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류 공동의 유산(Common Heritage of Mankind)
252) Goodwin, supra note 160, pp. 803-804.
UN해양법협약 내 심해저의 광물자원에 대한 관할권 분배는 ’인 류공동의 유산‘이라는 개념의 도입을 통해 국가관할권을 제하고 있다. 인 류공동유산 개념은 우주법 관련 논의에서 먼저 등장하였지만 국제해양법 에서는 파르도 (Arvid Pardo) 대사가 1967년 해저광업 기술의 발전과 해 저 자원 독점 및 군사화 문제를 논의하는 와중 나온 연설에서 그 기원을 찾고 있다.253) 물론 이때 등장한 인류의 공동유산은 공해는 이미 ’공해의 자유‘로 규율되기에 이 원칙의 적용대상에서 배제하고자 제안된 것이 다.254) 또한 이러한 특징 덕분에 반발을 최소화하고 공유지의 비극에 대 한 대안인 사유화 전략 대신 새로운 국제기구가 해저 광물에 대한 관할 권을 가지도록 하는 등 공공재에 대해 세계주의적(cosmopolitan)255) 규 제로 접근했기에 관할권 이원지역에 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접점을 찾기 힘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UN BBNJ회의에서 몇몇 개발도 상국이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을 공해와 심해저의 생물자원에 적용할 것 을 규정하면서 과연 새로운 이행협정이 어디까지 규율을 할 수 있을 것 인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하고 있다. 이 역시 정책중심적 법학의 방법 론으로 풀어내본다면 권위적이고 지배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인 UN해양 법협약상의 조문이 각국의 정책에 인류공동의 유산이라는 요소를 심어주 었고, 이제 개발도상국의 공적 질서에 편입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이 상당히 실험적인 전제를 바탕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심해저 체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인 1994년 제11장에 대한 이 행협정에서는 여러 하부요소가 희석되었다는 평도 있다. 이러한 배경에 서 본래의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과 적용 범위를 살펴보고 관할권 이원지 역 규제에 재등장할 수 있는 개념인지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UN해양법협약 제136조는 ’인류의 공동유산‘을 규율하고 있는데,
253) Malta, Request for the Inclusion of a Supplementary Item, UN Doc. A/6695 (1967).
254) Surabhi Ranganathan, ‘Global Commons’, The Europe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Vol. 27, No. 3 (2016), p. 709.
255) Ibid, pp. 714-715.
그 범위는 심해저와 그 자원이다. 물론 제11부의 ’자원‘은 제133조에 의 해 복합금속단괴(polymetallic nodules:複合金屬團塊)를 비롯한, 심해저의 해저나 해저 아리 자연상태에 있는 모든 고체성, 액체성 또는 기체성 광 물자원을 말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제137조는 심해저와 그 자원의 법적지위를 들고 있는데, 제1항은 어떠한 국가도 심해저나 그 자원의 어 떠한 부분에 대해 주권이나 주권적 권리를 주장하거나 행사할 수 없고, 어떠한 국가, 자연인, 법인도 이를 자신의 것으로 독점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주권, 주권적 권리의 주장, 행사, 또는 독점(appropriation)은 인정되 지 않는 것이다. 또한 제2항은 심해저 자원에 대한 모든 권리는 인류 전 체에게 부여된 것이며, 해저기구는 인류전체를 위해 활동한다고 규정한 다. 또한 이러한 자원은 양도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광물의 경우 해저 기구의 규칙, 규정, 절차에 의해서만 양도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국가, 자연인, 법인은 심해저로부터 채취한 광물에 대해 권리를 주장, 취득 또 는 행사(claim, acquire or exercise rights)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이 곧 다른 수역에 대해서 기존의 공해의 자유나 자원에 대한 주권을 사문화시키는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256) 그렇지만 심 해저 해양환경에 대한 입법관할권(UN해양법협약 제145조, 제3부속서 제 17조 제1항)과 집행관할권(UN해양법협약 제162조 (2)(w), 제185조 제1 항, 제3부속서 제18조)을 국제심해저기구에 부여한 점은 큰 반향을 일으 킨 바 있다. 이와 같은 합의는 다음과 같은 논의를 거쳐 도출되었으며 현재 UN BBNJ회의에서도 국제체제가 MPA를 관리하도록 언급하는 국 가들이 자주 언급하는 개념임을 고려하여 심도있는 고찰을 요하는 개념 이다.
제2차 유엔해양법회의 내 가장 큰 발전사항으로 손꼽히는 인류 공동유산 개념은 기존에 영토에 적용되던 전통적인 ‘주권’과 공해에 적용 되던 ‘자유’ 사이에 생겨난 제3의 개념이다.257) 인류의 공동유산의 맹아
256) 물론 Malta 등의 국가는 1971년 Sea-Bed Committee에서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을 공해 전체에 적용하는 초안을 제시하였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Satya N.
Nandan (ed.),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1982: A Commentary, Volume VI (Hague: Martinus Nijhoff Publishers, 2002), p. 97.
는 국제공동체와 자원의 관계를 재조명한 여러 법학 이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산(heritage)라는 개념은 로마법의 ‘
patrimonium
’에서 온 것이며, 부의 모든 소유물, 권리, 자산은 가부장(paterfamilias
)이 사망 뒤 상속인 에게 전해지는데서 온 단어다.258) 1830년대 남미 법학자 벨로(Andrés Bello)는 한 국가가 타국에 손해를 끼치지 않고서 보유할 수 없는 것을 국제공동체의 공동의 세습재산(common patrimony)로 간주하자고 주장 했고, 1898년 프랑스 법학자 라프라델 (A.G. de Lapradelle)은 해양이 인 류의 세습재산(le patrimonie de l’humanité)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259) 이는 인류공동 ‘유산’(heritage)라는 개념에서 국제적인 공유지역이 선대 부터 후대까지 인계되는 상속재산 또는 선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상속권 에 의해 이전되는 재산으로 간주되는 부분의 근거가 된다.260) 또한 1967 년 8월 Malta 주UN대표부는 구성서(note verbale)에서 ‘현 국가관할권의 한계 이원의 바다에 놓여있는 해저 및 해상의 평화적 목적만을 위한 유 보와 인류의 이익을 위한 그들 자원의 사용에 관한 선언 및 조약’을 심 의를 위해 제출하고, 부속각서에서 인류의 공동유산을 언급한 바 있 다.261) 혹자는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이 로마법상의 공유수역(res communis
) 의 현대적 대안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262) 또한 앞서 다룬 국제공역과 비교해볼 때는 소유권 행사가 불가능하고, 영토로 전유될 수 없다는 공통점은 가지지만, 국제공역보다는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이 좀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써 천연자원의 경영, 개발, 분배를 개별국가나 국민 보다는 국제공동체에 의해 결정되도록 고안한 바 있다.263) 이러한 배경257) Tullio Scovazzi, ‘The Seabed Beyond the Limits of National Jurisdiction: General and Institutional Aspects’, in Erik J. Molenaar and Alex G. Oude Elferink (eds.), The International Legal Regime of Areas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Current and Future Development, p. 43.
258) Sucharitkul, supra note 151, p. 888.
259) 최태현, supra note 110, pp. 4-5.
260) Ibid, p. 203.
261) 22 U.N. GAOR Annex 3 (Agenda item 92), UN Doc. A/Conf. 13/SR.1 (1958) 참 조.
262) Kemal Balsar, The Conept of the Common Heritage of Mankind in International Law(Hague: Boston; Martinus Nijhoff Publishers, 1998), p. 39.
263) 박찬호 and 김한택, supra note 114, pp. 131-132.
에서 인류공동유산 개념은 제도를 창설함에 있어 주권국가에게 전통적인 맥락에서 법적 권원을 수반하는 주권적인 소유권, 점유권, 주권적 취득권 원은 인정하지 않고, 단지 이용권만을 허용할 뿐이다.264)
이러한 경향은 개도국과 신생국들이 지구자원 고갈 상황에서 서 구적 경제개발 모델을 추구하기 힘들어지자 소위 77그룹을 조직하여 국 제경제제도의 불형평성을 제고하려는 데서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는 평가 를 받고 있다.265) 즉 77그룹은 1950-1960 년대를 기점으로 ‘천연자원에 대한 영구주권’(Permanent Sovereignty over Natural Resources)266)와 같은 주장을 통해 ‘주권’이라는 강력한 개념으로 정치경제적 독립을 꾀하 였고, 그 과정에서 국유화나 양허계약도 활발하게 이용하였다. 이는 곧 기술과 자본력이 갖춰진 선진국만이 국가관할권 이원의 지역에 대한 자 원을 독점하는 상황에 반기를 들고267), 국제 정의에 관련된 반론을 제기 한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견해와 동시다발적으로 영해 이원에 해저지 역의 자원에 대해 연안국의 주권적 권리가 인정되어야 하는지 담론이 1969년
North Sea Continental Shelf
사건268) 이후 더욱 동력을 얻어 진 행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부터는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을 도모하게 되는 소위 신국제경제질서(New International Economic Order)269)가 대두하여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에 법적 및 철학적 기초도 제공하였다.270) 그 내용264) 최태현, supra note 110, pp. 202-203.
265) Ibid, p. 3.
266)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General Assembly Resolution 1803 (XVII) of, 19 Dec 1962. ‘Permanent Sovereignty over Natural Resources’, Resoltion Adopted on the Report of the Second Committee, pp. 15-16.
267) Larschen and Brennan, supra note 111, p. 310.
268) North Sea Continental Shelf (Federal Republic of Germany v Denmark; Federal Republic of Germany v Netherlands), Judgment, I.C.J. Reports 1969, para. 19, p. 23.
269)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General Assembly Resolution 3201(S-VI), 1 May 1974, ‘Declaration on the Establishment of a New Economic Order’, A/RES/S-6/3201.
270) John E. Noyes, ‘The Common Heritage of Mankind: Past, Present and Future’, Denver J ournal of International Law and Policy, Vol. 40:1-3 (2011), pp. 459-460; 그 러나 최근에는 이에 대한 반박도 나오고 있다. 특히 Pardo 대사의 연설 즈음 제3세계 국 가들의 주요 문헌에 ‘해저’지역의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 개도국 연안국가들은 인류의
중에는 인류의 공동유산 적용지역에 대한 완전한 법적 소유권과 배타적 인 자원 이용권이 세계 공동체 자체로 귀속되고, 수익금 역시 ‘모든 인 류’ (all mankind)에게 귀속되게 하며, 인류의 공동유산 체제를 유지할 책임과 의무를 수행할 제도적 장치의 신설한 점이 주목을 요하는 바 다.271) 이는 NIEO 지지자들이 국제법의 정당성을 평가함에 있어 세계 공동체의 이익을 정의함에 있어 재분배 정의(redistributive justice)와 연 대(solidarity)272)등을 주장한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 당시 인류 공동유산 개념에 반대한 이들273)은 해저와 하 층토를
res nulliu
s로 주장하였고, 그 누구의 것도 될 수 없기에 기업에 의한 개인적인 독점에 반대하였고, 법적인 발전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외 교적 임시방편으로 이해하였다.274) 그러나 결과적으로 인류의 공동유산 은 UN해양법협약 내 명실상부한 조문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법정책학 적인 분석으로는 심해저의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 적용이 권위적으로 지 배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쳐 세계의 공적 질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그렇다면 심해저의 법적 지위에 대한 판단 후 심해저의 자원은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는가? 제3차 유엔해양법 회의 당시에는 아직 심해 저에 적용되는 어업기술 수준이 높지 않아서 심해저의 자원은 주로 광물 자원을 다루게 되었는데, 여기서 몇 가지 중요한 시도가 이루어지게 되 었다. 심해저의 광물자원에 대한 ‘인류 공동의 유산’ 개념 역시 국제 공 유재에 대한 신탁에서 착안된 것이며, UN을 주요 기구로 하여 모든 국
공동유산 개념보다는 대륙붕을 넓게 인정하여 배타적 주권적 권리를 확보하는 ‘천연자원 에 대한 영구주권’ 원칙을 고수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인류의 공동유산 개념이 꼭 당시 제3세계 국가나 NIEO 질서에 부합하는 개념으로 설정된 것은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된 다. Ranganathan, supra note 254, pp. 709-710.
271) Christopher C. Joyner, ‘Legal Implications of the Concept of the Common Heritage of Mankind’, International and Comparative Law Quarterly, Vol. 35, No. 1, Shorter Articles, Comments and Notes (1986), pp.192-193.
272) Isabel Feichter, ‘Community Interest’, Max Planck Encyclopedia of Public International Law, Oxford Public International Law (2007).
273) Ibid.
274) Gorina-Ysern, supra note 7, p. 663.