낌이다. 이는 개인이 실제로 어딘가에 소속되거나 어떤 지위를 얻게 되는 등의 결과에 대한 것이 아니라, 타인과 안정적으로 교제하고 있고 원만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심리적 지각에 대한 것이다.
한편, 현실치료가 그 이론적 기반을 두고 있는 선택이론에서는 욕구와 바람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Glasser(1998)는 인간은 유전자내에 내 장된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유전자에는 본질적으로 태어나서 죽 을 때까지 우리의 행동을 동기화하는 다섯 가지의 기본적 욕구가 있다고 하였다. 이 다섯 가지의 욕구는 구뇌에 자리한 생존의 욕구와 신뇌에 자 리한 소속(사랑), 권력, 자유, 즐거움의 욕구로 구분된다. 생존의 욕구는 의식주를 비롯하여 개인의 생존과 안전을 위한 신체적 욕구를 말한다.
소속(사랑)의 욕구는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사랑을 주고받고 연결감과 소 속감을 얻고자 하는 욕구이다. 권력의 욕구는 힘과 권력을 추구하려는 욕구로서 성취나 성공을 통해 유능감과 자기 가치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 구이다. 자유의 욕구는 이동, 선택 등에 대한 자율성을 확보하고 자유롭 게 행동하며 자신의 의사를 마음대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즐 거움의 욕구는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놀이 를 통해 즐기고자 하는 욕구를 말한다. 이러한 욕구와 바람의 관계를 살 펴보면 욕구는 유전적 속성을 지닌,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지니고 태어나는 것이지만 바람은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으로, 사람에 따라 다르 고 특이하다.
현대 상담이론의 근간이 되는 정신분석이론에도 욕구의 개념이 나타 나있다. Freud는 인간 무의식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동력이 무엇인지 규
명하고자 하였는데 무의식적인 심리적 과정을 통해 개인을 어떤 방향으 로 움직이게 하는 힘은 바로 추동(drive)이며 이 추동은 인간이 영아기 부터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욕구를 의미한다고 하였다(권석만, 2012). 추 동은 먹기, 배설하기 등과 같은 행동을 하게 하는 자기 보존적 추동과 성적 쾌락과 성적 행동을 추구하는 종 보존적 추동으로 나뉜다. Freud는 인간의 대부분 행동은 성적 추동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였고 이러 한 성적 추동을 중심으로 체계화된 그의 이론은 ‘추동심리학‘이라고 불렸 다. 그 후에 Freud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경험하면서 인간에게 있어서 성 적 욕구뿐만 아니라 공격 욕구 또한 매우 보편적이고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Freud는 죽음 본능에 기인하는 공격 욕구를 인간의 근원적 추동 이라고 제안하면서 삶의 본능에서 유래하는 성적 욕구와 죽음 본능에서 유래하는 공격 욕구를 인간의 두 가지 기본 욕구라고 주장하였다. 이러 한 Freud의 정신분석이론은 현대에 이르러 자아심리학, 자기심리학(self psychology), 대상관계이론 등으로 꾸준히 발전되거나 확대되었다(최영 민, 2011). Heinz Kohut의 자기심리학에서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건강하 고 행복한 자기로 발달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Freud는 자 기애 상태를 일차적 자기애가 대상 사랑으로 발전하지 못한 원초적 상 태, 즉 미숙한 상태로 보았다. 여기서 일차적 자기애 상태란 너-나에 대 한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서 어머니와 그의 돌봄을 ‘너’라는 대 상과 그 대상의 돌봄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Freud는 일차적 자 기애는 포기되고 대상 사랑으로 옮겨가야 하는 것이라고 여긴 반면에 Kohut은 일차적 자기애는 포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의 자기애 로 건강하게 성장 발달해야 한다고 보았다(최영민, 2010). 자기애는 인간 심리의 기본적인 잠재력으로서 성장·발달과정에 필수적인 것이며 평생 지속되는 것이다. 생애 초기에 유아는 공감적으로 반응하는 엄마로 인해 욕구가 채워지는 상태에서 더 없이 행복하다. Kohut은 이러한 상태 즉, 매우 행복한 자기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욕구를 자기애(narcissism)라고 보았다. 대상관계이론에서는 인간은 관계를 형성하려는 본능적 욕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